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10.16 (오전) 거제 즉문즉설 강연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에는 거제 시민들을 위해 청소년수련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고, 저녁에는 부산 시민들을 위해 KBS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먼저 거제 강연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어젯밤 울산 두북에서 주무신 스님은 새벽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후 아침 일찍부터 텃밭에 물을 주었습니다. 가을 배추와 무, 고소, 가을 국화 등 갖가지 채소와 꽃들은 스님이 뿌려주는 물을 듬뿍 맞으며 기지개를 켰습니다. 

 


 


 


 

스님은 채소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며 흐뭇한 표정을 보였습니다. 은퇴를 하면 농사를 짓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어서 빨리 남북이 통일되어 스님이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아침 8시에 울산 두북을 출발한 스님은 10시가 다 되어 오늘 강연이 열리는 거제시 고현동의 거제청소년수련관에 도착했습니다. 창밖으로는 파란 가을하늘과 푸른 바다, 황금빛 들판이 풍경화처럼 이어졌습니다. 

 


 


▲ 거가대교

 

이번 거제 강연은 우여곡절 끝에 급박하게 이루어진 강연입니다. 애초 마산 정토법당에서 경남대 강연을 계획하고 홍보까지 진행 중이었던 것을 갑자기 강연 장소가 취소되는 바람에 부랴부랴 거제로 장소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13일에 거제 정토법당에서는 애광원 중증장애인들과 가을 소풍을 진행중이어서 강연 준비를 맡을 여력이 부족했습니다. 급기야 경남대 강연을 진행 중이었던 마산 정토법당의 봉사팀이 그대로 거제로 결합하고 시간되는 거제 정토법당의 봉사자들이 함께하는 형태로 오늘 강연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 거제 청소년수련관

 

마산 정토법당의 봉사자들은 아쉬움을 달랠 새도 없이 80km의 거리를 달려 원정 홍보를 진행해야 했는데 한 분은 “거제시민증 나오겠어요..”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내막을 잘 아는 스님은 봉사자들을 보자마자 “갑자기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어요” 라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강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밀려드는 청중들로 좌석은 일찌감치 가득 찼고, 준비한 방석 100개도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400석 강연장에 총 570명여명의 청중이 자리한 가운데 열렬한 환호와 박수 속에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이 “자리가 없어서 어떡해요? 장소를 좁은데 잡아가지고... 거제가 기초자치단체 중에 제일 부자라더니만 장소가 왜 이래 좁아요?” 하며 무대 앞자리에 불편하게 앉아있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니 모두 얼굴에 웃음이 가득 퍼져나갑니다.

 


 

스님은 거두절미하고 짧게 즉문즉설은 어떤 강연인지만 간단히 소개하고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즉문즉설은 여러분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민이나 의문이 있으면 그것을 내놓고 저와 대화하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어떤 고민들, 어떤 의문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강연을 하면 주로 강사가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오고 여러분들은 강사가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 하는데, 즉문즉설은 상황이 반대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와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가 궁금해요. ‘무슨 이야기를 꺼내서 나를 난처하게 만들까’ 하고요.” (청중 웃음)

 

