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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전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스님은 어제 자정 넘어 서울에 도착해 밤새 원고 교정 등의 업무를 보느라 거의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 평화재단 조찬회의가 아침 7시부터 진행되어 오후 1시까지 이어졌습니다. 피곤한 기색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이어지는 회의를 한시도 쉬지 않고 오롯이 집중하며 참여하였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잠시 업무 처리를 한 뒤 3시경 통일의병 강연이 열리는 전주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전주로 가는 차 안에서 단잠을 주무셨습니다.
강연 시작 전 전주 지역에서 통일운동에 관심있는 분들과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전 시의원, 북한돕기 재단 관계자, 전통예절 문화관장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과 통일한국의 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그 중 한 분이 "주변 강국들이 남북 통일에 관심이 없으니 남북한이 적극적으로 통일을 도모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스님은 그 의견에 덧붙여 "남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남북한끼리 통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대한민국의 통일이 미중일 각 국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해 가면서 남북한이 주도적으로 통일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은 스님의 의견에 공감을 표하면서 좀 더 많은 대화를 이어가길 바랬지만 강연 시간이 다 되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강연장으로 스님과 함께 이동하였습니다.
강연은 저녁 7시부터 전주시청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300여명의 전주 시민들이 자리를 가득 매웠습니다. 강의 시작 전 통일의병에 대한 소개영상을 보며 강의에 대한 기대가 담긴 목소리들이 여기 저기서 흘러나왔습니다. 한 대학생은 "저번에 김제동씨와 법륜 스님의 강연을 보고 기대되어 다시 왔다"고 하였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통일의병 백왕순 사무총장의 인사말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법륜 스님의 20여년간의 통일활동이 소개된 영상을 본 후 참가자들의 열렬한 박수 소리와 함께 법륜 스님이 무대로 등장했습니다.
스님은 본격적으로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강연이 어떻게 진행되었으면 좋을지 간단히 언급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정토회에서 주최해 온 즉문즉설 강연은 인생의 이런 저런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는데, 오늘은 통일의병에서 주최하는 것이니 인생 이야기도 묻지만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물으면 좋겠습니다. 질문할 때는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기보다 평소 고뇌해왔던 이야기를 물어주세요. 주장을 이야기하면 자기 발전이 없습니다. 의문이 생기는 부분을 이야기해야 통일이나 인생도 문제가 풀어지고 대화도 됩니다.
저는 즉문즉설을 하게 되면 오신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입니다. 저는 준비한 것이 없고 준비할 수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분들이 무엇을 물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강의는 여러분들이 만들어가는 겁니다.”
스님 말씀대로 참가자들의 질문 보따리가 풀어지면서 늘 강연이 새롭게 펼쳐졌는데 오늘은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무척 기대 되었습니다.
오늘도 역시 인생이야기부터 통일이야기까지 다양한 질문과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이 전해졌습니다. 자신보다 잘 되는 사람을 보면 조급함이 생기는데 이런 조급함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20대 청년, 부모님과 유학 등 진학 문제로 갈등이 심한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20살 청년, 정신과 약을 먹는 동생을 도와주면서 자신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40대 여성분,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한미군사 동맹 등 역사문제에 대해 궁금하다는 학부모, 통일 이후에도 북한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여고생 등 많은 분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그 중 최근 한국사회에 가장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한 학부모의 고민을 담아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완주에 사는 11살, 9살 아이가 있는 엄마입니다. 최근에 교육부에서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고 발표해서 조만간 우리 아이들도 자라면 국정화된 교과서를 배울 것 같습니다. 교과서 국정화 발표 후 서울대 교수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 집필을 거부하고 여기 저기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정화되면 아이들이 우리 민족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되고, 그들이 성장해서 제대로 된 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우리 사회가 제대로 갈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국정화 교과서에 대해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와 친일과 독재를 미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국정화가 진행된다면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고민이 되어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기에는 아직 어리고, 국정교과서가 나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걱정입니까? (청중 웃음)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겠다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자기 이유가 있는 것이니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그렇지만 국정교과서에 대해 부정적이라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반대 의견을 표출할 수 있습니다. 그럼 반대 의견을 표출하면 되지 걱정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반대한다고 하면서 1인 시위를 하든지, 댓글을 달든지, 이메일을 보내든지, 아니면 학부모들을 설득해서 모임을 하든지, 합법적으로 반대의견을 표현해서 그것이 중단되도록 행동하면 됩니다. 그냥 걱정만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국정화가 된다고 하면 그래도 너무 걱정할 것 없습니다. 다음 선거에 대통령이 바뀌면 국정교과서는 1년 교과서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1단계로 반대해 보고, 안 되면 2단계로 반대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선거 때 국정화를 안 하겠다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해서 폐기시키면 되고, 그것도 안되면 아이들 데리고 이민가면 됩니다. (청중 웃음)
제 말은 걱정할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스님이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굳이 찬성과 반대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저는 반대에 속합니다. 그 이유는 내용 때문이 아니라 자칫 국정화가 다양성을 없애고 획일화로 갈 것 같아서입니다. 저는 환경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환경은 다양합니다. 같은 콩이라도 색깔도 다르고 모양도 다릅니다. 자연이라는 것은 다양성이 풍부합니다.
