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7.4.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 통일특위 공청회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네 가지 가르침”

안녕하세요. 오늘은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마치고 농사일을 한 후 저녁에는 통일특별위원회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새벽 4시 30분, 맑은 종소리가 생방송 주소줄을 타고 전국 4천여 명의 천일결사자들에게 울려 퍼졌습니다. 예불을 마친 후 5시 정각에 천일결사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은 잘 살펴보면 다 내 마음이 일으킨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괴로움과 얽매임이 밖으로부터 오는 줄 착각하고 이 종교 저 종교, 이 절 저 절,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며 행복과 자유를 구하지만 끝내 얻지 못한다...”

삼귀의, 수행문과 참회문 낭송, 108배, 명상을 한 후 오늘 날짜에 해당하는 경전을 독송했습니다.


“그곳에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사람들은 네 가지 가르침을 깨닫지 못하고
그것을 통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유전하고,
끝없이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그 네 가지 가르침이란 무엇이겠는가?
비구들이여!
사람들은 우선 첫 번째로
성스러운 계율을 깨닫지 못하고
통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유전하면서,
끝없이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것이니라.”

사홍서원으로 천일결사 기도를 모두 마친 후 스님은 법상에 앉아 30분 간 법문을 했습니다. 먼저 백일기도를 시작한 지 20일째를 맞이하여 초심자들을 위한 격려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7월 4일, 2차 백일기도가 시작된 지 20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번에 처음 입재하신 분들은 기도를 빼먹지 않고 잘하고 계시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보통 작심삼일이라고 해서 무슨 일을 시작한 뒤로 3일을 넘기기가 어렵고, 일주일을 목표로 하면 5일을 넘기기가 어렵고, 한 달을 하기로 하면 20일을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지금 20일 고비를 넘기게 되면 한 달을 하게 됩니다. 또 한 달 고비를 넘기게 되면 50을 가게 되고, 50일 고비를 넘기게 되면 70일을 가게 되고, 70일 고비를 넘기고 나면 100일을 거뜬히 하게 됩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싶은 날에도 하고, 하기 싫은 날에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라도 중간에 하루를 빼먹게 되면 ‘벌써 하루를 빼먹었는데 3차 백일기도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지 말고 지나간 건 놓아버리고 지금부터 안 빠지고 한다는 관점으로 다시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설령 한두 번 빠지더라도 백일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며칠만 빠지고 나머지는 꾸준히 해 온 것이 됩니다.”

이어서 오늘 읽은 경전의 내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오늘의 경전에는 수행자가 통달해야 할 네 가지 가르침이 등장합니다. 첫째, 계율을 잘 지키는 지계(持戒)입니다. 둘째, 마음을 고요히 맑게 가지는 선정(禪定)입니다. 셋째,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智慧)입니다. 넷째, 마음에 걸림이 없고 자유로운 해탈(解脫)입니다.

수행자가 통달해야 할 네 가지 가르침

첫째, 계율을 청정히 잘 지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싫은 감정이든, 좋은 감정이든, 감정에 휩싸이면 말과 행동이 거칠게 나오게 됩니다. 좋아서 밥을 막 먹고 과식을 하거나, 좋아서 상대방이 싫다는데도 껴안아서 성추행을 한다거나, 싫은 감정에 화가 나서 욕설을 하는 등 감정이 들뜨게 되면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게 됩니다. 그 결과 타인을 괴롭히거나 손해를 끼치게 되고, 그 과보로 나에게 열 배, 스무 배 더 큰 손실이 따르게 됩니다. 비난이 따르거나 손실이 따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범죄라고 규정받아서 법적 처벌도 받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보면, 남을 해치고 손해 끼치고 괴롭혔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 됩니다. 나를 기준으로 보면, 작은 일을 저지르고 큰 과보를 받게 되니까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계율을 청정히 지키라는 것은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말하면 나쁜 짓을 하지 말라는 말이고, 나를 기준으로 말하면 손해 보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이 계율을 인도말로는 ‘실라(sila)’라고 합니다.

둘째, 마음을 고요히 맑게 가지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같이 살아보면 늘 초조해하고 불안해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옆 사람도 같이 불안하고 초조하게 됩니다. 이렇게 들뜬 마음은 괴로움의 근본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마음을 고요히 해야 합니다.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을 ‘선정’이라고 하는데, 선정에 이르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합니다. 둘째, 마음이 산만하지 않고 한곳에 집중해야 합니다. 셋째, 깨어있어서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합니다. 경전에는 정신통일이라고 번역을 했는데. 이 말은 ‘선정’을 의미합니다. 이 선정은 인도말로 ‘삼마디(Samādhi)’라고 합니다.

