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2.6. 온라인 주말 명상수련 3일째, 일요명상
“명상수련을 통해 얻은 소득”

안녕하세요. 오늘은 온라인 주말 명상수련 마지막 날인 3일째입니다. 새벽부터 오후까지 명상을 하고 소감을 나눈 후 명상수련을 회향했습니다. 저녁에는 어김없이 일요 명상이 생방송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스님은 어제 밤새 새책 원고 교정을 보고 잠깐 눈을 붙인 후 4시에 일어나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수련 참가자들은 각자 거처에서 노트북과 마주 앉아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이내 스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자세를 바로 합니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마음을 콧구멍 끝에 주시해서 ‘호흡하고 있나’ 하고 확인해 봅니다. 호흡을 한다는 것은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입니다. 숨이 들어갈 때 들어가는 줄 알고, 나갈 때 나가는 줄 압니다. 길게 들어가면 길게 들어가는 줄 알고, 짧게 들어가면 짧게 들어가는 줄 압니다. 숨이 가쁘면 ‘가쁘구나’, 부드러우면 ‘부드럽구나’ 하고 압니다. 호흡하는 그대로 두고 그 상태를 여실히 알아차려봅니다. 관심을 두면 저절로 알아차려지고, 관심을 다른데 두면 놓치게 됩니다. 애쓰는 게 아니라 관심만 두면 저절로 알아차려집니다. 마음을 다른데 빼앗기지 말고 오직 콧구멍 끝에 집중해서 호흡을 알아차려봅니다. 놓치면 다시 합니다.”

탁, 탁, 탁!

오늘도 30분씩 명상을 하고 10분간 포행을 했습니다. 새벽부터 오후까지 열 번의 명상을 했습니다.





오후 공양을 하기 전에 2박 3일간의 명상을 마무리하며 소감문을 썼습니다.

참가자들이 공양을 하는 동안 진행 측에서는 소감문 전체를 읽어보고 발표자를 선정했습니다.


오후 3시부터 발표자로 선정된 분들이 화상으로 소감문을 낭독했습니다. 전체 참가자 820여 명 중 24명이 발표를 했습니다. 사회자가 발표자를 부르면 손을 들고 본인의 마이크를 켜고 소감문을 적은 대로 읽었습니다.

약 1시간 동안 한국과 해외 곳곳에서 함께한 참가자들의 소감문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이제 좀 할 만하니 수련이 끝난 것 같아 아쉬워 왜 최소 4박 5일은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의구심도 들고, 시간낭비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되고, 다리도 너무 아파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저녁부터 조금씩 좋아지면서 오늘 아침부터는 한 번도 다리를 풀지 않고 앉아 있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행복한 마음입니다.”

“불교대학에서 배웠던 이론들을 명상을 하면서 실제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명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 지인의 원룸에서 2박 3일 동안 밖에 나오지 않고 오롯이 수련에 집중했습니다. 처음부터 인터넷 연결이 안 돼 애를 먹었고, 방바닥은 뜨거운데 외풍이 심해 잠을 설치고, 옷을 몇 겹씩 껴입고 무릎담요까지 사용하며 명상에 집중하려 했습니다. 힘든 가운데서도 다리는 끝까지 풀지 않았고, 모든 과정을 놓치지 않고 참여했던 나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기간이 짧아서인지 저는 뭔가 하다만 느낌이 듭니다.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4박 5일간 명상으로 신청하도록 하겠습니다.”


“혼자 했으면 포기하고 그만뒀을 텐데 비록 온라인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같이하고 또 스님께서 놓치면 다시 한다고 자주 얘기해주셔서 멈추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명상하면서 배도 고프고 먹고 싶은 것도 자꾸 생각났습니다. 내가 먹는 거에 정신 못 차리는 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못 먹은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먹고 싶다고 계속 충족시켜주면 습관이 돼서 나중에 끊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겠구나 느꼈습니다.”

