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2.7 정토회 총무 교육, 행복학교 특강
“아내가 나의 자유를 박탈할 때 참기가 힘듭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총무단 교육을 온라인으로 한 후 행복학교 특강을 생방송으로 진행했습니다.

2박 3일간의 명상수련을 마치고 문경에서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정토회 총무단 교육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가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정토회 역시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이 시기를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열어갈 수 있는 관점과 역량을 갖기 위해 오늘 교육이 마련되었습니다.

각 지역 정토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총무단은 오늘 교육에 참가하기 전 사전학습과 그룹토론을 4시간 동안 가졌습니다. 토론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이 생겼고, 오늘은 이에 대해 스님과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코로나 이후 모든 활동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각종 온라인 회의, 온라인 불교대학 진행, 온라인 경전반 진행, 온라인 수행법회, 온라인 정기법회 나누기 진행까지 업무가 많다는 어려움을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총무님들이 너무 원칙에 얽매이지 말고 현장에서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내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온라인으로 바뀌고 나서 업무가 너무 과중되고 있어요

“온라인으로 모두 전환되고 화상으로 마음나누기 진행하는 것 외에 그룹별로 챙기고 관리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어떤 분들은 너무 일이 많아지니까 정회원을 그만두고 일반회원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어떻게 관점을 잡아야 할까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것인데, 정작 우리가 힘들어 죽을 지경이면 여러분들이 건의를 해야 합니다.

‘목표를 좀 줄입시다. 너무 일이 많습니다.’

이 일도 다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너무 힘들면 목표를 확 줄여야 해요. 힘이 들어도 우리부터 신이 나야지, 내 힘들다는 얘기만 한다면 어떻게 수행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지옥에 가서 중생을 구제하는 일도 내가 원해서 가야지 ‘불이 뜨거워서 죽을 것 같은데 왜 나를 지옥으로 보냅니까?’ 하는 사람은 얼른 건져서 천당에 보내줘야 합니다.

그러니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목표를 줄이자고 건의를 하세요. 방법이야 찾으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건 저보다도 여러분이 현장에서 해보면 더 잘 알 거예요. 스님한테 물을 게 뭐 있겠어요. 여러분들끼리 의논해서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대중이 좋아하면 스님도 ‘오케이. 그럽시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너무 염려하지 말고 건의를 올려주세요.

좋은 길이 있다는데 스님이 왜 그걸 안 받아들이겠어요. 힘들어도 극복이 가능한 일은 ‘고지가 바로 저기다’ 하고 밀어붙여야 하지만, 쓰러질 것 같다고 하면 ‘스탑. 여기서 쉽시다’ 하고 멈춰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될 경우 선거제도를 비롯해 의결, 심의, 집행을 어떻게 해나갈 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2차 만일준비위원회에서 만든 초안에 대해 총무님들의 의견이 덧붙여져서 더욱 보완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 정토회와 국제 정토회를 어떻게 개편할 지에 대한 질문과 스님의 답변이 있은 후 질의응답 시간을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현장에서 온라인 전환의 과도기를 온몸으로 감수해내고 있는 총무님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수고가 정말 많으시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요즘 여러분이 일하는 수준은 정말 코피가 나는 수준인 것 같아요. (웃음)

제 주위에 있는 법사님들만 봐도 요즘은 제가 문제 제기를 많이 합니다. 왜냐하면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에요. 나무를 하나 옮겨도 옆에서 돕는 이가 있어야 하는데 ‘같이 좀 도와주세요’ 하면 ‘불교대학 반별 모임 진행해야 합니다’ 하거든요. ‘내일 채소 심어야 하는데 도와주세요’ 하면 ‘내일은 하루 종일 화상 회의가 있습니다’라고 해요. 그래서 ‘에휴, 나 혼자 일하는 게 낫지’ 이렇게 얘기할 정도예요. 하루 종일 화상 회의한다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거든요. 여기 수련원에서 농사일에 배정된 사람까지도 농사는 안 짓고 전부 컴퓨터 앞에 붙어 있습니다. (웃음)