스님이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총 6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조선소 노동자라고 소개한 40대 남성은 병원에 갔더니 화기가 많아 몸이 아픈 것이라 하는데 스님은 바쁜 와중에도 늘 밝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고, 또 몇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지금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조차 일어나지 않아서 이 상태가 정상인지 물었습니다. 7살,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는 평소 매사에 느릿느릿하여 자기 것조차 못챙기는 굼뜬 맏아들을 보면 도무지 화를 참을 수 없다며 하소연을 하였고, 30대 남성은 스님이 강조하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겠는데 과연 통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의문이 든다며 답을 구했고, 50대 여성은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며 울먹여서 청중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7살과 5살 두 아이를 둔 엄마는 법당에서 새벽 기도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꾸만 곁에 있어 달라고 매달리는 바람에 몇 일 기도를 빼먹어서 화가 올라온다며 종종 올라오는 우울감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물었고, 대인공포증이 있어 질문을 하지 못하는 지인의 질문을 대신한다며 퇴직 후 낮밤이 바뀌어서 잠을 못자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을 어떻게 내려놓을 수 있는지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친정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싶어요. 아버지가 몸이 약하셔서 어릴 때부터 엄마가 집안의 가장이셨는데 엄마가 항상 화가 나면 장녀인 저를 이유 없이 때렸어요. 너무 많이 맞아 기절한 적도 있습니다. 남동생도 있는데 왜 저만 유독 그렇게 때렸냐고 다 큰 뒤에 한번 물어봤더니 스트레스 풀 데가 없어서 그랬다고 하시더라고요. 남동생은 남자고 어려서 안 때렸다는데, 남동생과 저는 6살 차이밖에 안 납니다.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보통 엄마들이 하는 집안일을 어린 제가 다 했지만 엄마는 잘했다는 말을 한 번도 해준 적이 없었어요. 동생은 끔찍이 여겼지만 저한테는 유독 독하고 차가우셔서 새엄마인 줄 알았을 정도였어요. 

 

제 밑으로 남동생이 둘 있었는데 둘 다 죽었습니다. 막내 동생이 돌 되기 전에 마루에서 떨어져서 뇌를 심하게 다쳤어요. 그래서 그 동생을 돌보는 게 다 제 몫이었거든요. 엄마 대신 기저귀 빨고 밥먹이고 씻기면서 엄마 역할을 했지만 엄마는 항상 집에 오면 절 때리고 화내셨어요. 얼마 전에는 바로 아래 동생이 췌장암으로 죽었어요. 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은 많이 가벼워졌는데, 엄마가 한 번씩 독설을 날리실 때가 있어요. 엄마를 어떻게 제가 이해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엄마 목소리만 들어도 화가 치밀어서 미칠 것 같아요. 

 

엄마는 무슨 일만 생기면 저한테 전화하세요. 그런데 좋은 일로 전화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전화벨이 울리고 엄마 전화번호만 떠도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가슴이 벌렁거려요.  엄마를 원망하는 이 괴로운  마음을 어찌해야 할까요?”

 

“첫째, 엄마한테 맞아서 생긴 신체 이상이 있어요?”

 

“없습니다.” (질문자 웃음)

 

“신체 이상이 생길 정도로는 안 맞았다는 이야기네요. 그리고 이건 지나간 일이에요. 또 아버지가 수입도 제대로 없어서 엄마가 혼자서 돈을 벌고 애 셋을 키우려 애쓸 당시 나이가 지금 질문자보다 더 어렸을 텐데 힘들었을까요? 안 힘들었을까요?”

 

“그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게다가 아이까지 죽었잖아요. 그러니 제일 큰 자식인 질문자가 엄마 역할을 좀 대신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저도 그땐 너무 어렸거든요. 10살도 안 되어가지고...”

 

“인도에 가보면 유치원 다니는 애들이 다 살림 살아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어떻게 해요? 질문자는 귀여움 받다 일찍 죽는 게 나아요? 좀 맞기는 해도 오래 사는 게 나아요? (청중 웃음)

 


 

우리 세대가 자랄 때는 살갑게 사랑받는 게 없었잖아요. 야단 밖에 맞은 게 없잖아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런 어머니들도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요즘 엄마들보다 컸습니다. 제가 볼 때는 질문자가 엄마에게 두들겨 맞아서 단명을 벗어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신체장애가 생길 정도로 맞았냐고 물어본 거예요. 장애가 생길 정도로는 안 맞았다는 건 그런 과정을 거쳐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거예요. 옛날 식으로 말하면요. 그러니 첫째, 큰 인연의 도리로 보면 그건 질문자를 살리는 길이지, 죽이는 길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엄마의 심정으로 질문자가 한번 돌아가보면 어때요? 능력 없는 남편과 아이들 데리고  그렇게 화를 내면서라도 몸부림쳐서 살아남았잖아요, 질문자도 살리고요. 그 시대에는 그런 일들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어머니가 살아온 인생의 한을 한번 돌아보세요. 나를 좀 사랑해주지 않고 때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예 갖다버리지는 않았잖아요. 그래도 질문자를 키워준 것은 어머니예요. 저는 질문자에게 이런 말만 해주지 질문자에게 밥 한 끼, 옷 한 벌 해준 적이 없어요. 엄마는 때리면서도 옷은 주고, 때리면서도 밥은 먹여줬잖아요. (청중 웃음) 