“좁은 방에 48시간 동안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답답했습니다. 그런 그 마음 그대로 알아차리고 나니 이번 수련이 4박 5일이 아닌 2박 3일인 것이 다행으로 느껴졌습니다.”

“영상만 보고 명상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외로움과의 싸움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평소에 얼마나 정신없는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정리 말씀 시간에 코멘트해줄 내용을 꼼꼼히 메모하며 소감문 발표를 경청했습니다.

소감문 발표를 모두 경청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이에 대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소감 잘 들었습니다. 다리 통증, 졸음, 망상으로 많이 힘들었나 봐요. (웃음)

지금 지나 놓고 얘기하니까 이렇게 웃지 그 순간순간은 정말 힘들죠. 이건 제가 명상을 처음 할 때 겪었던 일이고, 고문을 당할 때도 겪었던 일이에요. 그때 그 순간은 정말 죽을 것 같지만 또 지나 놓고 보면 하나의 추억이 됩니다. 수련 중에 언제든지 그만두려면 그만둘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분처럼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무리 고통이 커도 끝나고 나면 상처가 안 됩니다. 그래서 수행은 자발적으로 해야 됩니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 못 나가니 답답하시죠?

온라인 주말 명상수련 프로그램을 마련한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에요. 그동안 2박 3일이나 1박 2일 동안 명상을 하는 프로그램은 그동안 제가 안 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은 명상이 완전히 유행이 되었고, 폼을 잡으려는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명상은 자기 업식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고된 과정을 한 번은 극복해야 돼요. 다시 말해서 한 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야 돼요. 성경 말씀으로 하면 거듭나야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 하고 호텔에서 맛있는 거 먹고 자고 둘러앉아서 명상 좀 하는 프로그램들은 놀이에 불과합니다. 상업적으로 고객을 확보해서 정신적인 즐거움을 주는 놀이라고 할 수 있지 그것은 해탈과 열반의 길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명상수련은 적어도 10일을 해야 개인의 변화가 생깁니다. 힘든 시간들을 극복한 뒤에야 ‘진짜 변할 수 있구나’ 이런 자기 체험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워낙 여러분들이 직장에 묶여 있어서 그렇게는 못 한다고 하니까 4박 5일 명상수련을 만들었는데, 4박 5일도 어렵다고 해서 이번에 2박 3일 명상수련 프로그램을 만든 거예요. 2박 3일 프로그램도 코로나 사태만 없었으면 안 했을 겁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요즘 사람들이 ‘가정불화가 많다’,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 ‘밖에 못 나가서 답답하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해서 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거예요.

새로운 문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

소감문 중에 혼자 집에서 명상을 하니까 외롭고 답답하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수행자가 수행에만 전념하는 ‘무문관’이란 것이 있어요. 무문관에 들어가면 딱 밥만 넣어 주고 똥만 받아 나가요. 문을 아예 시멘트로 봉해버려요. 3년 지나면 벽을 깨고 나옵니다. 좁은 공간에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는 걸 터득해야 이 세상에 두려운 것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런 수행을 하는 겁니다.

지금 서양의 개인주의적 자유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합니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을 못 한다고, 가게에 가서 못 사 먹는다고, 친구하고 커피 못 마신다고, 여행을 못 간다고 죽는다고 난리를 피웁니다. 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삶의 가치관은 ‘내가 뭘 먹고 내가 어디로 가는데 네가 왜 상관하냐?’ 이겁니다. 지금 상황은 그런 개인주의적 자유주의가 갖는 큰 한계를 이번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식으로 국가가 강제로 통제하는 전체주의를 우리가 원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자발적 통제, 스스로 자신의 욕구를 절제해줄 때 개인에게도 이롭고 공동체에도 이롭습니다. 이런 새로운 문명이 지금 필요합니다.