저도 물론 온라인 강의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온라인 강의가 없을 때는 바깥일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제가 일을 좀 할 줄 알아도 옆에서 한 명이라도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일이 효율적이 거든요. 장작을 패더라도 옆에서 나무를 대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어디 다른 곳에 가서 돕는 이를 한 명 구해 와야 할 정도예요. (웃음)

제가 이런 말씀드리는 이유는 그만큼 여러분이 바빠서 힘들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겁니다. 일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밑에 사람들은 힘들어서 나가떨어지는데, 이런 공청회 자리에서는 다 잘하고 있다고 지도법사에게 보고한다. 지도법사가 현장을 전혀 모르고 잘 되는 줄만 알고 있다. 밑에 사람은 지금 코피가 터진다’ 이렇게까지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고 그래요.

정말로 여러분이 힘들어 하고 있다면 이 상황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 상황이 일시적인 것이라면 코피가 터지더라도 한번 해볼 만하다 하지만 일상적인 것이라면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스님, 이것 좀 조정합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렇게 해서는 사람들이 오래 못 합니다’라고 건의하면 저는 목표를 낮추더라도 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면 여러분들이 현장 경험을 토대로 적극적인 제안을 해주면 좋겠어요.

온라인으로 바뀌면 무조건 법당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정토회가 처음엔 가정집에서 시작했지만 불교대학과 경전반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법당을 낸 거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불교대학과 경전반이 온라인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법당의 용도가 많이 줄어든 겁니다. 지금은 법당을 관리하는 부담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각 지역별로 천룡사, 아도모례원, 죽림정사, 미륵사 등 수련원이 있기 때문에, 공부는 온라인으로 하더라도 모이는 게 필요하다면 오히려 수련원에서 모이는 게 더 활력을 가져오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방식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를 타고 한 시간 거리 안에 이런 수련 공간들을 활용해서 농장 체험도 하고, 재활용 유통도 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을 잘 결합하면 정토회가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머리를 맞대고 같이 연구해 봅시다.”

합장으로 인사를 한 후 총무단 온라인 교육을 마쳤습니다.

손님들이 찾아와서 잠시 시간을 같이 보낸 후 저녁 7시 30분부터는 행복학교 온라인 특강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행복학교 마음 편 이수 특강과 관계편 이수 특강을 따로 진행해 왔는데, 이번 달부터는 통합해서 함께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행복학교 마음편과 관계편을 이수한 19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이 행복학교 마음편과 관계편을 공부하면서 들었던 여러 가지 의문점에 대해 대화를 해보는 시간입니다.

얘기를 너무 장황하게 해도 안 되지만, 자기 얘기를 솔직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남 얘기하듯이 하면 즉문즉설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강연장처럼 많은 사람들이 보는 데서 질문하는 것은 조금 쑥스럽죠. 그런데 오늘은 집에서 혼자 질문을 하는 것이니까 강연장보다 덜 떨릴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한국 사람이 자기 얘기를 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자기가 기분 나쁘면 ‘기분 나쁘다’ 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가볍게 얘기하는 편인데, 한국 사람들은 ‘좋다’, ‘싫다’, ‘어렵다’ 하는 얘기를 함부로 하지 않아요. 어릴 때부터 입을 꾹 다물고 참아라고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만 있는 독특한 병이 있다죠? 화병. (웃음)

화를 참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는, 새로운 길을 찾아

많이 참다 보면 화병이 생깁니다. 그러면 참지 않는 게 좋으냐? 그건 아니에요. 참지 않으면, 즉 화를 내면 손실이 따릅니다. 그래서 참게 되는데, 참으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쌓이면 못 참으니까 또 터트리고, 터트리면 손실이 생기니까 후회하고, 다시 참고, 또 참다가 못 참으면 또 터트리고. 터트리면 또 손실이 생기니까 후회하고 또 참고. 이렇게 우리의 삶이 반복돼요.

이제 우리는 터트리지도 않고 참지도 않는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나도 스트레스받지 않고, 타인에게 괴로움도 주지 않는, 그런 길이 바로 수행의 길입니다. 오늘은 그 길을 우리가 함께 찾아보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대화 주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좀 더 행복할 수 있는가’입니다. 그런 안내를 하는 사람이 스님일 뿐이지 어떤 특정 종교를 얘기하는 자리는 아니에요. 자, 그럼 대화를 시작해 봅시다.”

