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6.13 JTS 회의, 평화재단 사회인사 미팅, 문경수련원으로 이동
“욕심을 버리면 무슨 재미로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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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동남아시아에 구호활동을 떠나는 JTS 활동가와 회의를 하고, 평화재단 사회 인사들을 만난 후 문경 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스님은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사이클론이 강타하면서 8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JTS에서는 내일 미얀마로 지원팀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지원팀이 출발하기 전에 스님과 회의를 했습니다.

미얀마 외에도 지난번에 스님이 답사하고 온 스리랑카, 태국도 추가로 방문하여 후속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지원을 할 때는 항상 JTS의 원칙에 맞게끔 지원을 해야 해요. 헷갈리는 점이 있으면 언제든 문의를 하시고요. 그럼 6월 말에 미얀마에서 봅시다.”

점심 식사는 평화재단 연구원 원장을 역임하신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님과 함께했습니다. 최근 한반도 정세와 남북 관계에 대해 우려스러운 마음을 표하면서 평화재단이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오후 2시에도 평화재단에 사회원로 한 분이 찾아와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스님과 의논을 했습니다.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점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한반도에 절대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회 원로 분들과 계속해서 소통을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서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후 3시에는 정토회관을 출발하여 윤여준 전 장관님 댁을 찾아갔습니다. 사모님이 편찮으셔서 간호를 하느라 외출이 어렵다고 하셔서 스님이 직접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윤여준 전 장관님은 평화재단 교육원 원장을 역임하셨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 원로 분들이 어떤 역할을 해주시면 좋을지 상의를 한 후 다시 차를 타고 문경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 위를 두 시간 동안 달려 저녁 8시에 문경 정토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문경 수련원에는 INEB(참여불교국제네트워크) 방문단이 오늘 도착하여 환영식을 끝낸 후 휴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일부터는 일주일 동안 INEB(참여불교국제네트워크) 방문단에게 문경수련원과 두북수련원에서 하는 일을 소개하고, 정토회가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에 대해 안내를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세계행복시민대회에서 진행한 즉문즉설 내용 중 소개하지 못한 내용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욕심을 버리면 무슨 재미로 사나요?

“스님께서는 고민 없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욕구를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욕구를 버리는 것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인가요? 세상을 살다 보면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욕구를 버리고 아무 욕심 없이 산다고 하면 무슨 재미로 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욕구가 없어도 재미있게 살 수 있어요. 제가 젊었을 때 소꿉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요. 그 친구는 소위 말해서 잡기(雜技)를 좋아하는 친구였습니다. 장기 두고, 바둑 두고, 화투 치고,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것이 조금은 과하다고 싶을 정도였어요. 제가 그런 사람하고 친구로 지내니까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생각했죠. 어느 날 그 친구가 이런 얘길 했어요.

‘사람이 돈을 버는 이유는 즐기려고 버는 건데 너는 무슨 재미로 사느냐?’

즐거움을 쫓지 않고 사는 것이 진짜로 가능한지, 아니면 남몰래 즐기는 것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미국에 이민을 가서 살다가 LA 폭동 사태가 났을 때 가게가 불타면서 다시 한국으로 오게 됐어요. 미국에서 살고 싶어 하는 재미 교포인 아내와 한국에 홀로 살고 있는 어머니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괴로워했습니다. 그때 ‘깨달음의 장’이라고 하는 정토회의 수련 프로그램을 다녀와서는 저한테 ‘이제는 잡기(雜技)를 하지 않고도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되었다’ 하고 말했습니다. (웃음)

질문자에게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즐거움을 쫓는 욕구 없이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질문자는 내가 무엇을 얻고자 하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다 욕망이라고 오해하고 있어요. 저 역시도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구 환경을 지키고 싶고, 가난한 사람을 돕고 싶고, 사람들이 괴로움 없이 살기 위해 수행을 했으면 좋겠고, 토양과 인체에 이로운 유기농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런 욕구가 없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고 싶은 욕구가 괴로움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욕구가 괴로움으로 이어지면 그것을 ‘욕망’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욕망을 욕망인 줄 알고 내려놓으면 괴롭지 않게 살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모든 마음을 버리고 돌멩이처럼 살라는 말이 아니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데도 그 일을 하면서 괴로워합니다. 원하는 만큼 안 되면 원인을 연구하고 방법을 달리해서 더 노력하면 되는 일이지 괴로워할 일은 아닙니다. 노력해 보고 안 되면 포기하면 되는 일이지 괴로워할 일은 아닙니다. 노력하지 않고 공짜로 얻으려는 마음이 있어서 괴로운 겁니다. 예를 들어 설악산을 오르고 싶다면 오르고 싶은 그 마음이 욕망은 아니에요. 다리도 안 아팠으면 좋겠고, 땀도 안 났으면 좋겠다는 것처럼 아무런 노력 없이 오르고 싶다는 그 마음이 욕망이라는 겁니다.

노력 없이 얻고자 하는 마음은 필연적으로 괴로움으로 이어집니다. 설악산을 오르고자 한다면 비상식량을 챙겨서 등산화를 신고 많은 시간을 들여 땀을 흘릴 각오를 해야 합니다. 힘들면 쉬었다가 다시 올라가면 되고, 너무 힘들면 설악산을 안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자세를 가지면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

욕망과 원(願)의 차이는 하고 싶은 마음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 드러납니다.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았을 때 마음이 괴로우면 욕망이고, 괴롭지 않으면 원(願)입니다. 돈이 내 생각만큼 안 벌린다고 괴로워하니까 욕망이라고 말하는 것이지 돈을 벌려고 하는 그 마음 자체를 버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버세요. 그러나 원하는 만큼 돈이 벌리지 않는다고 해서 괴로워할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자꾸 괴로움이 생길 때는 욕망을 버리면 괴롭지 않게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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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신

오랜만에 스님말씀 들으니 좋네요.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2023-10-22 07:46:53

드림하이

원하는 만큼 안 되면 원인을 연구하고 방법을 달리해서 더 노력하면 되는 일이지 괴로워할 일은 아닙니다. 노력해 보고 안 되면 포기하면 되는 일이지 괴로워할 일은 아닙니다. 노력하지 않고 공짜로 얻으려는 마음이 있어서 괴로운 겁니다."

2023-08-24 22:30:31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

2023-06-21 10: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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