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3.13 전법활동가 법회, 기획위원회 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은혜를 갚는 방법”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10시에 전법활동가 법회를 하기 위해 방송실 카메라 앞에 자리했습니다.

오늘로써 매주 정기적으로 진행하던 전법활동가 법회를 끝마치게 되고, 다음 달 4월부터는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만 전법활동가 법회를 하게 됩니다. 한 달에 한 번만 전법활동가들이 모여서 법회를 하게 되는 셈입니다.

오늘은 전법활동가 189명이 새로 참여했습니다. 법문을 듣기에 앞서 신규 전법활동가들을 환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토회 대표 대행을 맡고 있는 무변심 법사님이 환영 인사를 한 후 신규 전법활동가를 대표하여, 한 분이 소감문을 발표했습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제가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왜 이렇게 나만 손해 보는 인생을 살아야 하느냐고 20년 넘게 주말부부 독박육아 시킨 남편을 원망했었고,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딸로 키운 엄마까지 원망하고, 남탓 세상탓 하며 괴로워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괴롭게 살기 싫어서 제 발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고, 입재할 자격도 없으면서 나 홀로 10-1차 천일결사 수행을 시작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 삼 년을 했더니 정말 우리 가족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어제 진행된 전법행자대회를 9시간이나 하는 동안 제가 맘 놓고 전념할 수 있도록 남편이 시장을 보고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고 묵묵히 청소할 만큼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모자이크 붓다가 되어 가볍게 행복을 전하겠습니다.

은퇴까지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이 좋은 법을 전해 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제대로 해 보자는 생각에 작년 한 해 무급 휴직을 내고 전법활동가 교육을 신청했습니다. 4박5일 명상수련, 깨달음의 장도 마냥 신이 나서 했습니다. 이제 수행이 좀 되었을까 15박 16일 인도성지순례 조장 소임도 가볍게 ‘네’ 하며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남 탓 스태프 탓하느라 좋은 분들을 너무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부끄러움도 잠시 직장에 복직해보니 예전에 그렇게 힘들었던 직장이 인도 성지순례 조장 소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고, 매일 명퇴를 꿈꾸게 했던 직장 동료들도 전법을 할 수 있는 황금 노다지처럼 느껴졌습니다. 휴직 전에는 내 꼬라지가 너무 부끄러워 법륜스님과 정토회의 이름에 먹칠할까 봐 숨기며 살았는데, 이제 전법활동가 수계까지 받았으니 당당히 밝히면서 전법을 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 쓰이는 모자이크 붓다가 되어 가볍게 전법을 해보겠다고 이 자리를 빌어 다짐해봅니다. 다시 한번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어서 대중이 삼배의 예로 법을 청하자 스님이 신규 전법활동가들을 위해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전법활동가로 참여하신 모든 분을 환영하고 참여해 준 것에 대해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전법활동가가 되어보면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고에 의해서 공부를 할 수 있었는지 알 수가 있어요. 그냥 수업이 제공되니까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분들이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또 주말에 실천 활동을 함께 해주는 등 많은 정성을 기울여주었기 때문에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경전대학을 졸업할 수 있는 겁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 은혜를 갚는 방법

여러분들도 내가 받은 은혜를 나도 갚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면 그 방법은 바로 법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법을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분들이 수행하도록 도와줘서 그들 또한 기쁘게 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 은혜를 갚는 길이고, 스승의 은혜를 갚는 길이고, 진행자들과 돕는 이들에 대한 은혜를 갚는 길입니다.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다고 하니까 ‘부처님께 무엇을 해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관심은 ‘괴로워하는 중생을 어떻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처님을 돕는 길은 바로 중생을 돕는 것입니다. 중생을 고뇌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부처님을 돕고 부처님께 은혜를 갚는 길입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여러분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전법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 변화되는 정토회의 정기법회에 대해 안내해주었습니다.

