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5.17. 수행법회, 스리랑카 깔루파하나 스님, 비지타난다 스님과 만남
“경쟁심을 갖고 거짓말하는 동기 때문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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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스리랑카 남부 땅갈레(Tangalle)에서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고 비구니 스님 두 분을 만났습니다.

스님은 새벽 2시에 일어나 원고를 교정하고 6시 30분부터 수행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숙소에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방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후 스님에게 삼배의 예로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지난 일주일 동안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를 거쳐 어제 스리랑카에서 구호활동을 한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스님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 전국 으뜸절에서 봉사자들이 실천 활동을 한 모습을 영상으로 시청한 후 스님이 여는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각 으뜸절 별로 봄철 농사일과 초파일 연등 만들기 봉사에 많은 참여를 해주셨네요. 여러분들이 밝히는 연등은 한국에서는 아름다운 문화 행사이지만, 연등 보시금은 가난한 나라의 배고픈 사람들에게 쌀이 되고 있고,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에게 가방과 노트가 되고 있습니다. 연등을 밝히는 공덕은 그동안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어려운 사람들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초파일 전에 여러분들이 켠 연등의 불빛으로 여러 곳을 다니면서 곳곳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고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연등을 다는 것은 복을 비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권유해서 초파일 연등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오신 날이 우리에게는 축제가 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삶의 기초가 될 수 있도록 합시다. 자세한 보고는 한국에 들어가서 하겠습니다."

사전에 세 명이 질문을 신청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교수님에게 거짓말을 하는 동기생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심장이 뛴다며 어떻게 마음공부를 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경쟁심을 갖고 거짓말하는 동기 때문에 힘들어요

“저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학원에 비해 조금 특수한 전문대학원이어서 정원이 여섯 명입니다. 그중에 1등에게 장학금을 주고, 여자들만 여섯 명이어서 경쟁이 좀 심한 편입니다. 동기 중에 평소에도 경쟁심이 많고 마음이 뾰족하다고 느껴지는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그 친구가 교수님께 저에 대한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습니다. 제가 본인을 무시하고 교수님 말씀이 틀렸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학교에서 그 친구를 보면 머리가 아프고 심장이 뛰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108배를 시작하면서 ‘저는 강한 사람입니다’ 하고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년은 더 그 친구를 계속 봐야 하는데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 할까요?”

"같이 지내는 사람과 이런 갈등이 있으면 같이 지내는 게 좀 힘들죠. 그래서 결혼한 부부도 같이 못 살고 헤어지고, 부모와 자식도 같이 못 살고 헤어지고, 정치인들도 같이 정치하다가 헤어지고,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같이 활동을 하다가 헤어지는 거예요. 이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저 사람이 문제이고, 저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이 사람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 특이한 기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자가 말한 대학원 동기는 나쁜 사람이라기보다는 보통 사람이 갖는 평균적인 성격에서 좀 벗어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런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단순히 친구 지간이라면 그만두는 선택을 쉽게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해서 남편이 됐다든지, 부모님이 그렇다든지, 직장에서 상사가 그렇다면, 그만두는 선택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지금 질문자도 학교에서 같은 교수님에게 배우는 관계이기 때문에 헤어지는 선택을 하기가 매우 어렵죠. 하지만 같은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이 도저히 불편해서 견딜 수 없다면 지도 교수를 바꾸면 됩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이혼을 하고 다른 사람을 찾듯이 지도 교수를 바꾸는 방법도 있어요. 이렇게 마지막에는 헤어지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 정도 일로 지도 교수를 바꾸기에는 감당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일은 인간 세상에서 언제나 있는 일이에요. 학교 선생님을 해도 30명의 학생 중에 진짜 말을 잘 안 듣는 아이가 꼭 한 명씩 있습니다. 그래서 ‘저 아이만 없으면 교사 생활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겠다’ 하고 생각하지만 그 학생이 없으면 또 그런 아이가 나타납니다. 마치 문방구 앞에 있는 두더지 치기 게임에서 이것 때리면 저것이 나오고 저것 때리면 이것이 나오듯이 인생은 늘 이 문제가 사라지면 저 문제가 생기고 저 문제가 사라지면 이 문제가 생깁니다. 이것이 인생살이예요. 그러니 질문자가 그런 동기생을 만난 것도 어쩌면 당연한 거예요.

