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0.29 청년 경주역사기행 2일째, 보건의료인을 위한 특별법회
“창조성을 기르는 방법”

▲ 오디오로 듣고 싶은 분은 영상을 클릭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청년들과 함께하는 경주역사기행 2일째 날입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숙소에서 청년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한 후 7시에 문무대왕릉으로 출발했습니다.


문무대왕릉에 도착하자 바다 위로 아침 해가 힘차게 떠올라 있었습니다. 스님과 청년들은 문무대왕릉이 잘 보이는 곳까지 걸어갔습니다.


청년들이 모두 자리를 잡자 스님은 문무대왕의 업적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문무왕은 신라 제30대 왕이죠. 그리고 삼국통일을 완성한 왕입니다. 왕위에 오른 해는 661년, 그러니까 백제가 망하고 당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할 때 태종 무열왕이 죽고 나서 문무왕이 왕위에 올랐습니다. 20년간 왕위에 있었는데, 그 20년 동안에 고구려가 멸망하고 나당전쟁을 8년 동안 하였고 676년에 삼국통일을 완성하고 681년에 죽었습니다. 그래서 삼국통일을 완성시킨 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한 문무대왕

보통은 무가 뛰어나거나 문이 뛰어난데 이 분은 문무가 다 뛰어나다고 해서 시호가 문무왕, 또는 문무대왕 이렇게 부릅니다. 백제가 망하고, 고구려가 망하고, 신라와 적대관계에 있던 당나라하고는 화친을 맺게 되면서 국가 방위가 대부분 안정이 되었는데, 동쪽 바다에 있는 왜하고는 관계 개선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왜의 침공을 막기 위해서 ‘나는 동해바다의 용이 되어서 왜의 침공을 막겠다. 그러니 나를 동해바다에 묻어달라’ 하고 유언을 남깁니다. 그 말을 듣고 한 스님이 ‘용은 아무리 힘이 있어도 사람보다 못한 축생에 불과하니 그건 옳지 않습니다’ 하니까 문무대왕이 ‘내가 나라만 지킬 수 있다면 용이 된들 어떻겠느냐?’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말과 비슷한 말을 한 사람이 있는데 누구인지 아세요?”

“김구 선생이요.”

“네. 맞습니다. 김구 선생은 ‘내가 나라만 독립이 된다면 청사의 수위가 되어도 좋다’ 이런 말을 했죠. 이것이 바로 지도자들의 헌신성입니다. 국민을 단결시키려면 지도자가 이런 모범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정치인들은 권력을 탐하거나 이권을 탐하거나 자기변명을 하는 데에 급급하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자기를 희생하려는 생각이 적다 보니까 늘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정쟁만 일삼게 되는 것입니다.”

이어서 스님은 이곳 문무대왕릉에 얽힌 만파식적 설화와 감은사지, 이견대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을 뒤로하고 스님은 청년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첫째, 여러분 개인이 행복해야 해요. 하늘이 두 쪽 나도 개인이 괴로우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내가 가진 에너지를 대부분 자기 문제를 푸는 데 다 쓰고 있잖아요. 신경을 온통 먹는 데 쓰고, 자는 데 쓰고, 친구 사귀는 데 쓰고, 고민하는 데 씁니다. 그래서 남에게 도움을 달라고 하는 처지에서 늘 인생을 살아갑니다. 얼마나 불쌍해요. 왜 존엄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자꾸 남한테 도와달라고 합니까. 내가 남한테 뭐라도 나누는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남에게 뭘 달라고 비는 사람은 아직 어린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자기를 괴롭히는 데 쓰고 있으니까 자립을 못 하는 거예요. 수행을 통해서 괴로움이 없어지면 자기를 괴롭히는 데에 에너지를 안 써도 됩니다. 그래서 세상을 위해서 내가 가진 에너지를 쓸 수가 있습니다. 우선 수행을 통해서 나를 이롭게 해야 합니다.

