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에서 시흥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어젯밤 문경 정토수련원의 행자님들을 위해 법회를 해준 후 새벽 5시 30분에 문경을 출발한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 잠시 들렀다가 곧바로 강연이 열리는 시흥시로 향했습니다.
며칠째 내린 비가 새벽까지 내려 아침 기온이 쌀쌀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시흥시 ABC행복타운에는 아침 7시부터 봉사자들이 모여 강연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접수 부스, 책 판매 부스, 시흥 정토법회와 후속 강좌 안내 부스, JTS부스를 설치하고, 길거리에 안내푯말을 들고 서 있는 등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습니다.
▲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
오늘 즉문즉설 강연은 부천정토회 시흥법회에서 주최하였는데 인근의 광명, 인천, 안산 법당에서 온 자원봉사자들까지 포함하여 60여 명이 함께 준비했습니다. 시흥시는 인구 39만의 도시로, 부천시와 광명시에 접해 있는데 아직 법당이 없어 부천 정토법당에서 시흥시 봄학기 불교대학생을 모집하여 지난 3월부터 두레 생협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강연도 시흥시 봄학기 불교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인근 안산 법당과 부천 법당, 광명 법당이 함께 지난 10월 20일부터 거의 매일 시흥시 전역을 다니며 홍보를 했다고 합니다.
10시 30분이 되자 스님 소개 영상이 상영되고, 이어서 스님이 무대 위에 오르자 500여석의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들의 열띤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스님은 “이른 아침에 오시기 힘들지 않았느냐?” 고 물어보며 “지난 2012년 300회 강연할 때 와보고 3년 만에 온 것 같다”며 시흥 시민들을 향해 다정한 인사말을 건네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한 면만 보는 것을 편견이라고 합니다. 편견에 사로잡히면 괴로워하고 미워할 수밖에 없지만 사물의 전모를 보면 ‘그렇게 미워하거나 괴로워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미워하지 마라’가 아니라 ‘알고 보니 미워할 일이 아니네’가 되고, ‘용서해주라’가 아니라 ‘알고 봤더니 잘못한 게 아니네’가 됩니다. 이걸 깨달음이라고 해요.
이렇게 자기 스스로 통찰력을, 즉 지혜를 갖게 되면 자신의 괴로움이 사라지거나 얕아집니다. 가벼워져요. 그래서 우리가 중생이지만 부처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고, 우리가 땅에 살지만 어느덧 하늘의 경지에 다가가게 됩니다. 몸이 죽어서 하늘에 있는 천국에 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이곳에 살고 있으면서도 천국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번뇌 즉 보리(煩惱卽菩提)’라고 합니다. ‘보리’는 인도 말로 ‘깨달음’이라는 뜻이에요. 번뇌, 즉 괴로움이 곧 깨달음이라는 겁니다. 성경에서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라고 합니다. 모두 자기 뜻대로 되어서 기분 좋을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고뇌에 차 있을 때 하나님의 참 음성이 들린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우리들이 살면서 겪는 이 고뇌나 의문이 우리가 천국으로 가는 통로이자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인생상담이지만, 저는 여러분들이 겪는 인생의 고뇌를 소재로 해서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거예요. 서로 입장이 좀 다르죠? 여러분들은 상담하러 왔고 저는 설법하러 왔어요. 다만 경전을 인용하거나 부처님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이죠. 가능하면 예수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요. (청중 웃음)
서두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질문하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하시라는 뜻입니다. 고상하게 하려고 애쓸 필요 없어요. 우리 중생의 삶이라는 게 원래 그리 고상하지 않습니다. 욕심내고 치고받고 싸우는 게 원래 중생의 세계잖아요. 그런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진리의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질문하실 분들 손들어 보세요.”
스님의 이야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곳곳에서 손을 들며 스님에게 질문을 청했습니다.
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30대 주부로 10살 연상인 회사 상사와 결혼했는데 남편이 삐져서 한 달째 말을 하지 않아 외롭다고 호소하였고, 두 번째 질문자 역시 30대 주부인데 남편이 반복되는 사업 실패로 화가 나서 자신과 어린 아이들에게 화를 많이 내서 남편의 화를 풀어줄 방법은 무엇인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20대 초반의 남성으로 법륜 스님을 은사로 3년간 출가해서 마음공부를 하고 싶은데 가능한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70대의 할머니였는데 선산에 조상님을 여섯 분 모시고 있고,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화장을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다섯 번째 질문자는 7세 아들을 둔 40대 여성으로 맞벌이 하느라고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함께 살았는데 최근에 직장을 그만두어 어머니와 분가를 하고 싶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아 어찌해야 하는지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50대 중반의 남성으로 20여 년간 책을 구입하여 부처님 말씀을 혼자 공부하고 있는데 그 방대한 양의 경전을 어떤 순서와 체계로 공부해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질문자들의 심리를 잘 이해해서 상황에 따라 속시원하게 답변해주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청중들은 즐겁게 웃고 박수치며 공감하였습니다. 스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질문자들에게 정성을 기울여 답변해 주면서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것을 강조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첫 번째 질문이었던 남편이 삐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결혼한 지 6년인데 남편이 삼시세끼 밥을 너무 좋아합니다. 일요일에 제가 짜파게티를 먹자고 했더니 남편이 밥을 달라고 했어요. 농담조로 ‘아이고, 우리 밥돌이들 밥해주러 가야지’ 했더니 그 말에 삐쳐서 한 달째 말을 안 합니다.(모두 웃음) 결혼 초부터 그러는데 이게 가슴에 응어리가 되어 맺혔어요.”
