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3.27 천일결사기도 생방송, 열반재일 기념법회, 법당 총무 간담회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세 가지 관점”

안녕하세요. 완연한 봄입니다.

새벽 4시 30분, 맑은 종소리가 랜선을 타고 전 세계로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문경 수련원 명상원에서 조용히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예불을 마치고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을 차례대로 했습니다.

천일결사 기도를 마치고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특별히 이번에 처음 입재한 사람들을 격려한 후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되려면 어떤 수행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은 8일 출가열반 특별 정진 기간이니 새벽 정진 외에도 오전이나 저녁에 300배씩 정진도 매일 하고 계시죠? 오늘이 열반재일이니까 오늘까지 정진하시면 특별정진을 마치게 됩니다. 좀 힘들긴 하지만 특별정진을 하고 나서 새벽 정진만 하면 훨씬 가벼울 거예요. (웃음)

오늘은 10-4차 백일기도 중 83일째 날입니다. 백일기도를 마치려면 앞으로 3주가 남았네요. 특히 처음 입재하신 분들은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들 하셨어요.

괴로움을 없애기 위한 세 가지 방법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에 대한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에 집착합니다. 만약 이 욕구에 집착을 하지 않는다면 그냥 무엇이든 육신을 유지하기 위해서 조금만 먹으면 됩니다. 추위와 더위를 피하고 몸을 가리기 위해 옷을 입고, 잠시 정신적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을 잡니다. 이렇게 가볍게 생각한다면 사실 평생을 헐떡거리면서 살 필요가 없어요.

그렇다고 '먹지 마라’, ‘입지 마라’, ‘자지 마라' 이런 뜻이 아니에요. 그저 형편 되는 대로 하면 되지 거기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잘 안 되죠.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아예 다 버려버리라고 하신 거예요. 밥은 얻어먹고, 옷은 얻어 입고, 잠은 나무 밑에서 자는 식으로 아예 탁 끊어버리면 더욱 편안해집니다. 재가에 있으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으면 굳이 먹고 입고 자는 것을 갖고 시비할 필요가 없어요. 이렇게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둘째, '옳다‘, ‘그르다' 하는 시비(是非)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나는 옳고 네가 그르다 하는 온갖 시비로 인해 미움이 생기고 좌절과 절망이 생깁니다. 이기면 우쭐함과 남을 무시하는 마음이 생기고, 지면 기가 죽습니다. 옳고 그른 것을 너무 따지는 시비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번뇌의 대부분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직장생활이든 가정생활이든 가족관계든 동료관계든 ‘옳다 그르다’ 하는 시비를 내려놓는 자세를 가져 보세요. 여러분들은 ‘그래도 시비를 따져야 하지 않냐’ 생각하겠지만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사실 별 거 아니에요. 꼭 그걸 따져서 이긴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옳고 그름이란 그때뿐이지 지나 놓고 보면 별 거 아닙니다. 시비를 내려놓으라고 부처님이 간곡하게 말씀하셨잖아요.

셋째, 자기의 감정에 너무 놀아나지 말아야 합니다. 기분이 좋다, 나쁘다, 기쁘다, 슬프다, 괴롭다, 즐겁다 등 감정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해요. 이것만 여러분들이 일상에서 잘 관리해 내면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어요. 참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집착하지 않으면 누구나 이 길을 갈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정진하는 이유도 일상에서 이 관점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침 정진만 한다고 모든 게 저절로 되는 게 아니에요. 일상에서 직접 연습해보고, 안 되는 것은 돌이키고 살펴서 다시 다짐하는 것이 아침 정진입니다.”

이어서 스님은 오늘 함께 독송한 경전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잠시 후 10시에 열반재일 법회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휴식을 한 후 오전 10시부터는 열반재일 기념법회를 생방송으로 진행했습니다. 주말이기 때문에 주간반과 저녁반 회원들이 모두 함께 생방송을 시청했습니다.

1천여 명이 생방송을 시청하는 가운데, 스님이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부처님이 열반하신 날을 맞이해 우리는 무엇을 가슴에 새겨야 하는지 부처님이 돌아가시기 전 제자들에게 남기신 말씀들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불기 2565년 부처님이 열반하신 날입니다. 열반하신 날을 맞아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같이 살펴보면 좋겠어요.

