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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세계 100회 강연 중 75번째 강연이 오레곤주 포틀랜드(Portland)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오늘 강연이 열리는 오레곤주(State of Oregon)는 북서부 태평양 연안에 있으며 면적은 255,026 km2 이고, 인구는 약 343만명 정도이며, 주도는 세일럼(Salem)이지만 최대 도시는 북쪽 컬럼비아 강변의 항만 도시인 포틀랜드(Portland)입니다. 해안부에는 낮은 코스트 산맥(Coast Ranges)이 있고, 그 동쪽엔 화산군을 가진 캐스케이드 산맥(Cascade Range)이 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동쪽으로는 주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용암 대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자연환경은 다양하여 서부의 3분의 1은 습한 다우림, 산악지대, 비옥한 계곡 등으로 이루어진 반면, 동부의 고원지대는 건조하고 혹독한 기후 조건을 갖고 있고, 코스트 산맥과 캐스케이드 산맥 사이에 있는 충적 평야 윌래멋 밸리(Willamette Valley)는 비옥한 대농장 지대로서 주 제일의 인구밀집 지역입니다. 1840년대 초 오레곤 도로가 열린 뒤부터 중서부에서 이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이주해 오기 시작했고 1859년에 미국의 33번째 독립주가 되었습니다. 오레곤주 사람들은 환경에 관심이 많아서, 끊임없이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신비하고 경이로운 자연경관들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인구 성장과 환경 오염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 오늘 이동 거리 : 시애틀 → 포틀랜드, 173마일(278km)
[지도 보기] https://goo.gl/maps/3UPWI
포틀랜드(Portland)는 오레곤주의 최대 도시로서, 약 51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한국 교민은 약 2만8천명으로 추정됩니다. 시애틀 남쪽으로 200마일 가량 떨어져 있으며 대기업인 인텔과 나이키가 위치하고 있고 오레곤 주립 의대와 리드 대학교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비가 내리는 온화한 기후로 삼림업과 농업도 활발하고 정원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입니다. 음식 문화와 공예 문화가 발달하고 사람들이 소탈하고 친절한 편입니다. 책을 많이 읽어 큰 서점이 시내에서 인기있는 관광명소입니다.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고 다양한 환경운동과 정치 단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포틀랜드(Portland)
스님께서는 오전 7시30분에 시애틀 법당에서 식사를 하시고 9시 30분에 포틀랜드로 출발했습니다. 신수지 지구장님과 오늘 포틀랜드까지 운전봉사를 해줄 김학로님, 그리고 포틀랜드로 원정 자원봉사를 하러 갈 시애틀 정토회 회원들이 법당에 도착해 스님 일행과 함께 출발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떤 경로로 포틀랜드로 갈지 김학로님과 의논하여 마운틴 레이니어(Mount Reinier)를 경유하여 포틀랜드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시애틀에서 남동쪽으로 2시간 반 정도 가면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당당하게 우뚝 솟아있는 마운틴 레이니어(Mount Reinier)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레이니어 산(Mt. Rainier)은 정상이 14,410피트(4,394m)로써 캐스케이드 산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주위에 비교할 만한 산이 없기 때문에 타코마와 시애틀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만년설의 위용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가장 큰 빙하를 가지고 있어 365일 녹지 않는 만년설로 유명합니다.
캐스케이드 산맥으로 접어드니 울창한 원시림이 펼쳐졌습니다. 한참을 올라가니 눈앞에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Mount Reinier를 볼 수 있었습니다. 멋진 모습에 다들 감탄사를 연발했고 내려서 기념촬영도 하였습니다. 날씨가 산위라서 그런지 몹시 찬공기가 밀려왔습니다. 급히 차를 타고 다시 산허리를 올라가면서 각각의 방향에서 멋진 Mount Reinier를 볼 수 있었습니다.
