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7.18 9박10일 명상수련 회향

 

안녕하세요. 스님은 지난 7월 9일부터 대중들과 함께 명상수련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9박10일 명상수련을 마친 대중들과 안거 중인 공동체 성원들을 위해 회향 법문을 했습니다. 

 

지난 7월 9일에 시작한 9박10일 명상수련을 오늘 무사히 마쳤습니다. 스님은 명상수련의 시작과 함께 단식을 하며 정진에 임했습니다. 수련에 참가한 200여명의 대중들도 스님께서 단식 중임에도 정성을 다해 가르침을 준 덕분에 모두들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 9박 10일 명상수련을 마치고 나서

 

명상수련을 무사히 마친 대중들은 스님과 함께 솔숲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묵언 중이여서 조용한 가운데 카메라 앞에 선 대중들은 스텝 봉사자들이 ‘김치’ 하자 환한 웃음을 내비쳤습니다. 깊은 정진의 끝자락에서 터져나오는 웃음 속에는 평안함이 느껴졌습니다. 

 


 


 

웃다가 울다가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소감문 발표의 시간이 지나가고, 이어서 지난 열흘 동안 정해진 수련 프로그램에 따라 부지런히 정진에 임해준 대중들을 위해 스님은 격려의 말씀과 함께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지난 열흘 동안의 정진이 어떤 공덕이 있었는지를 자세히 일러주자 대중들은 모두 기쁜 마음이 일었습니다.  

 

“열흘 간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몸과 마음이 잘 쉬어졌기를 바랍니다. 지난 열흘 간 우리가 수행한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크고 많습니다. 

 

수련 중 아무 것도 얻지 못 하고 열흘 간 입을 꼭 다물고 참기만 했다고 하더라도 공덕이 있습니다. 어떤 공덕이 있을까요?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화에 사로잡힌다든지,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서 회사를 다니다가 순간적으로 사표를 집어던져 버린다든지, 홧김에 이혼을 한다든지, 홧김에 누구를 한 대 때린다든지, 홧김에 욕설을 한다든지, 욕심에 사로잡혀서 순간적으로 물건을 훔친다든지, 욕망에 사로잡혀서 허락 없이 남의 몸을 만진다든지, 순간적인 찰나에 자기도 모르게 획 돌아서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지나놓고 보면 그 순간을 못 참아서 자신에게 많은 손해를 끼치는 경우가 허다하게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를 악 다물고 열흘 동안 눕고 싶은데도 못 눕고, 졸린데도 못 자고,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다리 아픈데도 참고, 평상시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을 수련이라는 미명 하에 대중과 함께하는 속에서 참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참는 경험이 쌓이면 여러분들이 순간적으로 사표를 던져버릴 상황도 참아낼 수 있게 되고, 욕설할 것도 한 번 더 참아지고, 욕심낼 것도 한 번 더 참아지게 됩니다. ‘너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하는 이런 운명에서 자기도 모르게 벗어나는, 즉 재앙과 손실을 막는 공덕을 여러분들이 지은 것입니다. 

 


 

앞으로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있는 확률을 많이 낮춘 것입니다. 평상시 같으면 열 번 일어날 일이 다섯 번만 일어난다든지, 평상시 같으면 100이라는 자극에 반응하는 사람이 이제는 적어도 150이 넘어야 반응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이 볼 때는 그 성질을 완전히 버렸다고 할 수 없겠지만, 실제로는 성질이 많이 죽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참기만 했어도 공덕이 있습니다. 

 

또 참는 것을 넘어서서 앉아서 눈을 감고 있어도 졸리지가 않고 혼미하지도 않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몸에 누적된 피로가 그만큼 풀린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들의 체내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던 피로가 빠져나갔기 때문에 눈 감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혼미해지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몸의 건강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또 정신적으로도 눈을 감고 있는데 혼미하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맑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앉아 있으면 눈만 감으면 이런 저런 망상이 떠오르는데, 눈을 감고 있어도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그만큼 스트레스가 해소된 것입니다. 정신이 맑아진 것입니다. 유리에 가려 뿌옇게 보이던 것이 창문을 열고 보면 환하게 보이듯이 맑게 보이고, 남의 이야기도 더 잘 들리고, 자료를 보더라도 파악이 금방 됩니다. 평소에 우리는 자기 생각에 갇혀서 살기 때문에 사물이 뚜렷이 잘 안 보입니다. 사실은 거의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다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막이 좀 사라지면 애써서 보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잘 보이고 잘 들립니다. 이렇게 조금만 정진했음에도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많이 풀린 것입니다. 이것만 해도 큰 공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내가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이구나’, ‘내가 욕심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욕심이 참 많구나’, ‘내가 겸손한 줄 알았는데 잘난 척 많이 하고 살았구나’ 하는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다 나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만 나를 못 보고 살았는데, 이제는 남들이 아는 만큼 나를 알게 되었고, 남이 모르는 나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마땅히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 ‘내 까르마라면 당연히 그렇게 대응을 했을 수 밖에 없었지’ 이렇게 자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나에게 손해라고 하면 다음에는 반응을 좀 덜 하도록 조정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를 알면 대응을 할 때 유리해집니다. 공연히 남을 탓하지도 않고, 공연히 자기를 탓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내 존재를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의 제일 큰 문제는 대부분 남을 탓하거나 자기를 탓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연구하며 앞으로 가기 보다는 주저 앉아서 탓하는데 시간을 보냅니다. 길을 가다가 돌이 떨어져서 머리를 다쳤으면 먼저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한 후에 어떻게 돌이 떨어졌는지 조사를 해야 되는데. ‘어떤 놈이 돌을 떨어뜨렸는지를 알기 전까지는 치료를 하지 않겠다’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들 웃음) 

