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17. 정토경전대학 세계 불교 1강
“불교는 어떻게 세계로 전해졌을까요?”

안녕하세요. 서울 정토회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10시에 인도 성지순례 실무준비팀과 회의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부처님의 탄생 성지인 룸비니에서의 행사 일정부터 점검을 했습니다. 이어서 쉬라바스티 기원정사에서의 행사 일정, 상카시아에서의 행사 일정을 검토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12시에는 평화재단으로 이동하여 오후 내내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하고, 다시 정토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8시부터는 정토경전대학 생방송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주에는 한국불교사와 한국불교에서 새로운 운동을 전개한 용성조사님의 불교 혁신 운동에 대해서 학습했습니다. 경전대학 학생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오늘은 세계 불교의 현황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세계로 퍼져 나간 불교

“부처님께서는 지금부터 2600여 년 전 지금의 인도 대륙에서 태어나셔서 출가하시고 도를 이루셨습니다. 또 인도에서 평생 교화를 하셨고 열반에 드셨습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고 200여 년간은 주로 부처님께서 활동하셨던 아리안 문명 지역인 힌두스탄 평원 일대에 불교가 전파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소카대왕이 인도를 통일하고 불교에 귀의하면서 많은 전법사들을 이웃 나라에까지 파견했습니다. 그렇게 불교는 힌두스탄 평원 지대에서 인도 대륙 전체로 퍼져나갔고 나아가서 인도 대륙 밖 아시아 대륙에도 점점 퍼져나갔습니다. 주로 교통로를 따라 전파가 되었어요. 인도 벵골만 지역에서부터 해로를 따라 스리랑카로, 미얀마로, 타일랜드로, 말레이시아로, 인도네시아로 퍼져나갔습니다. 가야불교도 해로를 따라 도착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에 육로를 따라서도 퍼져나갔습니다. 인도 대륙은 남, 동, 서쪽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은 히말라야산맥이 외부와 지리적 장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아라칸 산맥, 서북쪽으로는 힌두쿠시산맥, 서쪽으로는 타르 사막에 둘러싸여 있어서 폐쇄적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펀자브와 카슈미르 지역에서 카이버고개를 넘어서 북쪽,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쪽으로 전파되면서 외부로도 통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실크로드를 따라서 서쪽으로는 로마에, 동쪽으로는 중국으로 전파가 됐어요. 이렇듯 육로는 대부분 동서양의 교통로인 실크로드를 따라서 전파가 됐습니다.

아소카왕의 아들과 딸이 출가해서 스리랑카에 불교를 전래했습니다. 초기에 부처님의 말씀은 문자로 기록되지 않고 모두 팔리어로 암송을 해서 전해졌습니다. 당시 팔리어는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기록을 할 수가 없었어요. 최초의 불교 경전은 스리랑카 언어로 기록되었습니다. 스리랑카 언어로 팔리어를 음역 해서 기록을 했어요. 불교 역사에서 스리랑카가 중요한 이유는 최초로 불경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소승불교는 스리랑카로부터 미얀마로 전해졌고, 또 인도 대륙으로부터 미얀마로 전해졌습니다. 다시 미얀마에서 타일랜드, 캄보디아, 라오스 남부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거쳐서 인도네시아 지역으로 전파되어 나갔습니다. 또한 불교는 인도 대륙의 북쪽으로 올라가서 실크로드를 타고 서역을 통해 중국의 장안에 처음 전래가 되었습니다. 북방민족이 중국을 점령하는 시기에는 북방민족들이 주로 서역의 교통로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서역을 통해 들어온 불교가 중국에도 급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때 고구려에도 불교가 들어왔고, 동진을 통해서 백제에도 불교가 들어왔고, 또 고구려와 백제에 들어온 불교는 일본으로 전래가 됩니다.