▲ 만년설로 유명한 마운틴 레이니어(Mount Reinier)
차량 한 대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아 급히 서둘러 산 아래로 내려와 간단히 샌드위치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후에 포틀랜드로 향했는데 포틀랜드 시내에 들어와서 차 한대가 서버렸습니다. 그래서 차를 바꿔타고서 오늘 강연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 오늘 강연장, Cedar park Middle School
오늘 강연이 열리는 곳은 Cedar park Middle School 입니다. 스님께서 학교에 도착하니 오늘 강연의 총괄을 맡고 있는 정채임님과 준비를 하고 있는 노유경님, 고영균님 및 많은 봉사자들이 스님께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스님께서는 강연장 인근에 있는 이화숙님댁으로 가서 정성껏 준비해준 저녁식사를 드시고 식사를 준비해주신 이화숙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 저녁식사에 초대해 준 이화숙님 부부
오늘 강연은 포틀랜드 정토열린법회 회원들과 봉사자들이 준비했습니다. 포틀랜드는 특히 스님께서 2000년대 초반에 방문하여 법문과 수련을 하셨던 인연이 있었고, 현재는 열린법회도 열리고 있어서 오래만에 다시 방문하시는 스님을 포틀랜드 열린법회의 많은 분들이 반가워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대기실에서 계시는 동안 동암사의 종안 스님, 그리고 보광사의 능원 스님께서 찾아와 반갑게 인사를 하셔서 두 분께 사인한 인생수업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강연 장소를 제공해 주신 교장선생님과 담당선생님께도 스님의 영문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총 220명이 참석하여 강연장을 가득 메워주었습니다. 6시 30분 스님 소개 영상에 이어 포틀랜드 교민들의 큰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스님께서 연단에 오르셨습니다.
“오늘 날씨 좋았지요? 계속 비가 오더니 오늘은 날씨가 아주 맑았습니다. 포틀랜드는 10년 전에 두 번 정도 와서 강의도 하고 그랬는데 기억나세요? 10년 전에 저를 보신 분 손들어 보세요. 세 사람 밖에 없네요.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한 번이라도 보신 분 손들어 보세요. 대부분 보셨네요.
즉문즉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뇌라든지 의문이라든지 뭐든지 주제에 제한 없이 드러내놓고 같이 대화하는 그런 시간입니다. 살다보면 남에게 말 못할 고뇌도 있고, 또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보기 어려운 그런 문제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내어놓고 대화하는 자리입니다. 그렇게 해서 조금 더 자유롭고 행복한 길을 함께 찾아가 보자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편안하고 자유롭게 얘기해 봅시다.”
이렇게 청중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신 후 질문을 받고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은 총 12명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자신은 불교신자이지만 아내가 크리스쳔이여서 가족의 화목을 위해 교회를 나가고 있는데 자꾸 세례를 받으라고 해서 편치 않을 때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초등학생 아이가 친구와 놀다가 얼굴에 상처를 입었는데 그 상처를 볼 때 마다 집에 오면 속이 상한데 이럴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미국에 살다보니 교회에 충실히 다니는 지인들이 많은데 하나님이 보여주신 믿기 어려운 현상들을 직접 봤다고 하는 얘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묻는 분, 오레곤주에서는 불치병이 걸리면 의사한테 도움을 받아서 자살하는 것이 허용되는데 29세에 뇌암에 걸린 친구가 지난주 일요일 자살을 했는데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분, 미국인 남편과 결혼했고 곧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데 한국어로 키워야 할지 영어로 키워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분, 세상 사람들이 기도하는 것을 보면 모두 신께 달라고만 하지 자기가 무엇을 하겠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 여기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스님께서는 평소에도 법문에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면서 사시는지 궁금하다는 분, 50살이 넘다보니 죽을때 괜찮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남은 여생을 뜻깊게 살 수 있는지 묻는 분, 지금까지 즉문즉설을 하시면서 대답 못하신 것이 있었는지 묻는 분, 1년째 유학 중인 학생인데 처음에는 큰 희망과 계획을 가지고 왔지만 지금은 계획도 바뀌고 여러가지 고민이 많다는 분, 꿈과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오빠에게 어떻게 하면 시간낭비 없이 인생을 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지 묻는 분, 유학와서 춥고 배고팠지만 지금은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딱 한가지 고민이 죽는 게 너무 무섭고 불안해서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묻는 분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스님께서는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첫질문부터 웃음이 빵빵 터지고 시종일관 즐겁고 유익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너무나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 두 딸을 어떻게 이해하고 키워야 할지 고민하는 어머니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스님께서는 부모와 자녀가 어떻게 하면 함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딸이 세명 있습니다. 큰딸과 둘째딸이 완전히 다른 별 사람같아요. 큰딸은 좌뇌형 스타일이예요. 굉장히 논리적이고 말도 잘하고 차갑고 냉철하고 나쁘게 말하면 인간미가 없고 측은지심이 없고 남을 배려할 줄을 모르고 굉장히 개인주의적이예요. 반대로 둘째 딸은 마음은 너무너무 착하고요. 자기 것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정리정돈이 잘 안되고 항상 공상 속에서 삽니다. 다행히 막내는 좋은 점만 타고 나서 불만이 없구요. 제가 큰딸을 바라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점도 있지만 인간미가 없으니까 과연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하니까 큰딸과도 자꾸 트러블이 생깁니다. 제가 어떻게 큰딸을 이해하고 관점을 바꿔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둘째딸은 자기는 자기 나름대로 행복해해요. 이 아이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으면 혼자서도 너무 행복한데 다만 이 아이가 현실 사회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융합하며 살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저 아이를 어떻게 남들처럼 자기 관리를 잘 하고 스스로 온전히 책임지며 살 수 있게 키울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항상 둘째딸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되고 혼내게 됩니다.