부처님의 마지막 모습

부처님께서는 사라나무 숲에 들어가셔서 그 숲 속에 자리를 깔고 누우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열반에 들리라’ 이렇게 얘기하셨습니다. 경전에는 그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사라나무는 때가 아닌데도 꽃을 피웠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너무나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서 아난존자가 ‘이게 도대체 어떤 일입니까?’ 하고 부처님께 물으니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이것은 저 하늘의 신들이 여래에게 마지막으로 올리는 공양이다. 그러나 아난다여, 이것은 여래에서 올리는 제1의 공양이 아니다. 제1의 공양은 여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 정진하는 것이다.’

이걸 꼭 우리가 명심해야 됩니다. 어떤 신비한 현상도 수행 정진하는 것에 비교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저녁에 여래가 열반에 드니 마을 사람들에게 가서 여래를 마지막으로 친견(親見)할 사람이 있으면 하라고 해라.’

여래가 열반에 든 뒤에 아쉬워하지 말고 그전에 보고 싶은 사람은 와서 보라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아난다가 마을에 가서 얘기를 하고 돌아오는데, 아난다는 슬픔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25년이나 모셨고 늘 함께 했던 위대한 스승이 오늘 저녁에 열반에 드신다고 하니 아무리 수행자라 하더라도 슬픔을 가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 숲 속에 가서 슬피 울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옆에 있는 수행자에게 아난다를 불러오게 합니다. 그리고 아난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난다는 참으로 지난 25년 동안 나를 위해서 시봉(侍奉)을 잘했다. 입안의 혀처럼 잘했다. 잔소리할 것 없이 딱 때를 알아서 가까이 있어야 할 때는 가까이 있고, 떨어져 있어야 할 때는 떨어져 있고,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해야 할 때는 맞이하게 하고, 여래가 정진을 할 때는 만나지 않을 수 있게 거절을 하고, 그렇게 시봉을 아주 잘했다.

그러나 아난다여, 생겨난 것은 다 소멸하게 되어 있다. 이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다. 이것은 누구도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늘 그것을 너에게 가르치지 않았느냐? 여래는 육신이 아니라 깨달음의 지혜이다. 육신은 지금 너희 곁을 떠나지만 깨달음의 지혜는 영원히 너희 곁에 남아 있으리라. 내가 없다고 슬퍼하지 마라. 내가 없는 동안에 나의 가르침인 경과 율이 너희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대중을 모두 불러 모아 말씀하십니다.

‘내가 오늘 열반에 들 텐데 지금 물을 게 있으면 물어라. 여래가 열반에 든 뒤에 '그때 물어볼 걸' 하고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그러니 물을 게 있으면 지금 물어라.’

아무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벗이 벗에게 묻 듯이 부담 갖지 말고 물어라.’

또 대답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세 번을 얘기해도 아무도 묻지 않으니 아난다가 말합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아무런 의문이 없습니다. 그러니 편안하게 열반에 드십시오.’

이렇게 해서 대중들이 밖으로 나오자 부처님께서는 선정(禪定)에 들어서 편안하게 열반에 드셨습니다.

위대한 스승이 남기고 간 것 세 가지

위대한 스승 부처님의 육신은 그 명을 다했지만, 이 세상에는 그분의 말씀이 경(經)으로 남았고, 행은 율(經)로 남았고, 마음은 선(禪)으로 남았습니다. 선불교는 ‘이심전심’이라 해서 말과 행동보다는 마음을 중요시합니다. 남방불교는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해 놓은 경을 중요시합니다. 율종은 부처님의 행을 중요시합니다. 즉, 부처님이 살아가신 모습, 실천을 중요시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들은 각각 나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마음, 부처님의 말씀, 부처님의 행위 이 세 가지 모두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장님이 코끼리의 한 부분만 만지고 ‘이렇다’ 주장하듯이 부처님이 살아가신 삶의 흔적을 한 부분만 갖고 주장하기보다는 그분의 마음, 말씀, 행위를 총체적으로 본받아서 행해 나가야 합니다. 선정만 닦을 것이 아니라 계행(戒行)도 철저히 지켜야 하고, 계행만 닦을 것이 아니라 말씀도 잘 알아서 지혜를 증득해야 됩니다. 계정혜 삼학을 다 함께 닦아 나가야 합니다.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계정혜 삼학을 닦는 자가 수행자입니다.”

법문을 끝마칠 무렵 스님은 8일 동안 꾸준히 정진을 한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하고 나서 이제 8일 출가열반 특별정진도 법당이 아닌 각자 자기 방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하는 것이 수행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수행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한결같이 해야 합니다. 법당이 있으면 법당에서 하고, 법당이 없으면 집에서 하고, 집도 없으면 밖에서 하고, 숲에 가면 숲에서 하고, 나무 밑에 가면 나무 밑에서 하고, 교회에 가게 되면 교회에서 하고, 외국에 나가 있으면 성당에서 하면 됩니다.