둘째, 세상 사람의 괴로움을 들어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자리이타’라고 합니다.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말로 ‘보살행’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남을 괴롭히거나, 남을 위해서 나를 희생하며 삽니다. 나를 위해서 남을 괴롭히면 상대방이 오래 못 참아요. 반드시 반격을 가합니다. 남을 위해서 나를 희생하면 내가 오래 못 참아요. 참고 참다가 ‘에이!’ 하고 그만두게 돼요. 그래서 지속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오래 지속할 수 있어요. 세상의 변화는 지속성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어떤 단기적인 충격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결국 원래대로 돌아가 버려요.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사물을 비관적으로 보지 말고 긍정적으로 봐서 우선 얼굴이 밝아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이에요. 수행을 하면 자기를 괴롭히는 데에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남는 에너지를 모아서 세상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럴 때 사회 전체에 에너지를 불어넣게 됩니다.

그런데 요즘 대한민국 사회는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조금 꺾여있어요. 기운이 치솟는 게 아니고 자꾸 움츠러들고 있어요. 지난주에 두북 수련원을 찾아온 베트남 청년 12명을 만났는데, 그 친구들은 여러분보다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이 부족하지만 힘이 막 발현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여러분도 자꾸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 힘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오늘 해가 뜨는 모습을 보면서 기운을 좀 받으세요.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기운을 내시기 바랍니다.”

바다 위로 떠오른 밝은 햇살 아래 청년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발원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미움과 갈등, 원망을 해소하기 위해 8천만 민족을 대신해 참회합니다. 한 마음 일으킨 욕심이 서로를 끊임없이 갈등하고 싸우게 했습니다. 한 마음 일으킨 분노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였는지를 보았습니다. 한 마음 일으킨 어리석음이 우리 민족에서 얼마나 큰 불행을 가져왔는지 보았습니다.

이제 간절하게 발원합니다. 이제 한반도 평화와 생명 살림의 길을 가겠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입장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의 입장만 내세우지 않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발원이 8천만 동포의 생명과 평화를 살리는 일에 굳건한 힘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청년들은 넓은 바다를 보며 움츠린 가슴을 활짝 폈습니다.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청년들은 조별로도 사진을 찍고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가보기도 했습니다.


다시 버스에 올라 감은사지로 향했습니다. 높게 솟은 두 개의 탑 사이에 청년들이 모두 모이자 스님이 감은사를 세운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스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 금당 터를 한 바퀴 돌고 강당 터로 향했습니다. 금당의 지하에는 정말로 물길이 들어왔을 법한 배수 시설이 되어 있어서 모두 감탄했습니다.


넓은 터에서 음악 소리에 맞춰 아침 체조를 했습니다. 청년들의 활기찬 율동과 목소리가 감은사지에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이로써 청년들은 신라의 삼국통일을 이끈 주역들인 김유신 장군, 태종 무열왕, 선덕여왕, 문무대왕을 모두 만나보았습니다. 이제 청년들이 탄 버스는 불국사로 향했습니다.

불국사 일주문 앞에서 스님은 불국사의 창건 설화와 건물 하나하나에 서려 있는 불교의 세계관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일주문을 출발하여 사천왕문을 지나 청운교와 백운교 앞에 청년들 모두가 자리했습니다. 스님은 불국사의 석축 쌓는 방식, 계단을 축조한 방식이 각각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하면서 불교의 이상 세계를 건축물에 담기 위해 정교한 설계가 있었음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맨 밑에 쌓은 축대가 제일 중요해요. 맨 밑에 축대를 보면, 큰 돌도 있고, 작은 돌도 있고, 주먹만 한 돌도 있고, 이렇게 자연적으로 쌓았잖아요. 이것은 우리가 사는 중생 세계를 뜻합니다. 여기에서는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다 제 역할을 하는 삼라만상을 상징합니다.

