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8.21 천일결사기도, 정토경전대학 졸업식, 공동체지부 공청회
“재앙이 곧 복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경전대학 졸업식을 하는 날입니다.

새벽 4시 30분, 두북 수련원 방송실에 불이 켜지고 맑은 종소리가 랜선을 타고 전국으로 울려 퍼집니다.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으로 한 후 오늘 읽은 경전에 대해 스님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생방송이 끝나자 창밖에는 비가 억수 같이 쏟아졌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입니다.

오전 9시에 정토경전대학 졸업식을 시작했습니다. 졸업생 19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삼귀의와 수행문을 함께 낭독했습니다.

먼저 졸업장 수여가 있었습니다. 졸업장은 스님이 직접 온라인으로 수여했습니다.

“제가 졸업생 여러분께 랜선을 타고 ‘졸업장을 드립니다’ 하면, 여러분이 미리 받은 졸업장을 꺼내 들고 ‘잘 받았습니다’ 해봅니다.

졸업장을 드립니다.”

“잘 받았습니다.”

“자, 악수도 하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스님은 카메라를 향해 손을 내밀고 악수도 건넸습니다.

“오프라인으로 했으면 1900명과 악수를 해야 하는데, 편리하고 좋네요.” (웃음)

이어서 개근상, 정근상도 함께 수여했습니다.

졸업생들은 정토경전대학에 다니면서 삶의 많은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졸업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감문 발표를 듣고 나서 졸업생 모두가 스님에게 기념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축하하는 마음을 전하면서 짧아진 학사 일정에 많은 양의 강의를 소화해야 했던 학생들을 격려했습니다.

“경전대학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여러분들이 짧게는 1년, 길게는 1년 6개월 동안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작년 가을에 온라인 정토불교대학이 처음으로 개설되면서 기존 불교대학의 1년 과정이 6개월 과정으로 바뀌었습니다. 법문을 듣고 그 자리에서 나누기를 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법문은 각자 알아서 듣고 조금 더 깊이 있는 나누기를 하자는 취지로 개편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온라인 전환 덕분입니다. 법당까지 오가는 시간이 없으니까 일주일에 2주 분량의 공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코로나 사태 덕분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고 나면 여러분들도 외출할 일이 많아지니까 그때는 지금처럼 공부할 시간을 많이 못 낼 거예요.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공부할 게 너무 많다고 불평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웃음)

첫째, 온라인 진행으로 인해 오가는 시간을 줄였고, 둘째, 코로나 사태로 인해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이런 이유로 예전에는 2주 동안 하던 공부를 1주일 안에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졸업 이후 어떤 삶을 살면 좋겠는지 한 시간 동안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불교대학을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어려움이 우리가 평소 종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종교를 복을 비는 무언가로 생각합니다. 어떤 힘 있는 존재가 자기 원하는 대로 해주길 바라면서 빕니다. 그런데 수행은 이렇게 비는 행위가 아닙니다. 수행은 나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자신의 괴로움을 해소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대학에 와서 겪는 첫 번째 변화입니다.

두 번째로 마주하는 어려움은 불교대학을 흔히 불교에 대한 지식을 공부하고, 교리를 공부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불교 교리를 공부한다고 해서 내 괴로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수행의 목표

복을 비는 건 믿음의 요소이고, 교리를 공부하는 건 철학적 요소입니다. 종교에는 믿음의 요소가 많고, 철학에는 이해와 논리의 요소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는 수행의 길은 종교적인 길도 아니고 철학적인 길도 아닙니다. 수행의 목표는 내 삶이 괴롭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수행의 길에서는 지식이 많든 적든, 믿음이 있든 없든, 하나님을 믿든 부처님은 믿든, 이러한 것들을 논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재물의 많고 적음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도 논하지 않고, 수행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전혀 논하지 않습니다. 수행에서는 내가 괴롭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농사를 짓고 살든 무엇을 하고 살든, 혼자 살든 둘이 살든, 아이가 있든 없든, 이런 환경이나 조건을 논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조건과 환경에서도 내가 괴로움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수행의 자세입니다.