역사교과서가 다양하다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쓴다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가 어느 정도의 선을 그어놓고 개개인들이 그 선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기 의견을 표출하면 됩니다. 그래서 검인정 제도가 있는 것입니다. 개인의 의견에 무조건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검정을 합니다.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검정 기준 안에서는 조금씩 다른 견해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를 선택할 때 선생님, 학교, 교육감, 교육부에 따라서 약간의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차이가 나면 안 됩니다. 국가가 정해놓은 범위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되지 굳이 똑같이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국정이라는 것은 국가가 하나로 정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자칫 획일화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정교과서의 내용을 어떤 것으로 할지 아직 국민적 합의도 없는데 교과서를 하나로 정하겠다고 먼저 이야기를 하니 국민들은 그 교과서의 내용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한 것입니다. 역사를 하나로 정리하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로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나로 할지를 들어보고 그 정도면 하나로 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무엇을 하나로 할지 내용이 없습니다.
하나가 갖는 위험을 극복하려면 우선 다양해야 선택할 권한이 있습니다. 가령 밥을 먹는데 반찬을 한 가지 줄까? 다섯 가지 줄까? 라고 물으면 저는 다섯 가지를 선택합니다. 반찬 한 가지가 어떤 건지 알면 한 가지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반찬 한 가지가 무엇인지를 모르면 다섯 가지의 반찬을 받아야 그래도 내 입맛에 맞는 반찬을 선택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국정화되려면 국민들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한 통합적인 내용이 먼저 확정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이 선행되지 않고 교육부에서 원하는 하나를 만들겠다고 하니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옮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면 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사회이기 때문에 아무리 옳다고 주장해도 다수가 반대하면 시행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것은 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에서 결정만 하면 시행된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침묵하면 그대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반대하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하고 확산시키는 운동을 하면 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앉아서 걱정만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반 여론이 뜨거운 요즘,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청중들은 스님의 말씀을 듣고 시원한 해답을 얻게 되었다며 기뻐했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청중에게 통일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부탁하였습니다. "통일은 우리의 밥이며 비전"이라고 하면서 "통일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현재의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경제 불황 등의 국가 위기는 통일을 해야 극복될 수 있고, 통일이야 말로 백년, 천년의 한을 푸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청중들은 우리가 이렇게 노력한다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 내에 통일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자 큰 박수로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오늘은 통일이야기부터 인생이야기까지 명쾌하고 유쾌한 시간을 가진 것 같습니다.
강연 후 몇몇 시민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아기를 데리고 온 어머니는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하였고, 질문한 분들은 자신의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었다며 답변을 해 준 스님에게 존경을 표했습니다.
스님은 책 사인회를 하면서 강연장을 찾아온 한 분 한 분에게 웃음을 보여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전주 지역 통일의병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시민들에게 통일 시민학교를 홍보하며 통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였습니다.
스님은 책 사인회를 마치고 강연을 준비한 통일의병 모두와 기념촬영을 한 후 울산 두북으로 이동했습니다.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두북에 도착한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 가을이 무르익는 11월, 가볍고 밝은 행복 에너지를 나눕니다.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야단법석> 북 콘서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1월9일(월) 오후3시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 참가신청 : [바로가기]
* 북콘서트와 함께 따뜻하고 행복한 기운 가득 받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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