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4.2. 세계를 보는 눈(세계관) 1, 2강

오늘은 스님의 2014년 봄 특별강좌 시리즈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서초법당에서 세계를 바로 보는 눈이라는 주제로 세계관 6강을 시작으로 대전, 대구, 부산에서 사회관, 수행관, 문화에 대한 주제로 매주 수요일에 쭉 이어질 예정입니다    

정토회가 그동안 관심을 기울여 왔던 불교와 사회 문제를 넘어서, 과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인문학적 물음들이 강연주제로 공개되었던 터라 많은 분들이 뜨거운 관심을 갖고 찾아오셨습니다. 오전에는 440여명의 분들이 서초회관 1, 2, 3층당에 빼곡히 앉아 스님을 맞이하였습니다. 첫 강은 <우주의 탄생과 물질의 근원>이라는 주제로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설명하는 각각의 원리와 이를 관통하는 원리와 최근의 이론을 얘기해주시고, 이러한 우주와 물질의 원리를 불교의 제행무상으로 풀어주셨습니다. 간간히 학창시절 배웠지만 기억에서 잊혀졌던 공식들이 스님의 입에서 줄줄이 나오는 걸 보고 대중들은 웃음을 터뜨리곤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백년만의 이상고온 현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신 후, 왜 이번에 불교와 관계없는 우주와 물질, 생명, 인간, 인류문화사, 민족의 역사, 정신 작용에 대해서 강의를 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우리가 무지를 깨우쳐서 지혜를 증득함으로써 내 인생을 보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산다는 불교의 근본 목적에 충실하게 응답하려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불교라고 이름 붙여진 것만 불교가 아니고, 무식한 사람이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도 불교고, 무지한 사람이 새로운 지혜를 증득하는 것 모두 불교라며,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코끼리 다리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시고, 단편적 지식이 갖는 오류를 피하기 위해 전체를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셨습니다.     

제한된 부분의 사실을 알음알이로 안다고 하면 지식이고, 제한된 범위를 넘어서서 통찰적으로 전체를 본다하면 지혜라 말할 수 있습니다. 지혜는 인도말로는 반야라 한다. 반야는 진실 그 자체(실상반야)를 뜻하기도 하고, 진실을 알아차리는 인간의 통찰력(관조반야), 진실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를 깨우쳐서 진실을 알도록 인도하는 그 힘(방편반야)을 일컫기도 합니다. , 세 가지 중에 두 번째인 통찰력을 지혜라 하고 세 번째인 중생을 교화하는 힘을 방편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지혜와 방편이 다 갖춰지신 분이다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지혜롭다면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통용되는 사실을 모든 부분에도 다 적용된다고 확대해석할 때 오류가 발생합니다.     

가끔은 여러분들이 종교에 대해 질문하는 것을 보면 세상에 대한 기초적 이해가 안 되어 사고가 편협하고 허황된 소리를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세상에 대한 이해는 중고등학교만 나와도 알 수 있는 것인데, 석박사를 하고도 의외로 중학교 수준의 기본지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은 학교교육이 갖는 엄청난 인력, 재원, 시간낭비예요.(웃음)

 

우리가 현대인으로서 보편적 사고를 하려면 적어도 5가지 - 물질, 생명, 정신작용, 인류 문명사, 민족사 - 에 대해서는 기초적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서양의 과학은 사실에 대한 확인 연구입니다. 천동설은 지구를 중심으로 달과 별과 해가 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것은 틀리지만 달이 지구를 돈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우리가 인식한 게 사실인 것도 있고 오류인 것도 있습니다. 이런 확인 작업을 해 나가야 합니다.”     

