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6.22 (오전) 벵갈 부디스트 어소시에이션(BBA) 및 언론사 인터뷰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인도 불교의 부흥을 위해 헌신한 끄리빠사란 스님의 탄신 150주년을 기념하여 벵갈 부디스트 어소시에이션(Bengal Buddhist Association)에서 수여하는 끄리빠사란 상을 수상하기 위해 벵갈 절에 머물면서 인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어제 오후6시3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한 스님은 방콕을 경유하여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 인도 현지 시간으로는 밤12시30분에 캘커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캘커타 공항에 도착하자 벵갈 부디스트 어소시에이션(Bengal Buddhist Association, 이하 BBA로 표기)의 주지인 보디팔라(Bodhipala) 스님이 반갑게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통역과 실무를 위해 인도JTS의 보광 법사님과 쁘리앙카님도 함께 공항 마중을 나와 주었습니다. 

 


▲ 캘커타 공항에 마중을 나온 보디팔라 스님과 인도JTS 활동가들

 

캘커타 공항에서 밖으로 나오자 안경이 뿌옇게 흐려질 정도로 열기와 습기가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인도JTS 스텝들은 “스님이 오신다고 갑자기 비가 내리면서 날씨가 많이 선선해진 겁니다”라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캘커타 공항에서 BBA로 가는 차안에서 스님은 보디팔라 스님과 올해 탄신 150주년을 맞는 끄리빠사란 스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용성 조사님과 끄리빠사란 스님의 행적이 비슷한 것 같다고 하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 캘커타 공항에서 BBA로 가는 차안

 

“끄리빠사란(Kripasaran) 스님은 저의 3대 할아버지 스님인 용성 조사님과 그 행적이 비슷합니다. 용성 조사님은 1864년에 태어나셨고, 한국에서 사라져간 불교를 새로 일으키셨고, 한문으로 된 경전을 한글로 번역하셨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해서 독립운동을 하셨고, 오늘날 한국 불교를 새롭게 일으킨 분으로 추앙받는 분이에요. 용성 조사님이 새로운 불교 운동을 위해 만든 조직이 ‘대각회’인데 이것을 번역하면 담마팔라(Dharmapala) 스님이 만든 ‘마하 보디 소사이어티(Maha Bodhi Society)’가 됩니다. 담마팔라 스님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용성 조사님에게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전했어요. 그래서 용성 조사님과 같은 시기에 같은 단체 이름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담마팔라 스님만 알고 있었지 담마팔라 스님과 같이 활동한 끄리빠사란 스님에 대해서는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보디팔라 스님이 끄리빠사란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끄리빠사란 스님은 당시에는 인도 땅이였지만 지금은 방글라데시에 속해 있는 치타공에서 20살에 출가했습니다. 20살에 출가해서 21살에 캘커타로 와서 계속 캘커타에서 활동하셨습니다. 담마팔라 스님은 1891년에 ‘마하 보디 소사이어티(Maha Bodhi Society)’를 만들었는데, 끄리빠사란 스님은 1892년에 ‘벵갈 부디스트 어소시에이션(Bengal Buddhist Association)’을 만들었습니다. 두 분은 많은 활동을 같이 하셨습니다. 

 

담마팔라 스님과 끄리빠사란 스님의 차이는 한 가지입니다. 담마팔라 스님은 학력이 높아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불교를 전했고, 끄리빠사란 스님은 기초 교육을 받지 못했고 영어를 몰라서 이곳 캘커타에서만 불교를 전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다 팔리어로 되어 있었는데 이곳 사람들이 팔리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하셨습니다. 마을마다 현지 언어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 주셨고, 부처님의 말씀을 벵갈어로도 거의 다 번역했고, 캘커타 대학교에 팔리어학과를 개설하도록 하셨습니다. 

 

B.M 바루아(Benimadhab Barua)라는 훌륭한 제자가 있었는데 그 제자를 런던에 팔리어 연구를 위해 유학시켰고, 그는 1917년에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런던 대학에서 문학 박사를 수여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사람들을 교육하기 위해서 많은 활동을 하셨습니다. 방글라데시 사람들도 많이 존경하기는 하지만, 평생 캘커타에서 활동하셔서 캘커타에 많은 제자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 제자이고 끄리빠사란 스님은 저의 3대 할아버지 스승이십니다.”

 

“용성 조사님도 저의 3대 할아버지 스승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들도 지금 같이 교류를 하고 있나봐요.”

 

스님과 보디팔라 스님은 각자 자신의 스승들이 서로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에 무척 반가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보디팔라 스님은 150주년 끄리빠사란 상의 수상자로 법륜 스님을 선정한 이유도 그런 연유가 있음을 말했습니다. 

