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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수자타 아카데미에 도착해서 2월 2일에 참여하는 행사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스님은 가야행 기차 안에서 일어나 새벽 수행과 명상을 했습니다. 조금 있으니 함께 했던 일행들도 하나둘씩 일어났습니다.
“스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스님은 기차 의자에 둘러앉아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오전 9시 10분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기차는 2시간이 연착되어 11시 10분에 가야역에 도착했습니다. 북적이는 가야역을 나오니 인도 JTS에서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마헨드라 님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어서 오십시오.”
마헨드라 님이 스님의 짐을 들고 혼잡스러운 역을 지나 차에 짐을 실었습니다.
얼마 전 델리에 있는 담마디빠 스님이 2월 2일에 바라나시 인근 가지푸르에서 5만 명이 참석하는 큰 법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스님을 법사로 초청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행사 관계자들이 사전에 스님께 인사도 드리고, 행사 개요도 설명하기 위해 델리에서 수자타 아카데미까지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님 일행이 탄 기차가 2시간 연착된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가야 시내의 교통 체증까지 겹쳐,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수자타 아카데미에 도착했습니다.
학교 입구에는 인도 JTS 스태프들이 꽃목걸이와 꽃다발을 들고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스텝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행사 관계자들도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손님들을 JTS센터로 안내하였습니다.
“미안합니다. 기차가 2시간 연착되어서 오늘 약속 시간에 늦었습니다. 지금 가야에 어떤 행사가 있어서 시내 교통체증이 아주 심합니다. 여러분들도 기차를 타려면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행사 전에 스님을 뵙고 일정은 어떠신지 확인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5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스님을 모시게 되었는데, 법륜스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델리 대학교에서 불교를 전공하는 박사 과정에 있고, 담마디빠 스님께서도 두 달 전부터 현장에 머물면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네, 담마디빠 스님이 요청해서 일단 승낙을 했습니다. 어떤 취지의 행사이고,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행사를 하는 겁니까?”
“전국에 있는 불자들과 아쇼카 왕을 따르는 사람들이 불법을 전하고 나누기 위해서 모이는 큰 행사입니다. 그러나 꼭 불자들만 오는 것은 아니고 절반은 힌두교 사람들이 오기도 합니다.”
“제가 질문을 하는 이유는 제가 어떤 내용으로 법문을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입니다. 바라나시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그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 행사에 참여하는 이유가 아직 이해가 안 됩니다. 참가자들이 모두 불자가 아닌 걸로 보아서 불교 행사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행사에 어떤 의미가 있어서 사람들이 동참하는 것입니까?”
“이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는 ‘모리야(Maurya) 커뮤니티’입니다. 모리야 커뮤니티는 ‘모리야’라는 성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20년 전에 만든 단체입니다. 주로 아쇼카 대왕(Ashoka Maurya)의 업적을 알리고 기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불교가 전 세계로 확산되어 2600년의 역사를 지나 지금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아쇼카 대왕(Ashoka Maurya)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그래서 모리야 성씨를 가진 후손들은 아쇼카 대왕을 조상으로 둔 것에 대해 매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한 마디로 설명하면 ‘아소, 큰 대왕의 뜻을 기리는 날’입니다. 매년 2월 2일에 인도 전역에 모리야 성을 가진 후손들이 가지푸르에 모여서 행사를 합니다. 모리야 성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해서 전부 불교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힌두교를 신앙으로 하고 있고, 어떤 사람은 시크교를 신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자들만 모이는 행사가 아니라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모리야 후손들은 모두 아쇼카 대왕을 존경하고 그의 뜻을 따르고 있습니다.
아쇼카 대왕께서는 불교를 전적으로 수용하셔서 인도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 불교를 확산시켰습니다. 또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그 흔적이 있는 곳마다 아쇼카 석주를 세웠고, 지금까지도 그가 세운 아쇼카 석주는 불교 성지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의 업적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는 부처님의 깨달음이 근본이지만 현재의 불교에 이르기까지는 아쇼카 대왕의 업적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 행사는 아쇼카 대왕을 추모하는 행사는 아닙니다. 불교를 확산하는데 기여했던 그의 업적을 찬탄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쇼카 대왕을 기념한다고 해서 불교 행사가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후손들이 현재 다른 종교를 갖는다고 해서 불교를 배척하는 것도 아닙니다. 종교가 다른 사람들도 스님께서 이번 행사에 오셔서 말씀을 해주시면 모두들 경청할 것입니다.”
“가지푸르에 있는 아쇼카 석주는 무슨 이유로 거기에 세워져 있습니까?”
