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5.20. 청년리더십아카데미

 

오늘 아침 930분에 약속이 있어서 스님께서는 경주에서 새벽 430분에 서울로 출발하셨습니다. 요 근래 며칠동안 스님께서는 밤에 제대로 주무시지 못한 경우가 많아 계속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눈이 뻑뻑하면서 가벼워지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930분 만남 후 평화재단에서 점심공양을 수행팀과 함께 한 후 오후 2시에는 조계사 신도회관 4층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회의실에서 도법스님, 김민해 목사님, 정웅기 불시넷 운영위원장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화쟁코리아 백일순례가 끝나는 610일 조계사에서 진행되는 회향식과  국민통합시민위원회 참여건을 함께 논의하셨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활동, 우리사회에 뿌리깊은 진영논리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화쟁활동, 세월호 사건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감싸안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등을 서로 어떻게 역할을 나누어 하면서 필요할 때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폭넓게 나누셨습니다.

     

다시 재단으로 돌아오셔서는 2번의 만남을 더 가진 후 저녁 730분부터는 청년리더십아카데미 강의가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청년들의 환호와 함께 등장하셔서는 국민통합과 통합의 리더십”, “화쟁을 주제로 분열이 심각한 우리 사회를 치유하기 위해서 강의를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갈등이 생기는 원인을 인식의 오류로 설명하셨습니다.

우리가 존재를 볼 때, 모든 존재는 서로 같다.’ 든지 아니면 서로 다르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不一不異라 해서 모든 존재는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닙니다. ‘은 하나라는 뜻이 아니고 같다라는 뜻이며, ‘는 다르다는 뜻입니다. 모든 존재는 같은 모습도 있고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이 존재의 참 모습입니다. 그러니 다른 존재를 같다라고도 단정짓지 말고 같은 존재를 다르다고도 단정 짓지 말아야 합니다. 같다고 생각하면 다른 부분을 보게 되고, 다르다고 생각하면 같은 부분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그것을 안다는 것은 자신에게 그렇게 인식되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딘가에 갔을 때 그것이 있다혹은 없다라고 할 때 있다라는 것은 우리가 인식을 했다라는 것이고 없다라는 것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각자 사람마다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 인식하는 바가 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인식한 것이 사실을 알았다는 주관의 객관화라는 오류로 보이기 때문에 시비와 갈등이 일어납니다. 서로 다르게 인식되어지는 것이 옳다, 그르다로 변질되는 것이 이러한 이유입니다.

같이 한 집, 한 방에서 사는 사람, 누구보다도 친한 두 사람인 부부간에도 싸움이 생깁니다. 또 자기 배로 낳은 자식과도 부모가 싸우는데 어떻게 세상에 분쟁이 없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갈등은  전도몽상, 주관을 객관으로 착각하는데서 생겨납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식상의 오류를 깨달아 갈등이 일어날 이유가 없음을 아는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과 개인간 갈등을 넘어서 다양한 집단과 집단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 중에서 가장 심한 갈등은 이념갈등입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진보와 보수, 친북과 반북, 친미와 반미 이렇게 여러 이름으로 나뉘고, 계급갈등는 진영논리가 존재합니다.

갈등이 없는 세상은 적극적 평화이며, 전쟁이 없는 세상은 소극적 평화입니다. 지배세력과 피지배세력간의 갈등이 표출되면 평화가 깨지지만, 피지배자의 입장에서는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입니다. 기존질서가 무너져야만 피지배자의 입장에서는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이 무조건 나쁘고 평화가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평화와 안정이 특정한 시기에는 지배자의 지배질서를 유지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독립군은 일제의 입장에서는 사회안정과 평화를 어지럽히는 존재로 여겨 국가보안법의 처벌대상이었습니다. 각 집단의 이익만 대변하는 갈등은 공동체의 쇄락으로 가지만, 차별을 해소하는 갈등은 공동체의 발전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지난 80년대를 보았을 때 사회적 갈등이 아주 심했지만 그러한 갈등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갈등을 심각하게 문제 삼는 이유는 갈등 때문에 사회의 성장동력을 갉아먹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투쟁적 문제해결 방식이 여전히 통용되기 때문에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긍정적 경쟁을 통해서 충분히 성장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60년대의 경우는 배고픈 보릿고개가 존재하던 상황에서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라는 단순한 구호는 배를 굶던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었습니다. 그래서 돈이 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던지 죽을 각오로 일해서 일구었습니다. 개발시대, 산업화시대라 하는 이 시대의 리더십은 카리스마리더십이라 합니다.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기까지도 했지만, 기적과 같은 성장으로 인해서 과정의 잘못을 용인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세대의 자식세대는 이러한 성장모델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항이 시작된 것입니다. 50~60년대에는 국민의 배를 곯리는 독재는 쉽게 무너졌었지만 성장모델로 권력을 유지하는 이들은 엄청난 권위를 가지고 있고 물량이 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민주화를 이끌던 리더들은 독재권력에 맞서 고문 받다가 죽을지언정 끝까지 저항을 하는 비타협적 투쟁을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 세력이 실제로 정치권력을 잡고 보니, 현실정치에서 민주적 절차를 적용함에 비민주적 부분이 있고, 파벌투쟁이 많아 통치능력에서 일부 무능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독재세력과 친일세력의 후예들이 다시 역사에 전면에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는다면 유럽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 방향은 복지사회가 될 것입니다.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좁은 의미의 복지이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며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득격차를 줄여 공정사회를 이룩하는 것이 넓은 의미의 복지입니다. 출발에 있어서 기회의 균등과 경쟁과정에서의 공정, 결과에 있어서의 공평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도자를 뽑는 투표에 있어서의 민주주의는 이루어졌지만, 투표로 뽑힌 이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은 전혀 민주화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대통령과 왕은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투표할 때는 정치인들이 고개를 조아리지만, 투표가 끝나면 국민이 머리를 조아려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된 중앙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생활속에서 민주화가 실현되는 주민자치가 실시되어야만 합니다.

