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3.19 정토대전회의, 금요정기법회
“월급이 적어서 불만족스러워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하루 종일 공동체 법사단과 회의를 한 후 저녁에는 금요 정기법회를 생방송으로 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발우공양이 끝나자마자 오전 8시에 공동체 법사단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각 지부별 으뜸절에서 살고 있는 법사님들은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온라인정토회로 전환한 이후 전국법사단을 각각 어느 지부와 지회에 배치할지, 일반인 누구나 들을 수 있게 준비하고 있는 금요법회의 진행 주체를 누가 맡을지, 여러 가지 안건에 대해 3시간 동안 회의를 하고 11시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12시 40분부터는 정토대전 경전팀 법사님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지난 회의에 이어서 부처님의 교화 사례를 기록한 경전의 내용을 발췌해 와서 발표한 후 스님에게 편집 방향에 대해 조언을 들었습니다. 미륵사에 있는 향덕 법사님과 서울 정토회관에 있는 묘덕 법사님은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오후 6시에 회의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하며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금요 정기법회를 시작했습니다. 900여 명의 정토회 회원들이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혹독한 추위가 봄을 앞당긴 것처럼

“지난 일주일 간 잘 지내셨어요? 벌써 3월 중순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올 겨울이 유난히 추웠는데 오늘은 기온이 거의 20도에 가깝게 올라갔습니다. 예년보다 6도 이상 높다고 해요. 보통 경주나 울산 지역에 벚꽃 피는 시기가 4월 초인데 벌써 벚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2주 정도 앞서서 봄이 오고 있습니다. 물론 또 꽃샘추위가 와서 계절의 균형을 맞추긴 하겠지만 지난 겨울에 혹독한 추위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봄이 더 일찍 오는 것 같습니다.

날씨와 우리 인생을 비교하면, 마치 혹독한 추위가 봄을 앞당긴 것처럼, 재앙이라고 생각했던 인생의 어려운 일들이 결과적으로 내 인생에 많은 유익함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날씨를 보면서 저는 늘 수행과 비교해 가면서 공부 거리를 삼습니다. 봄이 왔다고 좋아하다가 조금 있으면 또 꽃샘추위가 몰아칩니다. 계속 봄날씨가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5월을 기준으로 보면 일찍 온 봄이 오히려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하죠.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사실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좋은 것이 나중에 나쁜 일이 되기도 하고, 지금 나쁜 일이 나중에 좋은 일이 되기도 합니다.”

봄날씨와 수행에 대해 이야기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8명이 질문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중 한 명은 대기업에 취업을 했지만 연봉이나 혜택이 적어서 만족이 되지 않는다며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회사에서 주는 연봉이나 혜택이 적어 불만족스러워요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기업 정규직으로 취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과 달리 허울만 대기업이고 나라에서 받는 혜택이나 복지도 적고 연봉도 적어 만족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관점을 가져야 행복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요?”

“자기 재능에 비해 회사에서 받는 혜택이 부족하다 싶으면, 회사에 다니면서 이직할 준비를 하면 되죠. 다른 회사에 원서를 내서 합격한 후에 조용히 나가면 돼요. 기분 나쁘다고 사표를 먼저 내버리면, 잘못하면 몇 년 간 실직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을 옮길 때는 반드시 충분히 먼저 알아보고 그만둬야 합니다.

다른 곳을 알아봤더니 막상 조건이 좋은 곳은 가기가 어렵고, 본인이 갈 만한 곳은 지금보다 조건이 더 나쁘다면 질문자는 불만을 버려야 합니다. 본인 재능과 비교하여 지금보다 더 좋은 회사로 옮길 수 있으면 옮기면 되고, 옮길 수 없으면 지금 다니는 회사에 만족해야 해요.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는 한국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 회사와 지금의 회사를 비교해서 불만을 갖는 것은 환상 속에 사는 것입니다.

직장에 불만이 생기게 된 원인

질문자의 기대가 너무 높았다고 볼 수도 있어요. A라는 대기업에 가면 월급도 많고 복지 혜택도 많을 것이라 기대하고 갔는데, 그렇지 않다는 얘기잖아요. 만약 중소기업에 갔다면 월급을 적게 받아도 불만이 크지 않았을 거예요. 처음부터 거기는 월급이 적을 것이라는 걸 알고 갔기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회사의 상태나 조건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너무 큰 기대를 갖고 취업해서 생긴 문제이지 회사 자체의 문제는 아닙니다. 본인이 다른 곳에 갈 수 있으면 이직을 하고, 갈 수 없다면 '중소기업에 가는 것보다는 월급이 적어도 큰 회사에 정규직으로 들어온 것은 다행이다' 이렇게 마음가짐을 갖는 게 좋습니다.

내가 이 직장에 다니면서 불만을 갖는 것은 본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내가 이 직장에 안 다니면 되지 욕하면서 다닐 이유는 없습니다. 회사가 노동법을 어겼다든지 부당행위가 있었다면 시정을 하기 위해서 고발을 하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 월급이 적다거나 복지혜택이 적은 것은 고발대상이 안 됩니다. 회사 잘못이 아니라 질문자가 잘못 알고 입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질문자가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잘못 알고 주식을 샀다면 주식이 떨어졌다고 고발할 수 없잖아요?

나름대로 기대를 가지고 입사를 했는데, 내 생각과 달라서 실망을 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제 질문자가 선택을 하면 됩니다. ‘다른 회사에 가야겠다’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일단 이 직장에 다니면서 충분히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옮겨 가는 게 좋아요. 사표부터 내면 중간에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내가 갈 만한 가능성이 있는 곳을 몇 군데 알아보니 현재 직장보다 나은 곳이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만족해야 합니다.