“아쇼카 석주는 570년 전에 발견되었는데, 무슨 이유로 그 마을에 세워졌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아쇼카 석주는 부처님의 성지에 있는데 아쇼카 석주 하나가 이 마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쇼카 대왕이 세운 석주가 우리 마을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가지푸르에 있는 그의 후손들이 모여서 행사가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벌써 20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행사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행사장에서 어떤 주제로 법문을 하면 좋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현재 우리의 생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한국과 인도가 어떻게 교류를 해나가면 좋을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학교 한번 둘러보고 가시지요.”
한 시간 가량 미팅을 하고, 스님은 손님들을 홍보관으로 안내했습니다. 그런데 손님들은 이미 JTS와 스님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홍보관 밖으로 손님들을 안내하여 학교를 둘러보았습니다.
“미팅 시작 전에 말했지만, 오늘 가야 시내가 교통체증이 아주 심합니다. 기차를 놓치지 않으려면 서둘러서 출발하는 게 좋겠습니다.”
2시에 출발하는 델리행 기차를 예약해 두었다고 해서 스님은 짧게 학교를 소개하고 손님들을 배웅했습니다.
스님은 학교로 돌아와 대중들과 둘러앉아 점심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며칠째 몸 상태가 좋지 않고, 감기가 낫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추가 일정을 잡지 않고, 숙소에서 원고를 교정한 후 오후 내내 휴식을 취하고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1월 10일 바라나시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금요 즉문즉설에서 스님이 질문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저는 분수도 모르고 결혼을 해서 아이도 둘이나 낳고 살고 있습니다. 결혼 이후 줄곧 남편과 평행선을 달리며 심하게 갈등하고 있어서 늘 괴롭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부터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습니다. 저는 기준과 규정을 지키며 사람으로서 마땅히 따라야 할 삶을 사는 것이 편안한데, 그에 비해 남편은 자유분방한 스타일입니다. 남편이 무언가 교양 없고 품위 없어 보이거나 인성이 의심되는 망나니 같은 행동을 할 때 많이 불편합니다. 또 그런 행동들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때 남편에게 말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아무리 좋게 이야기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고, 남편이 화를 냅니다. 남편이 불같이 화를 낼 때 말하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자기가 아무리 이상하고 잘못된 행동을 해도 너는 내 편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화가 난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기는 문제가 없고 제가 이상하다는 겁니다. 자기가 문제가 있다는 건지 없다는 건지 스스로도 혼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 무조건적으로 존중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해되지만, 마냥 그럴 수 없는 게 제 마음입니다. 이 두 가지 마음의 괴리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런 가치관의 관점 차이 말고, 지금 결혼 생활을 하는 데 어떤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까?”
“네, 남편하고 의견 대립이 심하다 보니까 남편이 폭력적인 행동도 많이 하고, 서로 욕도 많이 하게 되면서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하는 어려운 문제라는 것은, 첫째, 경제적 측면에서 전혀 자기 역할을 못 한다거나, 내가 벌어온 돈까지도 낭비를 하는 게 있느냐는 겁니다. 둘째, 밖에 가서 다른 여자를 만난다든지 기본적인 결혼 생활의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 있느냐는 겁니다. 셋째, 내 잔소리를 듣고 화가 나서 고함을 치는 건 그럴 수가 있는데, 그게 아니라 성격 자체가 폭력적이라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성추행을 하거나 사기를 치는 것처럼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행동을 하느냐는 겁니다.”
“그런 경우엔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남편에게 어떤 좋은 점이 있어서 결혼을 했습니까? 옛날도 아니고 요즘은 만나서 이야기도 좀 해보고 결혼을 하지 사진만 보고 결혼하지는 않잖아요.”
“네, 좋은 점이 있어서 결혼했습니다.”
“어떤 점이 좋았어요?”
“처음에는 감정 기복이 많은 저의 상태를 잘 받아주어서 안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경제적인 생활 능력은 있습니까?”
“네.”
“자신의 가치관을 상대에게 자꾸 요구하는 것은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만약 한 명은 종교가 불교이고, 한 명은 기독교라고 하면, 그저 서로 종교가 다른 것일 뿐입니다. 믿음, 가치관, 관습의 차이는 서로 다를 뿐입니다. 그것처럼 나는 모범생으로 살아온 것이고, 남편은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겁니다. 모범적으로 산 사람이 장점도 있지만 고지식한 단점도 있습니다. 또 자유분방하게 산 사람도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세상에 물의를 일으키거나 범죄에 관여되거나 그런 정도가 아니라면 ‘원래 저 사람은 자유분방한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정리 정돈을 잘 못한다든지, 약속 시간에 늦게 온다든지, 이런 정도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이건 아니다.’ 싶은 남편의 모습을 자꾸 보게 되니까 남편에 대한 존중감이 자꾸 없어진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건 아니다.’ 싶은 남편의 행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약자를 비하하는 말을 한다든지, 아이 앞에서 아이의 친구 사진을 보면서 외모 비하를 한다든지, 항상 좀 삐딱하게 보는 게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편이 내가 인격적으로 존경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부도덕하다거나 범죄자 수준은 아니거든요. 요즘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행동을 한번 보세요. 상식적으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요? 그런 사람을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절반이 지지하는 것이 이 세상이잖아요. 미국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을 가겠다고 했거든요. 어떻게 저런 사람을 한 나라의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느냐며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저는 충분히 그런 감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인정을 합니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행동이 전부 나쁜 것만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든지, 난민을 조롱한다든지, 이웃 나라인 캐나다와 덴마크에 대해서도 안하무인격의 발언을 한다든지, 이런 모습을 보면 상식 이하입니다. 반면 어떤 면에서는 그런 성격의 사람이기 때문에 북미 간에 대화를 성사시키기도 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기도 하고, 그런 장점이 있는 겁니다. 이렇게 파격적인 면도 있어서 오히려 평화를 가져오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남편이 타인의 외모를 비하하고 말을 함부로 하는 것 때문에 ‘이런 인간하고는 도저히 한 집에서 몸을 섞고 사는 게 체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이혼의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치관이 서로 다른 것을 가지고 ‘너는 틀렸고, 내가 옳다’ 하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이것은 질문자의 잘못입니다.