이 두 아이가 만나면 항상 전쟁이 되는 겁니다. 큰딸은 집중적으로 둘째딸을 공격합니다. 그 사이에서 바라보고 있는 저는 큰딸에게 막 화가 납니다. 약자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큰딸을 자꾸 나무라게 되는데, 큰딸은 제가 없을 때는 더 동생을 괴롭힙니다. 큰딸을 바라보는 관점과 둘째딸을 바라보는 관점과 이 둘 사이에서 내가 어떻게 균형을 가질 수 있을까, 이 세가지가 저의 질문입니다.”
“그 아이들을 누가 낳았어요?”
“제가 낳았습니다.”
“누가 키웠어요?”
“제가 키웠습니다.”
“그러면 누구를 닮았을까요?”
“저를 닮았어요. 그래서 문제예요. 다 저한테도 있는 문제거든요.”
“자기가 낳고 자기가 키우고 자기가 다 아이를 관찰했으면 답은 자기가 저보다 더 잘 알아야 하지요. 저는 아이 얼굴도 못 보고 자기한테서 말만 잠깐 들었는데 저한테 물어요? (청중들 웃음)
첫째, 자기가 갖고 있는 관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좋은 것만 자기가 다 가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칼은 날카로운 면을 갖고 있고 솜은 부드러운 면이 있잖아요. 칼는 날카로운 특징이 있으니 그에 맞는 쓰임새로 쓰면 되고, 솜은 부드러운 것에 쓰임새를 쓰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자기는 솜은 부드러워서 좋은데 날카로움은 없으니 ‘너 좀 날카로워져라’ 그러고요. 칼 보고는 ‘날카로워서 좋은데 너 좀 부드러워져라’ 이런 식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자기의 욕망대로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한 겁니다. 자기가 지금 끝없는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겁니다.
큰딸이 이성적이면 그에 맞게 아이가 자기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둘째딸이 부드럽다 하면 부드러운 아이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게 해주고, 그래서 딸이 어떤 어려움을 호소할 때 오히려 격려를 해줘야 합니다. 딸이 “엄마 나는 날카로움이 없어서 큰일이야” 하면 “너는 대신 부드러움이 있지 않니? 인간이 모든 것을 다 가질수는 없단다. 너가 가진 것도 참 훌륭하단다” 이렇게 격려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엄마가 아이를 보고 “너는 이게 문제야” 이러면 자신의 엄마가 보기에도 문제가 있는 아이가 이 세상에 나가서 어떻게 잘 살 수 있겠어요? 제가 “딸이 참 문제야” 하더라도 엄마라면 “스님, 그렇게 볼 것만이 아니에요. 제가 키워봤는데 이런 좋은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해야 하지요.