“이번 주부터 정토회의 정기법회가 수요일에 열리는 수행법회로 모두 통합이 되었습니다. 2차 만일결사, 제1차 천일결사가 진행되는 앞으로 3년간 이렇게 시행해 보고 문제가 있거나 더 나은 방법이 있으면 다시 조정을 해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외부에 있는 사람들, 즉 정토불교대학 또는 정토경전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는 정성을 기울여 서비스하면서 정작 우리의 회원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서비스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전법활동가가 된 분들은 전법활동가 법회가 줄어들어서 아쉬움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정토회 회원이 되신 분들에 대한 지원을 좀 더 강화하자고 해서 이렇게 변화를 하게 되었으니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2-1차부터 새로 구성된 결사행자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2차 만일결사부터 결사행자의 정년을 65세로 낮추게 되면서 스님을 포함하여 25명이 명예 결사행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사행자와 전국법사단 산하의 각종 위원회에 임명된 분들을 발표한 후 궁금한 점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2차 만일결사를 앞두고 새로운 변화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누구든지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어제 전법행자 대회에서 시간이 부족해서 질문을 못 한 분들도 자유롭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충분히 대화를 나눈 후 11시 30분이 넘어서 전법활동가 법회를 마쳤습니다. 활동가들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만 만나게 되는 것을 아쉬워하며 마지막 마음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1시 30분에는 기획위원회 회의에 온라인에 참석했습니다. 새로 기획위원이 된 분들과 상견례를 하고 분과 배정 결과를 공유한 후 신임 기획위원분들과 다음 회의 날짜를 잡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 활동가들을 위한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전처럼 신규 전법활동가들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하는 행사를 한 후 스님과의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신규 전법활동가들을 축하하고 환영하면서 전법활동가가 되면 어떤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정토회 회원은 일반회원과 전법회원이 있습니다. 그중에 여러분들은 전법회원에 속합니다. 전법회원은 발심행자, 서원행자, 결사행자라고 하는 세 가지 계위(階位)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발심행자로서 부처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내고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입니다. 금강경에 나오는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發阿多羅三三菩提心)을 발한 선남자 선여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발심행자의 세 가지 역할

발심행자가 되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해탈과 열반으로 나아가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고,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계율을 지킬 것을 가장 먼저 다짐합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계율을 지키지 못하는 때가 있죠. 그럴 때는 그것을 참회하는 포살에 참여해야 합니다.

발심행자는 세 가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첫째,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행복학교의 진행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불교대학이나 경전대학, 행복학교를 실제로 진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둘째, 모둠의 모둠장이 되어 일반회원들이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셋째, 통일을 지향하는 관점을 가지고 통일의병이 되어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평화를 지키는 일을 합니다.

이러한 역할들을 수행하면서 3년이 지나면 서원행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 땅에 정토를 일구기 위해서 맹세를 한 사람들이 바로 서원행자입니다. 서원행자는 대중이 원했을 때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서 지회장 역할을 맡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서원행자가 되고 3년이 지나면 지부장이 될 수 있는 피선거권이 부여됩니다. 대중이 원한다면 지부장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중이 추천하고 본인이 원할 때 정토회의 법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대중이 추천한다면 결사행자가 될 수 있는데, 결사행자가 되면 정토회 대표나 사무처장, 지부장, 행복운동특별본부 본부장을 역임하게 됩니다. 이 일은 거의 상근직에 가깝기 때문에 직장을 퇴직하거나 휴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부처님은 나무 밑에서 잤는데, 지금 나는...

이렇게 수많은 봉사자에 의해서 정토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간혹 일부에서는 ‘직장생활과 결혼생활을 동시에 해야 하는 재가수행자들에게 너무 많은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관점을 이렇게 가져야 합니다.

‘수행자가 되어서 부처님처럼 출가해서 스스로 머리를 깎고 나무 밑에서 자면서 수행은 못 할지언정, 집에서 자고 결혼도 하고 직장도 다닐 수가 있는데 이 정도 봉사쯤은 별일 아니다.’

이렇게 책임이 따르는 서원행자나 결사행자가 되고자 한다면, 자신의 처지와 조건을 고려해서 결단을 내릴 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결단이 있어야 정토회를 이끌고 가는 핵심 임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일반회원은 아무런 의무가 없이 자유롭지만, 결정권 또한 없습니다. 전법회원이 되면 책임과 의무가 주어지는 대신에 정토회 사업을 결정할 수 있는 의결권을 갖게 됩니다.

전법회원이 되면 기후 위기를 막고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파수꾼이 되기를 기꺼이 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굶주리는 이, 병든 이, 집을 잃고 헤매는 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들이 적어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피난을 가게 되었을 때 그들을 돕는 것도 당연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일어난 전쟁은 멈추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이런 일이 다 사라졌다 해도 여러 가지 번뇌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이 좋은 부처님의 법을 알려줘서 그들이 이 좋은 양약을 먹고 고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써 전법을 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길을 걸어가면서 내 인생의 보람을 느끼는 것이 바로 수행자의 길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여기까지 법문을 한 후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전법활동을 하면서 궁금한 점에 대해 자유롭게 손을 들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수행자가 승병이 되어 살상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승병이 되어 생명을 해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나요?

“제가 얼마 전에 삼일절을 맞이해서 용성 스님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계를 지키는 수행자가 독립운동이나 임진왜란 등에서 의병이 되어 타인의 생명을 해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 좀 생겼습니다. 수행자면서, 또한 통일의병으로서 이 경우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네, 수행자는 어떤 이유로든 생명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어떤 경우라도 이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네, 그렇다면 승병이신 분들이 행한 이런 행위를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하는지요.”