그 위에 두 번째 단을 보세요. 사이사이에 기둥을 반듯하게 세워놓았죠? 그러나 가운데 쌓은 돌은 다듬은 돌이 아닙니다. 얼핏 보면 다듬은 돌 같은데 가까이 가서 보면 자연석입니다. 자연석이 둥글둥글해도 한 면은 편편한 돌이 있잖아요. 그 한 면이 편편한 돌들을 가져와서 편편한 면만 앞으로 나오도록 해서 돌을 쌓은 거예요. 그래서 크고 작은 돌 사이에 끼워 넣어서 저렇게 편편하게 쌓은 것입니다. 저 기둥은 ‘보디사트바’를 뜻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깨달아야 할 필요는 없어요. 백 명 중에 한 명, 천 명 중에 한 명만 보디사트바와 같은 역할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살아도 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보디사트바가 기둥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힘에 의해서 무너지지 않을 수가 있는 거예요. 대신에 한 가지는 부처를 닮아야 합니다. 즉, 한 면은 편편해야 합니다. 여러분 중에도 수행자가 되려면 한 가지는 부처님을 닮아야 해요. 보시를 하든지, 봉사를 하든지, 마음을 좀 넓게 쓰든지, 한 가지는 해야 합니다. 그래야 불국 세계를 이루는 한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불국사의 이 축대에서 바로 정토회의 이념이 나왔어요. 정토회에서는 모자이크 붓다가 되자고 늘 강조합니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부처님 같은 인격이 되기는 좀 어렵잖아요. 그러나 백 명, 천 명, 만 명이 모인 정토회는 부처님과 같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도 돕고, 환경운동도 하고, 평화운동도 해나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모자이크 붓다의 한 부분이 되면, 즉, 시간을 내든지, 돈을 내든지, 재능을 내든지, 한 조각을 내서 그것을 연결하면 부처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디어가 이 축대의 모양에서 나온 거예요. 만약 여러분 중에 출가를 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저 기둥 같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기둥은 못 되더라도 그 사이에 쌓은 돌 하나는 되어야 합니다. 알았죠?”

“네!”


“축대를 쌓더라도 이런 의미를 담아서 중생의 세계 위에 보살의 세계, 보살의 세계 위에 부처의 세계가 있다는 식으로 축대를 쌓은 겁니다. 그러면 부처의 세계로 올라가 봅시다.”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대웅전, 다보탑, 석가탑을 지나 무설전 앞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무설전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이 강당의 이름은 설법을 하는 곳이니까 ‘설법전’이라고 붙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강당의 이름은 강당도 아니고 설법전도 아니고 ‘무설전’입니다. 설함이 없다는 뜻입니다. 금강경을 보면 부처님이 많은 말씀을 하시고 나서 ‘나는 한 마디도 설한 바가 없다’ 이렇게 말합니다. 이 의미를 가져와서 ‘무설전’이라고 지은 것입니다.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하듯이, 설법을 진정으로 들으려면 그 말이 가리키는 의도를 알아야지 말에 집착하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

무설전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관음전이 나타났습니다. 스님이 담장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이 담장 너머로 저 아래를 한번 내다보세요. 이 풍경을 사람들이 말하기를 ‘한국의 미’라고 해요. 처마가 여러 개가 보이고, 그 위에 탑이 보이죠? 이 모양이 한국적 미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합니다.”

관음전을 지나 비로전, 사리탑, 나한전, 극락전을 차례대로 둘러보고 연화교와 칠보교 앞에서 차량별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불국사 경내에서 조별로 자유시간을 가진 후 불이문으로 걸어 나와 숙소로 가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곳곳에 단풍이 수를 놓았습니다.



1시에 다시 버스를 타고 황룡사지로 향했습니다.