그런데 자기 엄마가 벌써 “우리 아이는 형편없는 아이예요” 하면 더 이상 볼 필요도 없어지지요. 그러니 다른사람들이 문제라고 하거나 아이 자신이 문제를 느껴도 엄마는 격려를 해줘야 됩니다. 아이가 만약 장애라면 아이를 건강하게 만들겠다고 하는 건 아이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욕심이예요. 될 수 없는 일을 하려 하기 때문에 그 장애 아이가 상처를 입고 열등의식을 갖게 되는 거예요. 아이가 건강한 아이들과 같은 흉내를 내려고 할 때 엄마가 오히려 “너는 저런 면에서는 부족한 것이 있지만 이런 좋은 점도 있단다. 그러니 저것을 너무 본받으려고 경쟁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해 줘야 합니다. 이 아이는 이 아이의 수준에 맞게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너는 너대로 행복할 수가 있단다” 이렇게 항상 격려를 해주면 이 아이는 비록 신체 장애이거나 지적인 약간의 장애가 있더라도 심성은 굉장히 안정이 되고 행복하게 살 수가 있거든요.
정신적인 피해의식이나 열등의식 같은 장애가 생기는 이유는 대부분 엄마 때문에 그렇습니다. 애를 낳았는데 장애라면 대부분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가지고 이런 애를 낳았나’ 하는데 이 말은 장애가 죄의 값이라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이것은 공(空)사상에 어긋나는 거예요. 존재에는 좋고 나쁘고 죄의 있음과 없음이 없어요. 모든 존재는 다 소중한 겁니다. 피부 빛깔이 희든 검든 남자든 여자든 신체 장애든 그렇지 않든 성적 지향이 어떻든 모든 존재는 그대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부모가 벌써 자식을 죄의 결과로 바라보기 때문에 아이는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기가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부모는 ‘이 아이는 이런 특징을 갖고 있구나’ 하고 그 특징을 장려하고 격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만 사람은 다른 사람과 같이 살아야 되기 때문에 꼭 지켜야 할 네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누구나 다 마음껏 살 자유는 있지만 다른 사람을 헤칠 자유는 없어요. 남을 때리거나 죽여서는 안 됩니다. 내가 이익을 추구할 자유는 있지만 남을 손해끼칠 자유는 없어요. 남의 물건을 뺏거나 훔쳐서는 안 됩니다. 내가 사랑할 자유는 있지만 남을 괴롭힐 자유는 없어요.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말할 자유는 있지만 남을 말로써 괴롭힐 자유는 없어요. 속이거나 욕설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 네가지는 다른 사람과 같이 살기 때문에 서로 지켜야 할 일이예요.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이 원칙은 딱 세워서 지도를 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을 어지럽히고 동시에 다시 본인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네가지 외에는 가능하면 좋고 나쁨으로 평가하면 안 됩니다. 자유롭게 살도록 해줘야 해요. 그런데 어른이 되면 한가지가 더 추가돼요. 술을 먹고 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술을 먹는 게 문제가 아니라 술을 먹고 취하게 되면 이 네가지를 다 범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먹지 마라 얘기하기도 하는데, 엄격하게 말하면 취하지 마라 하는 뜻입니다. 이런 기본 원칙을 딱 가지고 아이를 대해야 합니다.
사람은 동물과 비교했을 때는 다 비슷해요. 그런데 사람끼리만 비교를 해서 분석하니까 정서적인 쪽에 치우쳤다든가 이성적인 쪽에 치우쳤다든가 하는 것을 가지고 요즘은 16가지로 분류를 하고 있죠. 이런 차이가 조금씩 있는 겁니다. 콩을 한 움큼 쥐면 같은 콩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 차이가 납니다. 그것처럼 저 하늘 위에서 크게 내려다보면 그 인간이 그 인간이예요. 그러니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아무 남자와 살아도 되고 아무 여자와 살아도 되는 겁니다. 그런데 하나하나 따지면 어떤 남자와도 못 살고 어떤 여자와도 못 살고 그래요. 그러니 자꾸 분석해 들어가면 천가지 만가지가 다 다르고요. 같은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러나 또 크게 보면 다 고만고만해요. 우리는 너무 미세하게 보기 때문에 갈등이 심해지고 분별이 일어나는 겁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특성은 그냥 존재로써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불교식으로 말하면 ‘모든 중생은 다 부처다’라는 말이고,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의 사랑하는 아들딸이다’ 라는 말입니다. 모든 사람은 다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2500년 전에 제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다 못 받아들이고 있죠. 점점 바꿔나가고 있긴 하지만요.