오늘은 6명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 외에 한 명은 서면으로 질문을 올려서 스님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중 세 번째 질문자는 유일하게 남자분이었는데, 아내가 나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 같을 때 참기가 힘들다고 질문했습니다.

아내가 나의 자유를 박탈할 때 참기가 힘듭니다

“행복학교에서 마음공부를 하면서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행동으로는 잘 되지 않아서 힘듭니다. 특히 아내와 잦은 다툼 후에 어떨 때는 이해가 되는데 어떨 때는 저의 자유가 박탈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참기가 힘듭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봐요”

“외출할 때 아내가 입으라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아기에게 밥을 먹일 때 제가 먹이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가 5분 후에 본인이 먹입니다. 이렇게 제가 하려는 걸 못 하게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현재 제 상태는 참았다 터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가 많이 괴로워서 여쭤봅니다.”

“아내가 제 고집대로 하려고 하는 거예요? 질문자가 제 고집대로 하려는 거예요?”

“제가 제 고집대로 하려는 것 같습니다.”

“아내도 자기 고집대로 하고, 질문자도 자기 고집대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래서 피장파장입니다”

“그런데 제 몸은 제가 제 고집대로 좀 해도 되지 않나요?”

“고집대로 해도 되긴 되는 데 그럴 거면 이혼을 해야죠.”

“아내가 본인 마음대로 하려는 것 이외에는 좋은 점이 많아서 이혼은 안 하려고요.”

“이혼을 안 하려면 질문자에게 큰 손해가 없는 일들은 아내에게 좀 양보해도 되지 않을까요?”

“제가 평소에 90% 정도는 양보합니다.”

“양보를 하려면 100%를 양보하지, 왜 90%만 양보해요?”

“제가 이해심이 좁아서 그게 잘 안 됩니다.”

“질문자가 이해심이 좁은 것은 질문자가 고쳐야죠.”

“잘 안 고쳐집니다.”

“내 성격 고치기도 힘든데, 아내 성격을 고칠 수 있을까요? 본인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라고 하는 아내의 성격을 고치려고 하면, 과연 고쳐질까요? 안 고쳐질까요?”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응하는 게 상책이다’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아내가 옷 바꿔 입으라고 하면 기왕 바꿔 입을 거 ‘이 옷이 더 좋아 보이네’ 하면 되잖아요. 옷 바꿔 입는 게 큰일은 아니잖아요.”

“기분 좋을 때는 이해가 되는데요, 기분 안 좋을 때는 이해가 안 됩니다.”

“그건 모두 질문자 문제라는 겁니다.”

“맞습니다.”

“질문자가 아기에게 밥을 떠먹이려고 하는데 아내가 그걸 못하게 하면, 할 일이 적어져서 좋은 일이잖아요, 질문자가 하고 싶은 대로 못 하게 해서 기분 나쁜 것이지 손해 나는 일은 아니잖아요.”

“제가 술을 못 마시게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됩니다.”

“술을 못 마시게 하는 것은 아내가 질문자의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까 ‘감사합니다’ 하면 돼요. 돌아서서 질문자가 마시고 싶으면 마시면 됩니다.”

“그렇게 해 봤는데 아내가 화를 더 크게 냅니다.”

“화를 더 크게 내면 ‘죄송합니다’ 하고 들어가서 자면 돼요. 옷도 아내가 골라준 옷을 일단 입으세요. 질문자가 입고 싶은 옷은 가방에 넣어 두었다가 회사에 도착해서 갈아입으면 되잖아요. 그러면 아내 뜻대로도 하고, 질문자 뜻대로도 할 수 있잖아요. 꼭 아내 뜻대로만 하라는 게 아니라 아내와 같이 살려면 맞춰야 한다는 겁니다. 집에서는 아내가 골라주는 옷을 입고, 회사에 가서는 질문자가 입고 싶은 옷으로 바꿔 입고, 집에 올 때는 다시 아내가 골라준 옷으로 바꿔 입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요.”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데요. 같이 나갈 때는 그렇게 못 하잖아요.”

“같이 나갈 때는 아내 뜻에 맞춰야죠, 아내하고 같이 나갈 때는 아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어야 해요? 다른 여자가 좋아하는 옷을 입어야 해요?”

