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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인도 성지순례에서 실무 총괄을 맡았던 실무자들을 초대해서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실무자들이 트럭에 인도성지순례 뒷정리 물품들을 가득 싣고 두북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물품을 창고에 모두 내려놓고 아침 8시에 스님과 함께 경주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경주 남산을 산행하면서 이번에 1250명이 참가한 인도 성지순례가 어떠했는지 평가를 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산을 내려와 점심 식사를 하면서 더 세부적으로 평가 회의를 이어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년 인도 성지순례 일정을 잡은 후 모임을 마쳤습니다.
오후에도 두북 수련원에 손님들이 찾아와서 함께 시간을 보낸 후 해가 저물고 나서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저녁 8시 30분에는 일요 명상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151번째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 시간입니다.
국내외에서 시청자들이 모두 접속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제가 있는 이곳 한반도의 남쪽은 아침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춥지만, 낮에는 기온이 10도까지 올라가서 따뜻한 봄날 같습니다. 매화나무에는 벌써 붉은 꽃이 피었고요. 땅에서도 일찍 피는 봄꽃이 이미 피어났습니다. 상사초의 잎은 땅의 가랑잎을 비집고 벌써 10센티나 솟아났습니다.
봄은 벌써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습니다. 앞으로 한두 번 더 큰 추위가 있겠지만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옛 시에 ‘봄이 왔지만 아직 봄 같지 않다(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앞의 봄은 계절의 봄을 말하고, 뒤의 봄은 마음의 봄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수행 정진을 꾸준히 하면 마음의 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행 정진을 해도 예전보다 더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꽃샘추위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정진하면 괴로움이 점점 사라지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주를 지나 3월이 되면 한국은 초봄으로 들어갑니다. 명상으로 괴로움의 겨울을 쫓아내고 행복의 봄을 맞이해 봅시다. 모든 괴로움은 생각이 만든 것입니다. 생각을 쉬면 괴로움이 사라집니다.”
오늘은 30분씩 두 번 연속으로 명상을 하는 날입니다. 먼저 스님이 명상을 하는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자세를 바로 하고 마음가짐을 편안하게 합니다. 눈을 감습니다. 그러면 이곳이 미국의 뉴욕인지, 인도의 보드가야인지, 한국의 서울인지, 공간 개념이 사라집니다. 또한 아침인지 저녁인지 시간 개념도 사라집니다. 몸에서는 오직 들숨과 날숨만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은 가만히 있지 않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끊임없이 만들어 냅니다. 이런 생각을 멈춰야 합니다.
생각이 멈춰지지 않을 때 생각이 멈추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려면 생각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됩니다.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호흡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면 아무런 괴로움이 없습니다. 이렇게 편안하게, 그러나 호흡에 뚜렷이 깨어있어 봅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나도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오직 호흡만 알아차립니다.”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첫 번째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30분 동안 고요한 정적이 흐른 후 죽비 소리와 함께 다시 스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한 상태로 천천히 일어나서 포행을 합니다. 움직일 때는 자신의 동작을 알아차립니다. 걸을 때 왼발이 나가면 왼발이 나가는 줄 알고, 오른발이 나가면 오른발이 나가는 줄 알고, 자신의 동작을 뚜렷이 알아차립니다. 시작하겠습니다.”
포행을 하고 나서 다시 30분 동안 명상을 했습니다.
명상이 끝나자 실시간 채팅창에 소감들이 올라왔습니다. 스님이 직접 올라온 소감들을 읽어준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따로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수행법회에서 있었던 내용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기도를 하다 보면 빠져있던 감정이나 생각에서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럴 때는 마음이 여유롭고, 이대로 참 좋고, 기도의 공덕이 크다는 생각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는 일과 마음 모두에 깨어있어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마음을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쉽게 산란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알아차리기는 하는데, 이미 산란해진 마음이 금방 가라앉지는 않는 것 같아 스스로에게 아쉬움이 듭니다. 떨어져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인정과 애정을 구하는 마음이나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처럼 바깥을 향하는 마음이 산란함을 낳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산란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원인이 욕심에 있다면 욕심을 탁 놓아버릴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일상적으로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리고 싶은데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질문자가 욕심을 부리고 있네요. 아무 노력은 안 하고 결과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한 푼 두 푼 벌어서 언제 집 사고, 차 삽니까? 탁! 단박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겠습니까?’ 하는 얘기나, ‘욕심을 단박에 놓아버리는 방법이 뭐가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이나 모두 똑같습니다.
도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나, 돈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나, 얻겠다는 마음이 수행의 장애가 되는 겁니다. 그 대상이 돈이냐, 도냐 하는 것은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아무런 노력도 안 하고 단박에 얻어버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는 생각은 허황된 생각입니다. 욕심이 눈을 가리고 있다는 얘기예요.
단박에 얻고 싶다면 생각을 딱 멈추면 됩니다. 모든 것은 다 생각으로 짓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눈 감고 생각을 딱 멈춰버리면 아무 일도 없습니다. 그러면 또 이런 질문을 할 거예요.
‘생각이 안 멈춰지는데 단박에 생각이 멈춰지는 방법이 뭐겠습니까?’
꾸준히 연습을 해야 생각이 멈춰집니다. 바라는 마음을 놓아버리면 괴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맞는데, 그 바라는 마음이 안 놓아지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한 것 아니겠어요? 상을 짓지 않으면 괴로움이 없습니다. 그리고 집착을 하지 않으면 괴로움이 없습니다. 그런데 집착이 안 놓아집니다. 왜냐하면 상이 자꾸 지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모두 무지에서 발생합니다. 그러면 또 ‘무지를 단박에 깨뜨릴 방법이 뭡니까?’ 하고 물을 겁니다. 이렇게 끝없는 의문이 드는 이유는 일확천금을 바라는 마음으로 사물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쭉 해나가는 것은 그럴듯한데 결국은 욕심이 좀 과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원인을 규명했다 하더라도 그 원인을 해결하려면 탁 꿰뚫어 봐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노력과 연습이 필요해요. 어떤 사람이 그런 경지에 이르렀을 때 그 결과만 보고 나도 단박에 되는 방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의문이 드는 겁니다. 꾸준히 연습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네! 스님 말씀을 들으면서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정진을 해야 되는데, 제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꾸준하게 수행정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뭐든지 오래 한다고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첫째, 바른 길을 가야 합니다. 즉, 바른 관점을 가져야 됩니다. 둘째, 바른 관점을 갖더라도 우리는 늘 산만해지기 때문에 그 바른 관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전거를 어떻게 타는지도 모르고 타면 굉장히 혼란스럽지만, 어떻게 타는지 잘 아는 사람에게 배우면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습니다. 운전을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정확하게 배워야 합니다. 잘 배우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배우는 시간이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아무리 잘 배워도 그것을 익히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연습도 하지 않고 ‘운전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운전을 잘하는 방법은 없습니까?’ 하는 질문을 한다면 욕심에 눈이 어두운 것입니다.
바르게 알고 바르게 행해야 합니다. 바르게 알지 못하면 아무리 오래 연습해도 되지 않습니다. 서울을 가려면, 첫째, 방향을 바르게 잡아야 합니다. 방향을 잡았다고 바로 서울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꾸준히 걸어가든지, 차를 타고 가든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단박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내일은 새벽 3시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하여 서울로 이동한 후 오전에는 부처님의 출가재일을 기념하여 8일 출가열반 정진 입재법문을 하고, 오후에는 2차 만일결사부터 평화재단, 에코붓다, 좋은벗들, 사료편찬특별위위원회에서 새로 일하게 된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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