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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오늘은 서울, 경기 동부, 강원 지역의 불교대학 학생 6백여 명이 경주 남산 성지순례를 했습니다. 원래 약 9백여명이 함께 하기로 했으나 행사당일날 참가하지 않으신 분들이 예상외로 많아서 약 6백여명이 함께 했습니다. 아마도 지금 온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세월호 침몰사고 때문에 취소한 사람들이 다른 때에 비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서울제주지부 불교대학 경주남산순례는 대구경북지부가 주축이 되어 대구정토회와 동래정토회 등 영남권역 정토행자들이 함께 봉사를 해주셨습니다.
오늘 묘수법사님께서 경전반 특강으로 빠지게 되어 무변심법사님과 함께 스님께서 삼릉코스로 가기로 하셨습니다. 이 코스에는 수원, 안성, 평택, 의정부, 남양주, 구리등 경기동부지역 불교대생이 함께 했습니다.
8시, 삼릉입구에서 입재식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삼릉으로 순례를 함께 하는 지역분들을 소개하면서 오느라 수고하셨다는 인사말을 한 뒤 경주 남산에 대한 설명을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제2코스인 삼릉길은 ‘남산에서도 유적지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들외에도 아마도 많은 분들이 산을 오를 것이라 예상됩니다. 휴일이라 다른 분들이 많을 거라 예상하여 6개 코스 중 가장 인원을 적게 배치했습니다. 삼릉골은 원래 냉골이라고 하는데, 신라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3릉이 있다고 해서 삼릉골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남산에는 크고 작은 골짜기가 43개나 되고 산기슭에는 절터와 왕릉이, 능선마다 탑, 불상 등이 있어 자연박물관으로 유네스코에 등록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스님께서는 이전에 한꺼번에 진행하던 남산순례를 이번에 6개 코스로 나눈 것은 1천여명에 가까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나의 코스로 하다보니 스님께서 안내를 하면 후미에 있는 사람들은 스님께서 설명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게 되어 참가자들을 지역별로 6개 코스로 나누어 각 지역 담당법사님이 함께 안내하고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고 하시면서 각 코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신 뒤 순례길에 올랐습니다.
삼릉을 지나면서 한 분이 이 곳의 소나무들은 왜 꾸불꾸불하게 자라냐고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땅이 비옥하면 나무가 곧게 자라는데 이곳은 화강암이 많아 땅이 나무가 자라기에 좋지 않아 꾸불꾸불 자랍니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진달래가 한창이었는데 오늘은 진달래는 다 지고 연달래와 철쭉이 한창이었습니다.
삼릉을 오르며 먼저 도착한 곳은 석조여래좌상을 지나 마애관세음보살입상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마애관음보살입상은 사람 키보다 작아 보이는 입술이 붉고 왼손에는 감로수병을 들고, 오른손에는 연꽃을 한 송이 들고 있는 형상입니다. 불상 뒤에 뾰족한 바위가 있어 관세음보살이 하늘에서 내려와 서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신라 사람들은 그냥 바위에 기도하다 불교가 들어오면서 바위 속에서 부처님이 계시다가 몸을 나투신 것처럼 몸 부분은 바위 속에 있고 얼굴 부분만 바위 속에서 드러내듯이 부조식으로 조각을 한 것이 많습니다. 이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상태 그대로를 지키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신라사람들은 맨 위쪽은 부처 세계, 맨 아래쪽은 사바세계를 가리킨다고 생각하여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세계에 내려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산아래 입구에 새겨놓았습니다. 그래서 관세음보살상에 기도하면 영험이 많다고 이곳에 와서 많은 사람이 기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 마애관음보살입상이 있는 곳은 남산 서쪽이라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뜻합니다. 이 불상은 평소 오후 서 너 시 경에 불상이 가장 잘 보입니다.”
