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5.17 전법활동가 법회, 농사일
“감정적인 사람을 대할 때 부담스럽고 불편합니다, 어떡하죠?”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전법활동가 법회를 생방송으로 한 후 오후에는 농사일을 했습니다.

두북수련원에는 아침부터 하루 종일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여러 업무들을 처리한 후 오전 10시에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봄비 소식을 전하며 반갑게 인사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으뜸절마다 초파일 준비에 힘써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이곳 두북 수련원에는 3일간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습니다. 한동안 가뭄이 심해서 밭의 작물 재배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비가 내려서 밭 갈고 모종을 옮겨심기가 아주 수월해졌습니다. 촉촉한 땅을 만지는 손의 감촉이 아주 감미롭습니다. (웃음)

이렇게 좋은 날을 보내는 가운데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왔습니다. 으뜸절과 실천 장소에서 연등을 다는 봉사를 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전법활동가들은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행복학교와 수행법회를 진행하면서 교육까지 받느라 모두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이어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네 명의 전법활동가가 스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참석자가 모두 전법활동가들이다 보니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고민, 온라인정토회 사업 결정 과정에서 의문이 나는 점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그중 첫 번째 질문자는 경전대학 학생 중에 한 명이 굉장히 감정적인 반응을 자주 보여서 당황스럽다며 학생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감정적인 사람을 대할 때 부담스럽고 불편합니다. 어떡하죠?

“감정적인 사람을 대할 때 부담스럽고 불편합니다. 경전대학에서 제가 맡고 있는 학생 한 분이 제 말을 오해하고 단톡방에 ‘진행자 역량이 부족하다. 해야 할 일은 제대로 안 하고 가르치려고만 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이 있으면 단톡방에서 탈퇴하곤 합니다. 최근에는 천일결사에 대한 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해명을 요구했고, ‘단톡방에 법 아닌 것은 올리지 마라’ 하는 글도 올렸습니다. 그런 일이 있을 때 저는 억울하고 당황스럽고 불편합니다. 이제는 단톡방에 그분이 글이 올라오기만 해도 제 마음이 불안하고 위축됩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제일 좋은 방법은 진행자 역할을 그만두는 것입니다.” (웃음)

스님의 한 마디 대답에 질문자와 청중이 크게 웃었습니다. 스님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면 그런 꼬락서니 보지 않고 잘 살 수 있어요. 이 길은 삼십육계라고 해서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조금 뒤로 미뤄두는 게 좋습니다. 다른 방법을 써보고 도저히 안 되면 그때 선택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써볼 수 있는 다른 하나는 이 학생을 제명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만두거나 상대를 내보내는 방법은 지금 선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정도의 일로 학생을 퇴학시키기에는 명분도 없고 설득력도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만한 일로 전법활동가를 그만두는 것도 질문자의 발원과 맞지 않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어서 괴로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즉 마지막 선택을 두고 고민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되는 거예요. 이 선택은 언제든지 가능한 선택이니 뒤로 미뤄두고, 지금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먼저 찾아봐야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두 가지 원칙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첫째, 수행적 관점을 유지해야 합니다. 부처님이 행하셨던 방법을 한번 흉내 내어 보면 좋겠어요. 어느 바라문이 걸식하러 오신 부처님께 욕을 하니까 부처님께서는 빙긋이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 집에 오는 선물을 받지 않으면 당신 것이 아닌 것처럼, 당신이 욕을 할 때 그 욕을 받지 않고 웃으면 결국 당신의 것이 됩니다.’

이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질문자도 작은 부처가 되어서 흉내를 한번 내어 보세요. 상대가 화를 내든 짜증을 내든 빙긋이 웃으면서 대응하면 됩니다. 겁나서 비굴한 모습을 보이거나 기분이 나빠서 화를 내는 것은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세상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사들 중에서도 이런 학생 때문에 힘들어서 휴직을 하거나, 학교 가기를 두려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어요. 코흘리개 아이들을 문제 삼으면서 힘들어 하지 말고, 청소를 하든지, 다른 일을 해서 먹고사세요!”

학교 교육 현장에는 자신의 감정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성격 장애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동의 인권 보호 측면에서 교사가 학생을 함부로 야단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웃으면서 아이들을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학교에서 교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내가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다른 일 하면서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면 농사를 짓든 다른 일을 하면서 먹고살면 됩니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어서 좋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단련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것처럼 전법활동가가 되려면 그런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도록 단련이 되어야 해요. 인상을 쓰고 참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불교대학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이 참여하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도 부처님 법을 만나서 자신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 불교대학을 연 겁니다. 그런 사람은 안 된다고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수련을 진행해 보면 온갖 종류의 사람이 다 옵니다. 가방을 집어던지며 화를 내기도 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비난하고, 심지어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러한 성격 장애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괴로운 거예요. 우리는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수련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문제 삼으면 안 됩니다. 그들을 문제 삼게 되면 그들을 내치는 것이 되고, 그러면 도와줄 수가 없게 돼요.