아빠의 행동 때문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닙니다. 엄마가 ‘아빠에게 문제가 있다.’ 하고 아이에게 말하기 때문에 아이는 ‘우리 아빠에게 문제가 있구나’ 하고 인식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동시에 아빠의 모습을 닮게 되는 거예요. 엄마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남편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지면, 아이는 나중에 스스로 선택을 합니다. ‘나는 엄마 같은 사람이 좋다.’, ‘나는 아빠 같은 사람이 좋다.’ 이렇게 선택할 뿐이지 ‘아빠가 문제이다.’ 이렇게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나중에 커서 아빠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아이에게는 이렇게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세상 사람은 다 똑같지 않다. 엄마는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고, 아빠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래서 엄마는 좀 고지식한 면이 있고, 아빠는 창의적일 수가 있다. 그러나 아빠는 다른 사람에게 좀 예의가 없어 보일 수가 있지. 엄마는 남을 고려하고 예의는 있는데 약간 답답한 구석이 있단다. 이렇게 세상 사람은 서로 다른 거야.’
그러면 아이는 큰 문제없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말씀해 주신 부분에 대해 동의가 되는데요. 저도 모르게 자꾸 ‘내가 옳다’ 하는 고집이 올라오는데, 어떻게 하면 고집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꼭 고집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결혼 생활 파탄의 원인이 남편의 자유분방함에 있는 게 아니고, 그것을 문제 삼는 나에게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남편이 문제라서 결혼 생활이 어려운 게 아니라 내가 내 가치관을 고집하기 때문에 결혼 생활이 어려운 겁니다. 자신의 가치관을 고수하기 위해 이혼을 해도 됩니다. 그럴 때는 ‘나는 누구하고 살아도 어렵겠구나’ 하는 걸 알고 혼자 살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혼자 살지 않고 또 누군가와 결혼해서 살게 되면 ‘품위 면에서는 나하고 맞지만, 성격이나 믿음 등 다른 문제 때문에 안 맞아서 못 살겠다.’ 이렇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아요. 나의 가치 기준을 고집하려면 헤어지는 수밖에 없고, 같이 살려면 나의 가치 기준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목사님, 신부님들과 함께 환경 운동, 평화 운동, 구호 활동을 같이하는데, 제가 음식을 준비했는데도 ‘하나님 아버지,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음식은 내가 준비했는데 왜 엉뚱한 곳에 감사하느냐?’ 이렇게 생각하면 같이 일을 못 합니다. 저도 같이 ‘아멘!’ 하고 기도를 해야 그분들과 같이 일을 할 것 아닙니까. 이렇게 무언가 같이 할 때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일단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남편이 성추행을 하거나 성폭행을 하거나 사기를 치거나 욕설을 하거나 폭행을 하거나 도둑질을 하는 게 아니면 법률적으로 문제없는 사람이에요. 약속에 늦게 오는 사람도 있고 일찍 오는 사람도 있듯이, 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듯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겁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동물을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겁니다. 동물을 좋아한다고 해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서로 다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데 ‘고양이를 왜 좋아하나’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같이 살기 어렵죠. 그럼 같이 안 살면 돼요.
예를 들어, 저는 동물 털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과는 공간을 같이 안 씁니다. 누군가 개를 태운 차에 저보고 타라고 하면 저는 알레르기 때문에 안 탄다고 말합니다. 내 건강을 내가 돌봐야 하니까요. 그것처럼 남편의 자유분방함과 거친 말투를 인정하면 돼요.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도덕한 행위가 아니라면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겁니다. 그렇게 관점을 바꾸어서 한번 살아보면 좋겠어요. 도저히 못 살겠다 싶으면 그때 다시 이혼을 검토해 보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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