앞에서 졸업 소감을 발표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란 가정환경도 어렵고, 결혼한 이후의 삶도 어렵고, 참으로 어려운 조건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어려운 조건에서 살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마치 추운 곳에서 동상에 걸리고, 더운 곳에서 더위를 먹는 것과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살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입니다.

우선 어려운 조건에서도 상처를 받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추운 곳에서도 동상에 걸리지 않고, 더운 곳에서도 더위를 먹지 않도록 적절한 자기 보호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겪을 당시에는 어리석어서 그런 자기 보호를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돌이켜서 어리석음 때문에 생긴 과거의 상처는 앞으로 치유를 해나가야 하고, 앞으로 새로운 상처는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수행은 이미 생긴 병은 치료하고, 다시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해나가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방법

어떻게 태어났든, 어떻게 자랐든, 어떤 경험을 했든, 그건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법을 만난 자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서 그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감문 발표를 하신 분을 보고 여러분도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나도 힘들다고 하지만 저분보다는 덜 힘들지 않았는가. 저런 분도 법을 만나서 이렇게 희망을 갖고 행복을 누린다면, 내가 무엇 때문에 누리지 못하겠는가?’

이런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제가 여러분께 가끔 ‘법륜스님을 보면서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죠.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스님이 되었고, 지금까지 혼자서 살았는 데도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제가 부유한 집에서 자라고, 서울대를 나왔거나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공부를 했다면 ‘저분은 처음부터 좋은 조건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여러분보다 나이도 많고, 학벌도 낮고, 고문도 당해보고, 감옥에도 다녀오고, 여러 가지로 지금까지 살아온 조건이 여러분보다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살아갑니다. 저는 누구한테 찾아가서 괴롭다면서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고, 부자한테 찾아가서 경제적으로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고, 권력자한테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고 해서 다 나쁜 게 아닙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는데도 웃으면서 살아가면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이 됩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저 사람도 되는데 나도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세계가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이유

요즘 왜 한류가 유행을 하는지를 보면 거기에는 중요한 이유 하나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미국이 잘 나가는 이유가 미국이 큰 나라여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유럽이 잘 나가는 이유도 원래 유럽은 잘 사는 동네였으니까 그렇다고 생각하고, 중국이 잘 나가는 이유도 나라가 커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 떠올리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예전에 식민지를 지냈고, 남북이 분단되었고, 외국 군대가 주둔하고, 옛날에 자기들보다 못 살았던 나라였습니다. 또 자원도 없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런 한국이라는 나라가 변한 모습을 보는 겁니다.

‘한국이 저렇게 변했는데 우리라고 그렇게 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 땅이 한국보다 더 넓고, 100년 전을 보면 우리가 더 잘 살았는데.’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세계 사람들이 한국을 보고 본받는 것에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 중국을 본받으면 혹시라도 중국의 영향을 너무 크게 받지는 않을까 싶고, 미국을 본받으면 나중에 미국에 종속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는데, 한국을 본받는다고 해서 그 나라가 한국의 지배를 받을 일은 없으니 안심하고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겁니다.