스님께서는 인식의 오류는 우리의 관찰 범위가 좁아서 생긴 것이어서, 관측수단과 교통수단을 이용해 관찰 범위를 넓히게 되고, 이로 인해 획기적인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을 통해 인류는 지동설이라는 사고의 대전환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구가 돈다는 현상은 밝혀졌지만 그 원리를 설명 못해 논쟁이 되었는데, 뉴톤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함으로써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또한 예전에는 종교가 우주 뿐 아니라 생명의 탄생에 대해서도 창조설로 설명했는데, 다윈의 진화론이 나오면서 이에 종지부를 찍었고, 신의 소리라는 것도 프로이드가 무의식을 발견하면서 기존의 종교적인 주장들이 허구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 발명 해 놓은 것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추어야 진리를 추구하는 불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교가 우화적인 얘기만 하면서 기복적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대중에게 전달되는 불교가 기복적으로 흘러온 것은 대중화하는 과정에서 대중의 의식 수준에 맞추어 교화가 쉽게 전달하려고 하다 보니 결과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깨우친다고 하는, 지혜를 증득한다고 하는 그 근본을 놓쳐버렸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것을 너무 전문지식화해서 지식의 편견으로 인해 지혜로부터 멀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인류가 지금까지 발견한 것 중에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자는 것입니다. 기본의 지식도 안 갖춰진다면 우리가 진리를 탐구하는데 큰 장애가 됩니다.”

소양이 부족한 우리들을 온갖 지혜와 방편으로 이끄시는 스님의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에 깊이 탄복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첫 강의 주제인 우주와 물질의 근원에 대한 설명에 들어가셨습니다     

고대부터 사람들이 물질의 근원이 무엇인지도 궁금히 여겨 원자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 그러다 근대에 와서 분자를 발견하고,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만물의 근원을 원자라고 하는 돌턴의 원자설도 나오고, 그러나 톰슨이 전자를, 러더퍼드가 원자핵을, 이어 양성자를 발견하고 뒤이어 중성자도 발견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양성자의 수에 따라 다시 원자번호를 매긴 것이 원소 주기율표라고 말씀하시며 해헤리베 부시노프네 나마알시 인황염알(H, He, Li, Be, B, C, N, O, F, Ne, Na, Mg, Al, Si, P, S, Cl, Aa)’을 읊으셔서 대중들은 한바탕 웃었습니다.     

전자, 양성자, 중성자까지 연구된 단계에서 큰 의문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거시세계는 중력으로, 미시세계는 전자기력(쿨롱의 힘)으로 전부 설명했는데, 엄청나게 작은 핵 안에 두 +전기를 띄는 양성자가 거리가 제로에 가깝게 붙어있으면 무한대의 척력이 작용하는데 이를 상쇄하는 힘을 설명하기 위해 핵력을 상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주에 존재하는 힘은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강력), 약한 핵력(약력) 4가지가 있고, 약력과 전자기력은 동일한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까지 왔는데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원리로 묶는 것이 통일장 이론이며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이어 물질의 구성과 우주가 운행되는 원리가 별개가 아니라며 거시세계의 이론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18세기 이후에 천체의 운행을 설명하는 기계적이고 유클리드 기하학적인 뉴튼의 이론이 초거시세계인 은하계에서는 꼭 맞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뉴튼의 이론의 모순을 보완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왔습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공간이 움직일 수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공간이 휘어지거나 팽창하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인데, 아인슈타인은 공간이 팽창할 수 있다는 자신의 상대성 이론을 확신하지 못해 우주공간에 대해서는 우주상수를 이용해 우주의 팽장을 부정하는 실수를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허블이 망원경으로 우주파장을 관측하다 우주팽창설을 내놓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과 허블의 관찰을 통해 우주팽창이론이 나오는 것과 같이 가정으로 성립된 이론을 관측으로 증명하고 그걸 다시 이론으로 증명하는 이 과정이 과학에서는 늘 반복이 되고 있습니다.       

다시 미시세계로 돌아가면, 중력으로 설명할 수도 없고 전자기력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핵력이라는 게 나오고 여기서 나온 게 양자역학입니다. 양자론의 대표로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이론이 있습니다.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양자론, 거시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상대성 이론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거시세계를 설명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역순으로 가면 시간, 공간, 물질, 에너지도 없는 무의 상태의 특이점으로 수렴이 됩니다. 그래서 우주는 무에서 나왔다고 하면, 우리가 생각할 때 말이 안 되지만 이론적으로는 이상할 게 없습니다. 우주의 진화는 결국 물질의 진화와 통합니다. 거시세계에 적용되는 상대성 이론, 미시세계에 적용되는 양자론 두개를 가지고 우주의 시원을 설명을 하게 됩니다.”     