“남편이 질문자와 나이가 몇 살 차이나요?”
“그게 중요해요. 10살이 많아요.” (모두 웃음)
“10살이 많은 남편더러 밥돌이라 불러요?” (모두 웃음)
“애교 비슷한 거예요.”
“애교도 상대가 귀여워해줘야 애교죠. 애교라고 정해진 게 있어요? 내가 좋다고 애교가 아니라 상대가 귀여워해줘야 애교죠.”
“속이 터져서 이젠 화해할 방법도 모르겠고 그냥 하루하루 대충 사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아들한테 미안해요.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갖고 한두 달씩 말도 안 하니까요.”
“질문자는 강제로 결혼했어요, 연애했어요?”
“연애 결혼했어요.” (청중 웃음)
“남편의 뭐가 좋았어요?”
“회사 과장님이셨는데 맛있는 걸 많이 사줬어요.” (모두 웃음)
“예, 얻어먹은 과보예요. 얻어먹은 과보로 밥을 많이 해줘야 해요. (청중 웃음, 감탄) 그런데 요새 밥하기가 뭐 그리 어려워요? 장작불을 때서 밥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밥솥에 쌀 안쳐서 전원만 꽂으면 되잖아요.”
“저는 짜파게티를 먹고 싶었어요.” (청중 웃음)
“질문자는 먹고 싶은 걸 먹고 남편은 밥을 주면 되죠. 연애할 때 한 사람은 ‘짜장면 먹으러 가자’ 하고 한 사람은 ‘비빔밥 먹으러 가자’ 해서 먹는 걸로 다툴 때 있잖아요. 제가 미국 갔을 때 어떤 박사 부부를 만났어요. 그 부부는 그럴 때 한 사람이 양보해서 이쪽으로 갈 수도 있고 다른 한 사람이 양보해서 저쪽으로 갈 수도 있지만 너무너무 먹고 싶을 때는 헤어져서 한 사람은 짜장면 먹고 한 사람은 비빔밥 먹고 카페에서 다시 만난대요. 제가 그 말 듣고 ‘오, 너희는 부처님 말씀 안 듣고도 부처님 가르침대로 하는 사람들이다’ 그랬어요. 질문자도 자기는 짜파게티 먹고 남편은 밥 주면 되잖아요.”
“짜파게티는 최근의 예일 뿐이고 결혼 생활 중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요. 한두 달씩 말 안 하는 걸 어떻게 하루로 줄일 수 있을까요?”
“한두 달씩 말 안 하게 되는 시작점이 주로 먹는 것 때문이에요? 밥 문제 가지고 그래요?”
“주로 먹는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과장님하고 결혼했으면 경제적 여유도 좀 있겠네요.”
“예, 지금은 사장님이죠.” (청중 웃음)
“그러면 밥 주는 정도의 서비스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 정도도 안 해주면 어떡해요.”
“그러면 제가 먼저 또 화해를 해야 할까요?”
“화해를 하지 말고 밥을 잘해주면 되죠.” (청중 웃음)
“저는 싸워도 밥은 삼시세끼 꼬박꼬박 제 시간에 차려줘요.”
“네, 그냥 밥만 잘 해주고 남편 스스로 풀릴 때까지 놔두세요. 보통의 경우 질문자가 어떻게 해야 풀리는데요? 말로 해서 풀린다면 풀면 되죠. 어떻게 하면 주로 풀어져요? 가만 내버려둬서 시간이 흐르면 풀어져요? 뭐라고 빌어야 풀어져요?”
