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3.1 삼일절 105주년 기념 특별법회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저를 만나주지 않아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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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3.1절 105주년을 맞아 특별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9시 30분에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기념사를 해주기로 한 종교인 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2층 카페에서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차담을 마치고 기념식 행사가 열리는 지하 대강당으로 함께 이동했습니다. 40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10시 정각에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며 대한독립의 큰 뜻을 선언했던 선열들을 가슴 깊이 새겼습니다.



이어서 1919년 3월 1일 독립운동이 일어나기까지의 숨은 이야기들을 만나보는 “1919 종로의 봄”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다음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했습니다. 80세 할머니부터 8살 어린이까지 각 세대를 대표하여 9명이 무대에 나란히 서서 우렁찬 목소리로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만국에 알리어 인류 평등의 큰 도의를 분명히 하는 바이며, 이로써 자손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려 가지게 하는 바이다.

...(중략)

공약 3장

하나. 오늘 우리의 이번 거사는 정의, 인도와 생존과 영광을 갈망하는 민족 전체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 결코 배타적인 감정으로 정도에서 벗어난 잘못을 저지르지 마라.

하나. 최후의 한 사람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시원하게 발표하라.

하나. 모든 행동은 질서를 존중하며, 우리의 주장과 태도를 어디까지나 떳떳하고 정당하게 하라.

단기 4252년 3월 1일 조선민족대표

손병희 길선주 이필주 백용성 김완규 김병조 김창준 권동진 권병덕 나용환 나인협 양전백 양한묵 유여대 이갑성 이명룡 이승훈 이종훈 이종일 임예환 박준승 박희도 박동완 신홍식 신석구 오세창 오화영 정춘수 최성모 최린 한용운 홍병기 홍기조

마지막에 8살 어린이가 민족대표 33인의 이름을 모두 부르자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그날의 함성과 염원을 되새기며 3.1절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무대 뒤에는 정토회 회원 330명이 3.1절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모자이크가 되어 화면을 가득 채웠고, 무대 앞에는 민족대표 33인을 상징하는 33인의 합창단이 3.1절 노래를 선창 했습니다.


다음은 독립만세운동의 정신을 이어 미래세상 평화의 주역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 기성세대에서 미래세대로 세대를 이어나가며 만세삼창을 했습니다.

대한독립만세! 만세!

대한민국만세! 만세!

평화통일만세! 만세!


그날의 함성이 다시 울려 퍼지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이어서 3.1 운동 105주년을 맞이하여 기념 축사를 청해 들었습니다. 먼저 천도교 전 교령이신 박남수 교령님이 기념축사를 했습니다.

“위대한 3.1 운동의 정신은 세 가지 주요 원칙에 근거합니다. 첫째, 일원화입니다. 즉 독립운동에의 전념과 이외 다른 어떤 화제에 대한 논의의 배제입니다. 둘째, 대중화입니다. 이것은 모든 이의 참여를 의미합니다. 셋째, 비폭력입니다. 이 세 가지 위대한 정신은 실천으로 옮겨졌습니다. 천도교를 대표하는 의암 손병희, 기독교 장로회를 대표하는 길선주, 기독교 감리교를 대표하는 이필주, 그리고 불교계를 대표하는 용성 스님 등 총 33인이 종교와 교파를 초월하여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는 바로 3.1 운동의 위대한 정신의 표현입니다.

오늘 우리가 모인 이 자리 역시 각 종교계에서 함께 참석함으로써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3.1 운동은 절대 과거의 일로만 여겨질 수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정표이자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용성조사님의 꽃을 피워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음은 대한성공회 주교이신 박경조 주교님의 기념축사를 들었습니다.

“오늘날 정토회가 ‘정토’라는 이름 아래 모여 치열하게 기도하며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법륜 스님을 통해 바라본 정토회는 인간의 고통을 해소하고 모든 이가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세상, 즉 정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이었습니다. 동학농민운동에서 추구한 대동 세상과 기독교에서 꿈꾸는 하나님의 나라도 모든 인간이 차별 없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공통된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3.1 운동은 종교적 이상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시대적 정신 아래 하나가 되어 일제의 억압과 폭력에 맞선 인류 정신의 위대한 구현이었습니다. 3.1 운동의 정신을 기념하는 것은 각자가 믿는 종교의 근원으로 돌아가 이 사회를 정토의 세상, 대동의 세상,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세상으로 만들어 보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비록 서로 다른 존재이지만, 우리 모두는 인류라는 한 가족이며, 같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각자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이것만이 우리 종교인들이 3.1 운동을 진정으로 기념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다음은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을 보았습니다. 정토회 청년 회원들의 자녀들로 정토회의 미래가 될 어린이들입니다. ‘참 평화의 꽃’ 그리고 ‘내가 바라는 세상’ 두 곡을 이어서 들었습니다. 무대 뒤에는 합창단 어린이들이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직접 그린 그림들이 펼쳐졌습니다.