마애관음보살입상이 있는 곳을 내려와 바로 아래에 있는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이 불상은 목이 없는데 인공적으로 목을 부러뜨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처음에는 이 불상이 쳐박혀 있어서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가슴 부위에 있는 옷 매듭은 파괴되지 않았는데 그 조각이 정교하고 아름답습니다. 얼굴과 손이 파괴되어 어떤 불상인지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가슴에 있는 이 옷의 매듭으로 두 가지 정도로 예측할 수가 있는데, 하나는 지장보살이라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미륵불상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용장골의 삼륜대좌불도 매듭이 있는 옷인데 이를 미륵불이었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이 불상도 그렇지 않을까 예측하는 것입니다. 남산에는 머리 없는 불상이 꽤 있는데, 이런 불상의 모습이 현재 우리나라 불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불상의 머리가 없는 것은 불교는 있는데 부처님의 법이 없다는 것을 상징하고, 손이 없는 것은 실천력이 없는 불교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과 손을 새로 만들어 불상의 형상을 복원하기보다는 이땅에 정법을 구현할 때 머리를 복원하는 것이고, 자비행의 실천불교를 행할 때 손발을 복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상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하기보다 수행과 자비행을 실현하는 것이 진정으로 불상을 복원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본 것은 선각육존불로 200여 명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넓은 곳이었습니다. 왼쪽 바위에는 부처가 중간에 서 있고 양쪽에 보살들이 앉아서 꽃을 바치고 있어 아미타부처님이라고 봅니다. 오른쪽 바위에는 중간에 부처가 앉아 있고, 양쪽에 보살이 서 있는데 설법하는 손모양을 하고 있어 석가모니 부처라 해석합니다.
이 불상은 노천에 새겨져 있으나 위에 덮개가 있고, 처마 친 자국이 있으며 물길을 만들어 불상에 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해 두었습니다. 이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러 온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선각여래좌상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불상은 유난히 코가 크고 입술이 두툼하였습니다.
석조여래좌상은 누군가 무너뜨려 머리, 얼굴이 파괴되어 입, 코, 턱을 새로 만들어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부서진 광배도 최근에 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한 분들을 생각하며 반야심경을 독송하였습니다.
상선암으로 오르는 곳에 계곡 건너편 산에 선각마애여래상을 보았는데 업이 두터우면 보이지 않는다고 하셔 모두가 웃었는데 ‘난 업이 두터운가보다. 안 보인다.’며 발걸음을 옮기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상선암에 올랐으나 마애대좌불은 수리중이어서 지나치면서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2코스 중 가장 전망이 좋은 바둑바위에서 잠시 쉬며 경주시내를 조망하며 주변을 설명해 주신 후 간식을 나눠먹었습니다. 이후에는 무변심법사님의 안내하에 설명을 들으며 공양장소인 통일암 근처 솔숲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가시나무, 썩은 나뭇가지, 부러진 나무등을 정리해서 1000여명이 모여도 잘 보일 수 있도록 모임장소를 정돈하셨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점심 공양할 장소인 솔숲으로 먼저 이동하셔서 대중들이 앉기 편하도록 자리를 정돈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대중들이 오기전에 먼저 공양을 하시고 점심 공양 장소로 들어서는 대중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셨습니다.
대중들이 공양이 끝난 후 스님께서는 경주 남산과 불교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경주는 옛 신라의 수도였으므로 왕궁사찰로는 황룡사, 귀족들이 지은 절로는 불국사, 분황사등이 있습니다. 이런 절에는 일반 서민들이 갈 수 없으므로 그들이 만든 절이 경주 남산에 있는 불상과 절입니다. 그래서 불상들이 소박하고 투박하고 재미있습니다. 남산은 일반 서민들이 부처님을 쉽게 접촉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여 대중과 친근한 곳이며 바위 곳곳에 불상을 새길만큼 많은 불상들이 있습니다.
이곳 불상의 특징은 민간신앙이 불교로 바뀌면서 바위에도 부처가 있다라고 여기며 불상을 새겼기 때문에 선각 불상이 많습니다. 현재 입체상으로 완전히 존재하는 것은 많지 않고 자연상태로 조화를 이룬 상태가 많습니다. 산 자체를 수미산으로 보고 바위자체를 부처로 보아 돌출부분만 인공적으로 만들어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룬 모습입니다.
