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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내린 비가 세상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고 아침 햇살에서 눈부신 하루를 열어 주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울산 두북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여 진주로 향했습니다.
오늘 강연이 열리는 경남과학기술대학 백주년 기념관에는 750여명의 대중이 모여서 스님의 강연에 귀 기울였습니다.
스님께서 먼저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되신 분들을 위해 다함께 묵념으로 위로를 하면서 강연을 시작하시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가게를 하고 있는데, 하나 더해도 될지 고민인 분, 무능한 시동생에게 계속 돈을 보내야 하는지 고민인 분, 7살 아이에게 버럭 화를 내는 자신을 고칠 수 있는지 묻는 분, 엄마한테 폭행하고 폭언하는 딸로 인해 고민인 분, 시댁에서 우리애가 사촌끼리 싸울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 세월호 사건에 대처하는 불교계 수장들에게 실망을 느껴 믿음이 혼돈이 온다는 분등이 스님께 질문을 하고 답을 구했습니다.
그 중에서 아이를 키울 때 잘 되라고 폭언, 폭행을 했었는데, 딸아이가 자라나서 엄마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을 하고 집안의 물건을 던지고 부수는데, 어떻게 하면 아이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이번 질문은 두 번째 질문인 아이에게 계속 화를 낸다는 것과 연관해서 같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좀 전에 아이에게 화내고 성질낸다는 엄마는 나중에 이 질문자처럼 됩니다. 사춘기 넘어 가면 반항하게 됩니다. 안봐도 다 보입니다. 그러니 아기 엄마가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아이를 때리고 성질내면 처음에는 두려움에 순종하지만 자랄수록 만성이 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아이의 저항심만 키우게 됩니다.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사랑은 안주고 완전히 자기 성질대로 악을 쓰며 살았기 때문에 아이도 자기 성질대로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이렇게 죽겠다고 하는 것은 ‘내 죽고 난 뒤에 니가 마음고생을 좀 해 봐라.’는 보복심리입니다. 자식은 부모의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5~6살 때는 밥 안먹는 것, 사춘기가 되면 집나가는 것등의 행동은 부모가 이렇게 하면 약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가 밥을 안 먹거나 여자애들이 집 나가면 부모는 걱정이 되기 때문에 아이에게 싹싹 빌게 됩니다. 20살이 되어 어떤 협박에도 부모가 움직이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쓰는 게 죽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부모도 ‘그래, 죽어라’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정말 죽겠다하면 또 싹싹 빌게 됩니다. 이렇게 부모는 자식을 이길 수 없기에 자식에게 이길려고 하면 안됩니다. 이길려면 설령 자식이 죽어도 눈도 하나 깜짝 안해야 합니다. 죽어도 정말 후회 안하고 장례 잘 치러줄 그 정도의 각오이면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는 안되잖아요.
그러므로, 자식을 사랑으로 보살펴야 합니다. 매를 때리더라도 사랑의 마음으로 해야지, 악심으로 성질로 하면 상처가 됩니다. ‘다, 니 잘되라고 했다’고 하는 것은 천만에 말씀입니다. 내 성질대로 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다 성질이 나서 한 것이지, 잘되라고 했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걸 솔직하게 인정해야 자녀들과 관계를 풀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반성한다면 엄마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이고 얼마나 상처가 있으면 저렇게 악을 쓸까.’ 이렇게 받아들여줘야 합니다. ‘아이고,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가 없다더니 부처님 말씀이 맞네.’하면서 기도하고, 또 기도해서 그 과보를 다 받아내야 합니다. 과보를 피하려고 하면 안됩니다.
‘깊은 산속, 깊은 바닷 속에 숨는다 하더라도 피할 수 없으므로 지은 인연의 과보는 모두 다 받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이렇게 다 받아내야 합니다. 참회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참회해서 엄마로 돌아가야 합니다.
조그만 일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자꾸 악다구니를 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는 유전자가 우성이 되어 나중에는 조그만 스트레스에도 강하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현실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유전이 됩니다. 자기가 그걸 물려받아서 자기도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아이도 그런 것입니다. 자기가 자기대에서 이런 인연을 끊어줘야 합니다. 성질을 바꿔서 아이를 가지던지 아니면 나처럼 단종 해야 하는데, 이미 아이를 낳았으니 자기가 엄마가 돼서 안아줘야 합니다.
