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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INEB(참여불교국제연대)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을 모두 마치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새벽 4시 45분에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 설법전에서 새벽 예불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동남아에서 온 스님들은 한국의 예불문이 조금은 익숙해진 듯했습니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마친 후 중국에서 온 쩡차오(Ven.Zheng Chao) 스님과 묘하이 스님의 전법식을 진행했습니다.
엊그제 INEB 방문단이 부산에서 INEB 후원자인 원만성 보살님을 접견하는 동안 쩡차오(Ven.Zheng Chao) 스님과 묘하이 스님은 불심도문 큰스님을 친견하였습니다. 쩡차오 스님은 현재 중국 허난 성 소림사에서 선원장을 맡고 있고, 오랫동안 참선을 하신 분입니다. 다행히 불심도문 큰스님이 한자에 아주 능통하셔서 쩡차오 스님과 한자로 필담을 나누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불심도문 큰스님은 쩡차오 스님과 묘하이 스님에게 불법을 전한 후 선불교의 전통에 따라 전법식을 진행할 것을 부탁했습니다. 어젯밤에 큰스님이 직접 쓴 전법게를 보내주셔서 오늘 새벽에 전법식을 곧바로 진행했습니다.
부처님께 귀의하는 삼보의례를 한 후 스님이 두 스님에게 전법게송을 수여했습니다.
“오늘 두 분에게 선불교의 전통에 따라서 마음과 마음으로 법을 전하는 전법 의식을 하겠습니다. 두 분은 붓다로부터 스승과 스승을 이어서 78대에 이르러 법을 전해 받았습니다. 이 법을 전해 받아서 중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로 전법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부처님을 대신해서 중생을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선불교의 청정한 수행 도량을 중국에서도 잘 복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스님은 불심도문 큰스님이 전해준 전법게송을 읽어준 후 전법문을 전달했습니다.
“불타 조사의 혜명법은 이 정하여진 법 있음이 없도다. 내 이제 전한 바 없이 전하노니 너 역시 받은 바 없이 받아라.”
두 스님은 오늘 전법게송을 받음으로 해서 온전한 선승이 되었습니다. 모두 큰 박수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사홍서원으로 수계식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전 6시 20분부터는 서울 공동체 대중과 함께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우렁차게 소심경을 외우며 발우를 편 후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대중이 스님에게 한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발우공양을 할 때는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발우공양을 할 때 소리가 많이 났습니다. 발우공양을 할 때는 소리가 거의 나지 않아야 합니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동작에 깨어있다는 뜻입니다. 그릇을 옮길 때, 젓가락을 들 때, 그릇을 씻을 때, 항상 그 동작에 깨어있으면 거의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발 아래를 살펴보라!
이것을 선불교에서는 ‘조고각하(照顧脚下)’라고 합니다. 자신의 발 아래를 살펴보라는 의미입니다. 댓돌에 신발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안정되어 있는지 불안정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신발을 벗을 때 그 동작에 깨어 있으면 신발을 가지런하게 놓게 됩니다. 동작에 깨어있지 않고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으면 신발이 아무렇게나 놓이게 됩니다. 누군가가 신발을 가지런하게 놓는 일을 별도로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신발이 어떻게 놓여있는지를 보면 그 방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바쁘게 움직이게 되면 알아차림을 놓치게 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수행도량에서는 뛰어다니지 말고 천천히 알아차림을 유지하면서 다니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일상생활에서는 항상 천천히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몸을 빠르게 움직일 때도 마음속에서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흐트러짐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소리를 내지 마라’ 하는 명령이 아닙니다. 알아차림을 유지함으로 해서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한다는 관점을 늘 유지하라는 뜻입니다.”
이어서 스님이 지난 6박 7일 동안 INEB 스터디 투어를 하면서 가장 수고가 많았던 스태프들을 소개하고 격려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동체 대중을 대표해서 서울 지회장님도 감사 인사를 한 후 INEB 참가자들을 대표해서 태국에서 온 프라 이트티야왓 스님(Ven. Phra Itthiyawat)이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Thank you to Ven.Pomnyun and the members of the Jungto Society. Over the past week, I have learned well what Buddha's teachings are from Ven.Pomnyun, and I have learned well what it is to practice Buddha's teachings from members of the Jungto Society. The image of the Jungto Society that I saw for a week was the image of Buddhist community in the time of Buddha, which I only saw in the scriptures...”