“시간이 지나면 자기가 먼저 말을 해요. 주로 아들이랑 놀러가고 싶을 때요. 아들과는 말도 잘 하고 잘 노는 90점짜리 아빠예요. 저한테만 그래요. 그래서 외로워요.” (청중 웃음)
“그런데 상사와 결혼을 하면 남편의 심리에 이런 게 있습니다. 한국에서 나이 차이가 한 10살 되는 상사와 결혼해서 외국에 나와 있는 부부를 만난 적이 있어요. 상사가 아랫사람과 결혼할 때는 나이 차이와는 별개로 자기가 늘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인이지만 좀 직원처럼 낮춰 보는 게 있어요. 그런데 결혼해서 한 이불 밑에서 잠도 자면서 살면 나이와 지위를 떠나서 둘이 맞먹게 되잖아요. 그런데 부인이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게 남편은 항상 기분 나쁘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다 컸구나, 머리 굵어졌구나’ 이렇게 은근히 기분 나빠하는 게 항상 있어요. 게다가 이 부부의 경우는 외국에 나와서 사니까,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외국 생활에 빨리 적응하잖아요. 부인은 외국어도 잘하고 현지 생활에 빨리빨리 적응하고, 한국에서 목에 힘주고 살다 간 남편은 돈은 좀 있지만 적응이 다소 늦었어요. 그래서 사업은 자기가 시작했어도 실제 경영은 부인이 다 하니까 남편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바지저고리가 되었다고 느끼는 거예요.
우리가 생각하기엔 부인이 다 해주고 자기는 그냥 돈만 쓰면 되니 좋잖아요. 그런데 인간 심리가 안 그래요. 겉으로는 폼 잡고 싶은데 속으로는 위축감을 느끼게 되니까 사소한 걸 가지고 자꾸 시비를 해요. 그러니까 부인 입장에서는 자기가 일을 도맡아 하는데 남편이 도와주기는커녕 계속 딴지만 거니까 그게 또 화가 너무 나는 거예요.
이런 심리가 있기 때문에 남편이라고만 생각하면 안 돼요. 사람의 심리를 생각해봤을 때, 질문자가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첫째, 남편을 상사처럼 존중해줘야 합니다. 남편이라고 맞먹지 말고, 밥돌이라고 부르지 말고, ‘아이고, 우리 어르신은 밥을 참 좋아하셔서 다행이다’ 이렇게요.”
“지금 스님 말씀하신 게 딱 남편이 원하는 거예요.”
“그래요. 그렇게 상사로서 존중해주세요. 두 번째, 술을 마시고 약간 취했거나 밤에 잘 때는 아기처럼 돌봐주세요. 늘 상사처럼 존중만 하면 안 돼요. 등도 두드려주고, 큰 아기 키운다고 생각하고 해주세요. 작은 아기만 귀여워하면 그걸 보고 또 삐쳐요. (청중 웃음)
아무리 아들이 귀여워도 남편을 우선시해줘야 해요. 내가 아이보다 남편을 우선시하면 남편이 아이를 극진히 대합니다. 그런데 내가 아이만 너무 극진히 대하고 남편을 무시하면 아이를 싫어하거나 성질내고 갈등이 굉장히 심합니다. 사람 심리가 그래요. 남자라는 게 덩치만 크지 속을 들여다보면 텅텅 비었어요. 아내가 ‘잘 한다, 잘 한다, 당신이 왕이로소이다’ 이러면 죽을 둥 살 둥 일해요. 그런데 딱 무시하면 기가 빠져서 맥을 못 춰요. (청중 웃음)
그러니 질문자는 남편이지만 남편으로만 대하지 말고 두 가지로 대해줘야 해요. 지금 남편에게는 정반대의 두 가지 심리가 있거든요. 한 가지는 어릴 때 엄마로부터 사랑을 못 받은 심리가 있기 때문에 아기처럼 돌봐줘야 해요. 또 한 가지는 어른으로서 항상 깍듯이 존중해주는 태도가 필요해요. 질문자의 심정은 이해가 됩니다. ‘나 보고 어쩌란 말이냐? 어른으로 대우해주면 또 삐치고 아이로 대하면 무시한다고 하는데!’ 그러나 남편의 속을 들여다보면 두 가지 이중심리가 있기 때문에 지혜롭게 적절히 맞춰주는 게 필요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는 살기 싫다, 어떻게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 이렇게 생각하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헤어지고, 아까 질문자가 말한 대로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그렇게 맞춰가며 살아야 해요. 외국인하고 사는데 계속 된장찌개만 끓여주면서 ‘아무거나 해주는 대로 먹어야지!’ 하면 안 되잖아요. 가끔 피자도 해주고 빵도 해주는 것처럼 상대한테 좀 맞춰줘야 해요. 남편이 시골 출신이에요?”
“아뇨, 서울 토박이에요. 제가 시골 출신이고요.”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그런 밥돌이가 있어요? 우리처럼 시골에서 태어났으면 천하에 좋은 걸 줘도 밥이 최고지만요.”
“어머님이 그렇게 키우셔서요. 아버님이랑 똑같아요. 아버님 닮았어요.”