 

“법륜 스님을 끄리빠사란 상의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도 그렇습니다. 스님과 저희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여기 사람들이 스님을 몰라서 이렇게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곧 차는 BBA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BBA 건물을 보자 한마디 덧붙이셨습니다. 

 

“제가 1991년에 인도에 처음 왔었는데, 그 때 이곳에 벵갈 절이 있다고 해서 한번 왔었습니다. 그 다음해부터 성지순례 올 때는 매번 여기서 잤습니다. 늘 이곳에서 자면서도 끄리빠사란 스님과 관련된 그런 뜻깊은 곳인 줄을 잘 몰랐네요.” 

 

차에서 내려 숙소로 올라가자 인도JTS에서 온 보광 법사님과 쁘리앙카님 교장 선생님은 인도 수자타아카데미 학생들이 직접 키워 얼마 전 수확한 망고 한 바구니를 스님에게 선물했습니다. 

 


▲ 수자카아카데미 학생들이 키운 망고를 스님에게 전달하는 쁘리앙카 교장

 

스님은 환한 웃음을 머금으며 감사히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한번 맛을 보고 자야지” 하며 망고를 한 입메 물었습니다. 단맛이 잘 배어 있어서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숙소를 제공해준 보디팔라 스님께 감사 인사를 한 후 스님은 오랜 비행으로 인한 여독을 풀기 위해 휴식을 하려고 하다가 한국 시간으로는 이미 5시가 되었기 때문에 천일결사 기도와 명상을 한 후 잠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시 날이 밝자 보디팔라 스님이 인도 신문을 갖고 와서 오늘 행사에 대한 기사를 보여 주었습니다. 기사에는 오늘 행사의 내용과 주요 내빈 참석자, 그리고 법륜 스님의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 인도의 대표적인 신문인 ‘TIMES OF INDIA’에 실린 법륜 스님의 수상식 기사.

 

7시30분에 벵갈 부디스트 어소시에이션(Bengal Buddhist Association)에서 제공한 아침 식사를 먹고 나서는 보디팔라 스님과 함께 인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 인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법륜 스님 

 

보디팔라 스님은 스님에게 현대사회에서 불교가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이유, 아시아 전체에 불교가 전해질 수 있는 가능성, 불교의 사회활동에 대한 생각, 전 세계의 불교가 인도 불교에 미친 영향 등 네 가지 주제에 대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통역은 인도JTS 활동가 쁘리앙카님이 해주었습니다. 

 


▲ 끄리빠사란 상 수상식이 열린 벵갈 부디스트 어소시에이션(Bengal Buddhist Association)

 

먼저 BBA의 주지인 보디팔라 스님이 “오늘 행사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 웃으며 답했습니다. 

 

“오늘 끄리빠사란 스님의 탄생 150주년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50년 전에는 인도에 불교가 거의 없다시피한 상태였는데 벵갈 불교를 새로 일으켜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그 분이 하신 일을 오늘 우리들이 더욱 계승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어서 보디팔라 스님과의 문답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으로 “현대 사회에서 불교가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스님이 답했습니다. 

 

“첫째, 서구 문명과 기독교 문화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상태에서 아시아는 지난 1세기 동안 서구의 침략을 받고 식민지 상태에 놓이면서 굉장히 위축이 되어 있었습니다. 둘째,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물질 문명이이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면서 정신 문명이 굉장히 위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불교는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인도,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다시 서구 문명에 버금가는 물질 문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질 문명이 한계에 이르러서 이제는 물질 문명만 갖고는 인간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신 문명이 다시 강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세기 동안 위축되었던 불교의 활동이 이제 새롭게 일어날 때가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스승님들께서 하신 일들이 이제 꽃필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스님께서는 인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많은 나라에서 불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요? 아시아의 사람들은 불교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요?”라고 물었습니다. 스님이 답했습니다. 

 

“불교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붓다 담마는 진리를 가르칩니다. 붓다 담마는 불교, 기독교, 무슬림 등 종교나 민족, 사상을 초월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 불교 문화는 기독교 문화, 무슬림 문화 등과 다릅니다. 문화에 대해서는 각각 다른 것을 존중해야 됩니다. 그러나 담마는 모든 것에 다 통하기 때문에 종교를 초월해야 합니다. 