청년들이 모두 모이자 스님은 황룡사가 지어진 연원과 그 과정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빈터에서 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웅장했던 황룡사가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사찰, 혹자는 동양의 최대 사찰이라고 하는 ‘황룡사’입니다. 진흥왕 때에 이르러 신라는 한강 유역과 낙동강 유역을 전부 차지하면서 아주 강성해졌지만 당시 궁궐인 반월성은 그 규모가 작았습니다. 그래서 이곳 습지를 메워 궁궐을 지으려고 했어요. 땅을 닦고 습지를 메우는 과정에서 큰 황룡이 나왔다고 합니다. 당시 풍습으로 황룡이 나오는 곳은 사람이 살 곳이 못 되기 때문에 그 기운을 이길 사람은 부처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궁궐을 짓는 대신 절로 바꿔지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황룡사라고 불렀습니다.

진흥왕 때 이 절을 짓기 시작해서 100년이 지난 뒤 선덕여왕 때 9층 대탑을 세웠어요. 당시 자장율사가 중국에 가서 유학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기도하고 있던 중에 신선이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너의 나라로 돌아가거든 큰 탑을 세워 나라를 보호해라. 너의 나라 왕은 지혜는 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외부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권위가 없으니 큰 탑을 지어 국가의 권위를 세우라’

그 당시 주변에 있던 구환(九韓), 즉 아홉 개의 변방국들이 신라를 침공했는데 각각을 상징하는 의미로 층마다 1층은 왜국(倭), 2층은 중화(中華), 3층은 오월(吳越), 4층은 탁라(托羅), 5층은 응유(鷹遊), 6층은 말갈(靺鞨), 7층은 거란(契丹), 8층은 여진(女眞), 9층은 예맥(穢貊)을 지어 이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 9층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선덕여왕은 이 탑을 세울 때 삼한일통을 발원했다고 합니다.”

황룡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스님을 선두로 다 함께 중문터를 지나고 9층 목탑터를 지나 금당터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우리도 삼한일통을 발원한 선덕여왕처럼 발원 기도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여기에 있었을 불상을 상상하면서 삼배를 드리겠습니다.”

뒤로 돌아서서 황룡사 9층탑을 향해서 반야심경을 봉독 하며 발원을 했습니다.

“남북이 서로 전쟁이 없는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길 기원합니다. 고구려와 신라의 기운을 되살려 가능하면 합의해서 통일을 이루길 기원합니다. 오늘 안 되면 내일, 올해 안 되면 내년, 10년 안에 안 되면 20년 안에라도 통일을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다 함께 정성을 기울여 발원을 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1박 2일 동안의 역사기행을 마무리하며 회향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이런 행사가 없었으면 저도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행사를 마련해 주셔서 저도 잘 놀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역사기행을 하는 것도 노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노는 것은 꼭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쉬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에요. 마음에 조급함이나 긴장, 스트레스가 없으면 놀이입니다. 노는 데에도 방식이 있습니다. 노래를 하면서 또는 춤을 추면서 놀 수도 있고, 식사를 하거나 일하면서 혹은 공부하면서 혹은 수행하면서 놀 수가 있습니다. 저는 주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면서 놀아요. 여러분은 주로 노래하거나 춤추면서 놀 겁니다.

