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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오전과 저녁에 전법활동가 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스님은 3시 30분에 일어나 4시부터 화상회의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독일정토회 회원들과 온라인 총회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 시간은 독일 시간보다 8시간 빠릅니다. 한국은 새벽이지만 독일은 오후 8시였습니다.
독일정토회 회원들이 너무 늦은 밤에 참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간을 조정하다 보니 한국은 새벽 4시가 되었습니다.
“여러분과 총회를 하기 위해 저는 새벽 예불도 빠지고 방송실에 앉았어요. 여러분도 어제 전법행자대회를 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기 때문에 오늘은 제가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났어요.” (웃음)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나서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시차는 아직 극복을 못하고 있습니다.
준비된 안건에 대해 의결을 하고, 회계 감사 보고와 새로운 이사를 선출한 후 온라인 총회를 마쳤습니다.
오전 6시 10분부터는 두북 공동체 대중과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소심경을 외우며 밥을 먹는 동작과 마음에 깨어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대중이 스님에게 한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수행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생활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두북 수련원의 도량이 넓고, 대중도 많이 살다 보니까, 곳곳에 정리정돈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절에서는 세 가지를 꼭 지켜야 합니다.
첫째, 조용해야 합니다.
둘째, 청소를 잘해서 깨끗해야 합니다.
셋째, 어느 곳이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옛날부터 가난한 집이라도 깨끗한 집이 있는 반면에 부유한 집이라도 지저분한 집이 있거든요. 우리도 비록 가난하지만 깔끔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재활용품을 유통하고, 농사를 짓고, 터가 넓고, 대중도 많이 살다 보니까 정리정돈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정리정돈을 누군가 한 명이 도맡아서 하게 되면 금방 지치게 됩니다.
대중이 두 명만 살아도 한 명은 물건을 벌여놓고, 다른 한 명은 따라다니면서 치우기에 급급한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로 깔끔해야 정리정돈이 잘 되었다고 보는지 각자의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어떤 사람은 ‘별 일 아니다’ 하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너무 지저분하다’ 하고 말합니다. 그래서 늘 서로를 시비하게 돼요.
여러분 중에서도 늘 뒷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대다수는 뒷정리를 안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럴 때 서로를 시비할 게 아니라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갖고 흐트러진 물건이 보이는 대로 누구를 가릴 것 없이 정리정돈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이 울력 시간에만 바짝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그냥 내버려 두는데, 틈나는 대로 정리정돈을 해야 해요.
평소에 뒷정리를 잘하는 사람도 혼자서 뒷정리를 도맡아 하여 불평하지 말고 대중공사에 건의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혼자서 불평불만을 하는 것은 수행자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에요. 수행자는 항상 평정심을 갖고 대중공사에 제안을 해야 합니다. 마음이 불편한 것은 개인의 문제예요. 수행자는 무슨 일이든 마음이 괴로운 것에 대해 남의 탓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지저분한 것을 내버려 두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항상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건의해서 회의를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수행공동체 대중의 생활과 관련된 일을 자원봉사자에게 부탁하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마치 내 일을 남에게 시키는 것과 같아요. 공적인 일은 자원봉사자와 함께 해야 하지만, 수행공동체 대중이 밥 먹고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일은 절대로 자원봉사자에게 맡겨서는 안 됩니다. 이 원칙을 꼭 명심하시고 생활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말씀을 명심하며 해탈주 삼독을 한 후 발우공양을 마쳤습니다.
해가 뜨고 오전 10시부터는 주간반을 위한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화상회의 방에 전법활동가들의 얼굴이 가득 차자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어제 전법행자대회에서 시간이 부족해 발언을 못한 사람들이 많았나 봐요. 오늘은 어제 공유하지 못한 내용을 먼저 소개하고, 그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린 후 질문을 받겠습니다.”
전법활동가들의 다양한 제안과 의견에 대해 스님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든지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지난 6개월 동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며 고백을 했습니다.
“저는 경전대학 진행자인데요. 저희 반 담당자 분과 6개월 전에 부딪혔습니다. 대화 도중 저를 야단치는 것 같이 들려서 기분이 나빴어요. 그래서 지부 담당자분에게 전화했더니, 지부 담당자와 직접 소통하는 것은 순서가 아니라면서 반 담당과 먼저 이야기하라고 했습니다. 그 순간 제가 화가 치밀어 ‘너희들끼리 잘해 먹어라. 자자손손 잘해 먹어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제가 잘못한 걸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모르는 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를 빌려 공개적으로 사죄드립니다. 어릴 때부터 형성된 저의 오랜 습관이 튀어나왔는데 정말 사과드려요.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솔직한 고백에 스님도 웃으며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네, 참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자서 포살을 하셨습니다. 잘 받아들이겠습니다. (웃음)
그런데 지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한 게 잘못된 건 아니에요. 정토행자는 바로 윗 단위와 소통이 잘되지 않을 때 한 단계 건너서 소통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만 문제를 제기할 때 기분이 나빠서 감정적으로 말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모둠장에게 어떤 제안을 했는데 모둠장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 모든 회원은 그 윗선인 지회장에게 문제를 제기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너희끼리 다 해 먹어라!’라고 말하면 안 돼요. 그건 좀 심했어요. 정토회는 수행하고 봉사하는 모임인데, 해 먹을 게 없잖아요.” (웃음)
이어서 여러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정토회를 만나 인생이 행복해졌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원(願)이 별로 크지 않다며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저의 인생 고민은 정토회를 만나 다 해결되었고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願)이 크다는 것은 좀 다른 문제 같습니다. 제 주변에 도반들을 보면 환경운동 등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거나 원이 크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저와는 너무 다른 것 같고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부처님 역시 가난했던 경험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가난한 중생의 아픔을 본인의 아픔으로 받아들였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지, 노력으로 가능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부처님이 훌륭하신 것은 맞지만 책에 쓰여 있는 것처럼 그렇게 훌륭하셨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 스스로 직접 기록한 것은 하나도 없고, 후세 사람들이 그렇게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너무 기죽을 필요가 없어요. 부처님은 자랄 때 가난의 경험이 없었지만, 깨달은 후에 평생을 걸식하면서 사셨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었습니다. 후세에 전기를 쓴 사람들이 부처님의 인격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고 어릴 때부터 중생을 걱정했다고 묘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실제로 그러셨을 가능성도 있고요.