성질을 내면서 물건을 집어던질 것 같은 사람에게도 웃으면서 대화를 해야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것처럼 진행자는 학생이 나이가 많든 적든, 성격이 어떻든, 어떤 상황에도 휘말리거나 흔들리면 안 됩니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된다

학생의 나이가 많든, 지위가 높든, 여타 세속적인 외부 조건이 어떠하든, 전법활동가는 당당해야 합니다. 아직도 세속적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조건들에 위축이 되는 거예요. 전법활동가가 되었으면 내가 20살이고 학생이 60살이라도 위축될 필요가 없고, 내가 직원이고 학생이 사장이라도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진행자가 학생이 하는 말이나 태도에 휘말리면 안 돼요. 나는 진행자이고, 그 사람은 학생이잖아요. 만약 학생이 ‘공지를 제대로 안 했다’ 하면서 따지면 당당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그러시군요. 그렇게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이것은 내가 뭘 잘못해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상대가 그렇게 말하니 상대의 불편한 마음을 받아주겠다는 뜻입니다. 진행자는 상대의 말과 행동에 맞대응해도 안 되고, 위축되어도 안 됩니다. 전법행자는 상대가 화를 내든, 어떤 행위를 하든, 불편하지 않아야 합니다. 불편한 건 자신의 문제예요.

‘나는 어떤 경우에도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된다.’

이 관점을 고수하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 관점을 갖고 있어도 뜻대로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자꾸 이 관점을 가져야 해요 ‘어! 내가 안 되네. 더 연습해봐야겠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지 ‘힘들어서 못 하겠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수행자의 관점을 놓쳤다고 볼 수 있어요.

지금 나에게 분별심이나 시비심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주위가 다 좋은 사람이라서 그런 거예요. 그런데도 내 수행이 잘된 줄 착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이런 경우를 당한 덕분에 나를 점검해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웃음)

전법활동가는 어떤 상황에 부닥치든지 학생의 어떠한 말이나 행동에도 당당하게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잖아요. 그렇게 되기 위한 연습을 지금 하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마음을 가져 보세요.

‘저 분은 내가 제대로 된 전법활동가가 되게 하려고, 더 나아가 앞으로 법사가 되도록 하려고, 나를 단련시켜주는 사람이다. 저분의 감정적인 반응에 내가 말려들지 않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런 관점을 갖지 못하면 전법활동가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이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걸 알고 자애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사람도 부처님 법을 만나 앞으로 좋아지면 좋겠다.’

이렇게 사랑하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참을 일이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인간이 다 있나!’ 하고 답답해하는 순간 내가 거기에 말려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결국 서로 싸우게 되든지, 안 그러면 내가 포기해버리게 되든지, 이런 식의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러니 첫째, 그분을 나의 수행과제로 삼아서 자애심으로 대해 보세요.

내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다른 학생들을 위해서

둘째, 진행자인 나는 전법활동가니까 자애심으로 그분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그 사람 때문에 도저히 힘들어서 같이 못 하겠다’ 하고 말하는 상황까지 갔다면, 내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다른 학생들을 위해서 이 사람을 퇴출시켜야 합니다.

퇴출시키기 전에 이런 사정을 담당 법사님에게 얘기해서 담당 법사님이 수업에 한 번 참관하도록 해야 해요. 그래서 법사님이 판단하기에도 ‘이 학생의 자세는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라고 한다면, 그때는 그분에게 이렇게 권유해야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이렇게 행동하시면 다른 학생들도 불편해합니다. 다른 학생들도 수업을 도저히 못 하겠다고 하니 당신이 조금 진정을 하든지, 수업을 그만두든지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만두라는 얘기는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왜냐하면 부처님 법에 ‘그만두라’ 하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없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싫어서 그만두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본인이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가능하면 받아줘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학생을 진정시켜서 반을 운영해나가야 해요.

진행자는 두 가지를 유념해야 해요. 첫째, 내가 어떤 학생 때문에 불편하다면 진행자의 자질이 부족한 것에 속합니다. 그러니 당당하고 겸손하게 수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둘째, 진행자는 동시에 다른 학생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즉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을 자애심으로 수용하는 것도 진행자가 해야 할 일이지만, 다른 학생을 보호하는 것도 또한 진행자가 해야 할 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 대한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반을 운영하는 운영자 또는 담당 법사님과 상의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합니다.

정토회에는 ‘남을 가르치려고 하지 마라’ 이런 계율이 있습니다. 불교대학 진행자는 수업 진행만 잘하면 돼요. 자꾸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마음공부 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그랬다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그 학생이 ‘진행자가 나를 자꾸 가르친다’ 이렇게 또 문제 제기를 하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진행자가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학생이 문제 제기를 했다면 그건 그 학생의 문제이니까 논란의 여지가 없겠지만요.