'마음이 청정하면 수행자요. 수행자가 머무르는 곳이 도량이요. 이것이 불교다.'

이것이 정토회의 모토입니다. 그러니 각자 자신의 개인 법당에서도 부지런히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이게 딱 정착이 돼야 정토회가 확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게 흐지부지 되면 정토회는 축소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그동안 그렇게 수행을 강조했는데도 이렇게 평가가 될 겁니다.

‘결국 정토회도 신앙에 불과했구나. 법당이 있고 불상이 있을 때는 수행을 좀 하는 것 같더니 집에서 수행하라고 하니까 흐지부지 되는구나’

정진을 안 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집에서 무언가를 빈다고 해서 복이 오나’ 이런 마음이 들어서 정진을 안 하는 거예요? 우리는 복을 비는 자가 아니라 어리석음을 깨우쳐 지속 가능한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자입니다. 열반의 마지막 모습에서 부처님이 시종일관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합장으로 인사를 하고 법문을 마쳤습니다. 곧이어 대중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300배 정진을 했습니다. 네모난 화면 속에 절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습니다.

정진을 마치고 나서 모둠별로 온라인 마음 나누기를 한 후 특별법회를 마쳤습니다.

대중이 정진을 하고 있는 사이 스님은 12시부터 1시까지 2차 만일결사준비위원회와 온라인 간담회를 했습니다.

만준위는 온라인정토회 임시 운영 기간이 끝나고 다음 선거 일정을 언제로 할지, 통일특별위원회 개편 방안, 4월 10일에 진행 예정인 온라인 선거 진행 방안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해 스님의 자문을 구했습니다.

12시 55분에 간담회를 마치자마자 곧이어 1시부터 정토회 법당 총무 간담회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간담회이다 보니 다음 행사가 5분 간격을 두고 연이어 진행되었습니다. 밖에는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국내와 해외에서 300여 명의 법당 총무들이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삼귀의와 수행문을 낭독하고 정토회 김은숙 대표님의 인사말을 청해 들었습니다.

“늦게나마 여러분을 위한 시간이 생겨서 너무나 다행스럽습니다. 열심히 만들었던 법당을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정리하고, 모든 것을 새로 개편하시느라 고생도 많았고 마음도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정말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어서 온라인 전환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좋았고,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좋았던 점으로는 시간과 공간의 효율성이 높아진 점, 젊은 층의 참여가 증가한 점, 민주적인 의견 수렴이 가능해진 점, 법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점 등이 있었습니다.

힘들었던 점으로는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하니까 회원들의 소속감이 저하되는 문제, 일반 회원들의 관리가 어려워진 점, 빡빡한 온라인 회의 일정, 법당 철거 과정에서 건물주와의 갈등, 컴퓨터 조작의 미숙함, 결정 사항의 번복 등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오늘은 새벽 5시에 보고, 오전 10시에 보고, 오후 1시에 보고, 자주 얼굴을 보네요. 하루에 3번이나 얼굴을 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바쁘다는 거예요. 온라인으로 바뀌니까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번거로운 출퇴근이 없어졌습니다. 대신에 회의가 예전보다 더 많이 잡혀서 힘드실 것 같아요. 저도 방금 전까지 화상회의를 하다가 왔습니다.” (웃음)

그리고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생이 많았을 총무들의 노고에 대해 아낌없이 격려의 말을 해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정토회의 지난 30년 역사 중에 소임 기간이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낸 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 년을 삼 년처럼 보내신 분들이에요. 처음 소임을 맡았을 때부터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 불안정한 상황을 이어가더니 일 년이 지나도록 무엇하나 안정된 것 없이 변경만 계속되었습니다. 사흘에 한 번꼴로 바뀌었고 아직도 바뀌는 중입니다. (웃음)

점점 빨라지는 변화의 속도

소임이 끝날 때까지 바뀌고 있을 것 같아요. 계속 바뀌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3 년 만에 변화하던 것이 1년 만에 변화할 정도로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겁니다. 또한 1년 안에도 자주자주 변했다는 것은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얘기입니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 속도가 빨라서 정했다 싶으면 또 바뀌는 것을 되풀이하는 거예요. 더 좋은 방법이 계속 새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가기로 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 사태와 온라인 기술 등이 지금처럼 바뀌어 갈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을 못했습니다. 온라인 시설도 지금처럼 갖춰져 있지 않았고, 우리도 온라인 방식에 대한 훈련이 안 되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변화가 필요했고, 새로운 시설을 갖추어야 했고, 새로운 회의 방법을 찾아나가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회의를 이 회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다가 최근에는 또 다른 회사의 프로그램으로 전환했습니다. 요즘은 화상회의 방식을 아예 바꾸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의견과 정보로 인해 빠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 같아요. 또 많이 바쁘기도 했으리라 예상됩니다. 여러분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는 동시에 또 적응해야 하고, 또한 다른 회원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해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렇게 변화의 시기를 거쳐 가야 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힘들 수밖에 없어요. 예전에 총무 3년 하던 것보다 지난 1년이 더 힘들었을 거예요.