 

이렇게 소득격차가 줄어들어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지고 기본생활이 보장되는 사회안전망이 구축되고 권력이 분산되어 주민자치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세금을 더 내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사회의 이해당사자들끼리 타협을 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합의를 통해서 점차적으로 결과를 향해서 가는 방식, 이것이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통합의 리더십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서로 다른 견해를 인정하고 좋은 결과를 이끄는 통합의 리더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면 원자력발전의 경우, 정부가 직접 편을 들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과 시민의 토론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소한 100년을 고려해서 시공하고 발전하고 폐기하는 데까지 토론을 통해서 민주주의 절차를 거치면 결과에 승복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가 강압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지역주민의 불복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불복하는 숫자가 아직은 적기 때문에 강압이 유효해집니다. 그러나 갈수록 갈등은 심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현실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 대화와 타협, 상대에 대한 인정이 필요합니다.”라고 하시며 청년들에게 결과만 중요시 하지 말고 과정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하며 강의를 마치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삶의 화두는 행복인데 개개인이 행복한 것과 사회전체가 행복한 것중 어느 것이 옳은가요?라는 질문에

집에서 아버지가 화를 내고, 어머니가 우는데 행복하겠어요? 혹은 남이 옆에서 불행한데 혼자 행복할 수 있어요? 콩을 100개를 자갈밭에 던졌을 때, 한 두개는 살아남는데 거 봐라. 아무리 어려워도 한 두개는 살아남지 않느냐?’거나, 기름진 밭에서 100개를 뿌려도 한 두개는 죽는 것을 보고 거봐라. 그래도 죽지 않느냐라고 보는 것은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종교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자갈밭에서 두 개가 살아남는 것과 기름진 밭에서 98개가 살아남는 것은 49배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 밭입니다. 밭을 잘 가꾸는 것과 같은 것이 복지사회입니다. 종자를 개선하는 것이 수행이고. 밭을 개선하는 것이 사회운동입니다, 이것이 상구보리 하화중생입니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화를 내세요. 화를 내면 손해니까 화를 참아라는 것이고, 화를 참으면 스트레스 받으니까 화를 참지마라는 것입니다. 화가 났을 때는 참지 말고, ‘화가 나네하고 알아차리라는 것입니다. ‘니가 틀렸다는 생각 때문에 화가 일어난다고 알아차리고 내가 옳다라고 고집하고 있구나하고 알아 차리면 화가 소멸되어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상황이 좋지 않다면 화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치가 더럽다고 해서 화를 내면서 투표를 안 하는 것이 옳은가요? 빙그레 웃으면서 투표하는 것이 낫지 않겠어요? 투표할 때 최악과 차악중에서 고를 수 밖에 없다면 차악을 고르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니 투표를 해야 합니다. 꼴 보기 싫은 사람들만 있더라도 그중에서 덜 꼴보기 싫은 사람을 뽑는 노력을 해야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무서워합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국민을 정치인은 무서워 하지 않습니다. 화를 내는 것은 개인 스트레스에는 도움이 되지만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안됩니다.

     

독재와 타협을 해야 하는지? 독재는 민주주의의 악인데 이것을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법치국가에서는 법을 기준으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5.16은 불법인 쿠테타인데, 그들이 일으킨 경제성장은 좋다고 평가는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옥상에 날 민 것은 나쁜 일이지만, 병원을 가보니 다친 곳은 별로 없고 뇌종양이 발견되면 이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옥상에서 민 것이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젊을 때는 독립운동하고 나이 들어서는 친일하면 무조건 친일파라고 매도하는데, 독립운동 했던 부분은 인정하고 친일했던 부분은 비판하듯이 엄정히 봐야할 것 입니다. 반대로 젊은 시절의 친일행적과 나이 들어서 독립운동하면 그 전의 죄과를 덮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젊을 때는 친일했다는 것은 인정하고, 개과천선한 것은 인정해줘야 합니다.

 

법치주의라고 하지만 법이 공평하게 적용이 안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은 개선하기 위해 노력를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법이 불공평하게 적용되더라도 추후에 진상이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이 법이라는 것도 때로는 시류에 편승합니다. 어린이 성추행범이나 세월호 선원같은 경우는 법에서 정해진 형량보다 더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법에서 정해진대로 변호 받고 처벌받을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인권보장입니다. 그렇게 되어야 더 성숙한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라고 답을 하시면서 오늘 강의를 모두 마무리 하셨습니다.

이렇게 질의응답까지 모두 마치고 스님께서는 정토회관으로 돌아오셔서 하루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은 대구법당에서 수행관 제3, 4강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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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숙

스님! 존경합니다. 어제 강의 잘 들었습니다. 스님 눈은 참 맑고 따뜻하십니다.

2014-05-22 17:55:09

김옥자

존경하옵는스승님제발잠좀주무시고너무무리하지마십시요.오늘대구강연에뵙는스님모습많이안스러웠습니다.도반들이하나같이스님걱정에한마디씩.T.T스님스러지실까봐걱정입니다요.

2014-05-22 13:25:03

수정

스님 건강하십시오. .....

2014-05-22 07: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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