우리 각자가 수행을 통해서, 일을 해도 괴롭지 않고, 일을 안 해도 괴롭지 않고, 바빠도 괴롭지 않고, 아무 할 일 없어도 괴롭지 않고, 좁은 공간에 있어도 답답하지 않고, 넓은데 있어도 두렵지 않은 상태로 나아가야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좁은 데 있으면 답답하다’, ‘조금 넓은데 있으면 무섭다’, ‘낯선 데 가면 두렵다’, ‘늘 가던 데 가면 지루하다’ 그러잖아요. 혼자 있으면 외롭다고 하고 둘이 있으면 귀찮다고 합니다. 뭐 어떻게 하자는 거예요? (웃음)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둘이 있어도 귀찮지 않고, 낯선 곳에 가면 신기하고, 늘 가던 데 가면 익숙해서 좋고, 이렇게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역량을 키워야 됩니다.

명상을 하면 다리 통증이 조금 있지만 그렇다고 다리가 부러지는 일은 없어요. 통증은 습관이 조금 바뀔 때 오는 저항인 거예요. 이렇게 알고 통증도 좀 감내하고, 이것이 건강에 좋다면 배고픔도 조금 감내하고, 이것이 건강에 나쁘다면 먹고 싶어도 조금 절제하고, 이렇게 살아야 인생이 점점 자유로워집니다. 먹고 싶다고 몸에 나쁜 것을 막 먹고 괴로워하며 사는 게 자유가 아니에요. 여러분들은 이번 2박 3일 동안 그런 연습을 한 거예요.

명상수련을 통해 얻은 소득

이번 명상수련을 통해 얻은 소득이 참 많습니다. 우선 나의 출발점을 확인하게 됐어요. 현실은 여긴데 출발점을 저 앞에 두고 가니까 늘 자기가 놓인 현실에 불만이 많은 겁니다. 여러분 각자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되는구나’ 하고 알게 되었을 거예요. 앉으면 졸리는 데서부터, 다리 아픈 데서부터, 망상이 피워지는 데서부터, 배고픈 데서부터,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여러분들은 실패할 일이 없어요. 이거보다 더 뒤로 나갈 일은 없으니까요. 앞으로 남은 건 한 발을 가도 앞으로 갈 일만 남았지 뒤로 갈 일은 없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제가 세계 100회 강연을 할 때 로마에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즉문즉설 강연에 딱 한 명이 왔어요. 그러자 유럽의 강연 책임자가 창피해서 얼굴이 새하얘졌습니다. 결국 제가 그 한 명을 앉혀놓고 상담을 하듯이 강연을 해주고 마쳤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제가 유럽 강연 책임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큰일 하셨어요.’

‘왜요?’

‘로마 강연 덕분에 전 세계에서 강연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셨어요.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 강연할 때 사람들이 적게 와도 로마 강연을 비교하며 ‘그래도 우리는 두 명 왔다’, ‘그래도 우리는 다섯 명 왔다’ 할 수 있잖아요. 이 강연을 통해서 다른 강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걱정이 싹 없어져 버렸어요. 한 명이 온 걸 보여주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강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전부 희망을 갖게 됐어요. 그리니 얼마나 좋은 일을 한 거예요. 그러니 우울해하지 마시고 정말로 큰 일 해주신 거예요.’

그런 것처럼 처음 명상을 해 본 여러분들은 이번에 바닥을 딱 쳐서 출발점을 만들어 놓은 겁니다. 여러분들은 여기서 앞으로 갈 일만 있지 뒤로 갈 일은 없어요.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어요. 어느 분이 자기는 먹고 싶으면 맨날 시켜 먹다 보니 먹는 욕구가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하루 이틀 안 먹으니까 먹는 욕구가 엄청나다는 걸 알았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이걸 알게 된 것만 해도 큰 공덕입니다. 우리는 자기의 욕구나 성질을 늘 합리화하기 때문에 세상이 다 ‘너 성질 더럽다’라고 얘기해도 자기만 자기를 모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움에 처해보면 자기 성질이 다 나와요. 이게 나쁜 게 아닙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성질을 숨기고 미화하고 합리화하면서 살기 쉽습니다. 그런데 자기 성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야 내가 여기서 뭘 개선할지 선택이 분명해집니다. 물론 명상을 한다고 다 개선할 순 없어요. 다만 ‘이거 몇 가지는 내가 생각해도 좀 문제야’ 이렇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되는 공덕이 있었습니다.

