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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부탄 답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날입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일정들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6시 30분에 숙소를 출발하여 9시 30분에 파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후 탑승 수속을 하고 11시 50분에 부탄을 출발했습니다.
4시간을 비행한 후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 50분에 방콕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했습니다. 방콕 공항에서 7시간을 보낸 후 새벽 1시 45분에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22일 수원에서 열린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에서 스님과 질문자가 대화 나눈 내용을 소개해 드립니다.
“네, 지금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수면 유도제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정신과 몸이 함께 아파요.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더 심해집니다.”
“보통 이런 일을 겪으면 처음엔 충격 때문에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1년, 2년, 3년이 지나면 점차 잊히고 마음이 안정되며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게 되죠. 부모를 잃은 자식이 계속 부모가 돌아가신 그때의 마음이면 어떻게 살겠어요? 자식 잃은 부모가 계속 자식이 죽은 그때의 마음이면 어떻게 살겠어요? 못 살죠. 남편이나 아내를 잃은 그 순간의 슬픔에 갇혀 있으면 어떻게 세상을 살겠어요? 죽을 것 같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웃을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즉, 정신이 건강하면 이렇게 살아갈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죽은 사람이 잊히지 않고 더 괴로워진다면 정신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에는 사랑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정신 질환이 어떤 충격에 의해 발병한 것입니다. 따라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미 정신과에 다니고 있다니, 치료가 쉽지 않더라도 계속 다니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정신 건강이 악화되어 자살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자녀가 있나요?”
“네, 21살 된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살아있는 자녀를 생각하면 아빠라도 건강하게 사는 게 낫겠어요, 아빠가 병들거나 죽는 게 낫겠어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제가 사는 게 좋겠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있죠. 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하다가 할 수 있는 일을 놓치면 또 다른 후회를 불러올 겁니다. 만약 아들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는 더 큰 후회를 하게 될 거예요. 그러니 지나간 일은 내려놓고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내가 남긴 재산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그것은 아내와 함께 낳은 자식에게 물려줄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따라서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어요. ‘아내가 나에게 준 것’이라기보다는 ‘엄마가 자신의 아들에게 남긴 유산’으로 생각하고 싹 정리하면 생활에 부담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옛날에는 죽은 남편을 따라 죽는 아내를 ‘열녀’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행위를 심리학적으로 정신질환에 속한다고 봅니다. 어떤 충격을 받고 정신질환이 발병해서 자기를 해치는 자살을 하는 거예요. 자살 행위는 살인 행위와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저에게 ‘저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요. 죽어도 되나요?’라고 묻는다면 제가 뭐라고 대답할까요? ‘아이고, 그러면 안 돼요, 살아야 해요’라고 할까요? 저는 ‘네, 살고 죽는 것은 당신의 자유입니다.’라고 대답할 겁니다. ’그럼 죽어도 돼요?‘라고 물으면 저는 ’하지만 죽으면 당신은 살인자가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왜 제가 살인자죠?’라고 묻는다면,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는 처벌받지 않겠지만, 사실상 살인자입니다. 범죄자가 되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합니다. 이러한 대화는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글로 쓰면 제가 엄청나게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건 상대가 ‘죽고 싶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아무리 위로를 해도 다른 이야기가 들리지 않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대화의 주제를 바꿔서 얘기해야 약간 자극이 되면서 '예? 내가 범죄자라고요?' 이렇게 나오거든요.
정신질환은 어떠한 것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면 아무 일도 아니에요. 예를 들어, 자살하려고 산에 가서 밧줄을 나무에 매달고 목을 매려고 하는데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합시다. ‘아이고, 잘 됐다. 어차피 죽으려고 했는데 나를 죽여라’ 이렇게 나올까요? ‘사람 살려!’ 하고 도망을 가겠죠. 한 생각 사로잡히면 순간적으로 옥상에서 뛰어내려 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사로잡힘의 상태입니다. 순간적인 충동으로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어요. 그런 위험이 있는 사람이 극단적인 충동이나 선택을 방지하게 하기 위해서 정신과 약을 먹는 거예요. 대부분 충동적인 행동은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합니다. 약을 복용하면 완전히 나아지지는 않더라도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순간이 올 수 있으니, 아이를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려서 살아가도록 하세요. 그리고 재산이 부담스러우면 아들에게 넘기면 됩니다. 법적으로 즉시 넘기지 않더라도, 재산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아이의 엄마가 자식에게 남긴 것’으로 받아들이면, 부담감이 줄어들 겁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내일은 오전 9시 20분에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후, 저녁에는 방송·문화·예술·연극인들의 마음공부 모임인 길벗 초청으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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