창조성을 갖는 방법

어떤 일을 하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의무감으로 하면 일이 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농사짓는 것이 일이었어요. 부모가 시키니 안 할 수가 없어서 하게 되니까 일이 되었습니다. 당시 부모님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가난해서 연장을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리고 일할 땅이 없어서 일을 못했습니다. 당시 제 부모님은 연장도 사 줬겠다, 낫도 있고 톱도 있고 도끼도 있고 지게도 있고 땅도 있는데 왜 일을 안 하는지 저를 이해 못 하셨어요. ‘공부를 하면 돈이 생기냐, 밥이 생기냐’라고 하셨어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마을에서 공부해서 돈이 생긴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면 야단을 치니까 숨어서 공부를 했어요. 밤에 호롱불을 켜놓고 책을 보고 있으면 ‘어두우면 자야지 왜 불을 켜놓고 놀고 있느냐’ 하고 호통을 치셨어요. 일을 하면 괜찮은데 논다고 생각하신 거지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저하고 똑같아요. 저는 공부하고 싶을 때 책도 없고 시간도 없고 해서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그런 조건이 다 갖춰지면 공부를 마음껏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시골에 살다 이곳 경주에 왔을 때 제일 좋았던 것이 도서관이었어요. 온갖 책이 다 있는 거예요. 점심시간이 되면 밥도 안 먹고 매일 도서관에 가서 살았어요. 한 번은 친구집에 갔는데 위인전집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저는 시골에 살아서 그런 것은 학교에도 없었는데 개인 집에 열몇 권짜리 전집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빌려다가 밤을 새워 읽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 보고 뭐라고 하나요? ‘책이 없냐, 책상이 없냐, 등불이 없냐, 학원을 안 보내주냐, 왜 공부를 안 하느냐?’ 하며 공부하라고 호통을 치죠. 그래서 요즘 아이들에게는 공부가 일이 되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 일하기 싫은 것하고 똑같은 거죠. 하기 싫은 데 억지로 시키니까 부모가 볼 때는 왜 공부를 안 하나 싶지만 아이에게는 그게 중노동입니다. 오히려 게임하는 것이 놀이가 되는 거지요. 저는 공부하는 게 놀이였는데 요즘 아이들은 게임을 하는 것이 놀이가 된 세상이 된 겁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자발적으로 공부를 시키려면 아이들이 공부하려고 할 때 하지 못하도록 야단을 쳐야 합니다. 아이들이 화장실에 가서 숨어서 공부를 하도록 해야 공부가 놀이가 되는 거예요.

어떤 일이든 놀이가 되면 집중력이 굉장히 높아져요. 집중력이 높아지면 기억력이 엄청나게 발달되고, 창조성 또한 엄청나게 생깁니다. 햇빛이 비쳐도 돋보기로 그 빛을 모아줘야 열을 받아서 불이 붙듯이 어떤 것에 집중해야 문리가 트입니다. 집중이 되면 한 번에 전체를 파악하는 힘이 생겨요. 자동차를 오래 집중해서 고친 사람은 시동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고장난지 압니다. 명의는 환자의 목소리나 얼굴 표정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압니다. 그냥 지식으로 배워서 아는 것과 문리가 트이는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집중해서 지식과 정보를 많이 쌓다 보면 통찰지가 생깁니다. 무엇이든 좋아서 하고, 놀이 삼아 하다 보면, 밥 먹으라고 해도 밥 생각이 없고, 놀러 가자고 해도 별 생각이 없고, 여자가 남자 손을 잡아당겨도 별로 관심이 없고, 그 일이 더 재미있을 정도로 집중이 되어야 문리가 트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불교에서 ‘길을 가다가 넘어져도 화두는 놓치면 안 된다’ 하는 말은 그만큼 집중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에요.

일상이 놀이가 되는 삶

물론 집중을 하고 싶다고 집중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가 좋아서 하면 저절로 집중이 돼요. 즉 놀이 삼아 하면 됩니다. 조금 일하고 많이 놀려고 하지 말고, 일상을 놀이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노동의 해방이 노동 시간의 축소나 임금의 향상이 아니라 노동이 놀이화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말은 일상이 수행이 되어야 한다는 말과 일치합니다.

돈을 받지 않고 직장에 다니면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아직 그런 수준까지는 아닌가요? 저는 일을 놀이화 하기 위해서 일절 강의료를 받지 않습니다. 돈을 받으면 이 일이 노동이 되잖아요. 돈을 안 받으니까 저에게는 이 일이 놀이입니다. 정토회가 봉사를 지향하는 것도 우리가 수행자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놀이 삼아 하자는 취지입니다. 돈을 받으면 노동을 하게 되는데, 노동한다는 것은 한쪽에서 고용을 하는 것이 되잖아요. 그런데 부처님의 제자들 가운데 고용을 하거나 고용이 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어요. 다 자유인들이 모여서 살았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봉사를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자기실현을 위한 놀이라는 관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차피 인생의 3분의 1은 노동을 해야 하는데, 그 3분의 1을 놀이화 하는 게 매우 필요해요. 억지로 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관점을 갖고 임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노동한다고 스트레스받고, 스트레스 푼다고 또 그 돈을 쓰잖아요. 월급 100만 원을 받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 100만 원을 쓰는 것과 월급 30만 원을 받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이익이겠어요?