고작 2박 3일 명상해놓고 무슨 큰 깨달음을 얻으려고 욕심을 내고 그래요? 깨달음은 놔놓고 이것만 해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소득을 얻었어요.

명상수련 기간이 2박 3일밖에 되지 않아서 ‘죽겠다’, ‘다시는 안 한다’ 이런 소리만 나올 줄 알았는데 감사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보니 제가 예상한 것보다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명상수련 내내 다리 아프다가 끝났기 때문에 오히려 부작용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후 10분 후에 회향식을 시작했습니다.

삼귀의와 수행문을 읽은 후 스님에게 회향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한 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수련을 마친 참가자들을 위해 축원을 해주었습니다.

“이번 2박 3일 동안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일까요? 이론, 말, 생각이 아니라 직접 몸과 마음으로 경험해봤다는 것입니다. 이제 출발을 했으니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중간에 탈락 안 하고 이 자리까지 온 것만 해도 엄청난 공덕이에요. 한번 쓴 맛을 봤으니까, 이제 단맛도 볼 겁니다.

저는 제가 먼저 먹어보고 경험해본 후 그 효과가 불확실하면 남한테 얘기를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나한테 맞다고 남한테 다 맞는 것도 아니잖아요. 적어도 나부터 확인을 확실히 해야 남한테 얘기하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

우리들 사이에 신뢰가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해서 조금씩 함께 나아갑시다. 지금은 스님이 안내하고 따라가는 형국이지만 조금 있으면 여러분들이 자발적으로 나아가야 됩니다. 그런데 일단 맛을 한번 봐야 자발적이 됩니다. 지금은 스님이 ‘먹어봐라’, ‘맛있다’ 하고 얘기하니까 조금 먹어본 것이고, 여러분이 직접 먹어보고 ‘맛있네’ 이렇게 되면 제가 먹지 말라고 해도 먹게 될 겁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발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자기가 좋아서 산에 가야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불평이 안 생깁니다. 그래야 높은 산도 땀을 흘리면서 올라갈 수가 있어요. 그러니 내가 정말 자유롭고 행복하고 싶다면, 어떤 종교를 믿든, 종교가 있든 없든, 어떤 철학을 가졌든, 자기가 갖고 있는 믿음과 이해를 그대로 가지시고 이 공부를 해나가시면 됩니다. 이건 믿는 게 아니고 이해하는 게 아니고 자기가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거예요.

생명 가진 모든 존재들에게 자유와 행복이 깃들기를

이번 2박 3일 명상수련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이 수행을 통해 자신의 업식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지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서 마음의 여유, 가벼움, 밝음을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육신도 건강해서 하는 일을 잘 뒷받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수행한 공덕이 있다면 이 공덕을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회향하겠습니다.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수행한 이 공덕으로 그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음식이 되고, 병든 이에게는 약이 되고, 배우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중생의 고통을 없애는데 복덕이 되길 기원합니다. 우리를 있게 한 먼저 돌아가신 조상 영가님들, 유주무주 모든 고혼들도 다 안락함을 얻기를 기원합니다. 생명 가진 모든 존재들에게 자유와 행복, 평안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이것으로 2박 3일간의 온라인 명상수련을 모두 끝마쳤습니다. 스님은 수고한 스텝들에게 다가가 수고했다고 격려를 했습니다.

“수고 많았어요. 맛있는 거라도 사주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갈 수가 없네요. 오늘은 여러분들끼리 요리해서 드시고, 저녁 8시 30분에 또 방송해야 하니까 그때 봅시다.”