이러면서 135~139억년 전에 무에서 탄생한 우주 탄생의 역사를 간략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진동하는 무에서 시작하여 급팽창 Inflation’빅뱅단계를 거쳐, 우주생성 38만년 단계에 물질이 탄생하고 우주생성 10억년 뒤에 초기은하가, 우주생성 17억년 뒤인 120억년 전에 우리 은하가 탄생, 46억년 전에 태양계와 지구가 완성되고, 38억년 전에 생명이 탄생했다고 하시면서 항성(태양)에서는 수소가 핵융합을 해서 헬륨이 탄생하고, 계속된 융합으로 탄소, 산소, 질소 이런 무거운 원자들이 만들어진 후 항성(태양)이 폭발하면서 흩어진 무거운 원자들이 모여 행성이 형성됩니다. 그래서 지구에는 생명의 근원인  DNA의 핵심물질인 수소, 탄소, 질소, 산소, , 황과 같은 무거운 물질이 많아 지구탄생 8억년 후에야 비로소 생명이 탄생하게 됩니다. 쿼크, 전자, 양성자, 중성자, 핵과 전자, 원자, 분자, 고분자, 아미노산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생명으로 발전이 되는, 물질의 근원과 우주의 근원은 현재로서는 거의 같습니다. 미시세계는 양자론, 거시세계는 상대성이론이었는데 이 두개를 통합하는 초끈이론이 지금 연구가 되고 있습니다.

태양계가 2000억개 모여 있는 것이 은하계. 은하계 지름이 10만 광년. 이런 은하계가 대우주 안에 1천억개 정도 있습니다. 이런 과학적인 인식이 있으면 금강경 읽을 때 이해가 쉽습니다. 이미 부처님은 우주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한한 우주, 무주한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상상이라도 했던 것입니다. 우주가 팽창된다는 것은 시작이 있다는 말입니다. 우주는 유한하지만 끝은 없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끝이 있으면 유한 하고 끝이 없으면 무한해야 하지만, 지구가 둥근 것처럼 공간이 휘어져있기 때문에 유한하지만 끝은 없습니다. 한쪽으로 아무리 멀리가도 끝나는 지점이 없습니다.”     

우주 탄생의 원리와 금강경의 우주가 하나도 배치됨이 없는 세계라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우주는 팽창이론, 빅뱅이론으로 설명됩니다. 빅뱅이론은 결국은 팽창한 공간을 역순으로 돌리면 수축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은 아주 작은 미시세계로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미시세계는 상대성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고 양자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양자론으로 설명한 게 빅뱅이론입니다. 팽창이론과 빅뱅이론을 적용해서 우주의 기본 모형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서 오늘 우리들도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반야심경 공부를 할 때도 나오는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이라는 이런 것도 거시세계, 미시세계에도 적용해야 합니다. 물질, 생명, 정신작용에도 적용해봐야 합니다. 하나의 법칙이 진리라면 통괄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내가 옳다고 주장할 때 나한테도 적용해보고, 상대편에게도 적용해봐야 합니다. 나한테 좋은데 상대편에게 안 좋으면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이런 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과학적인 지식마저도 지혜를 증득하는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인간의 지식적 한계를 넓혀 놓으면 이것을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불교와 연관하자면 첫째 연기법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물질세계와 미시세계, 거시세계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또 불교의 중요한 이론 중에 제행무상이 있습니다.  ‘무상하면 인생이 허무하다고 받아들이는데, 그런 뜻이 아니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그 어떤 것도 항상 하지 않는다, 변한다는 뜻입니다. 성주괴공, 생겨나고 머무르고 흩어지고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별이 형성되고 소멸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은 미시세계도 생성, 소멸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연관되고 변화해 가는 것입니다.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해가는 것입니다. 불생불멸이라는 것은 생한다, 멸한다가 아니다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멸이라고 인식하는 것이지 실지로 생멸이 아닙니다. 파도 하나를 보면 생기고 사라지는 것 같지만 바다 전체를 보면 파도가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바닷물이 출렁거릴 뿐입니다.