“첫째, 그분들은 나라의 독립이나, 사회 민주화 등 여러 가지 공적인 일을 위해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할 경우, 가능한 생명을 직접 해치지 않는 선에서 관여했습니다. 다시 말해 밥을 하거나, 자금을 모아 주거나, 치료를 해 주는 일을 맡아서 하셨지요. 용성조사님께서도 그런 역할만 하셨어요. 독립 자금을 모아서 보내준다거나, 사람을 추천하는 일 등 지원이나 후원하는 일을 하셨지, 직접 전투에 나서서 사람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으셨어요.

둘째,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생명을 해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랑이가 우리 어머니를 물어 죽였다고 합시다. 그때 내가 분노해서 호랑이를 죽인다면 그것은 계율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분노하지 말라’, ‘원수를 원수로 갚지 말라‘ 하는 수행자의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그러나 그 호랑이가 또다시 이웃 할머니를 물어 죽이려고 할 때, 우리는 이웃 할머니를 살리기 위해 그 호랑이를 죽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겠죠. 호랑이가 할머니를 물어 죽이든 말든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그 피해를 막기 위해서 호랑이와 대적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살생하지 않고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면 제일 좋습니다. 그런데 호랑이가 미쳐 날뛸 경우 살생하지 않고는 도저히 방법이 없을 때는 살상을 하게 됩니다.

다른 예로, 뱀이 사람을 물려고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뱀이 그냥 지나가 버리면 좋겠지만, 나를 물려고 할 때는 뱀을 퇴치할 수밖에 없겠죠. 길을 가다가 어떤 남자가 여성을 성폭행하려고 할 때, 말로 해서 그가 멈추면 괜찮은데 계속해서 폭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폭력을 써서라도 그의 행위를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그냥 한두 대 맞고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를 제압해야만 성폭행 행위를 멈출 수 있다면, 그의 행위를 폭력적으로 제압할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하지만 마음에 쌓인 분노 때문에 혹은 원한을 갚기 위한 수단으로써 폭력이나 살생하려는 태도는 수행자의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그러한 행위를 취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정당화될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살생은 살생의 과보를 받아야 하고, 폭력은 폭력의 과보를 받아야 합니다. 내가 받게 될 과보를 감수해서라도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그런 행위를 했다면, 이것은 불교적 관점으로써 행해진 태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조선시대에 의병들은 왕이 명령해서 어쩔 수 없이 폭력이나 살생을 행해야 했지만, 승병들은 일제가 조선 사람을 무차별하게 학살했기 때문에 그것을 막으려고 나섰던 겁니다. 세상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정당방위라고 해서 정당화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승병들은 수행적 관점에서 그 과보를 기꺼이 받겠다는 마음으로 행한 것이에요. 수행자는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정당화하지 않고 과보를 기꺼이 받습니다. ‘다른 사람의 짐을 덜어주겠다’, ‘타인을 살리겠다’ 이런 관점으로 행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손을 든 분은 정토회의 사업계획을 듣고 나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이 혹시 축소된 것이 아닌지 의문을 이야기했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해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요?

“정토회의 새로운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를 듣고 나니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이 조금 축소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통일의병 활동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되나요?”

“지금은 통일보다는 전쟁을 막는 게 우선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2-1차 천일결사의 10대 과제에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표현을 변경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 세계평화에 기여한다’

이렇게 평화를 지켜내는 일에 집중하자고 결정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곧 세계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통일이라는 목표를 버린 것은 아닙니다.

현재 상황은 핵을 가진 북한과 전쟁을 하겠느냐, 평화를 유지하겠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현 정부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통해 전쟁까지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군사력을 강화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이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굉장히 위험한 대응법입니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평화가 정말 위협받는다고 할 때는 우리 모두가 전쟁을 막기 위해 기꺼이 나서야 합니다.

예전에는 남북이 싸워도 미·중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전쟁까지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그래서 남북이 안 싸우려고 해도 싸움이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예전에는 불씨를 막 던져도 주변에 인화물질이 없다 보니 불이 붙을 일이 없었는데, 지금은 주위에 인화물질이 가득 있어서 약간만 문제가 생기면 바로 불이 확 붙어버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 한반도에는 전쟁의 위험이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을 전담하는 평화재단의 전문가들이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정토회만 나선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사회의 원로 어른들과 시민단체 등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합니다. 현재 평화재단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내외의 전문가들과 긴밀히 대책을 의논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일이 생기면, 정토회의 전법회원 모두가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궁금한 점에 대해 답변을 다 하고 더 이상 손들기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없자 법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활동가들은 모둠별로 마음 나누기를 이어가고, 스님은 방송실을 나왔습니다.

내일은 산윗밭에 올라가서 봄맞이 나무 심기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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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통일보다 전쟁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씀,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의병 활동에 나섰던 선조들에 대해 깊이 감사함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2023-03-20 09:41:22

실상

마땅히 하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일은 하지않는 수행자 되겠습니다.

2023-03-20 04:31:58

최영미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글 올려주신 덕분에 세상보는 눈이 넓어집니다

2023-03-17 21: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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