정성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들의 모습에서 미래세대의 희망과 평화에 대한 소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바라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함께 소망해 보았습니다.

다음은 원불교 교무이신 김대선 교무님이 기념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원불교를 창조하신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1919년 3.1 운동의 만세 소리가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질 때 ‘개벽을 알리는 상도소리이니 어서 기도하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가 급변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정신문화가 퇴색되고 각자도생의 치열한 경쟁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국가의 미래 또한 불안해졌습니다.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정토회의 법륜스님을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 동행이 3.1 운동의 핵심 가치인 참여와 화합을 선도해오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공동체 문화를 일깨우기 위해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활동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사회에 3.1 운동 정신의 유업이 증진되어 대한민국이 정신의 지도국으로 우뚝 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홍진 신부님의 기념 축사를 청해 들었습니다.

“매년 3월 1일이 되면 초라해지고 작아지는 제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 이유는 제가 몸담고 있는 한국 천주교회가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함께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것을 회피하고 움츠렸기 때문입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역사 앞에, 또 여러분 앞에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역사가 주는 교훈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그 개인이나 그 민족은 금세 소멸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세계 역사를 통해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3.1 운동에 대해 저는 이것이 왜 '운동'이라고 표현되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혁명'이라고 감히 표현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왕정을 공화정으로 바꾼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로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의 물결이 우리 민족 전체를 뒤엎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세 운동이었지만 그것은 하나의 혁명 운동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혁명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채로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바로 남북의 분단 때문입니다. 우리가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갈 때 그 미완의 혁명은 우리에게 완성된 혁명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날을 기억하며, 그날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기도합시다.”

다음은 용성조사님이 직접 작사하신 온겨레의 노래를 힘차게 불렀습니다. 겨레의 힘찬 기운이 강연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어서 참석한 대중 모두가 스님에게 삼배의 예로 삼일절 기념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3.1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여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을 만드는 일을 함께 해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오늘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썼던 선열들을 기리는 3.1 운동 105주년 기념일입니다. 앞서 천도교 교령, 성공회 주교님, 원불교 교무님, 천주교 신부님께서 3.1 운동의 정신과 현재 우리가 계승해야 할 점에 대해 강조하셨습니다. 오늘 전국 여러 곳에서 3.1절 기념식이 열렸지만 정토사회문화회관에 걸음 하셔서 기념사를 해주신 종교인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서 세대별로 아홉 분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주셨습니다. 가만히 듣다 보니 이 글이 과연 100여 년 전에 작성된 것인지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 내용은 마치 ‘이 글을 간직했다가 100년 뒤에 개봉하여 읽어 보라!’ 하는 예언처럼 현재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3.1 운동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었고, 일부에서는 비판도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독립선언서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자는 내용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1 운동은 독립선언과 만세 운동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시대를 연 사람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 주체였습니다. 임시정부는 과거 왕이 국가의 주인이던 제국이 아니라, 백성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국민주권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후천개벽의 핵심은 바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시대를 의미합니다. 선천시대, 즉 왕이 나라의 주인이던 시대에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시대를 열자’ 하고 말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반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개혁사상가가 반역죄로 처형되거나 처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대한제국의 멸망으로 인해 나라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민중의 요구를 더 이상 억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외세의 침략으로 대한제국이 멸망하자 이번에는 외세가 민중을 억압했습니다. 당시 민중들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목표가 분명했습니다. 조선이나 대한제국에서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주장했다면 내부 분열로 인해 왕당파와 공화파가 갈라지고 큰 내전을 겪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외세의 침략은 우리 민족에게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는 명분을 주었습니다. ‘독립된 나라를 되찾자!’ 하는 요구는 우리 민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할 수 있는 요구였습니다. 이 요구에 부응하여 백성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세상, 새로운 국가 건설로 방향을 잡고 운동을 했습니다. 물론 ‘대한제국을 되찾자!’ 하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3.1 운동을 주도한 사람들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나라의 주인이다’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유생뿐만 아니라 농민, 상인, 기생, 하인, 학생 등 전 국민들에게 퍼져나갔습니다.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으며, 해외 교민들에게까지 퍼졌습니다. 그 운동의 대가도 민중이 치렀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3.1 운동의 핵심 정신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백성이 나라의 주인인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1 운동이 없었다면 현재 우리는 어떤 국가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아마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하면서 한국이 어부지리로 독립을 했다는 부끄러운 역사를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1919년에 이미 자주 독립국임을 선언하였고, 30여 년의 투쟁 끝에 임시정부에서 실제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비록 당시에는 불가능해 보이고, 암담하고, 패배감이 만연했지만, 100여 년이 흐른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펴보면 당시 우리 민족의 염원은 대부분 이루어졌습니다. 아직 3.1 운동 정신에 미흡한 부분들이 일부 남아 있지만, 지난 100년의 변화를 돌아본다면 거의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 미래의 100년을 예측해 본다면 그 미흡한 부분들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3.1 운동을 3.1 혁명이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