생명세계에 적용하면 생로병사. 물질세계에서 본다면 생명세계에서 죽는다는 건 원자의 조립과 해체의 반복입니다. 물질세계에서는 성주괴공, 생명세계에서는 생로병사, 정신세계에서는 생주이멸 합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존재라는 것은 털끝만큼 작은 존재이고, 미시세계에 보면 우리의 존재는 우주만 한 것입니다. 우주시간에서 보면 1년이라는 것은 찰라에 불과 하지만 미시세계에서 보면 1년이라는 것은 영원과도 같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만들어진 다중의 지혜를 수용해 내는 게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불교니 기독교니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진실인가하는 것입니다. 불교 안에 불교라는 이름을 갖고 전혀 불교가 아닌 것, 기독교 안에서도 기독교 이름을 갖고 기독교가 아닌 것이 있습니다. 불교, 기독교, 사회학, 인문학을 넘어서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인가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인류, 지성인들이 애써서 밝혀놓은 진실을 최소한도는 알아야 하고, 이런 지식이 수행의 기초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힌두교의 환생론이나 기독교적인 창조설은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것이 진실인양 얘기를 한다면 수행자로서도 맞지 않는 태도이고 현대인으로서도 맞지 않는 자세입니다.”    

스님께서는 오늘은 기본 가닥만 잡아 준 것이니, 도반들에게 이와 관련된 책을 꼭 보도록 권하셨습니다. 사진 많고 글씨는 주먹만한, 그런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을 통해서라도 우주와 물질에 대한 기본 인식은 하고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두 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진동하는 무에서부터 드넓은 우주공간을 종횡무진하며, 과학사에 등장하는 많은 이론들을 성주괴공의 원리로 꿰어 주신 스님의 귀한 법문에 도반들은 모두 뜨거운 감사의 박수를 보내었습니다.     

오전 강의를 마치고 점심 공양을 드신 후 130분에는 평화재단에서 행정처 관계자들과 내일 있을 전국 자원활동가 교육에서 진행될 전국 조직에 대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2시부터는 외부인사와의 만남을 가진 후 다시 정토회관으로 오셔서 오후에 있을 강의준비를 하셨습니다.     

저녁 730분부터 진행된 저녁강의는 생명의 원리와 생명작용에 대한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일찍부터 많은 분들이 오셔서 1층과 3층 법당을 꽉 채우고, 지하 공양간에서도 함께 스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420여명의 청중이 내뿜는 열기로 법당 안 공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생명의 역사도 우주의 역사와 동일하게 가는 것이지, 우주의 역사와 상관없이 생명의 역사가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구상에 생명이 나오면서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와는 전혀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라고 할 때 생명을 뭘로 정의할 것이냐, 어떤 것을 기준으로 생명이다 물질이다 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생명의 조건은, 첫째는 자기 복제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가 자기 같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종이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아메바는 단세포인데 분열해서 두개를 만듭니다. 이렇게 복제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종의 보존의 본능입니다.     