둘째, 남을 흉내 내려고 하지 말고 본인 생긴 대로 살기 바랍니다. 살다가 환경 문제에 관심이 가면 환경운동을 하면 되고, 통일 문제에 관심이 가면 통일운동을 하면 돼요. 정토행자가 해야 할 기본만 하면 됩니다. 정토행자의 계율에도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적어도 남에게 손해는 끼치지 마라. 형편이 되는대로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어라.
남을 해치지는 마라. 형편이 되면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줘라.
남을 괴롭히지는 마라. 형편이 되면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좀 기쁘게 해 줘라.
말로도 남을 괴롭히지 마라. 형편이 되면 위로의 말도 해줘라.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이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지키면서 정토행자로서 전법을 하면 됩니다. 정토행자는 환경과 평화, 빈곤퇴치를 위한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보다 더 큰 원(願)을 세우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정토행자들 중에는 저보다 더욱더 물을 아껴 쓰고 검소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통일을 위해 추우나 더우나 임진각에 가서 만 배 정진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대신 그분은 환경운동은 열심히 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잘할 수 있는 게 다릅니다.
질문자가 정토행자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잘 지키고 있다면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더 잘해도 되지만 못해도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자기가 낳은 아이를 돌보지 않는 것은 죄가 되지만, 부모를 돌보지 않는다고 죄인은 아닙니다. 효자라는 말을 듣지는 못하지만, 성인과 성인의 관계이기 때문에 부모를 모시지 않는다고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린아이를 돌보지 않는 것은 나쁜 사람입니다. 자신의 그릇대로 살다 보면 인연이 닿아 원(願)을 크게 갖게 되기도 하는 겁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질문과 제안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법회를 마쳤습니다.
오후에는 봄학기 정토불교대학 개강을 앞두고 강의 때 사용할 교재를 점검했습니다.
교재 점검을 마친 후 4시부터 실무준비팀과 화상회의를 했습니다. 실천적 불교사상과 인간붓다 과목을 강의할 때 사용할 교재에 대해 법사님들과 의논을 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반을 위한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화상회의 방에 전법활동가들이 모두 입장하고,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먼저 직장생활, 가정생활, 정토회 활동까지 세 가지를 겸하고 있는 저녁반 활동가들을 격려했습니다.
“직장 다녀와서 피곤하시죠? 어제는 전법행자대회를 다섯 시간 반 동안이나 해서 여러분 모두 많이 피곤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어제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국제지부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했어요. 오늘은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유럽에 있는 활동가들과 화상회의를 했습니다. (웃음)
온라인 활동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시간에 접속해야 하다 보니 시차 때문에 밤낮이 없어지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정토행자들은 한국 시간에 맞춰 접속하니까 괜찮지만, 유럽이나 미국에 계시는 정토행자들은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밤을 꼬박 새우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요. 이렇게 온라인 전환은 좋은 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한 첫해인 2020년에는 저도 좋았습니다. 이동할 일이 없으니까 시간이 많이 남아서 농사일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방식이 정착되니까 생방송 법회가 엄청 많이 늘었습니다. 월요일 전법활동가법회, 수요일 수행법회, 금요일 즉문즉설, 일요일 외국인 법회 등 법회도 많이 늘어나고 교육도 많이 늘어나서 일주일 내내 일정이 꽉 짜여져 있어요. 그래서 예전보다 더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온라인으로 바뀌기 전에는 이곳저곳으로 이동할 때 차 안에서라도 쉴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분초를 다투어 일정을 짜다 보니 쉴 틈이 전혀 없어요. (웃음)
우리 모두가 온라인 세상에 적응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조금 여유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여러분은 직장생활, 가정생활, 정토회 활동까지 세 가지를 다 해야 하니까 어쩌면 저보다도 더 바쁠 것 같아요. 그래서 아우성을 치는 분도 있는데, 일단 조금씩 적응해 나가 봅시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어제 전법행자대회에서 공유하지 못한 여러 가지 제안들을 소개하고, 스님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즉석에서 자유롭게 질문을 받았습니다.
질문자들은 환하게 웃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질문과 제안에 대해 답변을 한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밤 9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산 윗밭 주변을 정리하는 농사일을 할 예정입니다.
봄이 오는 길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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