얼마를 받느냐 그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에 쓰이는 것을 안 쓰이도록 하면 월급을 절반만 받아도 삶이 훨씬 더 풍족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자본주의와 소비주의 사회에 세뇌된 틀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미래를 내다보며 나도 밝아지고 세상도 밝아지게 하는 그런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역사기행을 하면서 이차돈이 불교를 국교로 만들기 위해서 고안해 낸 지혜로운 순교 정신을 배우지 않았습니까? 서로 싸워서 소모전을 하는 것보다 서로 양보해서 통합함으로써 더 큰 비전을 만든 신라와 가야의 통합 정신을 배웠잖아요. 삼국통일을 이룬 주역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얼마나 비전이 있었습니까? 그런 자세로 여러분들이 사회생활에 임하면, 어디에 가서 정치를 하든, 경제 활동을 하든, 가게를 운영하든, 행복하고 소탈하고 검소하고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역사공부를 놀이 삼아 다닌 겁니다. 일상이 그렇게 놀이가 되도록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만나서 저도 좋았습니다.”

1박 2일 동안의 청년 경주역사 기행을 마치며 다 함께 손을 잡고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습니다.

청년들은 조별로 모여 마음 나누기를 하고, 스님은 곧바로 다음 일정을 위해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5시부터는 보건의료인을 위한 특별법회 생방송을 했습니다. 의료인정토회는 창립 이후 매년 스님과 함께 하는 즉문즉설 법회를 꾸준히 열고 있습니다. 올해도 많은 의료인들이 스님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화상회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먼저 의료인정토회 회원들의 활동 모습을 영상으로 만나보았습니다. 안산 JTS 다문화 센터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소외 계층을 위한 무료 진료를 진행하고, 그 외에 각종 정토회 행사 때마다 의료 지원을 해온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의료인들이 정토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부탁의 말씀을 했습니다.

“보건 의료인 여러분들은 정토행자로써 다른 직업을 갖는 사람과 차별 없이 자기 마음을 닦아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수행자로서의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가진 직업의 성격상 병을 치료해 주는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활동은 정토회에 많은 기여를 할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의 병은 육신의 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토회 회원 중에 여러분들은 특별히 귀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문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정년퇴직을 하고 난 뒤에도 봉사하기가 어렵습니다. 80대까지 자기 재능을 이용해서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더 깊은 수행을 해서 자식들이 스무 살이 넘으면 직장 일은 정리를 하고 의료혜택이 없는 사람들을 돕는 활동에 10년 정도는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정토회는 수행단체이지 자선단체가 아닙니다. 수행이란 자신이 먼저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좋은 일도 세속적으로 하게 되면 힘이 들어 지치게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자신이 먼저 가벼워지고 밝아지는 그런 수행을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 바탕 위에 여러분이 가진 재능을 세상을 위해서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인들이 더 자주 봉사를 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보건교사로 근무하는 분이었는데, 자해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났다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보건교사로서 자해하는 학생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중학교에서 보건교사로 근무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고 우리 학교에도 19명이 재학 중입니다. 얼마 전에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 손목을 자해해서 보건실에 왔습니다. 친구들이 엄마가 베트남에서 온 다문화 가정이라고 놀리는 게 초등학교 때부터 스트레스였다고 합니다. 현재 정신과 약을 먹고 있지만 학교 오는 게 힘들어서 학업 중단 숙려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에 상처가 있는 학생들을 대할 때 저는 상처를 소독해 주는 일 말고 또 어떤 도움을 더 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수행자가 찰나에 깨어 있도록 수행하는 것처럼 학생들에게는 어떤 방법을 알려 주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그런 일은 질문자가 해야 할 일은 아니고, 심리상담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질병의 종류, 발생 빈도수,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옛날에는 육체의 병이 90%였다면, 정신과는 10%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의료과목 중에도 정신과 의사가 적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정신질환이 거의 육체질환에 버금갈 만큼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정신과를 담당하는 의사 수가 더 많이 늘어나야 합니다. 학교에서도 육체의 건강을 돌보는 영양사와 보건교사 외에 상담심리사가 배정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병이라고 하면 육체의 병밖에 신경 쓰지 않고,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그냥 ‘너만 정신 차리면 된다’ 이런 식으로만 대응합니다. 이것은 다리가 부러져 걷지 못하는 사람에게 ‘너만 똑바로 걸으면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사람이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정신 작용이 순간적으로 그렇게 작동을 해버리는 것입니다.

