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0.31 전법활동가 법회(아잔 술락 특별법회), 국제지부 수련
“스님은 인스타그램이나 SNS에 무엇을 가장 올리고 싶으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INEB(국제참여불교연대) 행사를 모두 마치고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3층 설법전에서 서울 공동체 대중과 함께 새벽 기도와 명상을 하고, 지하 1층 식당에서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스님은 INEB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수고한 공동체 대중들을 다시 한번 격려했습니다.

“INEB 대회 기간 동안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11월에는 일정이 많네요. 김장도 해야 하고, 추수도 해야 하고, 수확물을 사회 인사들에게 선물도 보내야 하고, 만일결사 회향수련도 있고, 정일사도 해야 하고, 모든 일정을 좀 빠듯하게 진행이 될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으니까 마음 관리를 잘하셔서 밝은 얼굴로 생활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부탄에서 온 탁시 장모 박사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침식사 잘하셨어요.”

“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INEB 대회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스님은 부탄이 대안 문명의 새로운 모델을 한번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부탄은 인구가 백만이 안 되는 작은 나라예요. 세계에서 전통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고, 아직 미개발 지역입니다. 그러니 부탄이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삶도 또한 개선해야 합니다. 그러니 적은 돈을 들여서 자연도 파괴하지 않으면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런 대안적인 모델을 부탄에서 개발하면 좋겠어요.

무조건 이익 중심이나 편리 중심의 개발이 아닌 자연과도 조화를 이루고 빈부격차도 벌어지지 않는 방식의 개발을 하나의 국가 단위에서 구현해 본다면 부탄 같은 나라가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라가 너무 크면 이런 모델을 만들기가 어렵거든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국왕을 뵙든지 해서 이런 연구가 더 깊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탁시 장모 박사님은 스님의 뜻을 부탄에 꼭 전하겠다고 했습니다. 곧바로 오전 8시부터는 서초회관 1층에서 1차 만일결사 회향수련과 회향식 프로그램에 대해 결사행자, 법사단, 지부장이 모두 모여 긴급회의를 했습니다.


몇 가지 우려사항을 수렴한 후 행사 진행 방법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10시부터는 전법활동가 법회를 생방송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INEB 대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술락 박사님이 특별 법회를 해주었습니다.

먼저 스님이 한국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오늘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기도 민망하게 가슴 아픈 날입니다. 우리의 젊은 자녀들이 축제에 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155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그분들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잠시 명상을 하겠습니다.”

잠시 명상을 하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지난 일주일 동안 한국에서 열린 INEB 대회의 경과를 간략히 소개하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지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토회와 같은 생각을 가진 전 세계 참여 불교인들과 같이 문경 연수원에 모여서 INEB 콘퍼런스를 했습니다. 자원봉사자가 600여 명이나 참여해서 모든 행사가 잘 이루어졌습니다.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아주 흡족해하셨고, 이렇게 정토회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에 놀라워했습니다. 여러분의 친절과 빈틈없는 후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제가 대신 받았습니다. 제가 받은 걸 여러분께 지금 나눠 돌려드리겠습니다.”

이어서 술락 박사님을 소개하고 박사님에게 반 배로 법문을 청했습니다.


술락 박사님은 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각각의 계율이 갖는 의미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법문을 마치고 전법활동가들로부터 몇 가지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은 후 술락 박사님 특별 법회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대표 김은숙 님이 정토행자상 추천 기준과 절차를 안내했습니다. 스님이 한 차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관련한 질문을 받은 후 법회를 마쳤습니다.

술락 박사님을 모시고 근처 식당으로 이동하여 점심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식사를 나누며 한국에서 INEB 대회에 참가해 본 소감이 어떠한지 이야기도 나누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조언도 들었습니다.


술락 박사님은 태국으로 돌아가시고, 스님은 곧바로 차를 타고 선유동 문경 연수원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두 시간을 달려 오후 4시에 문경 연수원에 도착했습니다.

문경 연수원에는 INEB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한 국제지부 자원봉사자들이 모여서 마음 나누기와 평가회의 및 수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30명의 봉사자들이 한국에 귀국하여 이번 INEB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스님은 행사장 뒤에서 보이지 않게 수고를 해준 국제지부 봉사자들을 격려하며 선유동 계곡을 함께 산책했습니다.

INEB 참가자들이 한국의 가을을 만끽하는 동안 활동가들은 그들을 뒷바라지하느라 가을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해외 활동가들에게도 무척 반갑고 설레는 가을 풍경이었습니다. 지난주에 INEB 참가자들과 산책했을 때에 비해 단풍이 많이 졌지만 활동가들은 무척 기뻐했습니다.


학천정 계곡에 도착해서 흐르는 물을 앞에 두고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구호를 무엇으로 할지 머뭇거리는 사이 스님이 의견을 냈습니다.

“자, 세계전법을 물 흐르듯이!”

활동가들도 다 함께 ‘세계 전법을 물 흐르듯이!’ 하고 외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학천정 계곡을 나와 연수원으로 돌아갈 때는 도로를 걸었습니다.


인적이 드물어 도로 위에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았습니다.

“도로를 우리가 다 점령했네요.” (웃음)

경치 좋은 풍경을 만날 때마다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단풍 든 산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는 살고 있는 나라 별로도 찍었습니다.

멀리 가을 산에 폭 쌓인 연수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산길을 넘어 연수원에 도착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부터는 국제지부 봉사자들을 위한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INEB 대회 평가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개선점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국제지부에서 봉사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여러 명이 손을 들고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홍보를 담당하는 분이었는데 이번에 홍보 업무를 하면서 어떤 내용을 SNS에 올리면 좋을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스님은 인스타그램이나 SNS에 무엇을 가장 올리고 싶으세요?