그런 사람의 거짓말이라든지 이간질은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나만 눈을 가지고 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교수님이나 친구들도 다 눈과 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대중 앞에서 온갖 술수를 부려서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고 지지를 받던 유명인이 결국에는 퇴출당하거나 퇴진하는 일이 발생하잖아요.

첫째, 너무 단기적으로 보지 말고 조금 길게 보면 좋겠어요. 질문자처럼 친구들이나 교수님도 눈과 귀를 가지고 있어요. 잠깐 그 동기생의 말에 현혹됐을 수도 있지만, 그 동기생이 거짓말하는 것을 알았다 해도 ‘쟤는 성격이 좀 유별나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넘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그걸 갖고 질문자가 동기생이 문제라고 얘기하면 남을 험담하는 게 되잖아요. 그래서 좀 더 기다려보는 게 어떨까요?

둘째, 앞으로 어디를 가도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장난에 놀아나지 않는 수준은 돼야 합니다. 그런 사람하고 사이를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의 말과 행동이 문제가 된다면 다투지 말고 가볍게 얘기하면 되죠. ‘내가 언제 그런 적이 있냐?’ 하고 다투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교수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웃으면서 ‘저는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가볍게 자기표현을 하면 됩니다.

참는 것은 일시적으로 가능하지만 결국 스트레스가 쌓이기 때문에 나중에 폭발해서 대판 싸우게 됩니다. 그러니 진위를 논하지 말고 불편한 마음을 가볍게 내어놓는 연습을 해보세요. ‘네가 자꾸 그런 얘기를 하니까 내 마음이 좀 불편하네’ 이렇게 얘기하든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사람은 누구나 다 느낌이 다를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면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리고 108배 절을 하면서 ‘저는 강한 사람입니다’ 하고 말한다는 것은 참는다는 의미예요. 그것보다는 ‘아무 일도 아닙니다’, ‘별일 아닙니다’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부모님께서 이혼 소송 중입니다. 아빠의 잘못인 것 같으나 두 분이 서로를 비난하니까 진실이 뭔지 헷갈리고 혼란스러워요. 제가 어떻게 이 어려움을 헤쳐 가야 할까요?

  • 어떠한 일을 하고자 할 때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하지 못 하고 나중에 후회를 합니다. 마음의 걸림을 어떻게 해소하면 좋을까요?

법회를 마칠 무렵 갑자기 인터넷이 끊겼습니다. 접속을 여러 번 시도해 보았지만 접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한국에서 법회를 보고 있을 회원들이 기다릴 것을 염려해서 한국에서 방송을 마무리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숙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한 후 8시 30분에 뿌라나 마하 비하라야(Purana Maha Viharaya) 절로 출발했습니다. 절에 도착하니 깔루파하나(Ven. Kalupahana Piyarathana Thero) 스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스님. 어서 오세요.”

"잘 지내셨어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깔루파하나 스님은 스님을 법당으로 안내했습니다. 깔루파하나 스님은 주로 학인 스님을 지도하거나 어린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뿌라나 마하 비하라야 절에도 유달리 어린 스님과 15세, 16세 정도로 보이는 젊은 스님이 많이 보였습니다.

“스리랑카 중부 산간 지역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그 지역에는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 지역 아이들을 몇 데려와서 절에서 교육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출가해 절에서 공부하면 커서 승려가 되기도 하지만 재가자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설령 재가자로 돌아가 살더라도 교육을 받은 재가자로 살게 됩니다.”

"그러면 절 안에 초등학교가 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정부에서 월급을 주는 교사가 가르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월급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생활비는 절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습하는 스님들이 몇이나 됩니까?"

“이 절에서 살면서 배우는 스님은 8명이고 다른 절에서 와서 배우는 사미 스님까지 합하면 20명 됩니다.”