앞서 김홍진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3.1 운동을 계기로 정치 체제가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3.1 운동은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3.1 운동을 3.1 혁명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평화적 수단으로 온건하게 이루어졌다고 할지라도 그 내용은 혁명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3.1 운동 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은 오늘날 대한민국에 어떻게 남아있을까요?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삽니다. 이념이 다른 사람도 많고, 종교도 여러 가지이며, 정파가 다른 사람도 많습니다. 3.1 운동은 종교, 계급, 계층이 달라도 민족의 독립이라는 기본 정신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어떠한 차별도 없었습니다.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지 않았고, 신분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은 바로 헌법입니다. 만약 헌법에 이의가 있다면, 그것을 먼저 개정해야 하며, 이에 기반하여 주장해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은 오직 헌법뿐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개인의 의사보다는 헌법에 깃든 정신과 국가의 목표에 우선 동의해야 합니다. 그 요지는 헌법 전문에 있습니다.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 국민은…’으로 시작합니다. ‘유구한 역사’라고 단축해서 표현했지만, 이 유구한 역사는 옛날 한나라부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 국호의 네 글자 중 한은 그 한나라를 지칭합니다. 배달나라가 그 한나라의 역사를 계승했고, 이어서 고조선, 부여가 계승했습니다. 그 후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가 이를 계승했으며, 뒤이어 고려와 조선, 대한제국이 계승했습니다. 유구한 역사는 단순한 추상적 표현이 아니라, 한나라부터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역사를 말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민족이 이룩한 배달 문명은 현재 중국이 지배하는 만주 땅에 있기 때문에 그 유물과 유적을 증거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6천 년 전, 매우 발달되고 빛나는 문명을 건설한 바가 있습니다. 세계 4대 문명이 아니라 5대 문명이라고 불러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유적과 유물의 증거들이 만주 땅에서 발굴되고 있습니다. 배달문명 시기에 이미 오늘날 한글의 원형인 가림토 문자가 발명되었고, 3대 가륵(嘉勒) 단군 시대의 업적으로 배달유기(倍達留記)라는 역사적 기록도 만들어졌습니다. 배달유기는 조선과 고구려 시대를 지나오며 유실과 복원을 반복하다가 일부 민간에 편린으로만 전례 되었습니다. 그것을 독립운동 시기에 와서 하나로 묶어서 발행했기 때문에 진본으로는 인정을 받지는 못한 역사서입니다. 하지만 어렵게 전해 내려온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전통은 누군가의 인정과 상관없이 존재합니다. 강인하고 힘찬 기상의 고구려 시대, 화려하고 뛰어난 예술 감각이 돋보였던 신라와 백제 시대, 고려 시대에 발명된 팔만대장경과 금속활자, 조선 시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와 수많은 과학기술의 발명이 있었습니다. 이런 문화적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가 열광하는 K-pop, K-드라마 등 한류 문화라고 하는 새로운 문명이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외국 문화를 받아들여 그대로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방법을 익힌다고 해서 새로운 문화가 창조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가진 전통 문명과 세계 문명이 융합될 때 창조적 능력이 커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자랑스럽고 빛나는 자신의 전통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수준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전통과 뿌리를 알지 못한다면 영혼이 없고 정체성이 없는 나라의 국민이 될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미래에 희망이 될 수 없습니다. 마치 농사를 지을 때 유전자 교배를 하여 농사를 지은 후, 다음에 같은 씨앗으로 농사를 지으면 수확물이 나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문명의 특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더 이상의 자극이 없으면 창조적 능력을 잃고 단절되어 버립니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토대로 외래 문명과 결합하며 끊임없이 창조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문화 발전뿐만 아니라 세계 속에서 앞서가는 문명을 이룰 수 있습니다.

