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2.12 온라인 설 명상수련 3일째
“무뚝뚝한 표정이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입니다”

안녕하세요. 온라인 설 명상수련 3일째입니다. 오늘도 국내외에서 3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각자의 방에서 명상을 함께 했습니다.

“편안한 상태에서 눈을 감고 관심을 콧구멍 끝에 둡니다. 다만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알아차릴 뿐입니다.

‘숨이 길게 들어오면 길게 들어오는구나, 짧게 들어오면 짧게 들어오는구나, 숨이 거칠면 거칠구나’

어떤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오직 들숨과 날숨만 알아차립니다.”

온라인 설 명상은 연휴가 끝나는 14일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내일은 지난 4일간의 온라인 명상을 마무리하며 명상 중에 일어난 몸과 마음의 상태에 대해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이 있을 예정입니다. 내일부터는 스님의 하루가 평소처럼 스님의 일과와 함께 다시 정상적으로 발행됩니다.

오늘은 지난 2월 7일 청춘 톡톡에서 있었던 즉문즉설을 한 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늘 표정이 어두워서 과연 군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인 청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입니다.

늘 무표정이라 상대방은 제가 화났다고 생각합니다

“군 입대를 두 달 앞둔 대학생입니다. 저는 늘 표정이 어두워서 고민입니다. 어른들이나 친구들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가벼운 농담을 해도 무뚝뚝한 표정을 짓게 됩니다. 재미가 없어도 예의상 웃어야 하는데, 늘 무표정이라 상대방은 제가 화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의 무뚝뚝함이 군대 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입니다.”

“괜찮아요.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질문자를 무뚝뚝하다고 오해해서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람이 무뚝뚝하긴 하지만 진실하다’, ‘무뚝뚝하긴 하지만 의리가 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무뚝뚝하다는 단점 대신 본인의 장점을 발굴하면 됩니다.

만약 무뚝뚝한 데다가 불성실하고 의리도 없으면 문제가 됩니다. 한 가지 정도는 없어도 괜찮아요. 무뚝뚝한 성격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그렇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요. 꼭 웃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한 가지의 단점을 극복하려고 너무 노력할 필요도 없어요.

질문자는 스님이 되면 딱 좋겠어요. 스님들에겐 무뚝뚝한 성격이 아주 큰 장점이 됩니다. 스님들이 너무 가벼워 보이면 안 되잖아요. (웃음)

만약 질문자가 사람들에게 항상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다면 무뚝뚝한 성격이 큰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무뚝뚝한 성격은 본인이 어떤 직업을 가지느냐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어요.

앞으로 여자 친구를 사귀거나 결혼을 할 때도 질문자의 무뚝뚝한 표정보다 질문자가 얼마나 진실한지 볼 수 있는 여성을 찾아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 나의 장점을 좋아해 주는 사람과 사귀는 게 좋아요. 그렇지 않고 인물이 잘 났거나 돈이 많거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사귀면 오래 못 가요. 대부분의 여성들은 너무 무뚝뚝한 남자를 싫어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거짓말하고 사기를 치더라도 우선 앞에서는 상냥하고 비위 맞춰주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기꾼은 굉장히 친절하고, 잘 생기고, 옷도 잘 입고, 서비스도 좋잖아요. 차도 좋은 거 타고 다니고, 사무실에도 가보면 잘 꾸며놓았어요. 그래야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는 사기꾼이 되는 데는 자질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무뚝뚝해서는 사기를 치기가 어렵습니다. (웃음)

그래서 무뚝뚝한 것을 반드시 고쳐야 하는 건 아닙니다. 욕을 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성격은 고쳐야 하는데 무뚝뚝한 성격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이에요.

원래 성격이 무뚝뚝하더라도 마음을 자꾸 가볍게 가지려고 하는 연습을 하면 얼굴이 조금씩 밝아집니다. 두 달 후에 군입대를 한다고 했는데, 군대는 명령을 따르는 것을 좋아해요? 거부하는 걸 좋아해요?”

“따르는 걸 좋아합니다.”

“군대에 가면 무조건 ‘예’ 하는 연습을 한번 해보세요. 억지로 하지는 말고 자발적으로 연습해 보세요. 옳고 그르고를 따지지 말고 마치 바보처럼 ‘이거 해라’하면 ‘예’ 하고 해보고, ‘하지 마라’ 하면 ‘예’ 하고 그만둡니다. 중대장이 와서 ‘나무 심어라’ 하면 ‘예’ 하고 심고, 대대장이 와서 ‘누가 여기에 심으라 했어. 심지 마’ 하면 ‘예’ 하고 뽑아 보세요. 또 잠시 후에 중대장이 와서 ‘심으라는 데 왜 안 심었어?’ 하면 ‘예, 심겠습니다’ 하고 다시 심고, 또 대대장이 와서 ‘뽑으라는데 왜 아직도 안 뽑아’ 하면 또 ‘예’ 하고 뽑아 보세요. 할 수 있겠어요?”

“예, 해보겠습니다.”

“방금 대대장은 뽑으라고 했는데, 중대장은 심으라고 하고, 도대체 누구 말을 들으란 거냐!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야! 이러지 마세요. 군대에 모순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무뚝뚝함을 극복하기 위한 내 수행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군대를 이용해서 내 성격을 한번 고쳐보겠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군대는 원래 ‘예’ 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앞으로 모순 같은 건 따지지 말고 뭐든지 ‘예’ 하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해보는 연습을 자꾸 하면 얼굴이 확 펴질 겁니다.”

질문자가 활짝 웃었습니다.

“지금 웃네요. 그렇게 웃으면 돼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예,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군대를 이용해서 자기 인생을 한번 바꿔 보세요.”

“예. 저의 무뚝뚝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을 더 가볍게 먹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따지지 않고 ‘예’ 하고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법륜스님과 함께 하는 온라인 주말 명상

온라인 명상이 주말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금요일 저녁 고요함이 당신과 함께합니다.
아무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2박3일간의 경험을 통해 일상이 새로워집니다.

★기간 :
2021.02.26(금)19:00 ~ 2021.02.28(일)

★참가신청 :
http://www.jungto.org/training/meditate_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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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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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지금 현사항에서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이어갑니다. 감사합니다.

2021-03-10 06:15:32

세숫대야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위해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 고맙습니다()

2021-02-22 08:13:56

고경희

이용해서

2021-02-20 00: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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