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6.22. 청년 불교대 특강수련

스님께서는 오전 730, 문경정토수련원 대강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4 청년대학생 불교대학 특강수련에서 약 2시간 동안 즉문즉설을 하셨습니다.

특강수련에는 전국 각지의 청년대학생 불교대학(2013 가을, 2014 ) 학생 124명이 참석했습니다. 예년에 비하면 인원이 적은 편이라 차분하고 집중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스님은 학생들이 미리 작성한 질문지 중 7개를 뽑아 법문을 설해주셨습니다.

 

한 학생이 이와 같이 질문했습니다.

수행의 궁극적인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절이나 명상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또 본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하는데, 결국 무엇에 닿기 위해 가는 과정인가요?”

스님은 생각이 너무 많다면서도 수행의 궁극적 의미와 청년들이 가져야 할 삶의 지침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짐승을 보세요. 괴로워하거나 즐거워합니까? 우리 인간처럼 즐거워하고 괴로워하지 않습니다. 즐거움과 괴로움은 인간의 독특한 정신작용입니다. 우리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분리시켜서 즐거움만 얻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본질적으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 보통 집을 인식할 때 나를 보호해주는 안온한 곳나를 속박하는 굴레라는, 두 가지 정반대 인식을 가지지요?

     

부처님은 괴로움과 즐거움이 늘 동시에 일어나는 이유를 분석하셨습니다. 원인은 바로 욕구에 있었습니다. ‘하고 싶다하기 싫다모두 욕구입니다. 우리는 욕구가 충족되면 즐거움이라고 하고,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괴로움이라고 합니다. 욕구로부터 고락이 함께 생기는 것을 보지 못하고 즐거움만 추구하려고 하니, 본질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선택을 해야 합니다. 즐거움에 괴로움이 반드시 따라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함께 수용하든지, 아니면 괴로움과 즐거움으로부터 모두 떠나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괴로움이 없어지면서 동시에 즐거움도 함께 없어집니다. 열반의 기쁨은 욕구가 충족되어 느끼는 흥분된 즐거움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욕구를 따라가거나 억압하지 말고, 다만 욕구가 욕구인 줄 알아차리면 됩니다. 마음 작용에 늘 깨어있으면 감정기복의 높낮이가 적어집니다. 즐겁고 괴로운 감정을 반복하며 널뛰기를 하면 마음이 불안정해집니다. 널뛰기가 작으면 마음이 안정되지요. 사람들이 막 즐거워할 때도 그렇게 즐겁지 않고, 막 괴로워할 때도 그렇게 괴롭지 않습니다.

 

그러면 인생에 재미가 없지 않나요?’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제 대답은, ‘일단 한번 도달해보고 말해라입니다. 지금 먹는 음식이 맛이 없으면 다른 음식을 한번 먹어볼 수 있잖아요?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먹어보지도 않고 그거 맛없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잘못됐지요. 맛을 보고 나서도 즐거움과 괴로움을 누리는 게 좋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 같으면 감정기복이 없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하루는 기분이 들떠서 잠을 못자고, 다음날은 기분이 나빠서 잠을 못자는 게 좋습니까? (대중 웃음) 저는 그냥 편안히 자는 게 좋습니다.

깨달음은 어떤 환상이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무지한 상태입니다. 물고기가 낚싯줄에서 미끼만 빼먹으려고 하는 것과 같지요. 지금까지 그렇게 끊임없이 요행을 바라며 살아온 습관이 있기 때문에 잘 안 고쳐집니다. 낚싯줄에 걸려서 죽을 고비를 넘겨봐야 다시는 미끼를 먹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이런 실패를 맛보지 않았기에 조언을 해도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여러분 부모님 세대는 인생의 쓴 맛을 여러 번 맛봤기 때문에 조언을 하면 확 받아들입니다. 반면에 청년 여러분의 장점도 있습니다. 아직 습이 덜 들었기 때문에 한번 받아들이면 빨리 공부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쓴 맛은 봤지만 거기에 중독이 돼서 쉽게 못 빠져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인생에서 어떤 게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습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지요. 그래도 청년 때 이런 부처님 법을 미리 알아놓으면 좋습니다. 나중에 큰 괴로움에 처했을 때, 옛날에 배운 게 있으니 쉽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길을 모르고 있으면 실패의 순간에 길을 잃고 헤매게 됩니다. 다른 길을 못 찾으니까 상처가 엄청나게 생겨요. 여러분은 한번 경험한 것, 들은 게 있으니 빨리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방황해도 괜찮아라며 시간을 주는 것도 (경험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힘든) 이런 인간의 한계를 알고 있어서입니다. 알고 미리 예비를 하든지, 당해보고 뉘우치든지 둘 중에 어떤 걸 해도 좋습니다. 수행에 대해서 너무 환상적인 목표를 가지지 마세요. 지혜가 생기면 심리가 안정됩니다. 그러면 더 큰 지혜가 생깁니다. 수행을 하면 미래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고. 몸은 바빠도 마음은 여유가 생기고, 흥분이 덜해집니다. 과거 실패가 상처가 되지 않고 경험이 됩니다. 오히려 미래에 대응하는 큰 자산이 되지요.”

     

그 외에도 해충을 발견해도 살려서 그냥 두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분,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참회한다고 하는데 내가 지은 죄가 무엇인지 모르는데 돌이켜 반성해야하는지, 큰죄를 지었다면 평생 참회하며 살아야하는지 묻는 분, 나도 모르게 크게 화를 내게 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묻는 분,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있어 감사기도를 했는데 108배 중간도 못가서 마음에 없는 기도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 묻는 분, 고와 락이 무뎌지고 중도의 삶을 살면 너무 무감각한 삶이 아닌가 궁금해 하는 분, 오계 중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게 어떤 것인지와 마음에 없는 말을 하면 계율에 어긋나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의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핵가족이라는 사회 환경 변화로 젊은 사람들이 점점 이기적으로 자라 가족공동체, 사회공동체, 민족공동체가 깨져가고 있는 것을 걱정하셨습니다. 청년들에게 불교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미진한 점이 있었거든 얼마든지 물으라고 하셨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영상)강의를 할 수는 있게 됐지만, 아직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동시에 해결해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고 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셨습니다. 스님은 예정시간보다 15분 이상 법문을 설하시고는 열심히 수행정진하라는 말씀을 끝으로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바로 서울로 이동하셔서 내일부터 몽골에서 열리는 세계 한민족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짐을 꾸리고 공항으로 이동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저녁 755분 비행기를 타고 몽골로 출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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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선

지금까지 그렇게 끊임없이 요행을 바라며 살아온 습관이 있기 때문에 잘 안 고쳐집니다. 낚싯줄에 걸려서 죽을 고비를 넘겨봐야 다시는 미끼를 먹으려고 하지 않습니다....나는 용행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나무석가모니불!

2014-06-24 11: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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