재앙이 곧 복입니다

여러분들이 말하는 어려운 조건도 단기적으로는 나쁘지만 그걸 극복하고 나면 그것이 곧 복입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수행을 계속해서 한 생각 돌이켜서 탁 깨달음을 얻게 되면 ‘아, 그 어려움이 있어서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구나’ 이렇게 재앙이 복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재앙이 곧 복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재앙이라며 피해가려고 하지만, 이렇게 돌이키고 나면 재앙이 복인 줄 알게 됩니다. 비유하자면 방 안에 있는 똥은 버려야 할 대상이었는데, 그것이 곧 거름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겁니다. 밭에 있는 돌은 그저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는데, 축대를 쌓을 때는 돌을 구하러 다녀야 됩니다. 똥이 곧 거름이고, 밭에 있는 돌이 곧 건축자재입니다. 이걸 알아버리면 복 아닌 것이 없습니다. 재앙이 복이니까 항상 복을 받고 사는 거죠. 어떤 일이 있어도 다 복인 줄 알고 살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똥을 거름으로 보는 눈, 밭에 있는 돌을 건축자재로 보는 눈을 갖게 되면 인생에 두려울 일이 없어집니다. 이런 공부를 하면 남이 나를 보고 뭐라고 하든 당당하게 살게 됩니다. 비록 다른 사람은 나를 보고 ‘결혼도 못한 사람’, ‘늙은 사람’, ‘혼자 사는 사람’이라고 측은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세속에 물든 그들의 생각이고, 그들의 시각이 아닌 내 입장에서 나는 항상 행복한 삶을 사는 겁니다. 즐거워서 들뜨는 삶이 아니라 괴로울 일이 없는 삶을 사는 거예요. 그런 수행을 여러분들이 꾸준히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진짜 기적은 무엇일까요?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통해 불과 1년 만에 이렇게 삶이 변화하는 것이야말로 기적입니다. 기적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산을 옮기는 게 기적이 아닙니다. 요즘은 다이너마이트로 땅을 폭파시켜서 포클레인으로 작업하면 산을 옮기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삶의 변화는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기적이고, 법(法)의 가피, 진리의 가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이렇게 말씀하신 겁니다.

우리도 법(法)을 만나고 진리를 만나서 자신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복(福)입니다. 이런 복이야말로 돈, 명예, 권력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복입니다. 이런 복을 ‘무루복(無漏福)’이라고 합니다. 무루복은 다함이 없는 복, 줄어들지 않는 복을 뜻합니다. 재물, 명예, 권력과 같이 흔히 세속에서 말하는 복은 언젠가 없어지는 유루복(有漏福)입니다.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 모두가 수행 정진을 통해서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졸업 이후에도 꾸준히 수행하기 위해

이제 경전대학을 졸업하고 다음 과정으로는 어떻게 수행을 해나가야 할까요? 지금까지 여러분은 학생 신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전대학을 졸업하면서 여러분은 학생 신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학교를 졸업한다고 해서 그것이 인생의 끝이 아닌 것처럼 학교를 졸업하는 건 본격적인 길을 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수행도 경전대학 졸업과 함께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본격적인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자동차 운전으로 말하면, 운전교습소에서 연습하는 걸 졸업하고 이제는 밖에서 차를 몰고 본격적으로 운전을 하고 다녀야 하는 단계에 들어서는 겁니다.

그러니 경전대학을 졸업하면 자기 수행, 자기 실천을 해나가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실천하고 활동하며 자기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정토회에서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우선 법문을 듣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매주 정기적으로 법문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매주 정기적으로 법문을 듣기 위해서는 정토회 회원에 가입해야 합니다. 회원이 되면 매주 수요일마다 수행법회를 들으면서 마음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일어나서 기도하는 ‘천일결사’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백일 동안 정진을 하면 자기 모습을 알게 되고, 천일 동안 정진을 하면 자기 변화를 조금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천일이 넘으면 자기가 스스로 체험을 하고 경험을 했기 때문에 누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자기 정진을 자기 힘으로 해나갈 수 있게 됩니다.”

이 외에도 스님은 금요 즉문즉설, 일요 명상 등 정토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편협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건강한 시민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배운 것을 토대로 우선 자기 인생이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건강한 시민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편협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종교적으로도 편협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행자는 편협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는 포용력이 있어야 합니다.

수행자가 가져야 할 시민의식

또한 건강한 시민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환경의식이 있어야 하고,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자비심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빈곤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 빈곤을 퇴치하는 일에 참여해야 합니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은 난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런 난민들을 돕는 일과 인권을 개선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 조금이라도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어도 전쟁만은 안 된다는 입장이 분명해야 합니다. 행여라도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가 지금까지 일궈낸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안전을 지켜내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생각이 한쪽으로 편협되면 ‘까짓 거 전쟁 나면 어때?’ 이런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를 학대해서는 안 됩니다. 내 아이든, 다른 사람의 아이든, 어린 아이를 학대해서는 안 됩니다. 어른이 된 사람들도 어릴 때 학대받은 기억들이 마음속에 엄청난 상처가 되어 괴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자기 삶이 곤궁하고 어렵더라도 수행자라면 어린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건강한 시민의식을 갖는 수행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졸업을 축하합니다.”