셋째,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사람이 착하고 조용하지만 같이 일을 해보면 일머리가 없고 말귀도 잘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는 이치를 잘 알아야 합니다. 이치에 밝은 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지혜가 없는 사람은 깜깜한 곳에서 더듬어 가면서 물건을 찾는 사람이고, 지혜가 있는 사람은 불을 탁 켜고 금방 자기가 필요한 것을 찾는 사람입니다.

넷째, 마음에 걸림이 없고 자유로운 해탈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착하고 조용하기도 하고, 또 일을 같이 해보면 이치에도 밝아서 지혜로움도 갖추었지만, 자기 고집이 강한 사람이 있습니다. 뭘 같이 하자고 하면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라고 말하고, 어디에 가자고 하면 ‘바빠서 안 된다’라고 말합니다. 이 사람은 걸림이 많은 사람입니다. 어떤 생각의 그물, 가치관의 그물에 걸려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입니다. 이런 걸림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해탈’입니다. 무슨 제안을 하면 ‘일단 해보죠’ 하고 우선 시도를 해보는 거예요. 시도를 해봤는데 잘 안 되면 ‘잘 안 됩니다’ 하고 말하면 됩니다. 이런 자유로움이 있어야 합니다. 이건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건 자유가 아니라 욕망입니다. 진정한 자유란 이런 일이 생기면 여기에 맞게 하고, 저런 일이 생기면 거기에 맞게 하는 겁니다. 마치 바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듯이,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자유로운 것이 해탈입니다.

이렇게 오늘 읽은 경전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수행자가 통달해야 할 네 가지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나에게 손해구나’ 하고 스스로 멈추기

계율을 잘 지키는 것과 억제하는 것은 다릅니다. 억지로 하거나 억압을 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계율을 지킨다는 것은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나에게 손해구나’ 하고 알고 스스로 멈추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다고 해서 안 일어나면 나에게 손실이 따르기 때문에 벌떡 일어나는 겁니다. 먹고 싶다고 해서 다 먹으면 배탈이 나서 나에게 손해가 생기기 때문에 먹고 싶더라도 먹지 않는 겁니다. 이건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손해 나는 줄 알아서, 또는 이익이 되는 줄 알아서 감정과 욕구에는 거슬러도 ‘이건 손해야’, ‘지금은 조금 힘들지만 나에게 이익이야’ 하고 멈추는 겁니다. 이렇게 하는 목표는 해탈입니다. 해탈에 이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뭐든지 기꺼이 행하고, 해탈에 이르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무리 하고 싶어도 기꺼이 멈추는 것입니다. 그 기준은 바로 해탈입니다. 즉, 자유와 행복이 기준입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늘 계율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서 선정을 닦거나 해탈에 이르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하듯이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계율, 선정, 지혜는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 가장 빠른 길

이번에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기의 욕구대로 하는 것을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타인에게 전염을 시켜서 해를 끼치고, 그것이 결국 자기에게로 돌아와서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결국 공동체 전체가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미국과 유럽의 개인주의적 자유를 인류문명의 발전의 척도로 생각해왔는데, 그것이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주요한 원인이 되면서 ‘과연 개인주의적 자유가 인류문명의 진정한 발전인가’ 하는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철학적으로 재검토가 이루어질 부분입니다.

반대로 중국에서는 개인의 의사는 무조건 무시하고 전체를 위해서 강압적으로 대처해 나갔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도로를 막고, 도시를 강제로 폐쇄시키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국가를 위해서 개인은 어찌 되든 개인적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강제로 집행을 했습니다. 이런 대처는 올바르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전체를 위해 개인은 희생되어도 좋다는 발상은 개인의 의사를 너무 무시하는 방향입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결과가 좋다 보니까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유혹을 받게 됩니다. 결과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중간과정에서 사람들에게 고통을 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국민 모두를 위해서다’ 하는 구호로 밀어붙이는 겁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낼 것인가’