질문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상처를 치료해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해를 하는 것은 학생의 일이고, 소독해 주고 치료해 주는 것은 내 일이라는 관점을 가지면 됩니다. 어떻게 예방할 건지는 질문자의 전문 분야가 아니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내 전문 분야가 아닌 것을 계속 신경 쓰는 건 좋게 말하면 자비심이고,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 넓어서 자기 번뇌를 만드는 것입니다. 수행이란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너무 기웃거리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팽개치지 않고 딱 분명히 하되, 다른 일에 너무 오지랖 넓게 기웃거리지 않아야 번뇌가 적습니다. 수학 선생님이 수학만 제대로 가르치면 되지 학생이 영어를 못한다고 자기가 나서서 영어를 가르치고, 과학을 가르치지 말라는 거예요. 영어는 영어 선생에게 맡기고, 과학은 과학 선생한테 맡기면 됩니다.

다른 하나는 학교에 건의를 하는 것입니다. 학교에 정신과 의사를 한 명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상담심리사라도 한 명 채용해서 이 문제에 대응하자고 학교에 건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담심리를 전공한 사람이 심리 상담을 하고 예방도 하고 사후 치료도 하는 게 필요합니다. 현재 학교의 재정적인 여력이나 인력 측면에서 그렇게 할 형편이 도저히 안 된다고 하면, 질문자가 대학원에 입학해서 상담심리를 부전공으로라도 공부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질문자가 그런 아이들에 대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상담을 육체적 치료와 겸해서 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학생들의 상황이 안타까우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스님도 스님의 전공에 충실하지, 전공이 아닌 것은 ‘변호사한테 물어보세요’ 이렇게 안내하지 제가 법률 상담을 하진 않잖아요. 그러나 형편이 안 된다거나 할 때는 약간 상담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제가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해요. 그러나 완전 전문가가 아니면서 너무 간섭하면 오지랖이 넓은 게 됩니다. 그렇다고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외면하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폭이 좁아지죠. 그래서 어떤 직업을 갖든 기본적인 소양이 좀 있어야 합니다. 물질에 대한 이해, 생명에 대한 이해, 인간에 대한 이해, 역사에 대한 이해, 인간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 이런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주관에 너무 치우치지 않을 수 있는 겁니다.