“아이고, 질문자 말투만 봐도 남편을 무시하는 말투예요. ‘너희 아버지 닮았다’ 이런 소리까지 하죠?” (질문자 웃음)
“아뇨, 그런 건 티 안 내죠. 속마음으로만요. 그 정도 눈치는 갖고 살아야죠.” (스님 웃음)
“그 정도는 갖췄어요? 하하. 네, 조금 더 갖춰보세요. 그렇게 대우를 해줘야 해요. 부인한테도 자꾸 무시당한다고 느끼면 굉장히 마음이 상해요. 그러니까 오늘 가서 깍듯이, ‘스님 법문을 들었는데 내가 당신을 좀 무시한 것 같다. 당신을 좀 어른으로 깍듯이 모시라고 하더라’ 이렇게 말해 봐요. ‘그 중이 뭘 안다고!’ 틀림없이 이렇게 말하겠지만 속으로는 ‘그 중 뭘 알긴 아네’ 이럴 거예요. 그래서 스님을 좋아하게 될지도 몰라요. (모두 웃음)
밤에 잘 때나 술 마시고 취했을 때는 어른으로 대하지 말고 아기처럼 보살펴줘야 해요. 잠들 때나 취했을 때는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거든요. 그러면 자기 나이 같은 건 잊어버리고 어릴 때의 욕구 불만으로 돌아가게 돼요. 그래서 그걸 잘 살펴 좀 다독거려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예, 강연 끝나고 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남편에게 문자를 보내면 아마 웃으면서 퇴근하지 않을까 싶어요.” (모두 박수)
질문자가 기뻐하는 표정으로 환한 웃음을 터뜨리자 청중들도 함께 웃으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벌써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은 다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태어남에 의해서는 어떤 죄도 없습니다. 얼굴이 검은 것도 죄의 과보가 아니고, 신체 장애인 것도 죄의 과보가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는 장애아를 낳으면 ‘아이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애를 낳았나’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에요. 장애가 징벌이라는 말이잖아요. 왜 장애가 벌이에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비록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부처가 될 성품이 있다는 이야기예요. 이게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여자라 해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여자로 태어난 것도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하늘의 벌을 받아 그렇다고 믿었습니다. 이건 가부장적 제도에서 만들어진 잘못된 생각이에요. 태어남에 의해서는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피부 빛깔이나 남녀나 성적 취향이나 신체 장애 유무나 민족에 의해 차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누구나 다 존중받아야 하고,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빌어 표현하면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의 아들딸이다’라고 해요. 즉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는 겁니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은 다 불성(佛性)이 있다’고 해요. 부처가 될 성품이 있다, 다시 말해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이야기예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더 이상 열등의식을 갖지 말고, 돈 좀 있거나 지위가 좀 높다고 잘난 척도 하지 말고, 한 사람으로서 부처가 되어, 즉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서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질문자들도 자신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스님과의 문답 속에서 괴롭지 않을 수 있는 길을 발견했듯이 모든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는 스님의 간곡한 호소는 깊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 무대 위에서 책 사인회를 가졌습니다. 무대에서 입구까지 사인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스님이 한 분 한 분에게 정성껏 사인을 해주자 모두들 매우 흡족해 했습니다.
여러 권의 책을 구입하여 사인을 받고 나오는 50대 질문자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이 분은 불교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님에게 질문한 분입니다. “20년 넘게 여러 스님의 해설서와 불경을 접하며 공부해 왔는데 오늘 들은 법륜 스님 말씀에 몰랐던 눈이 떠지고 환희심이 생겼다” 고 하면서 “시시콜콜한 질문에도 불교적 관점에서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답변하는 모습은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모습이었다.”고 하며 들뜬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또 무대 앞에서 사진을 찍는 30대 여성 질문자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이 분은 화내는 남편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화내는 남편이 문제가 아니고, 내 마음이 문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밝게 웃었습니다.
사인회를 마치고 오늘의 즉문즉설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이 모두 무대 위에 모여 “시흥 정토법당 파이팅!”을 외치며 스님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강연장에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지는 목소리에는 시흥에도 정토회 모임이 생기길 바라는 간절한 바램이 느껴졌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봉사자들의 노고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봉사자들은 다음 주부터 3회에 걸쳐 여기서 실시될 후속 강좌에도 많은 시민이 참석하길 바라며 열심히 안내 전단을 나눠주고 뒷정리까지 잘 마쳤습니다. 시흥시에도 정토회가 새로 개원해서 많은 이들의 행복한 삶을 만나게 되길 기원해 봅니다.
이어서 오후 3시부터는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새책 야단법석 북콘서트가 열리고, 저녁 7시부터는 인천 계양구청에서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됩니다.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전체댓글 30
전체 댓글 보기스님의하루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