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4.30 공동체 법사단 수련 8일째
“밥 먹고 똥 누는 내 집이 법당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법사단 수련을 시작한 지 8일째 날입니다.

법사님들은 각 분과별로 한 달 동안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 그 내용을 정리하느라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발표 내용을 정리한 후 9시에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어제 서울에 가서 각 단위 활동가들과 연이어 미팅을 하고 왔습니다. 먼저 서울에서 미팅을 한 내용에 대해 법사님들에게 공유해 주면서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대중부 활동가들에게 공동체 법사단에서 논의한 것들을 간단하게 공유를 했는데, 대다수가 아주 열렬히 지지를 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나서 20분 정도 천일결사자들을 위해 법문을 해달라고 요청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

30분 동안 공유 시간을 가진 후 곧바로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공동체 법사단은 4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정토회의 미래를 위해 집중 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직 결과물이 부족해서 조금은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을 중간 점검도 할 겸 결사행자회의에 발표를 하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법사님들의 부담을 의식했는지 가볍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8월 전국 대의원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내일 발표하는 것에 대해 너무 조급해하지는 마세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내일은 우리가 한 달 동안 논의한 내용을 큰 방향만 공유해 주면 됩니다. 내일 발표가 끝나면 이제 결사 행자 60여 명이 다시 분과를 나누어서 보완을 해나갈 거예요.

미래를 설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정토불교대학 개편’이라는 하나의 주제만 하루 종일 토론해도 시간이 부족해요. 일주일 동안 논의해도 결론이 쉽게 안 날 겁니다. 그러나 자꾸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해나가다 보면 처음에는 오리무중이다가 점점 교통정리가 되어서 내용이 간추려지고, 마지막에는 알곡만 남게 될 겁니다. 앞으로 한 달은 더 토론해봐야 윤곽이 대충 잡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내일 결사행자회의는 온라인으로 화상채팅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각 분과별 연구 결과를 어떤 순서로, 어떤 방법으로 발표하고 토론할지 정한 후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에는 분과별로 발표 내용을 15분 안에 말해보는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발표가 끝나면 스님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덧붙여 주었습니다.

“만약 온라인 방식으로 정토회를 운영해 본다면 어떤 방식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발표하겠습니다.”

묘당 법사님의 발표에 이어서 법사님들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제기가 되었습니다.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오프라인 방식에 비해 10% 정도의 사람들만 실제로 활동을 하게 될 겁니다.”

스님은 이에 대해 보완책을 세워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새로운 상상력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보완책이 없이 곧바로 오프라인 활동을 온라인으로 바꾸게 되면 그 말이 맞아요. 그러니 보완책을 세워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게 하더라도 모둠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모둠을 운영하는 모둠장과 이들을 아우르는 법사가 많이 배정되어야 합니다.

온라인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방법

예를 들어 모둠원이 7명이라면, 7명을 운영하는 1명의 모둠장이 있고, 다시 7명의 모둠장을 운영하는 모둠장의 모둠장이 있고, 이 정도의 규모마다 법사가 한 명씩 배정되는 방식입니다. 즉 50명 당 1명의 법사를 배정하는 겁니다. 그러나 불교대학과 경전반 운영까지 생각하면 모둠장도 실제로는 법사의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이렇게 모둠 중심으로 운영이 원활하게 되면 굳이 물리적인 공간이 없어도 되지 않느냐는 거죠. 만약 이 점이 보완되지 않으면, 공간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단점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법문은 제가 온라인을 통해 전체 대중에게 하고, 질의응답은 50명 당 1명의 법사가 맡아서 하고, 마음 나누기는 7명 당 1명의 모둠장이 진행하는 겁니다. 즉 실천 단위는 7명, 학습 단위는 50명인 셈입니다. 이것이 기본적으로 갖춰줘야 온라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의 단점이 보완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렇게 되면 정토회에서 서원행자가 된 분들은 대부분 법사 역할을 해야 하는 겁니다. 발심행자는 모둠원들을 운영하는 모둠장이 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발심행자나 서원행자가 될 때 그 사람이 수행이 얼마나 되었는지를 주로 점검했는데, 이제는 대중을 상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해서 업무를 맡는 사람들은 점점 소수가 되고, 사람을 챙기는 사람들이 점점 다수가 되는 거예요.