 

누가 돌을 던졌든, 어떤 원인 때문에 다쳤든, 일단 치료부터 먼저 하고 나머지는 다음의 예방을 위해서 원인을 밝혀야 하는 것이죠. 원인을 밝힌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항상 앞으로 가야 합니다. 이런 사고를 앞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서 과거의 경험을 검토하는 것이지 과거의 경험을 검토한다고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항상 남을 탓하거나 자책을 했는데, 이제는 남을 탓하지도 않고 자책도 하지 않고,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음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공덕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 사람은 이제 평정심을 유지하고 깨어있는 연습이 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감정적 대응을 즉각적으로 하는 것으로부터 예전보다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지켜봄으로 해서 예전 보다 훨씬 더 재빨리 자기 조절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한 만큼 공덕을 얻었습니다. 아무 것도 못했다고 하더라도 공덕이 있었고요. 이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계산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여러분들의 삶에는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지식으로 배운 것은 마치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지만 영화관 문을 나오면 아무런 기억이 안 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여러분들이 열흘 간 몸과 마음으로 직접 경험한 것이기 때문에 이 공덕은 사라지지 않고 여러분들의 몸과 마음에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삶에 보이지 않게 작용을 합니다. 재앙은 미연에 막아주고, 복은 짓는 쪽으로 작용할 확률이 커지고 늘어났습니다.”

 

수련이 모두 끝나자 오히려 마음이 조금 위축된 대중들도 있었는데 자신들도 모르고 있었던 공덕에 대해 스님이 자세히 얘기해주자 많은 위안을 받은 느낌이었나 봅니다. 환한 미소 속에 눈물이 고인 대중들이 많았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수없이 올라왔지만 모두 어려운 고비들을 잘 넘겨왔기에 스님의 법문은 더욱더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이제 다시 일상 생활로 돌아가게 되는데, 수련을 마치고 나서는 어떻게 계속 수행을 이어나가야 하는지 자세히 말씀해 주었습니다. 

 

“이제 내려가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진의 자세를 내려가자 마자 풀어버리지 않은 것입니다. 짜장면을 먹지 마라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좀 있다가 먹어라는 것입니다. 조금 진정을 해서 풀더라도 천천히 푸세요. 100을 쌓았는데 팍 풀어버리면 10으로 돌아가지만, 천천히 풀면 돌아가더라도 30 정도의 기본 베이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식을 할 때 굶는 것 보다는 복식이 중요하듯이 금방 풀지 않도록 진정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내려가면 조건이 안 그렇죠. 먹을 것이 자꾸 생기잖아요. 그래서 원래 까르마대로 바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데, 조금 평정심을 유지하고 진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당장 오늘 집에 가시면 잠이 안 올 겁니다. 그리고 몸에 기운이 누적되었기 때문에 욕심을 내어 밤새 일해도 하루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피곤이 팍 쌓이게 됩니다. 그렇게 하지 말고 저녁에 10시가 되면 무조건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세요. 잠이 안 오면 누워서 명상을 하세요. 그렇게 해서 이 상태를 조금 온전시키세요. 힘이 난다고 3일만에 다 써버리면 피로를 푼 것이 금방 본래대로 되어 버립니다. 이 상태를 조금 더 길게 가져가려면 푸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호흡 관찰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이제 어떤 일을 하다가 약간 마음이 흥분되거나 피곤하면 잠시 눈을 감고 호흡에 딱 집중을 해보세요. 앉으면 바로 탁 호흡으로 바로 돌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아무리 흥분이 되고 뛰었다 하더라도 호흡에 집중하면 10분 정도만 지나면 가라 앉습니다. 10분만 딱 호흡에 집중하면 어떤 흥분도 가라 앉힐 수가 있습니다. 대신 그 때 생각을 다 놓아버려야 됩니다. 그러면 다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마음이 들뜬다 싶으면 하루에도 자주 자주 눈을 감고 호흡으로 돌아가서 숨이 가라앉듯이 마음도 같이 가라앉도록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루에 50분씩 명상을 하면 좋습니다. 더 나아가면 50분 명상만 하는 것 보다는 20분은 108배 절을 먼저 하고 30분 명상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왜냐하면 108배 절을 하면 우선 몸이 풀어지고, 마음도 참회가 되고, 절을 한 후에 바로 앉으면 호흡이 거칠기 때문에 처음에 호흡이 잘 잡힙니다. 호흡이 가라앉는 속도 대로 마음을 딱 집중시켜서 안전하게 명상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108배 절을 한 후에 명상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이 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이것은 다시 때가 묻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해 줍니다. 매일 1시간씩 30년 동안 명상을 한다고 해서 때가 닦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명상은 6일 위에 7일, 7일 위에 8일, 8일 위에 9일, 이렇게 나아가야 업식의 때가 닦여 나가기 때문입니다. 매일 명상을 하는 것은 지금의 상태를 90% 선에서 멈추느냐, 80% 선에서 멈추느냐 하는 문제이지 더 나아가지는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나아가려면 집중 명상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1년에 한 차례 내지 두 차례는 집중 명상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매일 명상하는 것이 매일 샤워하는 것이라면, 집중 명상하는 것은 목욕탕에서 때를 불리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매일 샤워해도 목욕탕에 가면 때가 줄줄이 나오게 됩니다. 우리들의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때가 맺혀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명상하는 프로그램이 이곳 문경 수련원에서 격주로 있으니까 조용히 와서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조금씩 조금씩 진척이 되어 나갈 수 있습니다.  