결국은 이것이 과제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적 참여입니다. 공동체는 개인을 지나치게 억압하지 말아야 하고, 개인은 이기주의적인 자유나 욕망을 지나치게 합리화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를 포함하여 공동체 전체에 손해를 끼치는 행동임을 알아서 자발적으로 거리두기에 참여를 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도 보완할 점은 있지만 미국, 유럽과 중국의 극단적 대처보다는 잘한 편에 속합니다. 국민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도 해왔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치우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유럽이나 중국과 비교해본다면 국가가 공권력을 동원하여 강압적으로 통제하지 않고도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호소를 했고, 국민들도 잘 호응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빨리빨리 문화와 건강에 아주 민감한 문화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평소에는 부작용이 있기도 했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아주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건강 문제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질 덕분에 국민 모두가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녔고, 평소에 빨리빨리 하는 습관이 있다 보니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에 유리했습니다. 원인이야 어떻든 이번에 모범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모두 웃음)

대만이나 뉴질랜드처럼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나라도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모범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아직 종식까지는 되지 않는 것을 보면 개인주의적 요소가 아직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유럽에 비해서는 덜한 편이지만 서양 문화의 영향으로 우리에게도 개인주의적 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끝마무리가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봐도, 나에게 손해가 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손해가 되지 않도록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코로나 사태는 방심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두려워해서도 안 됩니다. 방심하는 것은 게으름에 속하고, 두려워하는 건 긴장하는 것에 속합니다. 게으름과 긴장은 모두 마음의 고요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합니다. 그래서 저는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여러분께 자주 강조했습니다.

‘조심은 하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원인을 알아서 이치에 맞게 조심하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이것은 계율을 잘 닦고 선정을 유지하는 것과 그 원리가 같습니다. 계율을 닦고 선정을 유지하는 것은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전체에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이 가르침을 널리 전하는 것은 어떤 세력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의 시민의식을 높이는 것이 됩니다. 평소에 계율을 지키고 선정을 닦는 연습을 하면 시민의식이 저절로 높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서양적 가치가 갖는 한계

서양에서 배운 ‘자유’라는 가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서양적 가치를 갖고는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자유의 나라라고 치켜세웠던 미국은 아직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서 총기를 소유하고 시위도 격하게 합니다. 자기들은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자유의 나라인 미국에까지 이민을 왔는데 가게 문을 닫으라고 하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위를 하는 겁니다. 이런 자유가 갖는 한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지금 미국은 국가가 통제력을 발휘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우리는 서양 국가들을 뒤따라갔는데 이제는 앞서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우리는 뒤따라가는 것이 익숙하긴 하지만 이제는 앞서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우리가 잘했다고 교만하라는 것이 아니라, 비굴하거나 위축되지 말고 당당하게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앞서가기 위해서는 책임의식도 동반되어야 합니다. 남이 간 길을 뒤따라가는 건 쉽습니다. 그렇지만 앞서가는 건 방향을 잘못 잡을 수도 있고 그만큼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그러니 항상 유의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외국에서 오래 공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제 더 이상 서양에 답이 없다, 한국에서 답을 찾고 만들어가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모습을 보면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과연 우리에게서 답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동경해오던 서양의 모습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여전히 서양이 조금 더 앞서가고 있지만, 서양의 가치관을 통해서는 답을 찾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문명

이제는 복을 비는 종교로서의 불교가 아니라 마음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는 이치로서의 담마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문명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우리가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나가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산만하거나 게으르지 않고 조용하되 재빨리 평정심을 유지하고 상황 파악에 깨어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세 번째 가르침이 지혜입니다. 우리들의 모든 괴로움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또는 사실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세상 일에는 이치가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에서의 이치는 전염이 침으로 이루어지고, 침은 2~3미터까지 날아가고, 밀폐된 공간에서 전염이 주로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미세한 비말은 공중에 8분가량 떠있습니다. 이걸 몰라서 무조건 두려워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이걸 무시한 채 함부로 행동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이런 성질을 잘 알아서 밀폐된 공간에는 가능하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밀폐된 공간에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면 바람에 의해 작은 비말이 멀리까지 날아가서 전염이 더 잘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대중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꼭 마스크를 껴서 비말이 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마스크는 비말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지만, 그것보다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훨씬 큽니다. 마스크를 끼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모이지 않고, 환기를 자주 시켜주면 전염을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날씨가 더우니까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거리를 두고 생활하고, 창문을 항상 열어두기 때문에 그만큼 전염의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여름에도 정말 위험한 곳은 오히려 에어컨을 틀어두는 밀폐된 공간입니다. 에어컨을 틀면 찬바람이 못 나가게 문을 꼭 닫아두니까 겨울보다 더 밀폐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와 같이 더운 나라에서도 에어컨을 켜고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곳은 전염이 심각했습니다.