(법륜 스님과 정토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법륜 스님으로부터 담마가 무엇인지 잘 배웠고, 정토회 회원들로부터 담마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배웠습니다. 제가 일주일 동안 본 정토회의 모습은 경전에서만 보던 부처님 당시 상가의 모습이었습니다...)
통역을 하던 분이 큰 감동을 받고 눈물이 나서 잠시 통역이 중단되었습니다. INEB 참가자들도 모두 같은 마음으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프라 이트티야왓 스님이 다시 소감을 계속 말했습니다.
"It was a really valuable experience to see how the people who study Dharma actually lived. It was something I've never seen anywhere else in my life. It was a really good experience to see how Buddha Damma could be practiced in modern society. If you have a chance to visit our country in the future, it would be great if you could give me a chance to take care of you just like you took care of us."
(담마를 공부하는 도반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실제로 볼 수 있는 정말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습니다. 붓다 담마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실천될 수 있는지 볼 수 있었던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여러분이 저희들을 돌봐주신 것처럼 저도 여러분들을 돌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공동체 대중도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스님이 다시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일주일이 한 달처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하루처럼 짧게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한 달처럼 길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배웠다는 뜻입니다. 하루처럼 짧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가볍고 즐거웠다는 의미입니다. 아쉽지만 우리는 헤어져야 합니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문으로 ‘제행무상’이라 표현하고 팔리어로 ‘아니짜(Anicca)’라고 표현하는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이 법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남이 있다는 사실 또한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만남에 대한 희망을 가지며 헤어집시다.”
이어서 INEB의 사무국장인 무 씨가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항상 배움이 목마른 분들에게 샘물이 되어주시는 법륜 스님에게 감사드립니다. INEB 참가자들의 눈과 귀, 마음을 열어주시는 정토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제 INEB 참가자들은 더욱더 튼튼하고 강해져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정토회 구성원들도 우리나라로 오셔서 함께 교류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쉽지만 이것으로 INEB 스터디 투어를 모두 마쳤습니다. 다 함께 일어나서 서로에게 큰 절을 했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가장 빠른 방글라데시에서 온 스님이 먼저 공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곧이어 스님은 접견실에서 나라별로 미팅을 이어나갔습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은 중국, 라오스, 부탄, 캄보디아 순서로 미팅을 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오전 8시에는 중국에서 온 두 스님과 차담을 했습니다. 쩡차오(Ven.Zheng Chao) 스님은 새벽에 진행된 수계식을 통해 큰 감동을 받았다며 그에 답하는 글로 적어서 보여주었습니다. 옆에 있던 묘하이 스님이 한자를 해석해 주었습니다.
“서쪽 땅에서 동쪽 땅으로 법이 전해졌다. 우리에게 전해진 것은 물질을 넘어선 것이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모두 공한 것이다. 모든 것이 공하지만 법을 전하는 것은 시공간과 상관없다...”
스님은 쩡차오 스님이 쓴 글을 사진으로 찍어서 불심도문 큰스님에게 보내주었습니다. 그런 후 부처님으로부터 78대에 이르기까지 누가 누구에게 법을 계승했는지 그 역사를 주욱 설명해 주고 한국 예불문과 반야심경 한자본을 인쇄해서 전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미얀마에서 온 키티사라 스님(Ven. Kittisara)과 미팅을 했습니다. 키티사라 스님은 최근 미얀마에서 정치적인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군이 무차별적으로 민간 지역에 폭격을 가하면서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거나 교육에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라카인 주에서는 탄압과 차별을 피해 로힝야족이 100만 명 넘게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에는 사이클론까지 강타해서 시트웨 지역에서는 많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키티사라 스님은 현재 미얀마의 상황이 어떠한지 자세히 알려주면서 스님은 로힝야 난민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지금 로힝야족 난민 문제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그 누구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스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갖고 계시나요?”