두 번째는 자기 개체가 보존되기 위해 소위 물질대사, 신진대사를 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자기 개체가 보존되려면 밥을 먹어야 합니다. 밥을 먹으면 그걸 분해시켜서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이 에너지를 가지고 또 단백질을 합성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에너지를 뽑아내는 작용, 소위 분해해서 에너지를 뽑아내는 작용을 이화작용이라 그러고, 에너지를 사용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작용을 동화작용이라 합니다. 그래서 자기를 유지시켜줘야 합니다. 이런 물질대사를 해야 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바이러스가 생명이냐 아니냐는 논쟁이 생기는 것입니다. 바이러스는 자기복제는 하는데 물질대사는 안합니다. 그러니까 생명과 생명 아닌 것의 중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복제기능은 종의 유지를 위해서, 물질대사는 자기 개체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복제의 핵심은 DNA(유전자)이고 물질대사는 아미노산을 가지고 단백질을 만들어내느냐입니다. 그러니까 이 두 가지 기능이 있어야 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생명의 정의에 대해 풀어 주시고, DNA 복제로 인공생명을 만드는 것은 생명을 가지고 번식시키는 방법에 속하는 것이지 생명의 창조는 아니라고 차이점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두 가지 생명탄생의 가설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우주에서 DNA 씨앗을 떨어뜨려서 직에 생명이 생겨났다는, 누군가 심었다는 이론과 물질의 화학반응이 겹쳐서 생명이 창조되었다는 이론이 있는데, 현재에는 지구 안과 밖으로 화학반응에 대한 생명형성의 근거가 발견이 되어 두 번째 이론이 더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생명의 모든 종은 하나님이 만드셨다는 창조론이 지배했으나,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환경에 유리하게 형질이 변경되면서 진화해 간다는 라마르크의 용불용설과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나오면서 종이 분화되고 변화해가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어 창조설보다는 진화론이 대세가 되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물질과 우주에 대해서도 90% 정도 밝혀지고, 생명에 대해서는 DNA가 밝혀지면서 80% 밝혀졌지만 아직 정신작용에 대해서는 20%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하시며 적어도 정신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덜 밝혀졌기 때문에 이러쿵 저러쿵 해도 됩니다. 그러나 물질과 생명에 대해 밝혀진 부분에 대해서는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천동설을 주장하면 허황되잖아요.

그러나 아직도 정신문제는 덜 밝혀졌으니까 영혼에 하나님의 성령이 들어왔다고 해도 아직은 유효합니다.  이것도 100년 못가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정신작용에 대해 빠르게 밝혀지고 있고 그러다보면 100년 안에 이런 종교를 진리라 말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환생론을 이야기하는 신앙도 마치 기독교가 천동설 창조설로 진리를 얘기할 수 없는 것처럼, 불교에서도 이런 신앙형태는 앞으로 존립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덜 밝혀졌으므로 아직은 존립되지만 그러나 진리를 공부하는 사람은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며 이치와 진리에 맞는 사고를 하라고 당부 하셨습니다.     

한 아이를 인공수정해서 낳으나, 결혼 전에 낳으나, 성폭행을 당해서 낳으나, 결혼해서 낳으나, 그 사람을 윤리도덕적으로 보면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수 있지만 생명의 원리에서 보면 하등 어떤 것도 성스럽거나 부정하다고 할 게 없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서 훌륭하면 되지, 아버지가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떻고, 인공수정이면 어떻고,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옛날에는 사람이 존중 받는 것이 혈통에 의해서 결정되었습니다. 왕족이냐, 여자냐, 남자냐 이런거에 의해서 귀천이 결정되어지는 그런 시대는 아버지가 누구냐가 중요했지만, 남자와 여자, 신체장애, 심지어 성적취향까지도 차별하면 안된다는 지금의 시대에 아직도 그런 걸 주장한다면 한심한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종교도 2600년 전에는 그 누구 아들이냐가 중요했지만 지금의 종교가 진리의 측면으로 나아가려면 이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훌륭한 인격을 가졌느냐가 중요하지 아직도 누구 아들이냐를 갖고 훌륭함의 징표로 삼는다면 그 집단은 어리석은 집단입니다.”     

스님께서는 특정한 종교를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밝히시고 우리가 이제는 진리의 측면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허례허식에 사고가 굳어 있으면 진리를 깨칠 수 없고 지혜를 증득할 수가 없으므로 특히 우리가 물질세계, 생명, 정신작용에 대해 이미 밝혀진 것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이해를 상식선에서 하는 것이 좋고, 그걸 어떻게 활용해서 행복과 자유로 나아갈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수행자의 관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돌연변이설, 환경적응설 등 여러 가지 진화에 대한 가설과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의 발견으로 진화의 원리는 아직은 완전하지 않지만 상당부분 밝혀지고 있다고 말씀하신 스님께서는 이제 지구상 생명탄생의 흔적에 대해 설명을 이어가셨습니다.     