"절마다 학교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네. 절마다 학교가 있지는 않고, 몇 개의 큰 절에만 절 안에 초등학교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큰 도시로 나가면 그곳에는 절 안에 중등부도 개설되어 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곳에서는 초등교육까지만 시키고 도시로 나가면 중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콜롬보에 있는 학교에서 배웠습니다. (웃음) 초등교육은 이 절이 인근의 50개의 절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부탄에 갔는데, 부탄에서는 어린 넌들이 출가자라는 이유로 일반 초등 교육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어린 넌들은 출가자이기 이전에 어린아이들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제때에 기초 교육을 못 받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부탄에 있는 넌을 지원하는 재단에 전국의 넌을 모아서 교육하는 시설을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었어요.

요즘 동남아 답사일정을 하면서 타이, 라오스, 캄보디아등 다녀보고 있지만 스리랑카가 어린 승려들의 교육에 대해서는 가장 앞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깔루파하나 스님은 여성교육에도 관심이 많아서 비구니 수계자로도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은 타이에서 비구니 수계를 했다고 타이절로부터 출입국 금지를 당한 에피소드도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깔루파하나 스님과 절을 둘러보았습니다. 깔루파하나 스님이 내부에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진 곳으로 안내해 주어 스님은 그곳에 참배를 했습니다.

“이곳은 250년 된 오래된 절입니다. 정부에서 오래된 절을 복원하는 사업에 이 절이 채택되어 2010년부터 정부사업으로 복원하고 있었는데, 정부가 바뀌면서 복원사업이 전부 멈추더니 코로나로 경제도 어려워져서 그 이후로는 재개되고 있지 않습니다.”

절 안에 있는 유치원에 가 보았습니다. 어린이들이 스님께 인사하기 위해 작은 몸을 엎드리고 절을 했습니다.

이어서 학인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에도 가 보았습니다.

"이 책걸상으로 공부를 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책걸상이 많이 낡았습니다.

대법당에 가 보았습니다. 부처님과 아라한들의 모습이 조각과 그림으로 웅장하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절을 둘러보면서 깔루파하나 스님과 다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지금 한국에는 스리랑카인 노동자가 대략 3만 명 정도 와 있습니다. 이들은 외국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스님들을 파견해서 위로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들이 잘 보살펴지지 않으니 일부는 다른 종교로 개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네, 저에게도 종종 전화가 와서 어려움을 호소합니다.(웃음) 정토회도 한국에 있는 스리랑카 불자들을 잘 보살펴주면 좋겠습니다.”

"네, 그래요. 우리가 함께 도와봅시다. 정토회는 장소 등을 지원할 테니 스리랑카에서는 스님을 파견해서 스리랑카인 불자들의 법회를 지도해 주세요."

“네, 좋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에 30만 명이 있어요. 베트남 불교 협회와 공동으로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어요.

스리랑카는 상가가 여러 개이니 상가 차원에서 하기는 어렵겠고 이 일을 할 만한 사람을 모아서 함께 하면 좋겠어요. 스님이 한번 한국을 방문하셔서 노동자들과 스리랑카 커뮤니티와 미팅을 하면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대화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의 어려움을 계속 듣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나, 일 하다가 사고로 다치는 노동자, 외국에 살아서 외로움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스님은 절을 다 둘러본 후, 깔루파하나 스님의 재가 신도님이 점심을 준비해 두었다고 해서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재가신도님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과 함께 일행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공양을 한 후 감사인사와 선물을 전했습니다.

스님은 다시 2시간 40분 정도 이동하여 콜롬보에 있는 샤카디타 트레이닝 명상센터(Sakyadhita Training & Meditation Centre)를 방문했습니다. 샤카디타 센터에 도착하니 비지타난다 비구니스님(Bhikkhuni Vijithananda)이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잘 계셨어요? 지난번에는 스님이 저희 정토회를 방문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제가 여러분들이 어떻게 지내시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

스님은 먼저 법당에 들어가 참배를 하고 절을 둘러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봤던 도량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잘 정돈이 되어 있었습니다. 도량 끝에 작은 방이 있었습니다. 강 위에 떠 있는 공간이기에 바닥 높이가 수면과 같았습니다. 들어가 보니 불상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이곳은 비구니스님들이 모여서 포살을 하는 곳입니다. 확장 공사를 하려 했지만 경제위기 이후로 건축 비용이 2배 이상 올라서 진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편안하고 아름다운 공간이었습니다. 이어서 도량 안에 있는 작은 텃밭, 요사채, 다이닝룸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우리 절은 작습니다.”(웃음)

"충분히 큽니다."(웃음)

스님은 자리를 이동해서 비지타난다 스님과 대화를 했습니다. 비구니 제도가 없는 여러 나라에 비해서 스리랑카는 비구니제도가 공식적으로는 아직 인정이 안 되고 있지만, 이미 사회적으로는 광범위하게 인정받고 있고, 활동에도 제한이 없다고 했습니다.