이런 이치를 알아서 늘 상황에 맞게 지혜롭게 대응을 해야 합니다. 해탈을 하려면 시중(時中), 즉 그때그때에 맞는 중도를 찾아야 합니다. 그때그때 변화하는 것에 잘못 적용되면, 중도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식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자기의 욕구와 욕망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늘 상황에 맞도록 해야 합니다.

카메라로 촬영을 할 때도 사물이 조금만 움직여도 초점을 다시 맞춥니다. 그것이 곧 ‘시중’입니다. 곡식을 심을 때도 습도가 얼마인지, 땅의 거름기가 얼마인지, 땅의 성질은 어떠한지, 식물의 성질은 어떠한지를 잘 고려해서 토양과 계절에 맞게끔 작물을 심어야 합니다. 거기다가 필요에 따라 거름을 보충해서 넣기도 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이럴 때 어느 한 가지를 고집하면 좋은 결과를 내기가 어려워집니다.”

계율, 선정, 지혜를 닦는 것은 현대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아주 오래된 새길이었습니다. 결국 왜 매일 기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계율을 청정히 지키고, 선정을 닦고, 지혜를 증득해 나가면, 궁극적으로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이것은 인간이 가야 할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 도달할 수 있는지 자꾸 의심하지 말고 지금부터 한 발 한 발 나아가면 됩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가고, 모르면 묻고, 틀리면 고치고, 잘못하면 뉘우치고, 이렇게 꾸준히 정진해 가면 됩니다. 이런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이렇게 매일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하며 법문을 마쳤습니다.

생방송이 끝나고 간단히 요기만 한 후 곧바로 농사일을 하러 밭으러 향했습니다.

부슬부슬 비가 내려 우비를 갖춰 입고 산 아랫 밭으로 갔습니다.

감자를 수확하고 난 땅에 다시 배추 심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수로만 파주었습니다. 비는 계속 내렸지만, 땀이 나서 우비를 벗고 괭이질을 했습니다.

수로를 파고 밭을 한 번 둘러봤습니다.

“토란이 세 개 올라왔네요.”

상태가 좋지 않은 토란을 버리기 아까워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사면에 실험 삼아 심어두었는데 싹을 틔운 토란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잘 익은 가지를 따고 오이 모종 3개를 얻어 텃밭으로 이동했습니다.

텃밭 빈 땅에 오이 모종을 옮겨 심고 상추를 정리했습니다.

비가 오고 나면 잎에 떨어진 빗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드러눕는 상추가 꼭 생깁니다.

스님은 먼저 막대기로 상추의 물을 탁탁 털어주었습니다. 상추 잎마다 머금고 있던 빗물이 사방으로 튀었습니다.


꽃이 피어버린 상추도 있었습니다.

꽃이 핀 상추와 쓰러진 상추는 상춧대와 함께 잘랐습니다.

상추와 상춧대는 분리하여 담았습니다.


나머지 상추들은 잎을 따주었습니다. 잎이 많이 달려있으면 무거워서 또 쓰러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공양을 한 후에는 서울에서 기획위원들이 찾아와 오후까지 회의를 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통일특별위원회 온라인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온라인이기는 하지만 한 자리에 모인 것을 기뻐하며 모두 박수를 치며 공청회를 시작했습니다.

500여 명의 특위 활동가들이 온라인에 접속했습니다. 장마의 더위 속에 오프라인에서 모였다면 땀을 많이 흘렸을 겁니다. 온라인으로 모이는 장점을 생각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 생방송에 집중했습니다.

먼저 스님에게 기조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스님은 통일특별위원회를 만든 이유와 오늘 공청회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뉴스에 보니까 수도권은 매우 덥다고 하는데 제가 있는 이곳 남부 지역은 매우 선선합니다. 아침에는 약간 으스스할 정도예요. 한반도가 좁은 땅인데도 이렇게 날씨 차이가 많이 나네요. 이곳 두북 수련원은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채비를 하느라 좀 바쁩니다. (웃음)

통일특별위원회를 만든 이유

통일특별위원회를 만든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고 통일을 가져오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부처님의 가르침을 ‘불교’, ‘정토’라는 틀에 가둬두지 말고 종교와 정토회를 넘어서서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국민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서 행복학교, 행복시민 과정을 개설하여 지난 3년 간 열심히 진행을 해왔습니다.