세상 사람들이 성당을 크게 짓거나 절을 크게 짓는 이유가 있어요. 공간이 주는 이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건물을 장엄하게 하면 사람들을 관리하는데 효과가 생기거든요. 지금까지 정토회는 장엄한 공간이 갖는 힘을 빌릴 수가 없었는데, 이제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그나마 있던 작은 공간마저 없어지면 완전히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의 힘으로 운영해 나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굉장히 사람들에게 밀착되는 운영 방식으로 바뀌는 겁니다.

정토불교대학을 한 예로 설명을 했는데, 이 외에도 경전반을 온라인으로 운영한다면, 수행 법회를 온라인으로 운영한다면, 천일결사 기도를 온라인으로 해본다면, 7대 행사를 온라인으로 운영한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지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보는 게 필요합니다.”

이어서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반 개편, 불사, 교육 연수에 대해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주제는 달랐지만 역시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을 하게 되었을 때 가져올 변화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이렇게 개편해 보면 좋겠습니다.”

법사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한 후 스님은 정토불교대학뿐만 아니라 법당 운영에 있어서도 온라인 시스템이 도입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제 말을 오해하시면 안 돼요. 법당을 없애자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지, 법당을 없애자고 말한 적이 없어요. 혹시 주위 사람들에게 ‘법당을 없애기로 했다며?’ 이렇게 말하시면 안 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중이 모일 수가 없게 되니까 이번 기회에 온라인 방식으로 법당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어 보는 거예요.

온라인 법당을 상상해 보면

예를 들어, 정토불교대학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면, 봄과 가을에만 신입생을 모집하는 게 아니라 3월 입학, 4월 입학, 5월 입학, 이렇게 운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가령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 하게 된다면, 법당 운영도 월요일은 초심자들을 위한 행복학교, 화요일은 정토불교대학, 수요일은 정회원을 위한 수행 법회, 목요일은 경전반, 금요일은 일반인을 위한 즉문즉설, 이렇게 운영해 봐도 됩니다. 그러면 법사 한 명이 월요일은 행복학교 학생들을 상담하고, 화요일은 정토불교대학 학생들과 소통하고, 수요일은 자신의 수행을 위한 수행 법회를 듣고, 이런 식이 되는 겁니다. 저도 강의를 월, 화, 수, 목, 금 이런 순서로 온라인 강의를 하게 되는 것이고요. 우리들의 일상이 낮에는 자기 업무를 하고, 저녁마다 온라인으로 대중을 만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겁니다.

낮에는 강의를 하지 않고 저녁에만 강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낮에도 강의를 듣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부 주간반 강의를 열 수도 있겠죠. 숫자가 적지만 주간반 강의를 열어야 하는 이유는 전일 활동할 수 있는 활동가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려면 낮에 시간이 나는 사람들을 어느 정도는 모아야 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흐름을 생각하면,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평일 낮에 어떤 행사를 하는 일정은 가능한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는 각자 직장에서 자기 일을 하고, 저녁 시간과 주말에 시간을 내어서 정토회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게 되면, 예전처럼 법당을 관리하는 데에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법당 관리 업무는 간소하게 바꾸고, 가능한 사람을 챙기고 활동을 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거죠. 법당에 나와서 수행을 하는 게 아니라 수행은 각자 집에서 하고, 밖에 나와서는 활동을 최대한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300배 정진을 함께 하기로 했다면 법당에 나와서 300배를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연결해서 300배를 하고, 법당에 나와서는 활동을 하는 거예요.