자기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기 엄마도 자기를 안아주지 못했습니다. 질문자의 어머니도 ‘니 성질 때문이다.’라고 이렇게 했어요. ‘아이고, 힘들제.’하며 이렇게 등 두드려주고, ‘스트레스 많이 받았구나.’ 이렇게 껴안아주면 극한으로 치닫았던 게 조금씩 가라앉습니다.
깊이 반성하지 않으면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심리학적으로 과잉행동 증후군이라해서 아이가 자기 성질을 못견디는 것입니다. 아이를 나무란다고 해결 되지 않습니다.
악다구니를 하게 되면 가정에 불화와 불상사가 생기게 됩니다. 자식이 부모를 죽였다하면 죽은 부모도 문제지만 부모를 죽인 자식은 평생 불행하게 살아야 합니다. 설령 자식이 부모를 죽여도 ‘내 자식이 나를 죽인게 아니다.’라고 자식을 감싸줘야 합니다.
병원에 가서 치료하려면 자식이 거부합니다. 그러니 먼저 참회하고 껴안아줘야 합니다. 자식 키우는 것이 힘들면 불효가 됩니다. 애 키우는 것이 힘들면 애가 부모를 괴롭힌다는 뜻입니다. 애 키울 때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기뻐야 합니다. 재미를 느끼고 말 안들으면 왜 그럴까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애 안키우는 나도 연구하는데 자기 애 키우면서 왜 연구를 안해요?
자식이 부모에게 저항한다는 것은 억압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잉보호가 문제이지요. 내가 사랑고파병이 있으면 어릴 때 엄마의 보살핌이 부족한 것이고, 아이가 저항하면 과잉보호했다고 알면 됩니다. 동물은 어미에게 저항이 없습니다. 왜냐면 동물은 새끼에게 간섭을 안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는 것이 욕심이냐 원이냐는 것은 내가 안됐을 때 괴로우면 욕심이고, 안됐을 때 요건 이렇게 해서 안됐네 하면서 다시 도전하면 원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를 키워야 합니다.”라며 아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아이를 감싸 않을 때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인생은 살 만 하다시며 좀 더 주인 되어서 잘 살 수 있기를 희망을 가지고 살기를 바란다고 하시며 진주 강연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강연 후 사인회와 단체 사진을 찍은 후 다음 장소로 이동하셨습니다.
대구 강연 가기전에 용성조사 탄생 150주년 기념식 관련해서 범어사 주지스님이신 수불 스님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산 안국선원에서 준비해 주신 저녁공양을 한 후 대구 수성대학으로 향했습니다.
봄 햇살 가득 받은 싱그러운 잎사귀들 위로 저녁노을이 비칠 무렵 대구 수성 대학교 강연장은 스님의 강연회를 듣기 위해 들어오시는 대중들로 떠들썩한 모습이 마치 교정의 학생들 모습마냥 활기가 넘쳤습니다.
봉사자들의 밝은 인사와 안내로 강연장으로 들어서는 분들 중에 몇 몇 분들은 가족이 함께 혹은 자녀들과 함께 동행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다정하게 보였습니다.
강연시간이 가까워지자 1,2층 객석을 가득 메웠고 통로 사이사이 계단에 앉으신 분들과 자리가 없어서 뒤쪽에 서 계신 분들 그리고 무대 위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이렇게 대구 수성대 강연에 참석인원은 약 1100여명... 과히 그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등장하신 스님께서는 뒤쪽에 서 계신 분들이 불편하실 것에 마음 쓰시며 무대 위에라도 좀 더 올라 오셔서 조금이라도 편히 강연을 들으실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먼저 세월호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기도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숙연하게 기도가 이루어진 후 우리가 살아가는데 수행이 필요하다는 말씀과 함께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행복이 내 곁에 있구나를 자각하면 삶이 훨씬 더 긍정적이 될 수 있음을 말씀해 주시며 오늘의 질문자들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아들이 고1때부터 흡연과 도난사건으로 징계, 선생님께 욕설을 하고 결국은 퇴학조치 후 학교를 다시 다니고 싶다며 후회하는 아들을 위해 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하고 이의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힘들어지고 아이가 독립적으로 자라기를 바라는데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묻는 어머님이셨고, 두 번째는 노후생활을 위해 남편과 아들의 돈을 합해서 시골에 집을 지었는데 아들과 갈등으로 민사소송을 하는 중인데 마음이 불편하다는 분, 세번째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정부 등에 대해서 화가 나고 답답한데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울분을 토하며 묻는 평범한 가정 주부 의 질문이었습니다. 네 번째는 지난 2년간 층간소음으로 윗층과 갈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분, 다섯 번째 한 곳에 뿌리내리고 싶은 마음과 자유롭게 매이고 싶지 않은 갈팡질팡한 마음으로 교회도 가고 마음수련하는 곳에도 가고 있는데 이렇게 해도 괜찮은지 묻는 여성분, 여섯 번째 39살 결혼 6년차 아들이 며느리와 갈등하고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 어미가 제대로 자립을 시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에 걸리는데 어찌하면 좋을지 묻는 어느 연세 드신 어머님, 일곱 번째 ‘도덕과 윤리’에 대해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도덕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는 선생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쓰기를 좋아하는 고 3수험생으로 고3이 되면서 글쓰기를 줄이기를 원하는 아버지 뜻대로 글쓰는 것을 줄였지만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부모님 말에 크게 반항하지 않고 살아온 시간들이 지금 생각해 보니 억울하고 속에 쌓아 놓고 있었던 것 같아 답답하다는 남학생의 질문까지 다양한 고민들을 내 놓으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언론과 정부에 화가 나고 분노하며 답답하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질문하시는 어느 주부의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들어보겠습니다.