문제라고 보지 말고 큰 아이는 큰 아이대로 장점을 격려해주고, 작은 아이는 작은 아이대로 장점을 격려해주고, 둘 사이에 누가 옳다 그르다고 하지 마세요. 그러나 앞에서 말한 네 가지 원칙을 어기면 큰 아이든 작은 아이든 야단을 쳐야 합니다. 이렇게 분명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엄마가 자기 기분대로 큰 아이 야단쳤다가 작은 아이 야단쳤다가 그러잖아요. 특히 같이 키운 아이들을 서로 비교해서 야단치는 것은 아이에게 굉장한 상처를 줍니다. 잘못했으면 그냥 “너가 이렇게 잘못했다” 이렇게 말해야지 “언니는 안 그런데 너는 그렇다” 이런 말은 하면 안돼요. 그리고 이웃집 아이와 비교해서 얘기하는 것도 안 됩니다. 이건 자녀를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겁니다. 이런 용어를 쓰는 것은 굉장히 차별적이고 심리 안정이 안되어 있고 이성적이지 못한 그런 자세입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보시면 좋겠다 싶어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머리 속이 환해지고 사고가 좀 유연해진 것 같아요.”
“그래도 현실에 부딪혀 아이들 하는 것을 보면 잘 안될 거예요.” (청중들 웃음)
“이해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살아온 사고의 습관이 있기 때문에 행동은 내일 아무것도 안 변합니다. 다만 이제 자기가 화를 내거나 하다가도 ‘아, 내가 또 내 감정에 휩쓸리구나’ 이렇게 자각하면서 자꾸 되돌아가야 됩니다. 그렇게 연습을 하면 처음에는 잘 안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개선이 되어 나갈 수 있습니다. 특히 엄마가 감정적으로 아이에게 대하는 것은 아이 정서에 굉장히 나쁩니다. 아이가 어떻게 하더라도 화를 내거나 감정을 드러내면 안돼요. 만약에 감정이 올라오면 우선 아이를 놓아두고 밖에 가서 심호흡을 하든지 해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 차분하게 아이와 대화를 해야 됩니다. 아이와 감정을 갖고 싸우면서 야단을 치면 아이의 심리가 억압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아이에게 정서적 왜곡이 일어나고, 또 아이가 나중에 커서 폭발하면 부모를 폭행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자녀를 굉장히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질문자는 매우 밝아진 표정으로 기뻐했습니다. 12명의 질문에 모두 답하고 나니 벌써 2시간 50분이 흘렀습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스님께서는 남을 탓하기 전에 우선 나부터 살펴보자고 하시면서 이렇게 정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아이의 이런 모습도 고치고 저런 모습도 고치려고 하니까 이것도 안 고쳐지고 저것도 안 고쳐지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지는 겁니다. 그러나 고칠 건 없습니다. 아무 문제 없는 아이를 내 기준을 갖고 ‘너는 이것을 고쳐라’, ‘너는 저것을 고쳐라’ 하니까 죽을 때까지 다 못하는 겁니다. 자녀가 각각의 특성에 맞게끔 살아가도록 엄마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느냐? 그 도움이 과잉이면 안 됩니다. 어느 대학에 가고 뭐가 되고가 사랑이 아니라 부모는 자식이 자립할 수 있도록 키워내는 것이 사랑이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식을 욕심으로 키워요. 자신의 욕심으로 자녀들을 키우기 때문에 자식들은 부모의 그 무거운 짐을 지고 굉장히 힘들어해요. 부부지간에도 서로 사랑한다면서 서로 괴롭힙니다. 사실은 사랑이 아니라 욕심입니다.
그런 면에서 남보다는 우선 나부터 살펴야 합니다. 나부터 행복한가? 남을 위해서 나를 희생해도 오래 지속이 안 되고, 나를 위해서 남을 희생해도 오래 지속이 안 됩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인생을 살아야 됩니다. 참는 것은 해탈의 길이 아니예요. 스트레스를 받는 길이예요. 그러니 이러한 마음 작용을 잘 알아차려 나가면 참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는 제 3의 길을 갈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을 우리가 중도의 길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 수행을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늘 자기의 마음상태에 깨어있기, 즉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알아서 마음을 가볍고 밝게 갖는 것이 여러분들의 삶을 복되게 합니다. 행복을 밖으로 구하지 말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그런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큰박수와 함께 스님께서는 2시간 45분의 강연을 모두 마쳤습니다. 다시 열강을 해준 스님께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집니다.