만약 다른 직장을 찾으면서 이 회사에 다니는 경우를 선택한다면, 이 회사에 다니는 동안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질문자를 해치는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퇴사할 때는 항상 감사 인사를 해야 합니다. 만약 이 회사에 일 년을 다녔다면 ‘감사합니다. 그동안 잘 다녔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퇴사를 해야 내 인생에 유용한 일 년이 됩니다. 그런데 ‘내가 속아서 일 년을 허비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자기 인생의 일 년이 보잘것없는 것이 됩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자신을 해치는 행위가 됩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판단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질문이 더 있으신가요?”

“저는 이 회사에 연봉이 낮은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만족하는 편입니다. 사람들도 좋고 일도 쉽고 편해요. 만약 연봉이 높은 회사로 이직을 하면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한 편으로는 듭니다.”

“그건 두말하면 잔소리죠. 월급을 많이 줄 때는 그만큼 일이 많은 회사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월급을 많이 주겠어요? 일은 적게 시키고 월급은 많이 주는 회사가 있다면 회사 운영을 잘못하고 있는 겁니다.

월급을 많이 주는 직장이 꼭 좋을까요?

월급이 적은 회사에 다니면 내가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내가 가진 재능만으로도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월급이 아주 많은 회사는 입사하기도 어렵지만 설령 입사한다 해도 질문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아요. 그러면 질문자는 늘 해고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지내야 합니다. 그것보다는 월급이 적더라도 자유롭고 편하게 지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일을 적게 하고 편하게 지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굳이 아까운 인생을 해고당할까 봐 전전긍긍하면서 살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거예요. 제가 볼 때는 질문자는 지금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것 같은데, 괜히 문제를 삼아서 불행을 자초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직했다가 후회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많고요. 쥐약을 먹으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지금 다니는 회사의 좋은 점을 조금 더 발견해 보세요. 연봉을 더 받고 싶다면 다른 회사를 알아봐도 되는데, 연봉이 높으면 회사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합니다. 질문자가 현재 다니는 회사에 대해 기대 수준이 높은 것처럼, 연봉이 높은 곳에 가면 회사가 직원에 대해 갖는 기대 수준이 높아요. 돈을 많이 주니까요. 그러면 질문자가 회사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합니다. 저라면 지금 다니는 회사가 훨씬 낫겠다 싶어요. 저도 월급 안 받으니까 아무 눈치 안 보고 살잖아요.” (웃음)

“제가 디자이너라서 새로운 유행을 계속 배워나가야 하는데요. 이곳은 오래된 회사이다 보니 유지하고 보수하는 것만 주로 하고, 제 작품을 창조할 기회가 없어요. 그래서 일이 쉽고 편하기는 하지만, 도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첫째,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 힘들고 바쁘더라도 다른 회사를 찾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면 그런 회사를 찾아서 이직을 하면 됩니다.

둘째, 지금 이 회사에 다니면서 퇴근 후나 주말에 학원을 다니면서 더 배우거나, 프로젝트를 더 받아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개발해나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질문자가 밝아진 얼굴이 되어 사라지고, 다음 질문자가 다시 화면에 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아이가 학교에서 놀이할 때 실수가 있었습니다. 이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생님, 학교, 엄마들로 인해 아이가 또 실수할까 봐 자꾸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입니다.
  • 보수정권이 안보위기를 이유로 기본권을 억압하는 것과 진보정권이 보건위기를 내세워 기본권을 억압하는 것을 중도의 관점에서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춘천에 있는 중도 유적지는 많은 유물, 유적, 유구가 발견되고 있는 가치 있는 유적지인데, 놀이동산 아래 덮이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어떤 활동을 해야 할까요?
  • 긴장과 불안이 많아 약을 복용 중인데, 직원들의 따돌림과 폭언으로 머릿속에 분노가 있습니다. 내가 아픔을 갖고 이 직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 저는 대화를 하면서 상대가 못 알아 들어서 같은 말을 두 번 세 번 반복하면 짜증이 나고 관계가 불편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기도 해야 합니까?
  • 13평 요가원을 오픈하였습니다. 마스크도 안 한 이웃 호프집 취객들의 담배연기와 시비로 요가 회원 입출입이 사실상 힘듭니다.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때때로 공허하고 삶이 재미가 없어지고 우울감이 옵니다. 과연 수행의 방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깨우쳐주시길 바랍니다.

답변을 모두 마치고 스님이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회사에 불만을 가졌던 질문자도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난 후에 다음 분들의 질문도 들어보니까 제가 너무 교만했던 것 같아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 불만을 갖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다녀 보겠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4월 24일부터는 수행법회와 정기법회가 통합이 되어서 법회가 수요일에 진행됩니다. 달력에 날짜를 표시하시고, 미리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한 후 오전에는 출가재일 기념법문을 하고, 오후에는 불교대학 진행자와 경전대학 진행자와 온라인 간담회를 각각 한 후, 저녁에는 2차 만일준비위원회와 간담회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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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연기

[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하죠.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사실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좋은 것이 나중에 나쁜 일이 되기도 하고, 지금 나쁜 일이 나중에 좋은 일이 되기도 합니다.” ]

2021-03-31 05:12:25

어디에 있던 행복하기

스님 말씀 언제나 감사합니다
저도 상담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경로를 알려주세요

2021-03-24 07:10:34

선주행

저도
질문자처럼...
여기 대표는 본인이 잘났다고 생각하고
어떤일에 순서가 없어 직원인 저는 피곤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나오자니 돈이 필요하고
정말 답답해요.
아직도...ㅠㅠ
감사합니다.

2021-03-23 14: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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