스님께서는 질문을 들으시고 빙긋이 웃으시며 “이 많은 대중들앞에서 그렇게 말하니까 속시원 하세요? (청중들 웃음과 박수). 잘했어요.
근데 역사를 봐도, 조선시대 사극을 봐도 억울한 일은 늘 있습니다. 세상에는 늘 억울한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완전한 민주사회가 되었다고 이렇게 생각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옛날 유신시대보다는 나아졌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실이라는 것은 이상과 같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조그마한 단체에서도조차도 이상적으로 운영을 한다하더라도 현실에서는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현실이라는 것은 늘 모순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분노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대통령이나 장관한테 또 들어보면 그들도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세월호 사건이 나서 보니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지만, 사고 나지 않은 배도 조사 해 보면 다 비슷하게 그렇습니다. 그것이 지난 50년간 돈! 돈!하며 우리가 살아온 삶에서 온 것입니다. 이게 개선되어야 되는 것이 목표이지만, 지금은 이게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잘못된 것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러한 것이 공존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니 그냥 놔두자는 것이 아니라 화만 내는 것이 아니라 개선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때 우리가 할 일은 개선을 지지하는 댓글도 달고, 후원도 하고, 올바른 투표도 해야 합니다.
그러니 현실에 분노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분노는 폭력을 불러오기 쉽고 항상 부작용이 있습니다. 분노하는 마음을 개선하는 쪽으로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그 개선하는 에너지를 쓰는 것이 바로 투표입니다.
투표하는 데 있어서도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에서의 최선입니다. 그런데 차선도 없으면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바로 현실에서의 최선입니다. 그러니 선거를 통해서 개선점을 찾아야 하고 우리가 선출한 정부를 지속적으로 감시, 감독을 해야 합니다. 내가 선택한 우리의 정부가 잘한 건 잘했고 못한 건 못했다고 하는 건전한 시민의식이 있어야 사회가 발전합니다. 이것을 지역적으로, 이념적으로, 연령적으로 편을 가르면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씀으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해주셨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불신하고 분노하는 마음으로 사회를 외면하는 것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는 좋은 말씀을 대중들이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해 주셔서 더 쉽게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는 동안 어느덧 시간은 훌쩍 9시 반을 향하고 있었고 늦은 시간에도 스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시던 청중들은 스님의 책 사인회까지도 줄을 서서 기다리시며 즐거워하셨습니다.
사인회를 마치고 막 일어서는 스님께 헐레벌떡 책을 사서 마지막 사인을 부탁하시는 어느 분의 손길도 마다 않으시며 끝까지 대중과 함께 하시는 모습에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습니다. 스님과 강연회 봉사자들의 파이팅 넘치는 외침과 함께 하는 기념촬영으로 강연회를 마쳤습니다.
스님께서는 강연회를 모두 마치고 스님을 찾아뵙기 위해 서울에서 온 손님과 만남을 가진 후 내일 중국 방문일정으로 서울로 향하셨습니다.
뜨거웠던 강연회장을 나오니 시원한 바람이 마음을 차분하게 식혀주는 밤이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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