내가 사는 집이 법당이다

잘만 하면 정토회를 처음 설립할 때 구상했던 ‘밥 먹고 똥 누는 내 집이 법당이다’ 하는 것이 이제 실현이 되는 겁니다. 내 집이 법당이 되고, 나머지는 다 활동 공간이 되는 거예요. 물론 나이가 들어서 도저히 온라인 방식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사람이거나, 직접 체험하고 수련하는 것이 필요한 교육 참가자는 법당에 나와서 강의를 듣게 해 줘야겠죠. 물론 해외는 시차 때문에 동시에 온라인 수업을 듣기가 어려워서 시간대를 좀 나눠야 할 겁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가능한 교육 일정을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주말에는 문경 수련원, 두북 수련원과 같은 일과 수행의 통일을 구현하는 실현지에 와서 농사 수련, 재활용 유통, 일수행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법사님들이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실험적으로 해보는 것은, 당장 이번 주부터는 토요일 아침마다 천일결사 기도를 온라인 생방송으로 함께 해보는 겁니다. 토요일 낮부터는 실천 활동을 하거나 교육 연수를 하는 거예요. 일요일 낮까지 활동을 한 후 다시 일요일 저녁에는 온라인 명상수련을 함께 하면서 고요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거예요.

물론 기도와 명상을 온라인 생방송으로 매일 해보면 좋겠다는 요구도 있어요. 그렇게 하면 정토회가 활동하는 조직이 되지 않고 기도와 명상만 추구하는 조직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주말에는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주째는 주로 교육 연수 활동을 하고, 2주째는 실천 활동을 하고, 3주째는 농사 수련을 하고, 4주째는 오직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고, 이렇게 주말 프로그램을 운영해 볼 수 있겠죠.

지금은 실험하고 연구하는 시기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의 제약 없이 참여자를 무한대로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정토회가 갖고 있는 공간 규모로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가 없는데,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면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참여할 수 있게 되죠.

온라인으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온라인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콘텐츠가 잘 편집되는 것도 중요하고, 모둠장이 참가자들을 어떻게 챙기고, 법사는 이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등등 많은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일단 지금은 불교대학, 수행 법회, 천일결사 기도, 명상수련을 다 온라인 방식으로 실험해보고 있는 중이니까 직접 해보면서 더 연구해 나갑시다.”

마지막 토론 주제는 ‘본부 개원 기념법회 프로그램’과 ‘불교의식 문화’였습니다. 법사님들은 본부가 새로 개원하는 것을 계기로 스님이 100일 동안 집중적으로 법문을 했으면 좋겠고, 이를 계기로 정토회의 오랜 숙원 사업인 ‘정토 대전’까지 편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개원 기념법회의 세부 프로그램과 정토 대전의 목차까지도 구체적으로 제안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지난 한 달 동안 밤을 새워 가며 연구하고 문서 작성하고 토론을 계속해 준 공동체 법사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우리가 오늘 논의한 것까지만 내일 결사행자회의에 발표합시다.”

저녁에 각 분과별로 발표 자료를 준비해야 해서 오늘 수련은 일찍 마쳤습니다.

저녁예불을 마치고 스님은 7시부터 농사팀과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한일과 내일 할 일, 알아차린 점에 대해 나누고 간단하게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를 마치며 스님은 농사를 잘 지으려면 지금 시기에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제 4월은 다 갔고, 추위도 갔으니까, 냉해 입을 일은 없을 거예요. 남은 과제는 물입니다. 온도가 높아지고 건조하기 때문에 작물을 심으면 말라죽을 확률이 높아요. 그렇기 때문에 작물을 심을 때는 항상 비가 오기 전이나 저녁에 심어야 해요. 아침에 심으면 낮에 말라죽어요. 저녁에 작물을 심고 물을 뿌려두면 밤새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유리합니다.”

내일 주요 일정과 봉사자들을 챙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한 후 하루를 마쳤습니다.

법사님들은 각자 흩어져서 발표 준비를 하느라 새벽까지 노트북으로 문서 작업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내일은 결사행자 회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지금까지 공동체 법사단 수련에서 논의한 결과를 종합해서 결사행자들에게 발표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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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과 회의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20-09-22 21:58:55

정지나

지금여기가 법당이고 예배당이다
감사합니다 꾸벅!

2020-05-05 21:43:55

고경희

음~^^ 과정

2020-05-05 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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