그동안 지역 법당이 있었을 때는 법당 관리라는 것이 총무들에게는 크고 무거운 짐이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법당이 정착되면 그 부담이 사라지니까 큰 짐 하나를 덜게 되는 거예요. 이렇게 좋은 점도 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고생들 하셨어요. 그 고생이 헛되지 않을 거예요. 이번에 전법활동가 신청을 새로 받았는데 법당 총무님들 중에는 ‘지난 일 년이 너무 힘들었다’라고 하면서 전법활동가 신청을 아예 포기하신 분들도 계신다고 해요. 얼마나 힘드셨을지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다시 한번 발심해서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등산에 비유하면 정상에 거의 다 올라온 것과 같아요.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고생을 하셨는데 제가 무엇을 선물로 드릴까요? 여기 있는 이 꽃을 한 송이씩 드릴까요? 아니면 악수를 한 번 할까요?” (웃음)

꽃을 주려고 했다가, 손을 들고 악수를 건네려고 했다가, 어떻게든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고 하는 스님의 마음이 영상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이어서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하고 싶은 사람은 즉석에서 ‘손들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질문자는 법당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많았던 총무님들을 격려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법당을 철거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지난 1년 동안 정토회가 변화해오는 과정에서 법당 총무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법당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 법당의 총무님은 공사를 진행하고 행정처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한 달이 넘게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급변하는 과정이라 불가피했다고 하지만, 교육이나 연수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바로 어려운 일들이 주어진 법당 총무님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법당을 새로 만드는 일은 성과가 있으니까 고생을 해도 재미가 있습니다. 설명 어려움이 있어도 그 과정을 극복하면 법당을 새로 마련하게 되니까 ‘내가 고생한 결과 새로운 법당이 이루어졌다’ 하는 보람이 저절로 생깁니다.

하지만 법당을 철거하는 일은 있던 것을 없애는 작업이라서 고생한 보람도 없고 허무하게 느껴지기 쉽습니다. 또한 철거하는 과정에서 경비를 줄이려는 정토회와 건물주의 요구 조건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고충도 많으셨을 겁니다. 법당이 내 개인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도 많았으리라 봅니다. 공적인 일이다 보니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잖아요. 절약이 원칙이기 때문에 돈도 함부로 사용할 수 없고, 그렇다고 정토회에 누가 될까 봐 함부로 싸울 수도 없는 처지에서 정말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게다가 보시한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마음고생도 하셨을 거예요.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을 저도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혼자서만 끙끙 앓고 있지 마세요. 함께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법당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나온 자질구레한 모든 물품은 두북 수련원에서 모두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두북 수련원에 방송 스튜디오를 꾸미고 있는데, 바닥과 벽에 들어가는 보온재도 모두 여러분이 법당을 철거하면서 뜯어서 보내준 보온재를 재활용했어요.

그릇이라든지 생필품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나눠줄 계획입니다. 스피커와 마이크, 빔프로젝트는 인도나 필리핀에 갈 때마다 가져가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 시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법당을 철거하면서 나온 모든 물품은 재활용할 계획이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지부별 으뜸절에 새로운 시설을 만들거나 리모델링을 할 때도 새 물건을 사지 않고 있는 물건을 적극적으로 재활용해서 사용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두북 수련원에 목공소도 하나 마련했어요. 조만간 철공소도 지을 생각입니다. 이제 두북 수련원은 지구환경을 살리기 위한 재활용의 일상화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이 될 거예요.