경주 남산은 민중신앙, 민중불교의 산실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도, 해탈과 열반의 가르침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엘리트 집단은 철학적 접근을 하여 교만함이 있고 이것이 신라불교의 특징으로 지식인 불교, 귀족불교입니다. 다른 한쪽은 불법이 너무 어렵다는 입장으로 나무아미타불만 염불하면 극락간다고 하는 등입니다. 또 이렇게 치우치면 불교안의 불법은 없어지고 단순 기복신앙이 되어 버립니다.
불교의 가장 올바른 모습은 해탈과 열반에 이르는 길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지금의 어른들은 기복신앙에 치우치고, 젊은이들은 학문적으로 많이 치우칩니다. 그래서 정토회에서는 바른 불교를 실천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이란, 가르침을 통해 해탈과 열반이 증득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뇌가 해결되어 가는 것입니다.
대중의 불교화는 일반인들이 불법을 습득하기 쉽도록 쉬운 불교를 지칭한 것입니다. 불교의 바른 이치에 기초하여 쉬운 불교를 설한 것 중 즉문즉설이 그 예이고 쉬운 것입니다. 쉬운 불교를 하되 생활과 직결되어야 합니다.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활불교입니다. 현실의 삶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용성진종조사님께서 불교의 지성화, 불교의 대중화, 불교의 생활화를 주창하셨는데 그것이 정토회가 주장하는 바른불교, 생활불교, 쉬운불교입니다.
불법(해탈과 열반)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식에 치우치기 보다는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정한 법의 이치를 알고 동시에 실천을 해야 합니다. 이해는 머리, 실천은 가슴으로 합니다. 이해도 되고 감동도 있어야 합니다. 철학은 이해, 신앙은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지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루어 이해와 실천이 함께 해야 합니다. 그래서 불법 공부도 하고 봉사를 통해 실천을 하는 것이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해 나가야 합니다.” 라며 남산에 대한 설명, 불교에 대해 설명해주시면서 불교의 근본 목적에 이르기 위해 정토회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불교대생 세분의 질문을 받았는데, 그중 한 분의 질문을 공유하겠습니다.
“불교대학 공부를 하면서 화가 올라오면 화가 나는 건 알겠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보라는데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더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남편의 입장에선 알겠는데, 딸과의 관계에서 딸이 왜 그러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8살인데 카페트에 물감을 부어 그림을 그려놓았습니다. 왜 그랬냐고 물으니 아이는 그냥 하고 싶어서 했다고 합니다. 너무 화가 나서 말을 하지 않으니 아이는 계속 쫓아다니면서 “엄마 잘못했다”고 합니다. 나를 약 올리려고 하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나서 지금은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 이따 얘기하자고 해도 아이는 계속 쫓아 다닙니다.”
“본인도 남편에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해놓고 따라다니며 잘못했다고 그러겠지요? 아이가 그걸 보고 배워서 그러는 것입니다. ‘내가 잘못했다는데 니가 뭔데 용서를 안해주느냐?’ 하면서 쫓아다니며 잘못했다고 했을 것입니다.
아이는 보고 배웁니다. 아이한테 내가 이런 걸 보여줘서 애가 그렇겠구나하며 애를 보며 나를 보아야 합니다. 그 나이의 애가 집에서 일어나는 일 외의 것을 보고 배워하기는 어렵습니다. 뭔가를 보고 기억에 남아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거울을 통해서 나를 보는 게 중요합니다. 나를 따라 배워서 애가 그러는구나 생각하면 아이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떻게 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애한테 물어봐야 합니다. 사고인지, 의도인지, 저항인지 분석해야 치유가 가능합니다. 그럴 땐 아이와 대화가 필요합니다. 아이는 엄마가 화가 났다고 생각하니 더욱 주눅 들게 됩니다. 외면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들어보고 그럴만하다 싶으면 용서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라며 엄마가 아이의 거울임을 알아 이해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염불사로 내려와서 탑앞에서 염불하고 세월호 참사로 생사의 기로에 있는 분들을 위해 발원을 하고 난 후 오늘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회향식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모든 행사를 마치고 두북으로 돌아와서 법사단 회의를 한 후 밤 10시가 되어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은 영남권 불교대학 경주남산순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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