평상시에는 농사를 짓다가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나라를 지키는 일에 참여하는 사람을 ‘의병’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본받아서 우리도 평상시에는 행복학교를 열어서 국민행복도를 높이는 일을 하다가, 중요한 시기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는 일을 하기 위해서 ‘통일의병’이라고 명명한 겁니다.

그런데 지금 정토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하다 보니 통일특별위원회 활동가들의 역할이 좀 더 필요해지게 되었습니다. 가을 불교대학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게 되면, 강의는 각자 온라인으로 듣고, 강의를 듣고 나서 강의를 자기화하는 프로그램을 일주일에 한 번 진행해야 하는데, 여기에 경험 있는 통일특위 활동가들이 조장 역할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주로 통일특위 활동을 하되, 일주일에 하루만 시간을 내어서 불교대학을 맡아서 진행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입니다.

이렇게 해보면 여러분은 행복학교도 진행해 본 경험이 있고, 불교대학도 진행해 본 경험을 갖게 되니까, 과연 두 가지 방식 중에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될 겁니다.

오늘 이 자리는 이에 대해 여러분의 충분한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솔직한 의견을 많이 내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먼저 들어온 질문에 대해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통일특위 활동가들은 행복학교와 행복시민 과정을 운영하며 들었던 여러 가지 의문점을 질문했고, 스님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중간에 쉬는 시간에는 지역별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서 스님이 제안한 대로 가을 불교대학 조장 역할을 맡을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이후 즉문즉설 시간에는 지역별 토론 시간에서 나온 의문점들을 하나씩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면서 활동가들의 궁금함을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특위 의병들의 열기가 온라인을 통해 두북 수련원까지 전달이 되었습니다. 긴 시간의 공청회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의견이 서로 다른 것은 좋은 일입니다

“의견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서로 다른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겁니다.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하는 의견들은 개인별로도 다르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의 현실에 따라서 또 다릅니다.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서도 또 다릅니다.

지역별로, 주제별로 모여서 서로 토론을 한 후 사무국으로 의견을 수렴해 주시면, 그걸 참고로 해서 결론을 내든 지, 아니면 전체 여론을 다시 여러분에게 알려주고 한 번 더 공청회를 열어서 전체 구성원이 온라인 투표를 하든지, 전체가 같은 방침을 따르게 할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을 자원받아서 하도록 하자든지, 이렇게 결론을 내면 좋겠습니다.

제가 제안했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우선 이 길이 바르고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지 자기 의견을 말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약 다수가 이렇게 가자고 결론이 난다면 비록 내 의견이 따로 있지만 내려놓고 같이 가는 겁니다. 관점을 이렇게 가졌으면 좋겠어요.

통일특별위원회는 새로운 일을 개척하기 위해서 별동대로 구성된 사람들입니다. 자꾸 일을 겁내 하거나, 조직 이기주의에 빠지면 안 됩니다. 이 일이 정토행자의 서원에 부합하는 일이라면 정토회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그 길을 가자고 해도 가고, 다시 정토회라는 이름을 갖고 그 길을 가자고 해도 가야 하는 겁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는 것은 정토회를 창립한 중요한 이유입니다. 대한민국에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의 모든 희망이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진보와 보수, 종교, 나이를 모두 떠나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하는 관점을 확고하게 가지는 사람이 바로 통일특별위원회 활동가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여러분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이 관점을 조금 더 분명하게 가지는 게 필요합니다.”

이어서 통일특위 양윤덕 위원장님이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다들 의문점이 잘 해소되었나요? 저도 통일특위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자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온라인 불교대학 운영이 통일특위가 성장하는 데에 큰 돌파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통일특위에 좋은 과제가 주어진 것 같습니다.”

화상 회의 화면 속에서 각자 크게 박수를 치면서 공청회를 마쳤습니다.

생방송이 끝나고 나니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창문을 열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내일은 농사일을 한 후 저녁에는 온라인 명상 수련을 생방송으로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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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주

넘어지면 일어서서갈수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7-10 19:24:25

박혜진

도움 되는 많은 말씀 감사합니다. 계율을 청정히 지키고, 선정을 닦고, 지혜를 증득해 나가서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꾸준히 정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0-07-08 22:40:11

굴뚝연기

[이제는 복을 비는 종교로서의 불교가 아니라 마음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는 이치로서의 담마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문명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우리가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나가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산만하거나 게으르지 않고 조용하되 재빨리 평정심을 유지하고 상황 파악에 깨어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이사이 소제목들이 예술이네요^^*

2020-07-08 03: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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