비구니가 독립된 상가로 있습니까, 아니면 비구스님 상가에 소속되어 있습니까?

“비구상가에 소속이 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스승들이 모두 비구 스님들이고, 그분들은 상가에 모두 소속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비구니 상가는 아니더라도 전국 비구니 협회 같은 것은 있습니까?”

“비구니 협회는 없지만, 비구니 스님들이 각자 역량에 따라 세계적인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독립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활동을 할 때는 정부 지원을 받습니까?"

“네. 예를 들어 제가 하는 활동 중에는 학교를 방문해서 문구, 책, 도시락 등을 후원하는 활동이 있습니다. 그럴 때엔 정부가 사전 지역조사를 해서 지역 선정을 하고, 제가 협력해서 활동하는 편입니다. 통역이 필요할 때는 통역을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사회활동을 할 때는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제가 비구니라는 신분증 발급 이라든지, 사회적인 공식 인정은 쉽게 해주지 않습니다.”

"스님도 여기저기 사회활동을 하시는데, 스님이 생각하기에 스리랑카에서 어려운 지역은 어디입니까?"

“우바 지역이나 타밀 지역도 빈곤지역이긴 합니다. 스리랑카가 옛날 영국 식민지였을 때, 영국에 끝까지 반대하는 세력이 우바 산악지대에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우바 지역은 개발에서 배제되어서 그 풍토가 아직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추가 지원을 타밀 주민 마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타밀지역의 어느 쪽을 지원하고 있습니까?"

“저는 이번에 북쪽에 있는 타밀인들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보통 국가에서 지원을 할 때는 학교 학생을 통해서 지원 대상자를 뽑고 지원합니다. 그런데 너무 가난해서 아이들이 학교를 못 가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극빈 가구들은 소외가 되는 거지요. 저는 주로 이런 곳을 찾아서 돕고 있습니다.

특별히 어느 지역이 가난하다고 짚어내기는 어렵지만 제 생각에는 도시변두리의 슬럼촌이 어려워 보입니다 이 사람들이 더 가난한 이유는 산중에 있는 사람들은 농사를 짓거나 먹을 것을 채취해서 먹을 수 있지만 도시 빈민가들은 그런 활동조차 없기 때문 이에요.”

"여기 있는 실무자가 곧 타밀 마을을 지원하기 위해 다시 올 거예요. 앞으로 서로 연락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웃음)

스리랑카의 비구니제도, 비구니 스님들의 사회활동. 극빈지역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누다 보니 3시간 가량 대화를 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스님이 떠나려 하자 샤카디타 트레이닝 센터에 있는 재가자들과 비구니 스님들이 작별인사를 위해 모였습니다. 스님은 재가자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남자 여자 차이가 없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비구니 제도가 있었지만 중간에 없어졌습니다. 비구니 제도는 새로 만든 게 아니고 원래 있었습니다. 부처님의 어머니도 아내도 모두 비구니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비구 스님은 존경하고 따르면서 비구니 스님은 무시하면 안 됩니다. 부처님 당시에 비구니 스님 중에도 아라한이 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니 비구니 스님들을 잘 모시기 바랍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님은 숙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말했습니다.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에서 만났던 스님들을 직접 찾아와서 만나고 대화를 해 보니까 그분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어 좋은 것 같아요. 그냥 참가자로 만났을 때와 각자 삶의 터전에 있을 때의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어떤 일을 하시는지, 어떤 관심분야가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아요."

스님은 내일도 INEB 방문단으로 인연이 된 스님 세 분을 더 만나고, 스리랑카의 종교 지도자들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4

0/200

방지현

감사합니다♡

2023-09-14 20:48:39

드림하이

"충분히 큽니다."(웃음)

2023-08-17 18:56:18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3-05-24 1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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