 

명상을 해보니 어떤 과제가 딱 교통정리가 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잖아요. 그렇게 욕망, 욕구, 바램 이런 것들을 다 내려놓은 아주 청명한 상태에서 방향을 딱 잡아야 합니다. 그런 후 밀고 나가야 우선 자신에게 확신이 생깁니다. 내가 확신이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도 그 뜻을 전하는 파워가 생깁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을 말할 때는 목소리만 크지 전달이 잘 안 됩니다. 왜냐하면 내가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경험한 것은 조금 이야기해도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약회사 직원이 약의 성분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설득력이 떨어지는데 그 약을 먹어본 사람이 ‘이 약 먹으면 직빵으로 낫는다’고 하면 귀가 솔깃해지죠. 그렇듯이 자기가 경험한 것이 그만큼 파워가 있습니다. 

 

세상 살이가 바쁘지만 10일 명상을 안 하고 365일 일하는 것보다 10일 명상을 하고 355일 일하는 것이 일을 하는 데에도 효과적이고, 개인도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세속적으로 봐도 낭비가 아닙니다. 회사에서 명상을 안 보내준다면 사표를 내겠다는 배짱이 있어야 해요. 가게에서 하루에 수백만원 매출이 있어도 명상을 위해서는 문을 탁 닫고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가게에 연연하며 묶여 살게 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잖아요. 부부지간에도 ‘평소에 바가지 안 긁고 잘할 테니까 대신 이건 꼭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자기 삶이 자유로워지지 늘 아웅다웅 하고 살면 피곤한 인생이 됩니다. 이런 자기 인생의 중심을 잡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수련의 시작부터 끝까지 필요할 때 마다 매일 매일 자상한 법문을 해준 것도 큰 감동이었는데, 집으로 돌아갔을 때도 어떤 마음으로 수행해야 하는지 자상하게 일러주자, 또 한번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나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인연을 맺워주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일을 악을 쓰면서 할 것이 아니라 더 재미있고 기쁜 마음으로 해보자고 당부했습니다. 

 

“우리가 대승 수행자라면 나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그 일에만 머무르지 말고, 다른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인연을 맺어주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조금 더 평화롭고 정의롭도록, 환경이 보존되도록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주위와 더불어 함께 해나간다면 더더욱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좋은 일은 악을 쓰고 하면 안 됩니다. 악을 쓰고 하게 되면 다시 자기를 해치게 됩니다. 효과도 안 납니다. 어떤 일을 즐겁고 재미있게 기쁨으로 해야 옆에 사람들도 좋은가 보다 싶어서 따라 옵니다. 악을 쓰고 하면 이해는 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중성이 떨어집니다. 여러분들이 굉장히 검소하지만 그것이 힘들어 보이면 사람들이 불쌍해서 돈을 좀 주긴 해도 자신들은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걸식을 하더라도 떳떳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해야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나도 한번 해볼까’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러니 세상의 부러움을 사야지 동정을 사면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오무러 들어서 남으로부터 동정을 사려고 합니다. 그것은 중생의 심리입니다. 오히려 떳떳하고 넉넉하게 살아서 세상의 부러움을 사야 이 일이 자꾸 확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정토로 가는 길입니다.”