미래의 희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오늘 105주년 삼일절 기념식을 맞아 과거를 기억하는 일뿐만 아니라 미래의 희망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 답은 이미 헌법 전문에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중략)

대한민국의 건국 기념일을 변경하자는 주장은 헌법에 위배된 반역자들과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라는 구절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분단된 나라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은 전쟁이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평화적으로 이루어야 합니다. 만약 평화적 통일을 포기한다면 그것 역시 헌법 정신을 위배하는, 대한민국에 반역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적 성향이 어떻든,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든 상관없이 대한민국에 사는 한은 현재의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충실해야 합니다.

우리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히 한 분은 바로 용성조사님입니다. 그분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평생을 바치셨습니다. 상해 임시정부를 위해서 자금을 준비하셨고, 3.1 독립운동의 막후 기둥 역할을 하셨습니다. 3.1 운동은 세 개의 종교가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역할은 천도교가 담당했습니다. 당시 천도교는 약 200만 명의 신도가 있었습니다. 불교와 기독교의 신도 수와 비교할 때 천도교가 월등히 많았기에 천도교가 독립운동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천도교만 중심이 되어 독립운동을 한다면, 그것은 천도교 독립운동이 될 것입니다. 전 국민의 독립운동이 되려면 누가 주도하든 동일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 제안을 한 분이 용성조사님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수용한 천도교의 지도자 손병희 선생님도 정말 위대한 분입니다.

이렇게 역할의 크기를 논하지 않고 불교, 기독교, 천도교가 힘을 합해 3.1 독립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천주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천주교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당시 천주교 주교는 조선 사람이 아닌 프랑스인이었으며, 그들의 목적은 선교였지 독립이 아니었습니다. 천주교 지도자들은 정치적 활동을 엄격히 금지했습니다. 이들은 선교를 위한 종교의 자유만을 추구했고, 민족의 독립 요구와 같은 정치적 활동은 외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천주교 신자들 중에서도 3.1 독립운동에 참여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현재 상황이 어려움에 처해 있더라도 시대정신에 걸맞은 역사적 사명을 수행할 때 우리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비록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실패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후손들은 역사를 되돌아보며 우리 선조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는 사실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할 때는 현실의 가능성만을 따져서는 안 됩니다. 이 길이 바른 길인지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100년 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면 100년 뒤를 생각하며 그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헌법에 입각하여 민(民)이 주인인 나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어떠한 이유로든 전쟁을 용납해서는 안 되며,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인 통일의 희망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선조들이 꿈꾸었던 희망을 현실로

다가오는 6월 13일은 용성조사님의 탄생 160주년입니다. 이 날을 맞아 이 땅에 전쟁 없는 평화가 도래하고, 통일의 희망을 잃지 않으며, 국내 분열을 화합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105주년 삼일절 기념식은 과거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선조들이 꿈꾸었던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이 기념식은 그런 다짐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용성 스님의 말씀에 따르면 올해는 대한민국의 국운이 마침내 활짝 열릴 것이라 합니다. 현 상황에서 보면 남북의 지속적인 분단과 국내 정치의 극심한 분열로 인해 이러한 말씀이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혼란마저도 미래를 위한 양분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100년 전에 누가 오늘날과 같은 대한민국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우리는 우리 선조들이 꿈꾸던 것들을 어느 정도 이루어왔습니다. 앞으로도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한 마음 더 내서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가슴에 새기며 사홍서원으로 삼일절 기념 특별법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종교인 분들을 모시고 지하 식당으로 이동하여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하며 점점 고조되는 남북 갈등과 남한 내 국론 분열을 언급하며 깊은 우려를 나누었습니다.