현재 다문화 가정 중에 한국 남성이랑 결혼을 제일 많이 한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입니다. 한 십만 명 정도 된다고 하니까 아이를 두 명 정도 낳았다고 하면 그런 아이가 벌써 이십만 명 정도가 되겠죠. 이런 아이들을 물질적으로 돕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릴 때 왕따를 당해서 입은 정신적인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지금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정토회에서는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아직 베트남 사람들을 좀 무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베트남에 대해 제대로 알면, 베트남은 역사적으로도 자주성이 강하고, 사회도 굉장히 안정되어 있고, 또 미국이나 중국의 갈등에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외교도 잘하고 있고, 경제 성장 속도도 6% 정도가 될 정도로 안정적입니다. 그래서 미래를 보면, 베트남은 굉장히 전망이 좋은 나라입니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베트남이 한국보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그 아이들을 위해 굳이 뭘 하겠다고 하면, 그런 아이들에게 베트남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너희들이 몰라서 그렇지, 너희 어머니는 아주 훌륭하고 어머니 나라인 베트남도 굉장히 좋은 나라란다. 앞으로 20년만 지나면, 마치 미국에 있는 젊은 한국 교민들이 지금 한국을 자랑스러워하듯이 너도 베트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될 테니깐 그런 말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단다.’

아이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정토회에서도 이런 아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베트남어를 배우게 하고, 베트남어로 웅변대회 같은 것을 개최해서 1등을 하면 외갓집을 방문할 수 있게 비행기표를 주고, 베트남어로 노래를 불러서 장기 자랑을 하고, 이렇게 한국에 살지만 어머니의 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하려고 해요.

미국에서도 미연방 하원의원인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분은 어머니에 대한 자긍심으로 연방하원 취임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했습니다. 이처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도 이런 자긍심이 있어야 해요. 이런 일들이 앞으로 정토회가 도와줘야 할 일이에요. 이 아이들은 외국인이 아니고 한국 국적을 가진 한국 사람입니다.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게 우리 사회가 해야 할 과제예요. 이 아이들이 치유가 안 된 채로 사회에 배출되면, 지금 프랑스에서 알제리계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사회 불만 세력이 됩니다.

물론 이런 일은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국가의 10년, 20년, 30년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가정하고 거기에 따르는 예비 조치를 취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데 그런 게 전혀 되고 있지 않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맨날 서로 정쟁하고 싸우고만 있죠.

우선 질문자가 할 수 있는 일은 학교에서 그런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제안을 해보는 것이고, 그것도 어려우면 질문자가 어떤 보완을 할 수 있도록 해보고, 그것도 안 되면 신경을 쓰지 마세요. 내 일에 충실하지 괜히 다른 곳을 너무 쳐다보지 말자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저희 학교에 전문 상담 교사가 있어서 함께 의논해 보겠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가 엄마의 나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저도 한몫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담사와 보건교사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합니다. 하나는 육체의 병을 담당하고, 하나는 정신적 병을 담당하니까, 서로 협력해서 치료해야 합니다. 근본 원인은 정신과에 있으니 재발 방지를 하려면 정신과에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질문자는 정신 질환으로 인해서 생겨난 육체의 병을 치료할 뿐입니다. 그래서 단순한 격려는 질문자가 해줄 수 있지만 전문적인 상담은 상담사가 하도록 잘 안내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보건의료인으로서 다문화 가정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봉사를 해나가면 좋을지 다시 한번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저녁 6시가 넘었습니다. 다음 법회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두북 수련원에 손님이 찾아와서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1

0/200

감사

스님덕분에 겨우 명줄 붙잡고 정신차리고 삽니다. 항상 본질을 꿰뚫는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11-15 14:23:25

드림하이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사물을 비관적으로 보지 말고 긍정적으로 봐서 우선 얼굴이 밝아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이에요. 수행을 하면 자기를 괴롭히는 데에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남는 에너지를 모아서 세상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럴 때 사회 전체에 에너지를 불어넣게 됩니다."

2023-11-08 18:42:30

일심행

보디사트바가 기둥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그 힘에 의해서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원리네요. 아직 세상이 각박해 져도 살만한 것도 보디사트바가 기둥역할을 해주기 때문이겠죠.
모자이크 붓다가 불국사의 축대에서 나온 탄생설화네요.
하나라도 잘해서 모자이크 붓다를 실천합니다.
더 나아가서 보디사트바를 실천합니다.

2023-11-06 21:44:58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