 

지금 아시아 지역의 많은 나라들은 아직도 물질적으로 가난한 편입니다. 아직도 병들었지만 치료받지 못하고, 아이들은 제때에 교육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아주 많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불교인이든 기독교인들이든 무슬림이든, 그 나라가 인도이든 스리랑카이든 아프가니스탄이든 관계 없이 병든 사람은 치료해야 하고,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배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유훈에도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만약 열반에 드신다면 우리는 누구에게 공양을 올려야 큰 공덕을 얻을 수 있습니까?” 라고 아난다가 물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난다여, 걱정마라. 여래가 없는 세상에서 여래에게 올리는 공양과 똑같은 공덕이 있는 것이 네 가지가 있느니라.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배부르게 하고, 병든 사람에게 약을 주어서 치료하고, 가난한 자를 돕고 외로운 자를 위로하는 것, 청정하게 수행하는 자를 잘 외호하는 것, 이 네 가지는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과 똑같은 공덕이 있느니라.”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단순히 자선활동이 아니라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 대상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떤 종교인지를 가려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가 행하는 것입니다. 

 

둘째, 동남아시아는 대다수가 불교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구 기독교인들이 들어와서 그들을 도우면서 전통문화를 많이 파괴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 나라의 전통 문화를 잘 보존할 수 있도록, 즉 불교 국가는 불교의 전통 문화를 보전할 수 있도록 오히려 도와야 합니다. 

 

셋째, 붓다 담마를 가르쳐야 합니다. 붓다 담마는 종교를 넘어서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종교를 믿든, 어떤 나라 사람이든, 붓다 담마를 공부하게 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경제 성장만으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사람들은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붓다 담마는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 사람이든 관계 없이 전 세계로 붓다 담마를 전해야 합니다. 인도도 지금 경제가 많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붓다 담마가 인도에서 발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인도에 다시 불교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고 있고, 일어날 수 있도록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스님께서는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적용해서 많은 사회적 활동들을 하고 계신데, 출가한 많은 스님들이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스님이 답했습니다. 

 

“수행자는 먼저 자기가 괴롭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은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니까 자기가 먼저 그 가르침을 듣고 괴로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나 괴로움에서 벗어난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첫째, 다른 사람들도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붓다 담마를 전해야 합니다. 둘째, 붓다 담마를 전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들, 병든 사람들, 어린 아이들, 노약자들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지원해야 합니다. 또 인종적으로 차별받거나 종교적으로 차별받거나 성별로 차별받거나 이렇게 차별하는 것은 철폐시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도 카스트를 부정하셨고, 비구니 제도를 만드셨고, 사키족과 꼴리족이 로히니 강에서 다툴 때 싸움을 말리는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붓다가 직접 행동을 하신 겁니다. 우리는 붓다의 그 가르침과 삶을 닮아가야 합니다. 스님들이 사회 활동에 참여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절에 갇혀서 죽은 사람을 위한 기도만 하거나 개인 기도 생활만 하는 것이 오히려 붓다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수행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붓다가 어떻게 사셨는지 그리고 무엇을 가르치셨는지에 기준을 두어야 합니다. 대승이냐 소승이냐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우리가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하고, 붓다가 살아가신 그 모습대로 닮으려고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 질문으로 “인도에서 불교가 파괴되고 나서 두 가지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1891년에 담마팔라로 인해서 부흥되었고, 두 번째는 1956년에 암베드카르로 인해서 불교가 부흥되기 시작했고, 그리고 네루 수상께서 부처님오신날 행사에서 전세계의 불자들에게 ‘당신들이 모든 성지에 와서 쉬어도 된다’고 하면서 전 세계인들이 많은 성지에 절을 세웠습니다. 이런 식으로 다시 전 세계에서 불교가 인도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전세계의 불교가 인도의 불교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스님이 답했습니다. 

 

“인도에서 불교가 거의 사라진 시기에 외국인들이 불교를 가져와서 성지 가꾸기를 시작으로 인도 불교의 불씨를 새로 일으킨 것은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성지를 가꾼다는 것은 주로 과거를 복원하는 일입니다. 또 성지에 지은 절들이 대부분이 외국인 순례자를 위한 것이지 인도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에 살아가고 있는 인도 사람들을 위해서는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둘째, 암베드카르의 불교 운동은 인도에서 일어났고 민중들의 삶의 고통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계급 해방이라는 내용도 현대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너무 계급 해방적 정치 투쟁으로만 치우쳐 있다는 것이 한계입니다. 계급을 초월해서 붓다 담마의 가르침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하는데 그런 감동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두 운동 모두 인도 불교를 새로 일으키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것만 갖고는 부족한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들어와서 하고 있는 활동들은 이제 자신들의 순례객들을 위하는 것을 넘어서서 인도 현지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돕고 희망을 줄 수 있는 활동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즉, 인도 사람들을 위한 절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제가 둥게스와리에 수자타아카데미를 세운 것도 한국 불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도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시작한 활동입니다. 