화석을 중심으로 해서 연구한 생명탄생을 살펴보면 지구상의 생명의 흔적은 38억년 전 일부 암석에서 나타납니다. 지구의 탄생은 46억년 전이고 현재 지표에 있는 암석 중에 38억년 전 것이 있는데, 그 암석층에 탄소를 발견하면서 38억년 전부터 생명이 시작되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38억년전부터 54천만년전까지 326천만년이 지나도록 생명의 진화는 굉장히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54천만년 전 캄브리아기때 생명의 빅뱅이라고 할만큼 폭발적으로 다양한 층이 나타나게 됩니다.     

지구상에는 현재 200만종이 있는데 현재 남아있는 생물은 모두 현시점에서 진화의 최종단계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떤 동물도 진화가 덜 된 동물은 없습니다. 지구에 가장 잘 살도록 진화해 온 것입니다.  어떤 생물은 크게 변형 안하고 지금까지 온 게 있고, 어떤 생물은 변형에 변형을 거듭하면서 여기에 도달 한 것이 있습니다. 인간 쪽으로 온 건 발전한 거고 나머진 발전하지 않은 것처럼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갈라져서 나름대로 계속 발전해 온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들의 존재는 그렇게 조건이 맞았기 때문에 여기에 온 것입니다. 만약에 다른 조건이었다면 여기에 도달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수억 개의 정자 중에 하나가 난자와 수정해서 내가 태어낫듯이 태어나서 죽을 뻔 하다가 여기까지 온 것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성공인 것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최고의 성공입니다.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은 은하계 태양계 지구가 있어서, 이런 환경이 있어서, 이 속에 인간이 출현하고 인간이 있게 된 것은 다 그러그러한 조건이 맞아서 여기에 온 것이지 누가 조정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요행이라면 요행이고 기적이라면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며 스님께서는 두 가지를 피해야한다고 짚어주셨습니다.

하나는 인간을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한한 우주에서 크기로 보면 인간은 미세한 존재입니다. 또 이 무한한 지구의 생명의 역사에서 보면 인간종이 출현한 것은 끝에 있는 수준입니다. 인간을 과대평가해서 안됩니다.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종말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우주가 인간종을 없애려고 그렇게 애쓰는 것은 없습니다.” 하는 말씀에 청중들은 크게 웃었습니다     