 

수련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혜와 자비로 소중한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스님에게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습니다. 

 

회향 법문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대중들 모두에게 스님은 한명씩 악수를 건내며 “수고했어요”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시끌벅적 반갑게 인사를 나누던 대중들이 모두 빠져나가자 문경정토수련원은 다시 고요함이 찾아왔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이번 명상수련에 이어서 안거에 들어가는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로 다른 소임을 맡아 흩어져 살고 있던 대중들은 오랜만에 함께 모인 것을 기념하여 스님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 공동체 안거에 참가하고 있는 상주 대중들

 

공동체 대중들은 각자 작성한 명상수련 소감문을 모두 발표했고, 스님은 집중해서 소감문 발표를 경청했습니다. 

 


▲ 명상수련을 마친 안거 공동체 상주 대중들과의 대화 시간

 

소감문 발표가 모두 끝난 후 스님은 몇 가지 소회와 당부의 말씀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특히 명상수련을 통해 느낀 점들을 일상 생활 속에서도 한번 적용해 볼 것을 제안해 주었습니다. 

 

“소감을 들어보며 느낀 점은 다들 자기 상태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였던 것 같아요. 남이 지적을 하면 마음도 상하고 잘 받아들여지지도 않죠. 그런데 자기 스스로 ‘아, 내가 이런 성질이 있구나’ 이렇게 자각을 하니까 마음에 상처도 없고, 원래 있던 상처도 해소가 되고, 자각한 것이니까 스스로도 잘 받아들여지죠. 그래서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상태를 알고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는 일을 하더라도 편안한 가운데 꾸준히 해보면 좋겠어요. 정토회의 일은 다 바쁘죠. 그런데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편안히 하면서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짝 달려갔다가 퍼져서 쉬고 또 다시 바짝 달려가는 토끼 같은 방식이 아니라 거북이 같이 꾸준히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요. 

 

자기를 살펴봤을 때 ‘내가 꾀를 내는가?’ 물어보고 그것이 아니라면 천천히 가는 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면 좋겠어요. 또한 ‘내가 일에 집착하는가?’ 물어보고 그것이 아니라면 늦게 까지 업무를 해도 괜찮습니다. 명상을 할 때 편안한 가운데 집중해 보듯이, 일상 생활 속에서도 게으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일에 빠져서 집착하는 것도 아닌, 수행하듯이 한번 해봤으면 합니다.” 

 


 

거북이 같이 꾸준히 가보라는 말씀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아무래도 정토회가 전체적으로 바쁘게 일하는 경향이 많은데 조금 더 여유를 갖되 꾸준히 하는 자세를 가져보라는 당부였습니다. 

 

특히 소감문 발표 중에 좌절하고 싶을 때 다시 발심해서 편안한 상태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나서는 “정토회는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 조금씩 발전되어 여기까지 왔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욕심으로 성과만 내려고 하는데,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연습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보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서 공동체에 들어와서 살고 있으면 주위 가족들이 노후 보장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데 경제적 측면의 노후 보장을 넘어서서 우리 스스로가 수행 정진을 통해 죽음에도 두려움이 없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도 서로 보살피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도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명상수련 소감문에서 나온 여러 가지 내용들을 점검해 주면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는지 자세히 말씀해 주었습니다. 체하는 것을 주의하고, 음식을 적게 먹고, 천천히 먹는 자세를 갖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편안한 옷을 입도록 하고, 앉는 자세를 편안하게 하고, 가능한 문을 닫아서 샌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 스텝들은 수련장 주위에서 가급적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 등에 대해 스님의 경험담과 함께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려주었습니다. 

  

또 대중을 안내하는 법사님들에게는 “너무 목적 의식을 갖고 안내하지 말고, 지적하거나 원칙을 들이밀기 보다는 대중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고 포용해주는 문화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당부하면서 “행사 프로그램도 너무 쪼들리게 잡지 말고 여유있게 해서 서로 인사도 나누고 갈 수 있게 하고, 그렇게 해야 포용성이 있는 문화가 생겨날 수 있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단식 중임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동체 대중들 한명 한명의 상태를 세심히 챙겨주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아낌 없는 조언을 해준 스님에게 대중들은 감사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7월31일까지 안거가 계속되는데 남은 기간 부지런히 정진할 것을 다짐하며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드린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 스님께 삼배로 감사 인사를 올리는 공동체 대중들

 

내일은 충주 호암체육관에서 열리는 정토불교대학 졸업식에 참가해 졸업생들을 위해 법문과 함께 수계식을 해줄 예정입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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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미

스리의하루의 글을 공유하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2015-11-22 10:19:30

조수진

스님.감사합니다.

2015-11-09 09:34:55

조정

고맙습니다.덕분입니다._()()()_

2015-08-01 15: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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