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2. 전법활동가 법회(시무식)
“새해에도 복 많이 지으시고 행복하시기를”

안녕하세요.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만일결사 회향 기간에 활동가들에게 주어진 10일간의 재정비 기간이 어제 끝났습니다. 스님의하루 제작팀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휴가를 1월로 연기하고 방송과 스님의하루를 제작해주신 정윤미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10시부터 전법활동가 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새해 첫 법회이기 때문에 소박한 시무식을 함께 겸했습니다.

만일결사 회향 기간에 정토회 대표직을 대행하고 있는 무변심 법사님이 인사말을 한 후 이어서 특별 손님을 초대했습니다. ‘인간시장’의 저자로 유명하고, 국회에서 의정활동도 많이 하셨던 김홍신 작가님이 화상으로 법회에 참석해 새해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홍신입니다. 1차 만일 기도를 잘 마치고 2차 만일기도를 시작을 준비하는 전법활동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세상이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집트 교훈에 사람이 삶을 마치고 하늘에 올라 천국과 지옥을 결정할 때, 딱 두 마디밖에 안 묻는답니다. ‘살아있는 동안 내가 기뻤는가?’, ‘남도 기쁘게 했는가?’ 둘 다 기쁘게 했으면 천당, 둘 중에 하나라도 아니라면 지옥,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토회 전법 활동가들은 수행 정진으로 스스로 기쁨을 누렸고, 전법 활동으로 남을 기쁘게 했으니, 모두 천당·극락은 이미 예약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붓다를 닮아갈 수 있게 하는 법륜 스님의 참 아름다운 가르침을 여러분과 함께 접할 수 있어서 저도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여러분의 수행 정진하고 전법하는 활동이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을 주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음은 전법활동가들 모두가 새해 다짐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대중 모두가 스님에게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새해 인사를 겸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2023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해에도 복 많이 지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가져온 결과

요즘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과학이 이렇게 발달하고 사회가 이렇게 민주화됐는데도 욕망에 찌든 인간의 어리석음은 과거보다 더 심해져서 도무지 지혜롭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하고, 타인을 존중할 줄도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우리가 사는 삶의 바탕인 지구 환경을 파괴해서 기후 위기를 초래하고, 온갖 사치와 향락을 즐길 돈은 있어도 굶주리고 병들어 죽어 가는 수많은 사람을 구호할 작은 자비심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함께 써야 할 재화를 소수 사람이 독점해서 쓰는 ‘그런 사람’을 부러워하고, ‘그런 나라’를 부러워합니다.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서 그렇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서 그렇다’ 이런 허무맹랑한 논리에 휘둘려서 부처님 법을 만나고도 거기에 기웃거립니다.

바른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몰라서 그렇다 하더라도, 법을 만나서 수행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승복까지 걸친 사람들이, 그런 허무맹랑한 것에 기웃거린다면 어찌 이것을 불자라고 하겠습니까? 이는 마왕의 자손들이 붓다의 옷을 입고, 붓다의 이름을 걸치고 행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런 데서 우리는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으로 돌아가고, 역대 조사들이 가졌던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세간에는 남녀 차별도 없고, 계급 차별도 없는 이런 시대에 불법 문중 안에 승속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민주사회에서 서로 다른 역할이 있을 뿐이지 성직이 어디 따로 있겠습니까, 어떻게 자기 직업을 성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먹는 음식이 성스럽고, 결혼 안 한 것이 성스럽다고 한다면 요즘 결혼 안 한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인해 성스러움도 계속 늘어나는 것일까요? 그러면 왜 결혼 안 하는 것을 걱정하고 그럴까요, 칭찬해야지요.

이제는 그들이 스님이든, 목사든, 신부든, 일반인이든, 누구든 모든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에게 어떤 성스러움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남자도 존중할 줄 알고, 남자에게 성스러움이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브라만도 존중할 줄 알고, 브라만에게 아무런 성스러움이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천민이라고 이름 붙인 사람도 존중할 줄 알되, 그들에게 천하다고 할 아무런 것도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일체 사람을 평등하게 봐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존중해야 합니다. 내 아들만 귀한 것이 아니라 남의 아들도 귀하고, 내 부모만 귀한 것이 아니라 남의 부모도 귀한 줄 알아야 합니다. 내 나라만 귀한 게 아니라 이웃 나라도 귀한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사람을 살상하는 무기를 만들어 수출해서 수많은 전쟁에 한국제 무기가 사용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을 어떻게 불자라고 할까요? 부처님께서는 무기를 만들지도 말고, 보관하지도 말고, 팔지도 말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한다고 욕할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붓다가 가르치지 않는 수많은 직업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자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관점을 우리는 가져야 합니다.