해가 지고 스님은 원고 교정 업무를 보며 잠시 휴식을 했습니다.

저녁 8시 30분부터는 매주 빠지지 않고 진행해 오던 온라인 일요 명상을 어김없이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34번째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 시간입니다.

오늘도 외국인을 포함해 4천여 명의 참가자들이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오늘 방송을 하는 장소가 바뀌었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한국의 중부 지방에 있는 문경 정토수련원입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해서 조금 전까지 2박 3일 동안 이곳에서 온라인으로 주말 명상수련을 했습니다. 이곳은 제가 주로 있던 남부지방보다 훨씬 춥네요.” (웃음)

이어서 지난주에 올라온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3명의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한 명은 뇌성마비를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깊은 명상을 할 수 있나요

“저는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 장애 때문에 명상할 때 자꾸 몸이 움직이고 자세도 안 나옵니다. 저같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깊은 명상을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없다면 어떻게 제 내면의 상처를 볼 수 있을까요?”

“명상하는 자세가 현재 제가 앉아있는 것처럼 반드시 이런 자세여야 한다고 단정해서 말할 수 없습니다. 신체가 정상적인 경우에는 이렇게 앉는 게 가장 좋다고 예부터 전해지고 있어요. 다리를 다쳐서 이렇게 앉을 수 없다면 등받이를 대거나 의자에 앉아도 됩니다. 또 질문자처럼 몸이 계속 흔들린다면 흔들리는 상태로 해도 됩니다. 피부 빛깔이나 신체장애가 명상에 장애가 된다고 알려져 있지는 않아요. 그 장애가 어느 정도인지 제가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장애라면 자세가 안 나온다고 해서 명상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명상은 신체의 어떤 자세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명상의 목표는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상태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이나 욕망에 끌려가거나 억압하지 않고 거기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신체장애가 마음의 상태나 감정에 장애까지 줄 정도가 아니라면 명상을 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

다음 질문자는 고민이 있을 때도 명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질문했습니다.

고민이 있을 때 명상이 도움이 될까요?

“고민이 있을 때는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생각이 계속 떠오릅니다. 이럴 때도 명상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고민이 있을 때 해결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첫째, 고민의 원인을 계속 분석해서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둘째, 그 생각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전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고민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 겁니다. 명상은 고민 자체를 문제로 삼지 않는 방법에 속합니다.

아무리 머릿속에서 고민이 계속 떠오르더라도 마음을 호흡에 딱 집중해서 오직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는 것을 계속하게 되면, 그 고민이 어느 순간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만약에 계속 고민이 떠오른다고 해서 그 고민을 따라간다면 그것은 사색이나 사유라고 할 수 있지 명상을 하는 자세는 아닙니다.”

이어서 한 가지 질문에 대해 더 답변을 한 후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말을 백 번 하는 것보다 계속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실제로 해보겠습니다. 잘하려고 하는 의도를 갖지 마세요. 그러면 저절로 긴장됩니다. 여러분들이 잘하려고 하기 때문에 잘 안 되면 실망이 따르고 또 포기하게 됩니다. 그냥 편안하게 앉아서 호흡을 알아차려 봅니다.

설령 마음이 다른 곳에 빼앗겨서 놓쳤다 하더라도 계속 다시 알아차리면 됩니다. 놓친 것은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포기할 필요도 없어요. 알아차려지면 알아차리는 것을 계속하고, 놓치게 되면 다시 알아차리면 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명상을 시작하고, 죽비 소리와 함께 명상을 마쳤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길게 40분 간 명상을 해 보았습니다.

채팅창에 소감이 올라오는 사이 스님은 이번 주말 명상에 일요 명상 참가자들이 많이 참가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일요일 저녁마다 일요 명상을 하시던 분들이 이번 주말 명상에 많이 참여했습니다. 2박 3일 동안 집중적으로 명상한 뒤에 이렇게 하루에 30분씩 꾸준히 명상을 하면 훨씬 좋습니다. 채팅창에 올라온 여러분들의 소감을 읽어 보겠습니다.”