2차 만일결사의 토대를 만든 사람들

온라인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법당을 관리하는데 썼던 에너지를 이제는 다른 곳에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째, 전법 활동에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둘째, 사회적 실천을 하든, 농사를 짓든, 구체적인 실천을 하는데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우리의 에너지를 훨씬 유용하게 사용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전법의 가장 큰 공로자는 법당이었습니다. 법당이 정토회의 발전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래서 법당을 관리하는 총무가 정토회의 꽃이었습니다. 이제는 온라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전법활동가가 정토회의 꽃입니다. 앞으로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실천을 지부별로 마련된 으뜸절에서 해나가게 됩니다. 그러니 너무 섭섭해하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런 역사적인 전환기에 바로 여러분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큰 변화는 1차 만일결사를 끝마치고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 해야 할 일이에요.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 시기가 앞당겨진 겁니다. 그러니 2차 만일결사의 토대를 여러분들이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다음 질문자는 법당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행정처와 업자 사이에서 입장 차이가 커서 힘들었다고 하면서 중간에서 조율을 해나가는 방법을 질문했습니다.

중간에서 조율을 해야 할 때 어떡하죠?

“정토회에서 제시하는 비용과 현장에서 업자가 제시하는 비용의 차이가 매우 커서 조율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이럴 때는 두 번 세 번 왔다 갔다 하면서 조정을 해 나가면 됩니다. 중간에 끼어서 ‘정토회가 왜 이러냐?’ 했다가 ‘업자가 왜 이러냐’ 했다가 하는 것은 수행적 관점이 덜 잡혀서 그런 거예요.

그렇다고 업자의 얘기만 듣고 거기에 끌려가면 안 됩니다. 업자가 너무 높은 금액을 요구하면 ‘저는 결정을 못 합니다. 정토회에서 절대 안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일단 깎아보는 거예요. 그러다 상대가 한계치를 보이면 이번에는 행정처에 연락해서 ‘제가 해봤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요. 이 정도 금액은 내야 할 것 같아요’라고 의견을 내면 전문가들이 의논할 거예요. 그래서 타협 가능한 금액으로 조정해서 다시 얘기하면 이번에는 또 업자 쪽에서 ‘조금 더 내도록 해라’ 이럴 것이고, 그래서 다시 조정을 하다 보면, 조금씩 타협이 되어 나가게 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힘들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난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괴롭지 않으면서 조율해 내느냐 하는 것도 공부거리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한 번 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이 외에도 온라인 전환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다양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닫는 말씀을 했습니다. 스님은 다시 한번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해주고 싶어 했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죽었다면

“힘드신 총무님들께 제가 무엇을 해주면 위로가 될까요? 법당을 만드는 일을 했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신이 날 텐데, 있는 법당을 없애려니 얼마나 허전하겠어요. 그러나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죽으면 차가운 땅에 묻고 뜨거운 불에 태울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그래도 법당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할 때 굳이 도시에는 더 이상 법당이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면 지부별로 마련된 으뜸절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동안 도심에 법당을 낸 이유는 공부할 장소가 필요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한 이후 우리 모두에게 개인 법당이 생겼기 때문에 도심 속 법당은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만약 공간이 필요하다면 다른 용도로는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수행과 전법을 위해서는 필요가 없어요. 그런 면에서 수행과 전법의 용도로 생각하는 법당에 대해서는 이제 미련을 버리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법당 총무라는 소임은 법당이 없어지는 8월까지 그대로 총무입니다. 구제도와 신제도가 함께 공존하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기존에 맡은 소임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을 해 나가는 동시에 맡은 소임에 대해서도 힘드시더라도 마무리를 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는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수행법회 때 과감하게 문제제기를 해 주세요. 행정처로 소통이 안 되면 수행법회를 통해서 제가 연결을 해드리거나 다른 지원 방도를 알아보겠습니다.”

사홍서원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두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습니다. 총무님들도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후 퇴장했습니다.

예정보다 30분 늦게 간담회를 마친 후 오후 4시에 문경 수련원을 출발해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중에 해가 저물었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한 후 저녁에는 온라인 일요명상을 할 예정입니다.

사이다 같이 talk 쏘는
청춘톡톡 LIVE 함께해요~

법륜스님과 2030 청년들의 대화를 통해
답답했던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 오늘(3월 29일) 오후 7시 30분-9시 30분

▼ 아래 주소에서 생방송을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 https://youtu.be/aPH1E-V5pVg

  • 유튜브 시청은 전 연령대 누구나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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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연기

[첫째,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에 대한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셋째, 자기의 감정에 너무 놀아나지 말아야 합니다. 기분이 좋다, 나쁘다, 기쁘다, 슬프다, 괴롭다, 즐겁다 등 감정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는 것입니다.…참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집착하지 않으면 누구나 이 길을 갈 수 있습니다.]고생하신총무님들께 미안해하시는 참정이많으신스님^

2021-04-20 01:10:54

이은영

맞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4-04 12:53:23

진국

감사합니다.

2021-04-02 09: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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