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3.25 농사일
“제동 씨, 밭에 물을 좀 줍시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더덕, 강낭콩, 토란을 심었습니다.

김제동씨가 오랜만에 찾아와 함께 농사일을 거들어 주었습니다. 먼저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 영상보기

햇살, 물, 땅, 사람의 손길로 비닐하우스의 작물들은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은 3년 전 텃밭에 심어놓은 더덕을 캤습니다. 자그마한 땅이지만 3년 동안 자란 더덕이 다칠세라 조심조심 캐다보니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 캐고 보니 제법 통통하게 자란 더덕이 한 소쿠리는 나왔습니다. 그중 큰 것은 식품으로 사용하고, 작은 것은 다시 심기로 하였습니다.

더덕을 캐다가 조금 다르게 생긴 것도 하나 나왔습니다.

“이건 이슬마라는 토종 마예요. 옛날에는 동네에서 많이 나왔는데 이제는 잘 볼 수 없어요.”

이슬마는 황달, 후두염, 여러 가지 난치병에 효과가 있어서 예전에는 가정상비약으로 많이 심기도 했다고 합니다.

스님은 땅을 뒤엎어준 후 싹을 틔운 작은 더덕을 다시 옮겨 심었습니다.

더덕을 다 옮겨 심고 나서 물을 충분히 주었습니다.

더덕 밭을 정리하면서 씨방에서 씨앗도 많이 얻었습니다. 물에 적신 솜에 씨앗을 하나하나 올려두었습니다. 싹을 틔워 밭에 옮겨 심어보려고 합니다.

점심시간에는 김제동 씨가 찾아왔습니다. 김제동 씨는 내일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생하는 대구의 간호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위문품을 가지고 대구로 가기로 했는데, 대구에 먼저 갔다가 오면 스님에게 위험할까봐 먼저 와서 하루를 같이 보내고 내일 오후에 간호사들을 위문하러 간다고 합니다. 함께 식사를 하고 오후부터 농사일을 함께 했습니다. 벚꽃으로 둘러싸인 밭에 농사 도구를 챙겨 올라갔습니다.

행자들보다 먼저 밭에 도착한 스님은 김제동 씨와 함께 삽으로 땅을 파고 있었습니다. 주변 수로를 따라 물이 고일만한 곳에 웅덩이를 팠습니다. 웅덩이를 파자마자 금세 물이 고였습니다. 고인 물은 밭에 있는 목마른 작물들에게 주었습니다.

“제동 씨, 밭에 물을 좀 줍시다.”

밭 주변에는 하루 사이에 벚꽃이 더욱 흐드러졌습니다.

“벚꽃 좀 보세요.”

“벌 소리가 이렇게 많이 나는 건 처음 듣네요.”

벚꽃 주위에 벌이 몰려들어 웽웽 소리가 계속 났습니다.

3일 전에 감자를 심어놓았는데, 아직 보이는 것은 흙뿐입니다. 감자가 땅 속에서 열심히 싹을 틔우고 있나봅니다. 밭을 둘러보며 스님이 말했습니다.

“이 땅은 감자에 싹이 나기만 해도 잘한 거예요.” (웃음)

워낙 양분이 없고 푸석푸석한 땅이라 땅을 빌려주신 분도 농사 짓기가 참 어려웠다고 말한 땅이었습니다. 기대는 낮추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봅니다.

오늘은 토란을 심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수확한 토란 중에 상태가 좋은 토란을 골랐습니다.

토란은 습한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물이 고일만한 사면의 아래쪽에 심었습니다. 땅을 푹 파고 흙을 포실포실하게 부숴준 다음에 토란을 심었습니다.

김제동 씨는 삽질을 도맡아 했습니다.

“스님, 삽질은 저에게 맡기십시오.” (웃음)

햇살이 좋아 몇 번의 삽질만으로도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김제동 씨가 삽으로 땅을 파놓고 가면, 뒤따라서 스님이 토란을 심고 호미로 흙을 덮었습니다.


감자 옆으로 강낭콩도 한 줄 심었습니다.

오늘은 해가 지기 전에 농사일을 마무리 했습니다.

“꽃구경 하러 갑시다. 지금 막 진달래가 필 때인데 농사일이 바빠서 아직 진달래를 못 봤어요. 제동 씨가 와서 일부러 가는 게 아니에요. 진달래가 정말로 오지게 핀 곳을 한번 보여줄게요.”

스님을 따라 뒷산에 오르니 정말로 진달래가 가득한 군락지가 나타났습니다.

“저기 보세요. 온 산에 진달래가 피어서 벌겋죠?”

“이야, 진짜 많이 피었네요.”

햇살을 받은 진달래는 마치 전구에 불이 들어온 것처럼 투명하고 밝았습니다.

스님은 김제동 씨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했습니다.

“저 위에 진달래가 가득 핀 곳에서 사진을 찍읍시다.”

김제동 씨도 핸드폰을 들고 스님을 사진 찍어 주었습니다.

“한 2주 정도만 더 있으면 이제 연달래가 피어요.”

“스님, 연달래와 진달래의 차이가 뭔가요?”

“진달래는 잎이 나기 전에 피는 꽃이고, 색깔이 좀 진해요. 연달래는 잎이 나고 나서 피는 꽃이고, 색깔이 좀 연해요. 연달래도 정말 예뻐요.”

산 위로 더 올라가도 계속 진달래가 보였습니다. 진달래의 바다에 풍덩 빠진 기분입니다.

“진달래 구경은 실컷 했죠?”

“네. 원 없이 구경했네요.”

“제가 어릴 때는 진달래가 더 생기가 있었어요. 왜냐하면 마을 사람들이 산에서 나무를 해가기 때문에 해마다 새순이 올라와서 그래요. 키가 제법 큰 나무는 잘라 가고, 작은 나무는 더 자라게 그대로 두거든요. 나무를 잘라주면 다음해에 더 생기 있는 진달래가 새로 핍니다.”

“나무를 자르는 게 환경 파괴가 아니네요.”

“네, 큰 나무는 잘라주면 꽃을 더 잘 피워요.”

산 아래에는 벚꽃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활짝 피어서 꽃잎이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멀리서 보면 참 운치가 있을 정도로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길가에 복사꽃도 활짝 핀 모습이 보였습니다.

“오늘은 꽃구경을 실컷 하네요.”

저녁에는 낮에 밭 옆에 웅덩이 파 놓은 곳에 가서 물이 얼마나 고였는지 확인했습니다. 고인 물을 주전자로 퍼 날라서 큰 통에 물을 가득 담아 두고 내려왔습니다.

내일도 오전에는 김제동 씨와 함께 농사일을 할 예정입니다. 오후에는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가 있어서 상황을 봐가며 농사일을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체댓글 94

0/200

임재완

여유로운 하루~~
감사합니다.

2020-04-02 08:27:14

하심

스님이 아끼시는게 보이는 김제동씨가 부럽습니다~~^^
이쁜 봄사진 감사합니다_()_

2020-03-31 03:59:20

선수연

감사합니다~^^

2020-03-30 14: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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