 

그리고 인도는 대부분 힌두교인데 불교가 힌두교와 싸우는 방식으로 출발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서 그들마저도 포용하고 감동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출발해야 합니다. 힌두교의 부족함을 넘어서는 더 위로 나아갈 수 있는 붓다 담마를 가르쳐야 합니다. 암베드카르 쪽에서 하고 있는 계급 해방 운동은 좋은 일이지만 힌두교와 싸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인도에 불교를 전파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암베드카르 운동이 인도 불교를 새로 일으키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앞으로 인도에 불교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첫째, 붓다 담마를 힌두어, 벵갈어 등 현지어로 번역해서 민중들에게 다가가기 쉽도록 가르치는 것, 둘째,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괴로움을 벗어나 니르바나를 증득할 수 있도록 수행을 가르치는 것, 이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한가지 장점은 힌두교는 불교를 외래 사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 사상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독교보다 훨씬 저항을 덜 받으면서 인도 불교의 부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한 30년 정도 지나면 인도가 경제적으로도 세계 중요 세력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때 인도는 물질 문명 뿐만 아니라 정신 문명도 세계로 수출해야 하는데, 힌두교는 인도 안에서는 통하지만 세계화 되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자연적으로 인도 정부도 불교를 발전시키려고 할 겁니다. 지금 인도의 총리는 불교가 아니라 요가를 알리려고 하는데 요가 갖고는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도 처음에는 자신들의 전통 종교인 유교를 공산주의가 굉장히 탄압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발전하고 세계화가 되면서 중국이 정신적으로 세계에 수출할 것이 없다 보니까 지금은 공자를 굉장히 받들고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도 이제 시간이 흐르면 정부가 알아서 성지도 가꾸고 불교도 부흥시키려고 할 겁니다. 그러나 정부가 주도하는데 끌려가면 형식만 커지지 내용이 없어져요. 그래서 빨리 상가에서 정부의 부흥 정책의 내용을 채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도 안에는 테라바타, 마하야나, 탄트라, 암베드카르 이 네가지의 서로 다른 불교가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서로 협력하도록 만드느냐가 지금 중요합니다. 조건은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겁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준비가 아직 부족합니다. 같이 준비를 잘 합시다.”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언론사 기자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매우 감탄한 표정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다질링에서 인도 사회에 불교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스님을 다질링으로 꼭 한번 모시고 싶다”고 인사하면서 스님에게 다질링에서 가져온 차를 선물했습니다. 스님도 인도 기자에게 스님의 영문 번역책 “기도”를 선물했습니다. 

 

이어서 동남아 각국에서 초청받아 온 스님들이 모두 도착하자 이번에 새롭게 리모델링을 한 끄리빠사란 스님 메모리얼 홀 준공식을 짧게 가졌습니다. 

 


 

컷팅식을 갖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참석한 스님들과 기념 사진을 찍은 후 다함께 예불을 올리는 의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참석한 스님들은 모두 삼귀의 오계를 게송으로 읊고 끄리빠사란 스님의 탄생 150주년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한마디씩 들려 주었습니다. 

 


 


 

▲ 예불 의식

 

이어서 점심 공양 시간이 되었고, 스님은 동남아 각국에서 온 스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 점심 공양

 

오후에는 인도의 ‘Business Economics’ 라는 언론사와 인터뷰를 한 후 곧바로 끄리빠사란 상 수상식이 열렸습니다. 끄리빠사란 상 수상식 소식은 곧이어 또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40

0/200

정긍정

잘 읽었습니다.<br />감사합니다..

2015-07-02 09:57:45

^^^^

&lt;&lt;..부처님께서도 카스트를 부정하셨고, 비구니 제도를 만드셨고, 사키족과 꼴리족이 로히니 강에서 다툴 때 싸움을 말리는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붓다가 직접 행동을 하신 겁니다. 우리는 붓다의 그 가르침과 삶을 닮아가야 합니다. 스님들이 사회 활동에 참여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절에 갇혀서 죽은 사람을 위한 기도만 하거나 개인 기도 생활만 하는 것이 오히려 붓다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수행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붓다가 어떻게 사셨는지 그리고 무엇을 가르치셨는지에 기준을 두어야 합니다. 대승이냐 소승이냐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우리가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하고, 붓다가 살아가신 그 모습대로 닮으려고 하느냐가 중요합니다.”&gt;&gt;

2015-06-26 01:45:27

^^^^

끄리빠사란스님이랑,용성스님 탄신주년도 참 비슷하네요^^국경이 달라도,불교는 모든면에서 통한다는걸 신기하게도 느낄 수가 있는 대목이라 감동스럽습니다^^*&lt;수자타아카데미 &gt;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는 되고도 넘친다..저는 그렇게 생각해요..우리스님,참 자랑스럽습니다^^

2015-06-26 01: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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