강연을 마치고 돌아가시는 분들께 오늘 강연이 어땠는지 물어보았습니다. 특히 스님께 직접 질문했던 한 분은 “머리가 가벼워진 느낌”이라며 기뻐했습니다. 사인을 받기위해 줄을 길게 선 분들한테도 많이 여쭤보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스님의 말씀이 다 좋았고 가슴 깊이 새기고 간다” 고 하였습니다.
이어서 책사인회가 마련된 곳으로 자리를 옮겨 사인을 해주시며 행사장에 오신 많은 분들과 인사도 하고 함께 사진촬영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리를 옮겨 자원봉사자들과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특히 오늘 강연의 총괄을 맡은 정채임님과 노유경님께 사인한 기도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정채임님은 지난 6월까지 포틀랜드 열린법회의 담당자로서 이번 강연을 준비해오다가 7월에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샌프란시스코와 포틀랜드를 비행기로 오가면서 이번 강연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정성으로 오늘 강연이 이뤄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0년 전 스님께서 포틀랜드를 방문하셨을때부터 인연을 맺어 이번 강연을 처음부터 함께 준비한 고영균님께도 사인한 기도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 오늘 강연 총괄자인 정채임님(왼쪽)과 노유경님(오른쪽), 그리고 10년 전부터 스님과 인연을 맺은 고영균님(가운데)
그리고 이번 북미주 북서부 지구장으로서 함께 동행한 신수지 지구장님에게는 금강경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또한 시애틀에서 오늘까지 운전봉사해주신 김학로님께도 기도 책을 사인하여 선물로 드렸습니다.
▲ 북미주 북서부 지구장인 신수지님(왼쪽)과 운전 봉사를 해준 김순미, 김학로님 부부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게는 한국에서 선물로 가지고 온 단주를 한명 한명에게 손목에 끼워주면서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행사 뒷정리 후 봉사자들은 묘덕법사님과 함께 마음 나누기를 하였습니다. 10년 전, 5년 전에 스님과 인연을 맺었던 분들이 자원봉사에 참가했는데, 이분들은 정말 오랜만에 스님을 뵙게 되어서 반가워 했습니다. 10년 전에 스님 강연에 참가했었던 적이 있었다는 봉사자는 "불자로서 이곳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불자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데 오늘 참가자들을 보니 절에 다니는 사람들보다 그러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참가한 것 같고, 새로운 분들이 많이 온것 같아 참 좋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애틀정토회 회원들이 이곳까지 와서 행사준비를 도와주었는데 봉사자들은 "함께 해서 너무 기뻤고, 또한 행사진행 과정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행사 진행을 하는 모습들이 다들 체계적이였습니다. 그리고 2년 전 LA에서 청춘콘서트에 참가한 분, 유튜브 즉문즉설 동영상을 보고 오신 분, 인터넷으로 스님의 주례사를 접하고 자원봉사를 신청하신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모두들 오늘 강연을 통해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고민들이 해결되어 많이 가벼워졌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님의 강연이 내년에도 계속 포틀랜드에서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램도 나누어주었습니다.
▲ 묘덕법사님과 마음나누기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
스님께서는 자원봉사자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시애틀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오늘 하루밤 묵을 Inn으로 와서 체크인을 하였습니다. 스님 일행을 숙소까지 바래다 주고 밤에 시애틀로 돌아가는 주상휴 총무님, 신수지 지구장님, 그리고 모든 시애틀정토회 회들에게 스님께서는 "늦은 밤인데 조심해서 운전하시라"고 하시면서"그동안 수고많았고 내년에 보자"고 인사를 하셨습니다. 방 배정을 마치고 짐을 모두 옮기고 나니 거의 11시 30분이 되었습니다. 내일은 산호세로 오전 6시에 비행기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니 새벽 4시에 출발하기로 하는 등 내일 일정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스님께서는 오늘 일과를 마치셨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많은 분들의 정성과 자원봉사로 75번째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 강연도 잘 마쳤습니다. 내일은 76번째, 77번째 강연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산호세에서 낮에는 외국인을 위해, 저녁에는 한국인을 위해 열립니다. 연달아 두 번의 강연이 있어 무척 바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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