항상 전법활동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나서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마음 나누기를 하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물론 제한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나누기가 조금 길어지면 양해를 구해야 하겠죠. 그렇다고 학생이 나누기 하고 있는 와중에 말을 끊지는 마세요. 말이 끝날 때 이렇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온라인 불교대학은 제한된 시간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당 정해진 나누기 시간은 1분에서 1분 30초입니다. 더 말씀하고 싶겠지만 다른 사람들을 고려해서 제한된 시간을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안내를 하고 나서도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다시 알리고, 또 지키지 않으면 다음에 또 알리는 식으로 진행해야 해요. 이러면 나는 아무런 기분 나쁨이 없지만 오히려 학생들이 ‘저 사람하고 도저히 같이 공부 못하겠다’ 하고 문제 제기를 할 겁니다. 이런 경우에도 운영자님 또는 담당 법사님과 의논해서 해결하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하신 내용이 그런 학생 때문에 본인이 힘들다는 겁니다. 이것은 질문자가 자신을 돌아봐야 할 일입니다. 일반인이 힘들다고 하면 저도 이해하는데, 질문자는 전법활동가가 되어서 진행자라는 소임을 맡아서 수업에 임하는 사람이잖아요. 전법활동가는 ‘내가 그것까지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돼요.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관점이 잡히고, 마음이 가볍고 시원합니다. 사실 다른 학생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이야기해서 더 고민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자애심을 갖고 앞으로 작은 부처님이 되는 연습을 계속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온라인 정토회 운영 과정에서 생겨나는 어려움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 하고 나서도 오늘은 조금 시간이 남았습니다. 방청객으로 입장한 사람들 중에 즉석에서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질문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스님은 그동안 여러 번 강조했듯이 “온라인 정토회는 지금 골격만 세운 상황이지 내부 인테리어는 다 함께 하나씩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오후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비가 오니까 비닐하우스에서 일합시다.”

스님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비닐하우스로 나갔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비가 내려 신난 개구리들이 우렁차게 울며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필요해요?”

농사 담당자에게 일감을 물어보니 비닐하우스 4동에 물이 빠지지 않아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작물만 적셔야 할 물이 고랑에도 가득 고여 있었습니다. 고랑은 꼭 갯벌처럼 발이 푹푹 빠져 다니기가 어려웠습니다.

스님은 비닐하우스 밖으로 물이 빠지도록 삽과 괭이로 수로를 팠습니다. 비닐하우스 바깥으로 통하는 구멍은 꼬챙이로 찔러 틈을 만든 다음 괭이로 파냈습니다.


“왜 물이 안 빠진다고 불평만 하고, 물이 빠질 수 있게 연구는 안 해요?”(웃음)

“고맙습니다. 저는 4동은 땅이 질퍽하다는 생각만 하고 개선할 생각을 못했네요.”

지저분해진 비닐하우스 앞 부직포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철심을 박아 고정해주었습니다.


비닐하우스 앞을 정리하고 나니 꽃이 다 핀 쪽파가 보였습니다.

“쪽파는 이제 씨를 받아야겠네요. 제가 다 캘게요.”

스님은 괭이로 빠르게 비닐하우스 앞에서부터 끝까지 쪽파를 캤습니다.


비닐하우스는 길었지만, 캐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쪽파 뿌리에 붙은 진흙을 떼어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진흙과 함께 뒤엉킨 뿌리를 하나 하나 떼어내야 흙이 떨어져서 힘도 많이 들었습니다.



“보통 땅이면 캐고 털어내면 그만인데, 여긴 땅이 질어서 일 아닌 일이 생기네요.”

파뿌리라 그런지 눈이 매웠습니다. 집중해서 하다 보니 어느새 앞에서부터 흙을 떼어내던 행자와 만났습니다.

“지금 이대로 좀 말린 후에 그늘 진 곳으로 옮깁시다.”

파를 다 뽑고 나니 이제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이 눈에 보입니다. 저녁에 회의가 있어서 스님은 크게 자란 잡초만 우선 뽑았습니다.


비가 오니 빗물받이 통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사용한 도구와 장갑, 장화를 빗물로 깨끗이 씻어두고 해가 질 무렵 농사일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하고, 저녁에는 문경수련원으로 이동해 부처님 오신 날 전야제 및 점등식을 생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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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전법활동가의 자세- 당당하고 겸손하되 학생를 보호할 의무-에 대해 관점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5-28 06:42:11

정혜미

그렇다고 부모인데 부모를 그만둘순 없잖아요 ㅠㅠ
서로 오해가 있다면 대화를 시도해봐야하지않을까요?
절간에 스님들 사이에 감정적인게 싫다고 스님들끼리
다들 그만두시나요?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선..
중도를 걸을수 있게 해야하지않을까요?
사람이 어찌 힘들지 않을 수 있습니까..ㅠㅠ
피할수 없음 즐겨야지요!

2021-05-27 20:50:57

서연화

스님건강을 챙기십시요 많은신도님을 항상 이끌어주시고 항상 감사합니다

2021-05-25 03: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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