 


 

그래서 질문자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에요. 그러니까 그 어머니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을 내야지 원망하면 안 됩니다. 지금 어머니를 돌봐야 할 의무는 없어요.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하더라도 돌볼 의무가 없고, 질문자처럼 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했다 해도 돌볼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돌보지 않는 것은 괜찮아요. 질문자가 선택하면 됩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원망할 이유는 없다는 말입니다. 어머니는 질문자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삶이 괴로워서 그렇게 산 거예요. 질문자를 때려서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서 어머니가 죽지 않고 산 것은 다행이잖아요. 어머니마저 죽어버렸으면 질문자가 아버지하고 동생들을 다 책임져야 했잖아요.

 

그리고 어머니 전화 오는 것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해요. 질문자가 하루 두 번씩 어머니에게 먼저 전화를 해버리면 전화 올 일이 없어요. (청중 웃음) 

 


 

이걸 성경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 주라.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벗어 주라. 왼뺨을 때리거든 오른뺨을 대 주라.’ 

 

교회를 좀 다니세요. 5리를 가자고 할 때 내가 끌려가면, 내가 종속적인 인간이에요. 그런데 내가 ‘10리 가줄게’ 하면 내가 주인이 됩니다. 이걸 불교용어로는 수처작주(隨處作主)라고 합니다. 어느 곳에 머물든, 어느 곳에 처하든 주인의 역할을 하라는 뜻입니다. 엄마가 전화를 하고 내가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다면 엄마가 갑이고 내가 을이에요. 내가 하루에 두 번씩 전화를 해버리면 내가 갑이 되는 거예요. ‘왜 전화를 두 번이나 하냐? 할 말도 없는데 전화를 왜 하냐?’ 해도 ‘아이고, 엄마가 걱정돼서 그래’ 이렇게 자꾸 전화를 먼저 해버리면 엄마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두려움은 없어지는 거예요. 

 

제가 이런 강연을 다닐 때 강연료를 받고 다니면 제가 을이 되는 겁니다. 종업원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강연료를 안 받기 때문에 제가 갑이에요.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큰 회사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갑이 될 수 없어요. 제가 돈을 안 받고 가기 때문에 늘 제가 갑인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엄마한테 하루 두 번 전화를 하세요. 업장 소멸하려면 하루 300배 절을 해야 해요. 공연히 다리 아픈데 하루 300번 절하는 게 낫겠어요? 하루 두 번 전화하는 게 낫겠어요?” (청중 웃음)

 

“둘 다 하겠습니다.”

 

“둘 다 안 해도 돼요. 108배만 하고 하루 두 번 전화하면 이 문제는 풀립니다.”

 

“예, 알겠습니다.” 

 

대답은 했지만 질문자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다시 물었습니다. 

 

“할 거예요? 안 할 거예요? 두 번 전화하라니까요. 108배 하려면 아무리 빨리해도 12~15분 걸립니다. 300배 하려면 지금보다 200배를 더 해야 하니까 30분쯤 더 걸리죠? 그러면 15분짜리 전화를 두 번 하는 게 다리 아픈 것보다 낫잖아요. 처음에는 전화 잡으면 15분보다 더 걸리지만, 매일 두 번 하면 엄마가 받자마자 끊을 때도 있을 거예요. (청중 웃음)

 


 

‘왜 전화했냐?’ 