“제가 국제지부에서 홍보를 맡아서 하다 보니 만약에 스님이 직접 인스타그램이나 SNS를 하신다면 어떻게 하실 건지 궁금해졌어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감각적인 사진과 영상에 민감한 사람들인데 어떤 내용을 SNS에 올려야 할지 늘 고민이 됩니다. 저희가 기초로 삼고 있는 자료는 ‘스님의하루’인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님이라면 SNS에서 어떤 것을 가장 전하고 싶을까 궁금합니다. 저희가 스님의 뜻을 왜곡하지 않고, 바르게 전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질문입니다. 세상에서 효율적인 것과 수행적 관점을 갖는 것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INEB 대회에서 대만에서 온 닥터 요 박사가 스님이 쓴 책을 보여주면서 ‘깨달음이 무엇인지 요약해서 말해 달라, 책을 쓸 때 무엇을 말하려고 했느냐’ 이런 질문을 했잖습니까? 그런데 저한테는 ‘무엇을 전해야 한다’ 이런 게 없어요. 요구가 있을 때 대답을 하는 것이지, 요구가 없는데 ‘이런 말을 해야 한다’ 이런 게 없다는 겁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세상에서 겪는 여러 문제를 가지고 사람들과 대화를 할 뿐이에요. 그 대화가 여러분들이 볼 때 유익하다 싶은 것을 활용하면 됩니다. 스님은 어떤 것을 더 강조해서 SNS에 내보내고 싶은지 여러분들은 당연히 알고 싶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그런 것이 별로 없어요.

정토회가 지향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다 잘 알고 있잖아요. 기후위기를 막아야 하고, 사람 사이의 갈등을 해소해야 합니다. 바깥으로 드러나는 것은 다 다르지만 모든 괴로움의 원인은 결국 욕망이에요. 욕망이 모든 괴로움의 뿌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행을 통해 욕망에 끌려 다니지 않게 되면 우선 본인부터 허덕이는 인생에서 해방될 수 있고, 사람과의 갈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또 그것은 지구 파괴를 막아내는 길이기도 합니다.

굳이 따져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수행입니다’ 이렇게 대답할 수는 있지만, 저는 기업처럼 홍보를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것은 홍보를 하는 여러분이 이렇게 고민을 해보셔야 해요.

‘아! 만약에 세상 사람들을 기준으로 한다면 스님의 말씀은 이쪽에 초점을 맞춰서 이렇게 홍보할 때 정토회의 사상을 널리 전할 수 있고, 세상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님에게 유리하도록 하라는 게 아니라 어떤 메시지가 세상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좋은 게 있어도 세상 사람들이 모르면 그걸 이용하지 못하잖아요. 그러니 이것을 세상 사람들이 유용하게 이용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여러분들이 제안하고 연구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질문자가 이런 방향으로 운영을 해보자고 제안을 하면 좋겠어요. 물론 정토회를 대표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국제지부 안에서 여러 활동가들과 의논을 해서 정해야죠. 질문자가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자꾸 제안해서 국제지부에 의견을 올리면, 쟁점이 되는 내용에 대해서 스님이 ‘그건 좀 안 되겠는데’ 또는 ‘그건 괜찮겠다’ 이런 말은 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연구해서 방향을 제안하겠습니다.”

여러 명의 질문들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대화를 시작한 지 두 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왜 참여불교를 하고 있는 세계인들이 정토회에 관심을 갖는지 그 이유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정토회가 하고 있는 활동들은 유기농, 재활용까지 포함해서 모두 다 세상 사람들이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두북 수련원처럼 폐교를 빌려서 생활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이 없어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버려진 폐교를 이용해서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은 자원 재활용에 들어가잖아요? 또 농지를 사서 농사를 짓는다면 엄청나게 비용이 많이 들 겁니다. 그런데 동네 노인들이 나이가 들어서 경작하지 못하는 논을 빌려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 또한 재활용에 들어갑니다.

버려진 폐교, 버려진 농토를 재활용하는 이유

이런 방식의 모델은 비록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뜻이 있으면 자기 나라에서도 실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심 속 빌딩이나 산속에 넓은 수련장에서 정토회가 어떤 활동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우리는 빌딩이 없어서 못 한다’, ‘문경 수련원 같은 공간이 없어서 못한다’ 이렇게 반응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구나 물건만 재활용할 것이 아니라 모든 유휴 시설을 어떻게 재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경제적 절약에 도움이 되지만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확산시킬 때도 매우 도움이 됩니다.

정토회의 시작도 ‘사람의 마음이 청정하면 그가 곧 수행자이다’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겁니다. 굳이 스님들과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꼭 기와집을 지어야 절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날 정토회가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된 겁니다. 코로나 펜데믹 시기에 신속하게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도 마찬가지이고요.

정토회가 하고 있는 일은 안에 있는 여러분이 볼 때는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INEB 대회에서 보셨듯이 외부 사람들이 이런 활동을 봤을 때는 큰 감명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인류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에 대해서 대안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토회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거예요. 그런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봉사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님은 INEB 대회 진행을 하기 위해 먼 해외에서 비행기까지 타고 온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국제지부 봉사자 모두에게 니와노 평화상 기념집을 한 권씩 선물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대강당을 나오니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운문사에 들러 INEB 행사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해주고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온 후 밭에 가서 겨울 채소를 심고, 저녁에는 정토경전대학 금강경 수업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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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세계전법을 물 흐르듯이~

2022-11-17 17:04:18

임효신

늘 감사드립니다.

2022-11-14 22:48:59

김정구

스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

2022-11-04 09: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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