졸업생들은 스님의 법문을 가슴에 새기며 그동안 바른 법으로 인도해 준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다음은 6개월 동안 사랑과 정성으로 수업을 운영해 준 진행자와 돕는이들이 졸업을 축하하는 공연을 영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스님도 진행자, 돕는이, 운영자, 담당법사님을 위해 큰 박수를 쳐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스님은 이들을 위해서도 악수를 건넸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악수 한 번 합시다.” (웃음)

마지막으로 오늘 온라인 졸업식에 참석하면서 느낀 소감을 몇 분만 들어보았습니다. 소감을 나눠줄 분은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말했습니다.

“저는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재앙이 복이 되어서 정토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정토회에 와서 그동안 몰랐던 세상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제가 모 아니면 도인 세상에 갇혀서 힘들었는데 정토회에 와서 배우다 보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삶이 되어 너무 좋습니다. 스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잘 수행해서 저도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아니고 길가에 핀 풀이라고 생각하니까 가벼워지고, 예전보다 괴롭지 않아서 행복합니다. 비록 저희 남편은 아직 저를 보며 비웃지만 저는 정말 새로운 세상을 얻었고 이제 한 걸음 걸어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제가 많은 이들의 은혜를 받고 왔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나이를 일흔 가까이 먹으면서 불교를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법륜스님을 알게 되어 불교 공부를 하다 보니 지금까지 인생을 얼마나 갈팡질팡하며 살아왔는지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저도 어려운 환경에서 지냈는데, 오늘은 딸과 사위가 축하한다며 꽃과 화분까지 들고 와서 너무 좋습니다.” (웃음)

연세가 일흔이 된 분의 소감을 듣고 나서 스님은 다시 한번 축하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연세가 드셨는데도 온라인 수업에 안 빠지고 개근상까지 받으셨네요. 잘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사홍서원과 함께 졸업식을 마쳤습니다. 학생들은 화상회의 방으로 입장하여 반별로 마음 나누기를 더 깊이 진행했습니다.

잠시 휴식을 한 후 오후 2시부터는 공동체 지부 공청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온라인정토회 임시 운영 기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임시 운영 기간을 평가하면서 9월에 정식 출범하는 온라인정토회에 공동체 지부는 어떤 형태로 운영할 것인지 토론을 했습니다.

1안, 2안, 3안 등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고,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을 가진 후 마지막으로 스님의 정리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안거 이후 만들어진 각 위원회 별로 지난 2주일 동안 어떤 논의를 했는지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차 만일결사의 방향, 농업, 재활용 유통, 온라인정토회, 공동체, 사회활동, 으뜸절, 지역실천, 총 8가지 위원회 별로 안거 때보다 더 깊이 있는 토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의 정리 말씀을 듣고 공청회를 마쳤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더니 어느덧 비가 그쳤습니다. 밤 9시부터는 국제지부와 해외지부가 합동으로 스님과 공청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9월 온라인정토회 정식 출범을 앞두고 국제지부와 해외지부를 계속 분리해서 갈지, 통합해서 갈지, 서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가운데 ‘세계 전법’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열띤 토론이 밤늦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의 정리 말씀을 들은 후 최종 표결을 통해 의견을 모은 후 공청회를 마쳤습니다.

공청회를 마치고 나니 밤 12시가 넘었습니다.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농사일을 한 후 오전에는 백중 기도 회향 법회를 하고, 오후에는 정토불교대학 졸업식을 하고, 저녁에는 온라인 일요명상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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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사트바

예전에는 무루복이란 것이 가슴에 참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이제 그것이 진정한 가피란 것이 조금씩 가슴에 와닿네요.
재앙이 복이란 말씀... 가슴 깊이 간직하고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_()_

2022-01-17 04:48:17

전정미

스님의 하루가 정말 길고 길게 읽혀 집니다. 사람의 한계를 초월하신 모습. 스님~ 감사합니다.

2021-08-29 20:34:42

고경희

수행자

2021-08-29 13: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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