“아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어야 하죠.”

“그래요. 아내가 원하는 옷을 입고 나가는데 뭐가 문제예요?”

“제가 스님 즉문즉설을 듣고 나서 나름대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긴 합니다.”

“노력하면 안 되고 그냥 맞춰야죠. 맞추기 싫은 걸 억지로 맞출 때 ‘노력한다’라고 말합니다. 이게 모두 좋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그런 소소한 것은 아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기로 정하고, 진짜 큰 것은 한 번씩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는 걸로 해보세요.”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려고 하지 말고 해야 합니다, 누워서 벨이 울리면 ‘일어나야지’ 해야 할까요? 벌떡 일어나야 할까요?”

“벌떡 일어나야 합니다.”

“누워서 ‘일어나야지’ 하고 백 번 결심하는 것보다 한 번 일어나는 것이 낫듯이 그냥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면 됩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더더욱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아내와 싸우면 그 피해가 아이한테까지 갑니다.

‘아내가 원하는 것이 전 재산을 탕진하는 일이라든지, 내가 죽는 일이 아니면, 아내가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자!’

이렇게 오늘부터 원칙을 정해 보세요. 아내가 원하는 건 다 들어준다는 생각을 갖고 지내보세요.”

“네, 아내가 원하는 건 다 들어주겠습니다.”

“그럼 아무 문제도 없어요. 양말을 신고 있는데, 아내가 다른 색깔로 신으라고 하면 바꿔 신으면 됩니다. ‘식사하세요’ 하면 식사를 하고, ‘그만 드세요’ 하면 숟가락 놓고 나가면 돼요. 어려운 게 없어요.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없으면 굳이 맞추고 살지 않아도 되지만, 질문자는 결혼도 했고 애도 있으니 맞추고 살아야 합니다. 성인군자가 되라는 뜻이 아닙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겁니다.”

“제가 무조건 아내에게 맞추려고 결혼한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결혼을 잘못한 거죠. 결혼했는데 맞추지 않으면 맨날 싸울 일만 있죠. 아내가 적도 아니고 싸운다고 무슨 이익이 있겠어요. 아이 밥 떠먹이는 게 중요해요? 안 싸우는 게 중요해요?”

“안 싸우는 게 중요합니다.”

“아는 것은 딱 행해야 합니다, 노력하지 말고 그냥 하세요. 마음만 먹으면 하나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양말을 다른 걸로 갈아 신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요. 다른 옷으로 바꿔 입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고집하니까 어려운 일이지 고집하지 않으면 하나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자존심 상해할 것도 없어요. 질문자가 엄청난 경제력이 있거나 엄청나게 잘났거나 엄청나게 친절해서 아내를 고칠 정도의 실력이 됩니까?”

“안 됩니다.”

“안 되면 아내한테 맞추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상대를 고칠 수도 있지만, 상대를 고치려면 그만큼의 힘이 있어야 해요.”

“그럼 힘을 좀 기를까요?” (웃음)

“힘을 좀 기르는 건 아이가 크면 시도해 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이가 어려서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서는 뭐든지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부모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행복학교 관계편 수업에서 습관은 좋고 나쁨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습관에도 바람직한 습관이 있지 않을까요?
  • 저는 조금만 힘들면 일방적으로 잠적을 합니다. 저만 피해 보면 괜찮은데 무단 잠적을 하면 직장 동료들한테까지 피해를 줍니다. 이런 습관을 고치고 싶어요.
  • 저는 2세를 계획하고 있는 새댁입니다. 어릴 적부터 심리가 불안하고 공황장애를 겪었지만 지금은 많이 극복했습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병원 공포증이 있어서 병원에 가는 게 너무 두렵습니다. 이런 제가 아기를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시부모님이 저에게 애교 많은 딸 같은 역할을 요구하는 게 불편합니다.
  • 코로나 재확산으로 아이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층간 소음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윗집 사람들이 야속하고 화가 납니다. 층간 소음에 어떠한 마음으로 대처해야 할까요?
  • 직장에 자기 자랑, 자식 자랑, 남편 자랑이 하고 싶어 안달 난 여자 상사가 있습니다. 듣기가 힘들어 미치겠어요. 다른 직원들은 아부한다고 앞에서는 맞장구를 쳐주고, 뒤에서는 엄청 그 상사를 욕합니다. 심술 나는 이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까요?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다 한 후 스님은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아내에게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분도 소감을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이 문제는 생각하고 이해할 문제가 아니라 무조건 행동해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님은 다시 한번 질문자가 왜 망설이게 되는지 짚어 주었습니다.