스님이 직접 소감을 읽어주고, 가볍게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평소보다 시간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I felt longer than usual.”

“호흡에 집중하기보다 졸고 망상이 심했습니다.”
“Rather than being able to focus on the breath I had a lot of distractions.”

“집중이 안 되고 망상이 많았습니다.”
“I had a lot of distractions as well without being able to focus well.”

“주말 명상을 다녀와서 그렇겠지요. 오늘 어느 때보다 집중이 잘 되었습니다.”
“Maybe it's because I just attended the weekend meditation session but I was able to focus much better than usual.”

“호흡에 집중하니 편안했고, 감각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I focus on the breath. I feel more relaxed and was able to be more focused on the sensitivities throughout my body.”

감각을 느꼈다는 소감이 올라와서, 스님은 감각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잠깐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호흡 알아차림은 곧 감각 알아차림

“우리가 호흡을 알아차린다는 것도 사실은 감각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미세한 호흡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미세한 감각을 알아차린다는 뜻입니다. 미세한 호흡을 알아차릴 때쯤이 되면 온몸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감각도 알아차릴 수 있게 돼요.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감각’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낌이라 말할 때는 마음의 작용을 뜻합니다.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인 감각과 정신작용을 뜻하는 느낌이 거의 동시에 일어납니다.

손을 뜨거운 물에 넣었을 때 ‘앗, 뜨거워!’ 하잖아요. 뜨겁다는 것은 몸의 감각입니다. 그러나 뜨겁다고 하는 표현 속에 이미 불쾌감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손을 물에 넣었을 때 ‘아, 따뜻해!’라고 할 때도 있죠. 따뜻하다는 것도 몸의 감각입니다. 이 표현 속에는 유쾌함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감각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호흡 알아차림은 곧 감각을 알아차리는 위빠사나로 바로 연결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법문을 하고 닫는 인사를 했습니다. 코로나 19 감염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데 방역을 위해 더욱더 개개인이 주의를 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겨울이라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감기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점점 확산하고 있으니까 거리두기와 손 씻기, 마스크 쓰기를 꼭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개인들이 조금만 주의를 하면 자신도 보호하고 확산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귀찮다’, ‘괜찮겠지’ 이렇게 방심하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도 위험에 빠뜨리고, 우리 공동체 전체도 큰 혼란에 빠뜨리게 되는 겁니다.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개개인들이 유의하고 조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사회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책임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를 기약하며 방송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영어 통역을 해 준 국제국 활동가들과 잠시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1월에 있을 영어권 수행자들을 위한 예비 입재식 참가자들을 위해 정토회 천일결사를 소개하는 법문을 녹화했습니다.

법문 녹화를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차를 타고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문경 수련원에서의 2박 3일 명상 일정이 무사히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내일은 두북 수련원에서의 일상이 다시 계속됩니다. 정토회 총무단과 온라인 화상회의를 한 후 행복학교 참가자들을 위해 온라인 즉문즉설을 할 예정입니다.

▼ 온라인 일요명상은 아래 유튜브 영상에서 다시 보기 하실 수 있습니다.

▲ 영상 보기

전체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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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스님
그리고
스님의 하루를 위해 곁에서 스님의 모습을 멋지게 담아주시는 분
또 스님의 발이 되어 운전을 해 주시는 분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2020-12-12 02:42:00

굴뚝연기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라는 스님새책이 나왔다고 봤는데요‥또 새책을 쓰시는거에요?대단하시네요~~책 한권 쓰시기도 보통일 아니실거 같은데ㅜㅜ홈피에서 이번에 나온 새책 소개를 안하시네요ㅎ문경수련원도 엄청 추운가봐요‥스님 볼이 얼어서 빨갛시네요ㅠㅠㅠ

2020-12-12 00:40:33

자재왕

스님, 감사드립니다.

2020-12-10 16: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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