‘아이고, 엄마가 걱정돼서 그러지.’ 

‘아무 일 없다! 끊어라!’ 

 

엄마 성질은 제가 여기서 봐도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나중에는 전화기를 내려둘 거예요. (청중 웃음) 그렇게 자기 인생을 갑으로 전환시켜야 해요. 질문자는 지금 이미 지나가버린 옛날이야기를 가지고 괴로워하고 있어요. 옛날 영화를 틀어놓고 계속 울고 있는 거예요. 슬픈 영화를 무엇 때문에 자꾸 봐요?” 

 

“예, 감사합니다.” 

 

질문자는 환한 웃음을 띠며 큰 목소리로 감사한 마음을 표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더 있다며 다시 물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 동생 둘을 잃었다 보니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크거든요. 특히 남동생 둘을 잃었다 보니, 제 아들이 어디 가서 잘못되지 않을까 싶어 항상 불안해요. 딸도 있는데 딸은 괜찮지만 아들은....”

 

“그것 봐요. 질문자도 커보니 그 심정을 알죠.” (스님 웃음)

 


 

“저는 둘 다 때리지는 않거든요.” 

 

“좀 때리세요. 아들은 놔두고 딸만 좀 때려요. (청중 웃음) 질문자의 불안을 설명하자면 기른 자가 엄마여서 그래요. 낳은 자가 아니라 기른 자가 엄마예요. 그래서 질문자에게는 동생이 곧 아들이었어요. 질문자가 키웠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애틋함이 남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질문자의 아들에게는 그런 일이 없을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질문자의 인연에 두 아들과의 이별 인연이 있었는데 이미 질문자가 두 아들을 잃었기 때문에 나머지 하나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그러면 그런 공덕은 누구 덕분에 지었어요? 엄마 덕분이에요. 고마워할 줄 알아야죠. 그래서 인연의 이치를 모르면 자꾸 원망하게 됩니다.”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에 청중석에서는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층 가벼워진 질문자의 얼굴을 보며 청중들도 격려의 마음을 담아 박수 갈채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마지막 질문자가 남을 대신해서 질문하려고 했던 것을 지적하며 법문을 남에게 적용했을 때 일어나는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이 법문은 오직 자기에게만 적용해야지, 남에게 적용하면 안 됩니다. 부처님의 법을 남에게 적용하면 비수가 됩니다. 화가 난다는 사람에게 ‘그 사람을 이해해라’ 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본인은 상대편이 자기한테 화를 내니까 ‘네가 나를 이해해라. 그러면 화가 안 날 거다’ 이렇게 적용하면 그건 법이 이미 아니에요. (청중 웃음) 

 


 

서울 가려는 인천 사람에게 ‘동쪽으로 가세요’ 하는 걸 듣고 가서는 강릉 사람에게 ‘동쪽으로 가면 서울 간다’라고 가르쳐주면 그 사람은 서울에 가기는커녕 바다에 빠져죽어요. 그래서 부처님의 법문은 아무에게나 적용하면 안 되고, 모든 법문은 오직 나에게만 적용해야 합니다. 

 

스님의 모든 즉문즉설 또한 오직 자기에게만 적용해야 합니다. 자기에게 적용하면 다 자기 병을 낫게 만듭니다. 딱 그 사람에게만 해당되고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자기에게 적용하면 약이 됩니다. 그러나 이걸 남한테 적용하면 안 돼요. 이걸 꼭 아셔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늘 남한테 적용해요. 