“질문자의 마음 속에 ‘그래도 이것만큼은’ 하는 것이 남아있어서 망설임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도 이것만큼은’ 하는 걸 놓아야 합니다. 무엇이든지 ‘네’ 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내가 ‘술 마시지 마라’ 하면 ‘네’라고 대답하세요. 돌아서서 술을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오면 됩니다. 아내가 ‘안 마신다고 하고 왜 마셨냐?’ 하면 ‘죄송합니다’ 하면 돼요. ‘회사일 하는데 어떻게 술을 안 마실 수 있냐!’ 하고 말대꾸를 하니까 갈등이 생기는 겁니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켜도 되고, 술을 마실 일이 있으면 마셔도 됩니다. 다만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든 그 마음을 받아주고 넘어가야 해요. 이렇게 한다고 해서 자유가 결코 속박받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의 마음을 받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예정된 2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환하게 밝아진 질문자들의 얼굴을 보면서 스님이 닫는 말씀을 시작했습니다.

“행복학교 다니면서 도움이 좀 됐어요?”

“네.”

그들도 행복학교를 공부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이 ‘법륜스님, 감사합니다’ 그랬는데요. 은혜를 갚는 길은 뭘까요? 법륜스님은 지금 무엇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을까요? 저는 우리 국민들이 코로나 시대에 겪는 많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여러분들이 좋아졌다니까 저도 기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스님께 은혜를 갚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저한테 ‘건강해라’ 하는 말을 하거나 돈이나 옷을 보내줄 게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학교에 다닐 수 있게 추천해주면 좋겠어요.

‘나처럼 그들도 행복학교를 공부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이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이 은혜를 갚는 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인들에게 행복학교를 적극적으로 권유해 주시면 좋겠어요.

‘내가 해보니까 이건 정말 괜찮더라. 긴 것도 아니고 한 달에 네 번이니 너도 한번 해봐라’

이렇게 지인들에게 행복학교를 소개해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게 해 봅시다. 사실은 여러분이 괴로워하는 많은 문제들도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금방 해결될 문제들입니다. 그러니 주위 분들에게 얘기해서 그분들이 다음 행복학교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해줍시다.

마음편을 공부하는 분들은 관계편을 할 때 또 만나고, 관계편을 공부하는 분들은 심화 과정을 할 때 또 만납시다.”

솔직한 질문과 명쾌한 대답 속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생방송을 마친 후 스님은 두북 농사팀 행자님들과 내년 농사일에 대해 잠시 의논을 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올해 12월은 굉장히 춥네요. 작년에는 12월에도 고추가 계속 열려서 하우스를 정리하기가 아까웠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이중 비닐까지 쳐서 12월에도 고추를 따려고 했더니만 날이 너무 추워서 이제 하우스를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

내일은 오전에 비닐하우스에서 마지막 남은 고추를 최대한 수확하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공동체 법사단과 불교사상서 편찬에 대해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올 한 해를 돌아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변화가 많았던 시간들, 일상이 흔들리고 마음도 불안했던 시간들, 저물어가는 2020년을 뒤로 두고 나는 앞으로 걸어가려 합니다.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연말명상을 통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랜선을 타고 법륜스님이 직접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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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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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옷

스님 말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12-20 21:14:39

굴뚝연기

[… 법륜스님은 지금 무엇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을까요? 저는 우리 국민들이 코로나 시대에 겪는 많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여러분들이 좋아졌다니까 저도 기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 스님은 역시 크신 분!
전기난로라도 틀어놓고 방송하세요~~볼이 얼으신거 같아요ㅜㅜ

2020-12-13 01:19:48

차보경

99%가 아니라 100%를 맞추겠다는 마음을 내면 힘들 것이 없다 1%때문에 종종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2020-12-11 06: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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