땀 구멍속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에 빗대어 재미있게 종말과 번식에 대해 말씀해 주신 스님께서는 이세상의 조건과 환경 따라 특정한 종이 유리하면 번식했다가, 환경이 나쁘면 멸종하거나 소멸하고 그에 맞는 다른 종들이 번식해 나가면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공룡처럼 사람이 멸종한다면 아마 최고 미세한 바이러스에 의해서 멸종 할 수도 있고, 핵폭탄 터져서 멸종할 수도 있고, 교만해지면 스스로 파멸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이런 공부를 하게 되면 인간 존재, 자기존재에 대해서 겸손하게 됩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하지만, 5000년 역사에 이론을 남겨봐야 지구역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교만해지지 말아야 합니다. 특정한 지위, , 지식 나부랑이 갖고 교만하지 말아야 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인간에 대해서도 교만해지지 말아야 합니다. 넓게 보고 길게 보는 것이 지혜입니다. 이걸 보게 되면 욕심에 매달리고 자기 생각에 매달리던 것을 극복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 인간에 대해 과대평가 하지 말고 겸손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자기 존재에 대해서 자긍심을 가져라는 것입니다. 정반대얘기 같죠? 인플레이션 얘기 할 때 10-34승 초에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거에 비하면 1초는 길고, 1년은 아주 깁니다. 우리는 우주적인 시간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루라는 것이 굉장히 소중한 것입니다. 우주만큼 긴 시간이기도 합니다. 작은 세포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스스로 알아야 합니다. 존재가 살아 있다는 것이 굉장히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이 세상을 누가 만들었다, 지옥간다 지옥 안간다가 왜 관심사가 되는지? 죽어서 지옥간다 천당 간다 복 받는다 이런게 아직도 솔깃해요? 좀 정신 좀 차리세요. 도무지 그런 허황한 얘기에 왜 솔깃해요?” 라고 재미있게 그렇지만 따끔하게 욕심에 눈 멀어 허황된 소리인지 모르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결국 핵심은 정신작용에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작용의 기초는 물질과 생명입니다. 생명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안 먹으면 죽을 수 있지만, 조금만 정신을 맑게 가지면 100일 안 먹어도 살 수 있습니다. 제한된 범위 안에서는 정신작용이 생명작용을 거스를 수 있습니다. 이 제한된 범위 안에서 거스를 수 있다고해서 정신만 차리면 몸도 필요 없다고 생각해도 안 되고, 인간을 개나 소처럼 동물로 여겨서는 안됩니다. 그와는 다른 정신작용이 있기 때문에 이걸 잘 쓰면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시공간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내가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명작용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관절이 아픈데 3천배하면 안됩니다. 그건 어리석다고 하지 용맹정진이다고 안합니다. 몸을 함부로 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끄달려도 안됩니다. 물질을 무시해도 너무 매여도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삶의 중심을 잡고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서 이런 공부를 하고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도록 이러한 기본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한된 범위 밖에 이해할 수 없다시며 내가 불법에 들어오고 고마운 점은 과학지식을 받아들였을 때 평생을 믿은 종교와 충돌할 때 종교를 부정하면 과거가 너무 후회되고 과학을 부정하면 세상을 포기하는 손실이 컸을텐데, 이런 물질세계에 대한 연구나 생명에 대한 원리나 인류문화에 대한 고찰이나 이런 것들이 적어도 내가 배운 불법과 배치되지는 않았습니다     

연기사상을 봤을 때 물질, 우주와 생명도 모두 연기로 되어 있습니다. 결국 생명이라는 것도 단계로 보면 쿼크에서 소립자로, 소립자에서 원자로, 원자에서 분자로, 분자도 고분자가 되는 것이 생명의 기초입니다. 우리가 말한 이 단백질이 고분자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음단계로 생명의 근원이 되고 DNA가 형성되고, 세포가 되고, 세포가 몸을 구성하고 사람이 모여 인류사회를 구성하고 이 모든 것이 다 연기적인 존재입니다. 우리가 시간이 없는 세계로 가면 다른 차원이지만. 시간이 있는 세계에서는 무상입니다. 우주는 성주괴공하고, 생명은 생로병사하고, 정신작용은 생주이멸 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요!!!” 하시는 말씀에 청중들도 모두 공감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힘찬 박수를 보냈습니다.

두시간 동안 열강을 해주신 스님과 도중에 나가거나 들어오는 사람 하나 없이 법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열기로 달아오른 법당 안 공기는 강의가 끝나고도 한참을 식을 줄 몰랐습니다. 상식적인 것에 대한 공감대를 갖고 더 높은 얘기에 대해서 진척을 시키자는 스님의 마지막 당부말씀에 모두들 책 한권씩 꼭 보리라는 마음을 내며 돌아갔습니다.     

오늘 오전, 오후 강연을 모두 마치고 스님께서는 이전에 실무자로 활동하다 회향한 분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하루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은 대전에서 전국 조직자원활동가 교육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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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

너무나 좋은 강의 감사 드립니다.<br />대학 교양 강좌 시간에도 듣기 힘든 내용을 너무나 쉽게 명쾌하게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br />달라이라마 성하께서도 불법 = 과학 이다 라고 하신 것 처럼, <br />부처님, 스님 감사합니다.

2014-10-22 13:52:55

조도수

법륜스님이 권하신 책이름이 너므 궁금합니다 아시는 분 있으신 가요?

2014-05-16 00:02:53

insuginam

꼭 듣고싶은 강의였는데 시간이 맞지않아 못들었어요. 이렇게 자세히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 동영상도 꼭 보고 싶습니다. ^^<br />

2014-04-17 12: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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