 


 

그래서 법륜 스님의 이야기를 자기한테 적용하는 사람은 영험을 받고 가피를 입고, 남한테 적용하면 재앙을 초래합니다. 그래서 제가 법문하는 게 꼭 좋은 게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이걸 자기한테 적용하면 엄청난 공덕이 되는데 이걸 남한테 적용하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고, 사회 변화를 더디게 만들고 갈등을 부추기는 효과가 오히려 날 수도 있습니다. 꼭 그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법문은 오직 자기에게만 적용해야 공덕이 되고 남에게 적용하면 비수가 된다는 이야기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무의식 중에 그런 경우가 너무나 많았음을 상기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따금 폭소를 터뜨리는가 하면 진지하게 몰입도 했다가 또 질문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같이 눈시울을 훔치기도 하면서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강연이 끝났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로비에는 스님 책을 들고 사인을 받으려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서로 앞다투어 스님을 사진으로 찍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120권을 준비한 책이 금새 한 권도 남김없이 동이 났습니다. 책을 구하지못한 60대의 한 아주머니는 책을 너무 적게 준비했다고 책망을 했는데, 오늘 저녁 부산강연이 있다고 하니 거기라도 남편과 함께 다녀와야하겠다며 돌아갔습니다. 

 


 

오늘 강연은 마산 정토법당과 거제 정토법당이 함께 준비했습니다. 스님은 각 법당 별로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함께 찍어 주었습니다. 거제 즉문즉설 강연은 이렇게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스님은 또 부산 KBS홀 강연을 향해 길을 떠났고, 봉사자들은 거제 정토법당에서 준비한 김밥을 먹으며 마음나누기를 하였고, 마산 정토법당 봉사자들은 마산으로 먼길을 나섰습니다. 준비 과정은 힘들었지만 진행은 물흐르듯이 치루어진 아주 멋진 강연회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거제도를 출발해 인근 바닷가에 잠시 차를 세운 스님은 “산책을 하고 싶다” 하면서 잠시 해변을 거닐었습니다. 그리고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는 나지막한 산 정상을 찾아 올라갔는데 정상 부위에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내려왔습니다. 

 


 

다행히 차창 밖으로 저 멀리 거가대교가 보이며 10월의 푸른 바다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거가대교를 지나면서 보이는 하늘과 바다는 반짝이는 푸른 빛을 띠었고, 들판은 더욱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부산 KBS홀에서 부산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됩니다...

 

* 지구촌 115개 도시, 14만km의 여정 속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삶으로의 대화를 담은 "야단법석"이 출간되었습니다. 세계 100회 강연의 감동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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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사람

스님이 하시는 행사는 좌석이 몇석이고 입석에 앉을 수 있는지 없는지 사전에 강연장측과 협의하고 조율해서 진행합니다. 스님께도 보고가 다 되는걸로 알고 있구요. 정토회에서 일방적으로 했다면 이렇게 스님의 하루에 공개적으로 올리지 않죠. 세월호사건으로 천만서명운동한 정토회라 어느 단체보다 안전에 민감할꺼라고 생각됩니다.

2015-10-19 23:53:50

박남주

아~ 연단로고! 거사님 센스 짱!!!!

2015-10-19 19:37:34

신영원

(옥에티)님 지적은 감사하나
스님께서 돈받고 강의 하면서 입장료 더 받으려고 그렇게 한것도 아니고 스님이 강연들으로 오라고 강요한것도 아니며 다만 스님은 범부중생 우리들을 깨우쳐 주기위하여 전국을 다니며 강의 하십니다
그럼 저는 스님강의듣고싶어 하는 아줌마 두명차에태워 통영에서 마산까지 갔다가 다시 거제까지 강연듣고싶어 온 사람입니다 한 시간 늦게 도착 하는 바람에 강의장도 들어갈수 없는데 이런 저희를 생각해서 강의장에 들여 보내준게 잘 못 일까요?
저희 입장에서는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배려 해준덕분에 너무 감사 했습니다
스님께서 본디 남의 일에 간섭 할것이 못된다 하셨는데 가만 생각 해보니 (옥의티)님의 지적은 잘 못 된것은 아니나 세월호에 빗대는것은 너무 과한 걱정을 히시는것 같으십니다
걱정도 과하면 병입니다

2015-10-19 08: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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