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12.24 성탄전야 교회 방문

 

▲ 경동교회 성탄전야 예배

 

안녕하세요. 오늘은 성탄절 전야입니다. 스님께서는 박종화 목사님이 계신 경동교회에서 진행되는 성탄전야 예배에 참석하셔서 예수님 탄생을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셨습니다. 

 

먼저 오전 8시에는 정토회관에서 진행된 인도성지순례 준비 회의에 참석하셨습니다. 법사단, JTS 실무자, 스텝 등 10여명이 모여 오는 1월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인도성지순례의 실무준비사항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인도 성지순례 점검 회의

 

낮12시부터는 정토회의 창립시기부터 스님께 귀의해 함께해 오신 연화회 노보살님들이 세계 100회 강연을 마치고 오신 스님과 한해 동안 수고한 정토회 법사단, 실무자, 행정처 집행부 70명에게 식사 대접을 꼭 해드리고 싶다고 하셔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식사접대를 위해 보시를 해주신 김순자, 서옥희, 박정심, 박순환 네 분의 노보살님들은 다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대중들을 초대했습니다. 특히 김순자 보살님은 “스님이 전 세계를 다니시면서 법을 전해주시느라 고생을 하시는데, 저희들은 가만히 앉아서 법문만 듣고 있어서 많이 미안했다”고 하시면서 “이런 식사 자리를 꼭 마련하고 싶었다”며 기쁜 마음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 정토회 창림 시기부터 함께 해오신 연화회 노보살님들

 

이렇게 모인 김에 한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인만큼 한해 동안 고생이 많았던 분들에게 짧게 소감을 듣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특히 이번 세계 100회 강연을 위해 115개 도시에 책 1만권을 우편발송하는 업무를 진행한 행정처 장미희 지원부장님에게는 우렁찬 박수와 함께 스님께서도 많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 이번 세계 100회 강연 지원 업무를 하느라 많은 수고를 해주신 장미희 행정처 지원부장님 

 

그리고 얼마전 박사 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한 쁘리앙카님을 축하하기 위해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함께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쁘리앙카님은 대학원 졸업 후 내년 2월에 인도로 가서 인도불교부흥 사업을 담당할 예정인데, 그 뜻이 잘 펼쳐지기를 기원하며 모두가 큰 박수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 얼마전 박사 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한 쁘리앙카님

 

이어서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정토회의 전체 살림을 도맡고 계신 회계부를 대표해서 김기진 감사님이 한해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특히 “올해로 전국에 정토법당이 100개를 돌파했다”며 함께 기뻐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하지만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아 북한 인도적 지원 사업이 꽁꽁 묵여 있다”며 새해에는 남북관계가 잘 풀리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식당에서 만난 어떤 분이 “스님의 하루를 매일 읽으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하면서 스님을 우연히 뵙게 된 것을 너무나 반가워 했는데, 대중들과 함께 식사하는 동안 아무도 모르게 식사비 전체를 계산하고 나가버리셨습니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세계를 다니시는 모습을 보고 꼭 식사 접대를 하고 싶었다”고 하면서 보시를 해주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연화회 노보살님들이 보시한 돈은 연말에 명상수련이 끝나고 나서 다시 사용하기로 하여 연말연시에 두 번이나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요즘 유튜브와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 많은 대중들이 스님 법문을 접하고 있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가끔 이런 일들이 있다” 하면서 감사를 표하시며 웃으셨습니다. 

 


▲ 식사를 마친 스님께서는 연화회 노보살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연화회 노보살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담아 글자가 크게 인쇄된 노인용 엄마수업 책을 사인해서 선물했습니다. 

 

저녁6시에는 성탄전야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경동교회로 출발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박종화 목사님, 박남수 천도교 교령님과 함께 다과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성탄전야 예배를 주관하는 박종화 목사님께 목사님이 5년 전에 평화재단에 오셔서 강의했을 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멋진 액자에 담아서 선물하셨습니다. 목사님께서 후두암 수술을 받기 전의 젊은 모습이 담긴 사진이라 목사님께서도 선물을 받고 나서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 박종화 목사님께 사진 액자를 선물하며

 

저녁 7시30분이 되자, 스님께서는 목사님, 교령님과 예배당 안으로 함께 입장하셨습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회자가 스님 일행을 알아보고 “성탄 때마다 찾아오시는 특별한 형제자매님을 소개한다”고 하면서 반갑게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구역별 찬양대회가 신나고 즐겁게 이어졌습니다. “저 들 밖에 한밤중에”, “징글벨”, “흰 눈 사이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탄일종이 땡땡땡”, “동방에서 온 박사들” 등 우리들 귀에 익숙한 찬송가들이 메들리로 이어졌습니다. 스님께서는 가사와 선율에 맞춰 박수를 치시며 함께 기뻐하셨습니다. 

 


 

구역별 찬양대회가 끝나고 박종화 목사님이 직접 나오셔서 박남수 교령님과 스님을 소개하면서 환영의 박수를 청했습니다. 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목사님은 교령님, 스님과의 인연은 1919년 선조들의 3.1운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강조하시면서 이렇게 환영을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스님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신 박종화 목사님

 

“종교가 다를 때 흔히 쓰는 말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타종교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별로 친하지 않을 때 부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서로 가깝게 왕래하게 되면 타종교라고 하지 않고 이웃종교라고 말을 합니다. 오늘 오신 분들은 이웃종교인 분들입니다. 저희들은 이웃이 된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3.1운동 때 종교인들이 모여서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독립만세를 부르고 애국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그 때 앞장선 종교가 천도교, 불교, 기독교입니다. 오늘이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천도교를 대표해서 교령님이 오셨고, 불교를 대표해서 법륜 스님이 오셨는데, 이 세 종교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종교의 다름을 묻지 않고 독립운동에 함께 나섰습니다. 