내 편이면 뭐든지 다 옳다고 하고, 남의 편은 다 그르다고 하고, 남한이면 다 옳고, 북한이면 다 틀리고, 일본이나 중국도 다 틀리고, 미국이 하는 건 다 옳고, 러시아가 하는 것은 다 틀리다는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를 갖는다면, 우리가 굳이 부처님의 법을 배울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전쟁을 남의 나라가 일으켰든, 우리나라가 일으켰든, 전쟁은 옳지 않으니 무조건 멈춰야 한다는 관점을 우리는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어떤 나라 사람이든, 누구든 굶주리고 병든다면 먹어야 하고 치료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어떤 사람이든 기후 환경을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은 멈추도록 권유해야 합니다.

‘전기는 마음껏 쓰고 발전소는 만들지 마라.’

‘물은 마음껏 쓰고 싶고 댐은 만들지 마라.’

‘플라스틱은 마음껏 쓰고 비닐, 쓰레기는 버리지 마라.’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런 모순 속에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모순을 없애려면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바른 길로 나가야 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정토회가 걸어온 길

지난 만일을 돌아보면, 정토회는 이런 허황된 생각을 하지 않고, 즉 복을 빌고 죽음을 팔아서 돈을 모으지 않고도 자립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들이 적은 돈이지만 좋은 일에 기꺼이 내는 무주상보시와 아무런 대가 없이 나와 세상을 위해서 봉사해준 자원 활동 덕분입니다. 정토회는 작은 새싹을 하나 틔운 것에 불과합니다. 이 세상의 큰 흐름에서 볼 때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부처님 당시에 가난한 여인의 등불 이야기처럼 정토회의 활동은 가난한 여인이 저 숲 외곽에 켠 작은 등불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왕이 켠 수백 개의 등불 속에서 그 등불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깊은 밤이 되고 모든 등불이 꺼졌을 때, 그 등불만이 빛이 났듯이 세상이 점점 어지러워질수록 정토회의 활동은 빛을 발할 것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이 좋은 법이 우리에게만 머물지 않고 우리 주변으로, 우리나라에 머물지 않고 전 인류에게로, 기성세대에 머물지 않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로 전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고, 사람도 살고 많은 동식물도 사는, 그런 꿈과 희망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합니다.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치에 맞는 바른길이라면 이렇게 가야만 인류가 처한 환경 문제, 절대빈곤 문제, 분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성과나 성패를 따지지 말고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이제 전 세계를 향해

그런 길을 향해 정토회는 1차 만일결사 동안 실험을 해온 것인데, 그 실험은 실패하지 않았고 ‘해볼 만하다’라고 할 정도의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앞으로는 그 성과를 상용화해서 모든 사람이 다 사용할 수 있도록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이것이 2차 만일결사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에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십사 하는 부탁 말씀을 드리며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여기까지 새해 인사를 갈음한 후 이어서 2차 만일결사의 시작을 앞두고 정토회의 개편 방향에 대해 결사행자 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을 공유해 주었습니다.

전법활동가 법회와 수행법회의 통합 여부, 그에 따른 전법활동가 모둠과 일반회원 모둠의 통합 여부, 새로 도입하는 법사 추천 제도 등 여러 가지 변화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후 활동가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활동가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한 후 전법활동가 법회 생방송을 모두 마쳤습니다. 활동가들은 모둠 별로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여 마음 나누기와 법사 교육대상자를 추천하는 시간을 가졌고, 스님은 방송실을 나왔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결사행자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천일준비위원회에서는 조직 개편을 위해 다양한 여론 조사를 진행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이 여는 말씀을 했습니다.

“여론 조사 결과를 참고하되 각양각색의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상호 모순이 되지 않도록 해결책을 마련해가는 회의 진행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결사행자들은 세 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한 후 오후 4시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인도성지순례 실무준비팀과 화상으로 회의를 하고, 정토경전대학 생방송 수업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73

0/200

선우

감사합니다.

2023-01-23 09:34:06

최영미

만일결사가 궁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2023-01-08 10:20:10

보각

감사합니다

2023-01-07 20: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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