“지금 방글라데시로 넘어와 있는 100만여 명의 로힝야족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신분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돌아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도 로힝야족을 캠프 안에서만 살게 하고 방글라데시 사회 안으로 흡수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아주 완강하고, 미얀마 정부도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려는 자세가 아주 완강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쉽게 풀릴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우선 라카인 주에 사는 로힝야, 라카인 등 어려운 주민들을 돕는 활동을 꾸준히 해서 더 이상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넘어오지 않도록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난민캠프 안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먼저 미얀마로 돌아와서 살아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사는 모습이 괜찮아 보이면 더 많은 로힝야족이 조금씩 미얀마로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신분 보장이 안 되어서 두려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난민캠프에 여전히 남아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100만 명을 전부 미얀마로 가라고 해도 부담이고, 전부 방글라데시 정부가 받아들여야 해도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부는 미얀마로 돌아가고, 일부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받아들이고, 그 외 다른 나라도 난민을 받아서 분산을 시켜줄 수 있어야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JTS 활동가를 파견해서 라카인 주에 살고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꾸준히 해보고 싶습니다. 마침 라카인 주에 사이클론 피해가 커서 로힝야족 뿐만 아니라 많은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도움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저한테 연락을 해주세요.”
“네, 제가 미얀마로 돌아가서 상황을 파악한 후 요청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키티사라 스님은 흔쾌히 대답했지만 현재 미얀마의 치안이 많이 불안정해서 당장 구호 활동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오전 10시에는 라오스에서 온 분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라오스 불자 유대 단체 (The Lao Buddhist Fellowship Organization)에서 온 분들이었는데요. 라오스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떤 관점을 갖고 협력을 해나가면 좋을지 스님이 제안을 했습니다.
“라오스의 불교 발전이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학교 교육이든, 여성들을 위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이든, JTS가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지 의논해서 프로젝트를 하나 제출해 주면 좋겠어요. 지금 라오스의 경제가 어려워져서 많은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어려운 곳을 찾아서 우리가 어떻게 도울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살기가 어렵기 때문에 불교의 발전보다 사람을 돕는 일을 먼저 해야 합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 곧 불교의 발전입니다. JTS와 라오스 불교협회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Yes!”
이어서 부탄에서 온 비구니 스님 두 분과 미팅을 했습니다. 스님은 JTS가 부탄에서 하고자 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여성 수행자로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여러분이 ‘넌’인지 ‘비구니’인지 하는 것은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여성 수행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전통에 따라서 기도해 주거나 축원해 주는 종교적인 역할을 넘어서서 사람들이 욕망을 다스려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법사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사는 지역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도 해야 합니다. 특히 여러분은 집집마다 가서 기도를 해주기 때문에 누가 어려운지 가장 잘 알잖아요.”
부탄 비구니 스님들은 스님의 말씀에 동의하면서 한 가지 어려운 점을 호소했습니다.
“비구 스님들은 연세가 많아지면 돌봐주는 시설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비구니 스님들은 그런 시설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나이가 들면 편안한 공간을 찾아 속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우리의 삶이 일반 주민들보다 어렵다면 그런 시설을 지어야 합니다. 주민들은 어렵게 사는데 스님들이 편하게 산다면 그것은 올바른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수행자가 편안한 공간에서 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가의 구성원은 대중이 모여 함께 사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수행자는 삶 자체를 검소하게 살아서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굳이 출가를 할 이유가 없잖아요? 수행자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쓰기 위해서입니다. 결혼을 하면 가정을 돌봐야 해서 본인의 일이 많아집니다. 여러분이 수행자의 관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Yes!”
