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5.9. 법사단 회의 첫날

오늘 스님께서는 경주 남산을 답사하면서 법사단 수련 첫날을 보내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침 공양 전에 톱을 들고 울 안에 뻗은 뽕나무 가지를 자르고 화단에 무성한 풀을 뽑아 내셨습니다. 법사님들은 텃밭에서 상추와 열무를 솎아내어 다듬고 깨끗이 씻어서 아침상을 준비하였습니다. 신선하고 보들보들한 상추 쌈을 먹어보고 맛있다며 모두가 환호합니다.

     

공양을 마치고 스님께서는 문밖에 주변 정리를 하시고, 법사님들과 행자님들은 뽕잎차를 만들기 위해 뽕나무 가지에 달려 있는 뽕잎을 땄습니다. 뽕잎 따는 일을 마치자마자 경주 남산으로 향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틈만 나면 경주 남산에 오릅니다. 남산을 오르내리며 남산순례 코스 답사도 하시고, 산행시 모임하기에 적당한 곳을 물색하거나 수련장 하기에 적당한 곳은 없는지 늘 살피십니다.

     

오늘은 새갓골로 올라 열암곡 석불좌상과 마애여래입상을 보고 봉화대를 거쳐 칠불암이 굽어보이는 봉우리까지 갔다가 하산 길에는 침수곡 석불좌상을 보고 내려왔습니다.

다리를 다치신 뒤 한 3년 동안 산에 오르지 않으시던 수행팀의 최보살님도 오늘은 따라 나섰습니다. 스님께서 오늘은 최보살님과 함께이니 천천히 가겠다하시니 법사님들과 행자님들이 너무 좋다고 고맙다고 안도합니다.

     

스님과 산을 오르내리며 불교 유적지를 답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산의 나무와 꽃들, 어릴 적 자연에 살던 이야기들도 젊은이들에게는 공부거리입니다. ‘대나무가 있는 곳은 절터라고 알면 된다. 물푸레 나무는 곧고 단단해서 회초리나 도리깨 용도로 쓰였다. 산에 물이 조금씩 나서 질퍽한 곳은 진풀밭이라 한다. 지난번에는 연달래가 아주 아름다웠다며 아직 남아 있는 꽃들에 눈길을 줍니다. 연달래와 진달래 비교도 해주십니다. 연달래는 꽃이 연분홍이고 먹지 못하고 나뭇잎이 둥굴고 큰 반면, 진달래는 꽃이 진분홍이고 먹을 수 있고 나뭇잎이 좁은 편이다.’라는 이야기들을 해 주셨습니다. 요즈음 산에서 붉은 꽃을 볼 수 없다고 아쉬워하니, ‘붉은 꽃만 좋은 게 아니라 푸른 꽃도 좋다.’고  하시며 점점 짙어가는 초록빛 나뭇잎을 가리킵니다. 무덤가에 보랏빛 들꽃도 놓치지 않고 눈길을 줍니다.

     

열암곡 석불좌상을 보러 올라가기 바로 전에 마애여래입상을 보았습니다. 마애여래입상은 바위가 앞으로 넘어져 부처님이 고꾸라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코는 받치지 않아 상호는 원만하나, 워낙 큰 돌이라서 장비가 필요한데 산 중턱에 있다 보니 중장비를 가져올 수 없어 안타깝게도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열암곡 석불좌상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만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기원하였습니다.

  
  

봉화대를 지나 바위 봉우리에 앉아 휴식을 하며 간식도 먹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부엉이 울음소리 해설도 얘기해주십니다. “양식 없다, 부엉, 꿔다 먹지, 부엉그리고 결국 북한 사람들 배고픈 얘기로 향하십니다. “배고팠던 시절 전설 중에, 며칠 굶고 배가 고픈데 마당에 강아지가 어른거려 삶아 먹고 보니 애가 없더라는 옛날 얘기가 그냥 전설인 줄 알았는데, 고난의 행군때 북한에서 그 전설이 현실이 되었다.”는 얘기에 에이구, 가슴이 아파 탄식만 흘러나옵니다.

    

일행 중에 한명이 요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어떤지 상황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우리 남한 정부가 조금 지원해 놓고 지원내용을 세세하게 발표하며 생색만 낸다고 북한에서는 화가 나서 민화협에 우리와 합의없이 시시껄렁한 물품을 보내지 말라는 공식 문서를 발송해 왔다며 애석해 하십니다.

     

칠불암이 내려다보이는 봉우리에 서서 더 멀리 내려다보이는 경주 시내 곳곳의 유적지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제는 경주 문화유적에 대해 좀 더 알 것 같습니다.


    

하산 길에 침식곡 석불좌상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부처님 몸체는 너무 아름다운데 목이 없어서. 내려오는 동안에도 절터에 탑을 무너뜨리고 묘를 만들어 놓은 곳을 보니 이 땅의 불자들이 어떻게 불법을 이어가야 할지 다시 새겨보게 되었습니다. 목이 잘리고 앉을 자리를 빼앗기는 수모를 겪은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길은, 먼저 내가 수행정진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그 힘으로 다른 이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겠구나. 그래야 우리 부처님도 안온하게 계실 수 있겠구나고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산을 내려와서 다함께 목욕을 다녀온 후 점심 겸 저녁을 먹고 주변 정리를 하고 마무리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주변 정리를 끝낸 후 문수팀 행자들과 수행나누기를 하신 후 오늘은 일찍 하루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도 계속해서 법사단 회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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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스님, 감사합니다.

2014-05-11 18:24:30

1131차

덕생 법사님 무애상 행자님, 반갑습니다. 사진으로라도 뵈니 기쁩니다. 두분과 다른 법사님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2014-05-11 09:21:51

무량상

그스승님의 그제자! 아름다운분들! 좋은기운이 흐릅니다.스님과법사님의단체사진 내일 밴드모둠 기도나누기방에 사진으로 잘 쓰겠습니다! 아름다운사람을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숙여지고 겸손한마음이 됩니다. 오늘은 도반들에게도 감동먹고....정토회 사랑합니다!

2014-05-10 22: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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