이렇게 대승과 소승이 모두 인도 밖으로 전래가 됐는데 남쪽은 대부분 소승이 정착해서 우위를 점유했고, 북쪽에 위치한 중국, 한국, 일본은 대승이 주류를 형성했습니다. 이를 두고 각각 남방 불교와 북방 불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어서 스님은 세계 불교의 현황에 대해 나라 별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소승불교권에 해당하는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불교 현황을 훑어본 후, 대승불교권에 해당하는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의 불교 현황을 살펴보고, 밀교권에 해당하는 티베트, 네팔, 부탄, 몽골의 불교 현황을 개괄적으로 배워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서양으로 전래된 불교 현황과 특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서양으로 전파된 불교

“유럽은 200년 전에 불교가 전파되었습니다. 특히 테라바다 불교가 교학적으로 자리를 잡고 그에 따른 명상이 발달했습니다. 그래서 19세기 최대의 역사적 사건이 불교가 서양에 전파된 것이라고까지 평가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불교와 서양문화의 만남이 ‘신은 죽었다’라고 한 니체와 같은 서양의 많은 근대 실존주의 사상가들을 배출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는 명상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에서는 지식인들이 주말에 모여서 명상하는 것이 고급문화로 자리 잡았어요. 불교가 유럽에서는 종교라기보다는 심리학이나 철학, 명상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불교가 유럽에서는 신학문이에요. 우리나라에서 기독교가 초기에 신문물이었던 것과 같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이나 태국, 스리랑카 이민자들이 불교를 전파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주류 사회에는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종교박람회를 통해 불교가 공식적으로 전해졌어요. 그전에 1871년 시카고에서 대형 화재가 일어나 도시가 완전히 전소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죽거나 다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세계 종교박람회를 시카고에서 개최했습니다. 그때 일본인 스즈키가 선불교를 처음 발표하고 스리랑카의 세계적인 전법사인 다르마빨라가 남방불교를 전했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남방불교의 수행법인 위빠사나가 많이 전래되어 내부에 이미 지도자가 생겨났습니다. 미 동부 지역에 인사이트 명상센터라고 하는 큰 명상센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스님들이 안거에 들어가듯이 한 달, 두 달이나 석 달 명상하는 프로그램이 상당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선불교의 영향으로 고급스러운 정원을 꾸밀 때는 불상이나 탑을 두고, 대나무를 심는 경우도 많았어요. 이렇게 미국에서는 불교를 종교가 아니라 심리학이나 철학, 문화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연예계에는 티베트불교가 많이 전파가 되어서 윤회 사상과 환생을 주제로 영화도 많이 나오잖아요. 이렇게 미국에서 불교는 정신적 공허함을 달래는 명상이나 신비주의가 현재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천불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신비주의나 명상 그리고 교학을 경험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신비주의나 명상이나 교학을 먼저 경험해 보고 거기에 어떤 한계를 느낄 때 실천불교가 자리 잡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브라질, 호주, 멕시코에도 불교가 상당히 전파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아직 소수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이자 하나의 문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기독교는 거의 쇠퇴해 가는 종교고 문화적으로만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전에도 설명했듯이 인도에서는 마우리아 왕조인 아소카왕 때 불교가 결합한 마우리안 문명은 당시 세계 최고의 문명을 이룩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당-송시대에 불교와 결합한 세계 최고의 문명을 꽃피웠습니다. 이런 역사를 볼 때 오늘날 서양문명과 불교가 만나 인류의 새로운 문명을 꽃피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서양문명이 꼭 유럽이나 미국을 일컫는 것은 아니에요. 오늘 우리 정토회의 활동도 불교와 서양문명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는 서양문명의 영향을 받았으니까요. 서양 물질문명의 한계를 불교의 정신적 가르침으로 극복한다면 새로운 문명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거죠. 그것이 한국에서 생겨날지 미국에서 생겨날지 유럽에서 생겨날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전통에 안주하기만 하는 불교는 하나의 문화나 세력으로서는 존재할 수 있어도 인류의 문명을 이끌어갈 비전은 되기 어려워요.

다음 시간에는 전통 불교에 한계를 느끼거나 실망하여 나름대로 새로운 불교를 시작해서 어느 정도 세력을 가진 단체를 알아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알려진 곳들을 살펴보면서 불교가 미래 문명에 어떤 비전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여기까지 강의를 한 후 이번 주 수행 연습 과제를 이야기하고 생방송 수업을 마쳤습니다. 학생들은 교실별로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여 마음 나누기를 하고, 스님은 방송실을 나왔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한 후 인도 성지순례 실무준비팀과 회의를 하고, 오후에는 방송팀과 인도 현장에서 방송 및 촬영 계획에 대해 논의한 후 평화재단 기획위원회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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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덕

감사합니다

2024-01-26 14:58:21

장수남

스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스님에 글과 영상이 인연이 되어 스스로 중심을 잡고 살고 있습니다. 영상과 글을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

2023-02-16 10:53:34

김희복

스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2023-01-24 18: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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