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1.11 문경수련원 두부 전달, 봉암사 방문, 충주 일대 답사
“남자친구가 욱할 때 하는 말 때문에 상처를 받습니다”

▲ 오디오로 듣고 싶은 분은 영상을 클릭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만든 두부를 전달하기 위해 공동체 대중이 살고 있는 문경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6시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했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아침 해가 떠올랐습니다.


먼저 8시 20분에 선유동 정토연수원에 도착했습니다. 연수원 법사님들이 반갑게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어제 스님이 직접 만든 손두부와 비지를 전달했습니다. 단단한 두부 한 모에 수많은 손길과 정성이 들어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스님.”


잠시 법사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연수원을 나왔습니다. 법사님들은 스님의 차가 멀어질 때까지 서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다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이동하여 손두부 한 통과 비지 한 통, 사과·배·귤 한 박스씩을 보시했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이번에는 띄우지 않은 생비지니까 끓여서 먹어야 할 거예요.”

잠시 대화를 나눈 후 곧바로 봉암사를 방문했습니다. 봉암사에는 65명의 스님들이 동안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을 통해 정토회를 방문한 묘하이 스님도 봉암사에서 동안거를 하고 있습니다. 묘하이 스님에게 인사도 할 겸 수행자들에게 대중공양을 올리려고 봉암사를 찾아갔습니다.


대웅전에 삼배를 드리고 주지 스님과 차담을 나눈 후 스님은 동안거 중인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라며 대중공양비를 보시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스님들께 인사를 하고 12시에 봉암사를 나왔습니다.


곧바로 문경을 출발하여 충주호 일대에 있는 관광지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스님, 왜 이렇게 둘러보시는 건가요?”

“가장 큰 이유는 국민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살펴보려는 거예요. 그리고 시대 흐름이 바뀌는 걸 보면서 정토회 운영에도 참고하려고 해요. 처음에는 사람을 위해 건물을 짓는데 나중에는 건물을 지키기 위해 사람이 필요해지고 있어요. 왜 이렇게 수많은 건물이 비어갈까요? 이런 상황이 올 거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건물을 안 지었겠지요. 우리도 지금은 필요한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필요 없어질 불사를 해서는 안 되잖아요.”

약 3시간 동안 충주호 주변을 차례대로 살펴본 후 다시 서울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를 차로 두 시간 달려 저녁 6시가 넘어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어제 만든 손두부 한 통과 비지 한 통, 사과·배·귤 한 박스씩을 서울공동체 대중에게도 전달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저녁에는 실내에서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22일 열린 금요 즉문즉설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남자친구가 욱할 때 하는 말 때문에 상처를 받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입니다. 남자친구가 욱할 때 하는 말 때문에 서로 다투고 제가 상처를 받습니다. 저는 싸우고 난 뒤에 대화해서 확실하게 풀고 싶어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버리고 지나고 나면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합니다. 제가 대화를 시도하면 남자친구는 저보고 저의 입장만 주장한다고 하면서 모두 저의 잘못처럼 말합니다. 남자친구의 말을 곱씹을수록 ‘도대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들어서 마음이 잘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자는 남자친구가 대화도 잘 나눠주고, 질문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런 말도 잘 들어주기를 원하죠?”

“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럼 이렇게 질문도 할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남자친구가 그렇게 하지 않잖아요. 그러면 질문자가 결정해야 합니다. 남자친구의 성향을 받아들여서 그런 기대를 갖지 말고 결혼을 하거나, 아무리 남자친구가 좋아도 ‘나는 그렇게는 못 살겠다’ 하고 생각하면 헤어져야 합니다. 남자친구를 미워하고 원망해서가 아니라 서로 성향이 달라서 결혼까지는 안 되겠다고 질문자가 결론을 내는 것입니다. 이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요. 만약 남자친구가 꼭 고치겠다고 약속을 한다고 해도 쉽게 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질문자가 남자친구의 부족함을 감안하고도 다른 사람보다 괜찮다고 생각하면 그냥 결혼하는 겁니다. ‘이것만 고치면 결혼을 하겠다’ 하고 생각한다면 결혼을 안 하는 게 낫습니다. 왜냐하면 성향은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고민할 필요가 없는 간단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자꾸 상대에게 ‘이것만 고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기대를 하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가 어려워지는 거예요. 그런 기대 때문에 상대방에게 자꾸 미련이 남아서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겁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합니다. ‘이런저런 부족한 점은 있지만 좋은 점도 있으니까 부족한 점은 평생 감수하고 살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한다면 결혼해도 됩니다. 그게 아니라 ‘이렇게는 도저히 못 살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 그만두셔야 합니다. 밤새도록 고민해 봐야 다른 결론이 날 수가 없어요.”

“맞습니다. 저는 문제가 생기면 그 후에라도 적절한 시기에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남자친구는 ‘왜 그걸 지금 이야기하냐?’라고 말하면서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면 결국에는 대화가 흐지부지 되어 버립니다. 저는 그게 너무 답답합니다.”

“답답한 것은 질문자의 마음이지 남자친구의 마음은 아니잖아요. 질문자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시기를 골라서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남자친구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까? 질문자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남자친구는 그 사안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잖아요?”

“네, 맞습니다.”

“남자친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생각과 성향이 다른 겁니다. 서로 대화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질문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 지금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그만두어야 합니다. 관계를 그만두고 싶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든 남자친구의 성향을 고려해서 ‘이 사람은 원래 이렇구나’ 하고 그냥 넘어가야 합니다.

관점은 스스로 세우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옳다 그르다 논할 필요가 없어요. 날씨가 추운 걸 논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요. ‘날씨가 추운데,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할까?’ 이렇게 접근해야 해요. 외출을 하지 않든지, 외출을 꼭 해야 하면 옷을 더 입든지, 내가 선택하는 겁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해봐야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모든 결정은 내가 하는 것입니다.

남자친구의 이런저런 부분이 질문자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다. 이 정도는 감수하고 살자’라고 생각하면 남자친구에게 더 이상 요구하지 않아야 합니다. 남자친구가 잘 안 되는 부분을 붙들고 움켜쥐고 있을 바에야 관계를 포기하는 것이 낫습니다. 남자친구가 ‘내가 고칠게’ 하는 말도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약속을 하더라도 ‘지금은 남자친구의 마음이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만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의 성격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격을 바꿔주기를 기대했는데 나중에 남자친구가 바뀌는 게 없으면 질문자의 마음속에 ‘약속도 안 지키고 신용도 없는 사람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움이 생깁니다. 남자친구가 지금 이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면 관계를 이어가고, 그게 아니면 다른 결론을 내야 합니다. 그 선택은 질문자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오전에 필리핀 JTS 활동가들과 온라인으로 회의를 한 후 인도성지순례 준비팀과 오프라인으로 회의를 하고, 오후에는 병원에 들러 안과 진료를 받고,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한 후, 저녁에는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금요 즉문즉설 오프라인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5

0/200

드림하이

관점은 스스로 세우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옳다 그르다 논할 필요가 없어요. 날씨가 추운 걸 논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요. ‘날씨가 추운데,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할까?’ 이렇게 접근해야 해요. 외출을 하지 않든지, 외출을 꼭 해야 하면 옷을 더 입든지, 내가 선택하는 겁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해봐야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2024-03-24 00:23:15

김종근

감사합니다

2024-01-18 13:57:34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

2024-01-17 10:55:42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