기념축사를 해준 종교인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스님은 오후 1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 도로가 많이 막혔습니다. 오후 1시에 출발한 차는 5시간 30분이 걸려서 저녁 6시 30분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저녁 방송 시간에 늦을까 봐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방송 시간 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두북 수련원 방송실에서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했습니다. 47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네 명이 사전에 질문을 신청하여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결혼을 앞둔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아 고민이라며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저를 만나주지 않아 고민입니다

“저는 6살 연상의 여자 친구와 사귀고 있습니다. 이제 결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1년 가까이 사귀는 동안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저를 한 번도 만나주지 않으셔서 고민입니다. 이유를 직접 말씀해 주시지는 않으셨어요. 저희가 생각해 본 이유로는 어머니가 보시기에 제가 너무 어리고 믿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어머니께서 이혼을 한 후 딸에게 의지하며 살아오셨는데, 딸이 결혼을 하면 외로워지실까 봐 결혼을 원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의미 없이 결혼만 미뤄질 것 같아요. 만약 결혼을 하더라도 어머니께서 쉽게 서운해하시는 성격이고 여자 친구와 애착 관계도 강해서 저 역시 많이 챙겨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결혼 생활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정반대의 일이 생겼네요. 그동안에는 어머니들이 남편이 일찍 돌아가시고 아들에게 의지하고 살다가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외로워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홀어머니 모시고 있는 아들집에 시집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이제는 아들, 딸 구분 없이 한 명만 낳아서 키우는 시대가 되다 보니까 엄마와 딸이 자매처럼 긴밀하게 지내서 부부생활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것은 어머니가 나빠서 그런 것도 아니고, 몰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하나의 습관입니다. 오래 유지되어 온 밀착 관계에서 오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어려움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결혼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첫째, 연애는 몰라도 결혼은 어렵겠다고 판단이 되면 솔직하게 여자친구에게 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너를 좋아하지만 어머니와 너의 관계를 봐서 결혼 생활은 조금 어렵겠다. 우리가 결혼하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인데 우리의 결혼이 오히려 어머니를 괴롭히는 일도 되고 하니 이 정도에서 멈추자. 서로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좋은데 결혼은 어렵겠다.’

이렇게 말하고 관계를 정리하고 본인은 다른 여성분과 사귀어서 결혼하는 겁니다.

둘째, 요즘은 결혼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잖아요. 결혼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사귀고 있으면 결혼 아닙니까?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이죠. 정말 좋아한다면 함께 살아가는 친구로서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도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여자 친구의 어머니 문제도 아니고, 여자 친구의 문제도 아니고, 이런 조건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 하는 내 문제입니다. 어머니가 안 만나준다는 것이 문제라든지, 여자 친구가 미적미적해서 문제라든지, 이렇게 보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여자 친구와 어머니의 관계, 나와 여자 친구의 나이 차이 문제, 앞으로 예상되는 상황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그대로 인정하고도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셋째, 예상되는 어려움을 내가 감수하겠다는 확신이 서면 결혼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두 여자를 다 데리고 살겠다고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여자친구의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여자 친구와 함께 결합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둘 사이를 떼어내서 여자 친구만 데려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둘을 같이 데려가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결혼은 결국 생활입니다. 이런 복잡한 생활은 처음에는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큰 괴로움이 되겠다고 판단이 되면 멈춰야 합니다. 아무리 음식이 좋아도 배부르면 멈춰야 하고, 술을 아무리 좋아해도 취하면 멈춰야 되잖아요. 아무리 여자 친구가 좋아도 결과적으로 괴로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면 멈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런 결정은 내가 하는 것입니다. 자꾸 여자 친구의 문제나 어머니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주인 된 삶의 자세가 아닙니다.”

“네, 많은 깨달음을 얻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대화를 다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거사님들 20여 명과 함께 산 위 밭 과수원에 올라가서 잔 나무를 자르고 과수원 주변을 정비하는 울력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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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법륜 스님을 통해 바라본 정토회는 인간의 고통을 해소하고 모든 이가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세상, 즉 정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이었습니다. 동학농민운동에서 추구한 대동 세상과 기독교에서 꿈꾸는 하나님의 나라도 모든 인간이 차별 없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공통된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2024-03-27 20:53:35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4-03-26 12:02:50

윤정미

감사합니다_()_

2024-03-11 10: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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