쾌활하게 대답하는 비구니 스님들과 다음에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어서 캄보디아에서 온 스님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앞으로 고국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들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지 이야기를 들어본 후 스님이 몇 가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붓다의 일생에 대해 깊이 공부해서 젊은 사람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정신적 지도자가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불법이 얼마나 위대한지 여러분의 삶 속에서 체험해야 합니다. 세 분 모두 젊은 분들인데, 마음을 자꾸 억압하면 안 됩니다. 마음이 평화롭고 열려 있어야 수행자 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욕망을 억압하고 있으면 결국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 포기를 하게 됩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언제든 연락을 하세요. 서로 소통을 하면서 어려움을 해결해 나갑시다. 혹시 캄보디아에서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함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역할도 해나갑시다.”
“Thank you.”
다양한 사람에게 불법을 전하려면 다양한 각도로 불법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님의 반야심경 책을 보여주었습니다. 책에는 과학적으로 불법을 설명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스님과 대화를 나눈 후 캄보디아 스님들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스님들은 떠나기 전에 캄보디아에서 가져온 압사라 조각상을 선물했습니다.
이로써 INEB 참가자들 모두와 대화를 나누는 나라별 미팅을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전 11시부터는 INEB 사무국장인 무(Moo) 씨와 미팅을 했습니다. 스님이 지난 4월과 5월에 동남아 지역을 모두 답사하고 온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 INEB와 어떤 일들을 함께 해나가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먼저 JTS의 원칙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JTS는 어려운 사람을 도울 때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기만 하거나, 도움을 받기만 하는 지원은 하지 않습니다. 파키스탄 홍수 피해를 지원할 때는 이런 JTS의 원칙을 현지 단체가 잘 지켜줘서 8차 지원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지 단체는 조사와 배분을 책임지고, JTS는 물품을 책임지는 방식이었습니다.
필리핀 민다나오에서는 가난한 마을에 학교를 하나 짓기 위해 4개의 단체가 함께 협력합니다. 첫째, 마을 사람들은 땅을 기부하고, 노동력을 제공합니다. 둘째, 지역 정부가 건축 기술자를 파견하고 부지를 정비해 주는 일을 합니다. 셋째, 교육청에서 선생님을 파견해 주는 일을 합니다. 넷째, JTS가 모든 건축 자재를 제공하고 학용품과 교육 기자재를 제공합니다. 이런 원칙만 지켜질 수 있으면 JTS는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갑니다. 그 결과 현재 70개의 학교를 지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이런 원칙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를 해서 ‘왜 인건비를 안 줍니까?’, ‘중간에 누가 횡령을 한 것이 아닙니까?’ 하고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웃음)
“I understood that!”(잘 이해했습니다.)
“JTS의 원칙만 지킬 수 있다면 일은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동남아 지역을 전부 찾아가 본 이유도 현지 사람들이 JTS 원칙을 정말로 지킬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JTS에 의지하지 않고 이미 본인 나름대로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지원해야 합니다. JTS가 돈을 지원해 주면 좋은 일을 시작해 보겠다는 사람에게는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원칙을 잘 이해해서 더 많은 일들을 우리가 함께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Yes!”
“그리고 동남아 스님들을 만나보니까 붓다 담마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거의 힌두이즘 수준에서 불교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호 활동만 할 것이 아니라 붓다 담마를 올바르게 알려주는 활동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붓다 담마를 올바르게 이해하게 되면 저절로 사회실천 활동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정토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개인 고민에 빠져 있다가 붓다 담마를 배우고 나서 사회실천을 하게 된 사례들만 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일생과 근본 교리, 두 가지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지금 연구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일생을 잘 알아야 사회 실천 활동이 나오게 됩니다.”
무(Moo) 씨는 스님의 이야기에 적극 동의하면서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JTS 원칙을 지키면서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사람들과 단체들을 더 많이 발굴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INEB의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이 동남아 스님들에게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여성과 청년들에게도 확대가 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 년에 한 차례 더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스님은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해보자고 대답한 후 미팅을 마쳤습니다.
지난 6박 7일 동안 스님은 INEB 방문단을 하루 종일 안내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무 씨가 돌아가고 오랜만에 휴식을 취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보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서울을 출발하여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한 후 오전에는 주간반 회원들을 위해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고, 저녁에는 저녁반 회원들을 위해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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