 

저희들은 세상이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함께 모여서 이 나라를 위한 일을 하기 위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 다시 모인 건 예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수께서 온 누리에 평화와 행복과 정의의 복음을 주시라고 3.1운동 정신으로 오늘 같이 오신 것으로 믿습니다. 맞죠? 다시 한번 환영해 주세요.” (박수) 

 

스님께서는 박남수 교령님과 함께 축하의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목사님에게 전달했습니다. 

 


▲ 박종화 목사님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스님과 박남수 교령님

 

그리고 박남수 교령님이 먼저 인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교령님은 “올해는 성탄절을 위해 천도교 교당 앞에 ‘예수님 오심을 함께 축합니다’라고 현수막을 걸어놓았더니 신도들이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하더라” 면서 “지금 이 시간에 천도교 교인들도 성탄절을 함께 축하하고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세월호 사고로 인해 종교인들도 많이 가슴 아팠다”고 하면서 “새해에는 세월호 사고와 같은 아픔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스님께서도 성탄 축하의 말씀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 성탄절 축하 인사를 하고 계신 스님

 

“메리 크리스마스! 기쁜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제가 아는 노래들이 참 많네요. 그런데 가사와 곡이 제가 배운 것과 조금 다르네요. 저는 옛날에 배워서 그런가봐요. 저도 초등학교 때 교회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저희 시골 동네에 조그마한 교회가 하나 있었는데, 어릴 때는 교회에 가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고 노래를 배우는 게 큰 기쁨이었어요. 그 때 제가 연극을 했는데 동방박사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자기가 지은 데로 된다고 그 때 동방박사를 하고 지금 50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동방박사로 이렇게 찾아왔어요. (모두들 웃음) 

 


 

올해는 여러 가지 많은 어려움과 아픔이 있었습니다. 저는 넉달 동안 세계를 다니면서 우리 교민들의 애로점에 대해 대화하면서 강연을 했는데요. 국내 사람들보다도 해외에 계신 분들이 마음에 입은 상처가 더 큰 것 같았습니다. 사건도 크려니와 그런 사건을 함께 치유해가는 과정이 너무나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제 성장이 우리를 꼭 행복하게 하는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당했을 때는 분열했다가도 화합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아픔을 함께하며 화합하는 것 같더니 나중에는 오히려 더 큰 분열과 갈등을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특히 교민들의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 살고 있는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런 일들을 잘 수습할 수 있도록 우리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박종화 목사님을 모시고 저희 5대 종교인들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매월 함께해 오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북한동포들의 애환을 조금이라도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함께 대화하고 또 공동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저희들이 함께 개성을 방문해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도 했고요. 매년 3.1절에는 당시 세 종교가 힘을 합해서 나라의 독립을 추구했던 것을 함께 모여서 기념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와 원불교까지 합해서 다섯 종교가 지금 우리에게 남겨져 있는 미완성의 독립, 분단 극복과 통일을 위한 노력들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 경동교회는 크리스찬 아카데미라고 하는 좋은 단체를 만들어서 기독교의 발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대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저도 그 혜택을 받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이고요. 20대 때 강원룡 목사님이 하는 내일의 집에 가서 교육을 받기도 했고요. 30대 때는 종교인의 대화모임에 참여를 하면서 목사님과 아주 가까이에서 함께 했습니다. 강원룡 목사님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평화포럼’에서 목사님을 도와서 힘을 합해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경동교회는 저에게 아주 오래된 인연이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여러분들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고요. 예수님 오신 이 기쁨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우리만이 아니라 이 나라에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함께 찾아왔으면 하고요. 특히 북녘 동포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기쁜 날을 맞이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경동교회를 가득 메운 교인 분들 모두가 큰 박수로 스님의 인사 말씀에 화답해 주었습니다. 

 


 

스님의 인사말씀을 듣고 사회자가 “법륜 스님 말씀을 들으니까 그 시절에는 확실히 악보가 없었던 것 같다”며 “아마 악보 없이 가사만 보셔서 그랬을 것”이라고 해서 다시한번 웃었습니다. 

 

이어서 성가대에서 불러주는 아름다운 찬송가들을 함께 따라부르고, 바이올린 연주도 들으면서 예수님 오심을 함께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목사님이 인도해주시는 성탄절 감사 기도를 함께 하셨습니다. 

 


 

성탄전야 예배를 모두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밤9시가 넘었습니다. 박종화 목사님은 교회 앞마당까지 나오셔서 스님 일행을 배웅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10시 무렵 정토회관에 도착하셔서 늦은밤까지 업무를 더 보시다가 오늘 일과를 마치셨습니다. 

 

내일은 성탄절입니다. 쑥고개 성당의 김홍진 신부님의 초청을 받아 성탄절 미사에 참석하실 예정입니다. 내일도 성탄절 소식을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기쁨이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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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항상 통일과 북녘동포들에게 보내시는 메세지에 감동 받습니다

2014-12-27 09:17:45

정명화

동방박사가 되신 스님. ..아름답습니다.
스님! 메리크리스마스~~~

2014-12-26 13:02:30

황소연

평화와 통일 그리고 화합을 직접 실천하고 계시는 스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하는 이웃 종교인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통일 되는 그 날까지 함께 힘을 모아 앞으로 앞으로!!!

2014-12-26 09: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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