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 3. 15. 열반재일 법회 및 대학생 캠프 즉문즉설

오늘 아침 730분부터 평화재단의 교육원장, 연구원장님, 그리고 각 부분 팀장님들과 함께 평화재단의 사업방향에 대한 회의가 있었습니다  

회의 후 잠시 박명송법우와 진로 상담을 한 후 11시부터는 열반재일 법회가 서초법당에서 있었습니다.  

38()은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날이고 315()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날입니다. 정토회는 출가하신 날(음력 28)부터 열반에 드신 날(음력 215)까지 8일 동안 부처님의 삶을 되새기며 부처님처럼 용맹정진을 해보자는 취지로 출가열반재일정진이 있었습니다.


오늘 15일은 열반재일이자 회향일입니다. 회향법문을 법륜스님께서 직접 해 주신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관악법당과 동작법당의 새벽 정진팀 분들도 함께 하셨습니다. 법회는 10시에 300배 정진을 하고 11시에 법문을 듣고 이후에 천도재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300배 정진을 하는데, 그 동안 들은 법문들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30년 동안 술 때문에 늦게 들어오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는 보살님께 우리 남편 술 많이 먹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라고 하셨다며, 마음 하나 바꾸면 해결이 되는데 왜 그리 어렵고 복잡하게 사느냐? 단순하게 살아라고 일갈하시던 대목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선불교의 스승님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깨달음을 얻고자 애쓰시던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어떤 스님이 이 무슨 물건이 들어오는고?” 하는 스승님의 질문에 간절하게 7년 동안 마음을 살펴 깨달음을 얻었다는 말씀도 기억이 납니다. 깨달음은 지식으로 얻을 수 없다며 평생 애써 공부해 어렵게 얻으려 하지 말고 마음을 바로 보아 단박에 가볍게 깨우치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11시부터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가 불기 2558년인데 이는 부처님께서 열반하신지 2558년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열반의 의미는 두 가지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열반을 증득했다하고, 쿠시나가라에서 돌아가셨을 때 열반에 드셨다고 합니다. 열반이란 빨리어로 립빠나이며 산스크리트어로 니르바나라고 하는데, 이는 모든 고뇌가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열반의 상태는 들뜨지 않고 고요하고, 어둡지 않고 밝으며, 맑고 가벼운 상태를 말합니다. 부처님은 돌아가실 때도 마음이 고요하고 맑고 가벼워서 털끝만큼도 흔들림이 없었다 하여 대열반이라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해탈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해탈했다, 열반했다라고 하는데, 해탈은 온갖 것에 매여 사는 것으로부터 즉,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는 뜻입니다. 이는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은 욕망에 속박받는 것입니다. 욕구가 성취되면 즐거움이 생기고, 성취되지 않으면 괴로워집니다. 욕망을 따르면 이렇게 고락이 반복되는데 이를 윤회라고 합니다. 쾌락주의의 반대가 고행주의인데, 이는 욕구가 괴로움의 근원으로 알고 이를 억제하는 것입니다. 욕구를 억제하면 스트레스가 발생합니다. 쾌락은 욕구를 따라가는 것이며, 고행은 욕구를 억제하는 것입니다. 둘 다 욕구에 매여 있는 것입니다. 그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럴려면 욕구를 따르지도 않고 억제하지도 않고 욕구를 욕구라고 알아차린다, 다만 바라본다 즉, 지금 여기에 깨어있으라는 것입니다."

이어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한 해 동안의 기록인 열반경의 내용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대장장이 춘다가 올리는 공양을 드시고 병을 얻으신 이야기, 죽음의 순간까지도 이교도인 수바드라를 깨우쳐 마지막 제자가 되게 하신 이야기에 이어 마지막에 제자들에게 남기신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아난다여! 여래는 육신이 아니라 깨달음의 지혜이다. 육신은 지금 너희 곁을 떠나지만 깨달음의 지혜는 영원히 너희 곁에 있을 것이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언제 들어도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는 말씀입니다. 이어 해탈, 열반을 하려면 수행도 욕심을 내서는 안되며 꾸준히 해야 한다며 덧붙이셨습니다  

마무리할 시간이 회향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8일간 용맹정진 해서 공덕이 많이 쌓였는데, 이것을 고통받는 중생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정진한 공덕마저도 세상에 돌려주고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눈뜨면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삶이 전개될까하며 기쁜 마음으로 일어나세요. 323일에 있는 입재식에 한명도 빠지지 말고 참석하시고 삼년동안 하루도 빼먹지 말고 기도하세요~.”  

서초법당을 가득 메운 200여명의 정토행자들은 큰 소리로 ~”하고 대답합니다.

이렇게 출가열반재일 법문을 마치고 점심공양을 하신 후 바로 대학생 캠프가 열리고 있는 속리산 알프스 수련원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신학기를 맞은 대학생들이 새로운 대학생활을 어떻게 임할지 생각해보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서 오후 340분부터 540분까지 법륜스님께서 150여명의 대학생 참가자들을 위해 즉문즉설을 해주셨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기대하던 프로그램이어서인지 스님말씀에 귀기울이며 경청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질문을 받기에 앞서, 스님께서는 다양한 삶의 자세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먼저, 진실을 궁금해 하며 연구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고, 모방(을 통한 학습)은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것을 타인의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지만 지식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고 지적하시면서 학습이 갖는 장점은 받아들이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항상 궁금해 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난 100년 동안 모방이 중심이 돼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맞다, 틀렸다, 오엑스(O,X)가 중요하죠. 궁금해 하면서 연구하는 건 오엑스로 답할 수 없어요. 사고가 닫히지 않도록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창조성이 생겨나게 됩니다. , 선생님이 학생이 한 말에 모순은 지적해 주되 답이 있다 없다는 말하지 않아야 창조적인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모방이 효과적인 시대는 이제 끝나갑니다.  그 동안은 서양문화를 모방하면서 열심히 따라가면 됐는데 이제 앞서가는 사람의 바로 뒤까지 따라 왔어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건 창조입니다. 우리에게 창조적인 역량이 있으면 현대문명을 극복해서 앞서 나갈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정체됩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과 저의 대화도 답이 없어요. ‘이건 이래야한다하는 정답이 없어요. 오늘 대화를 해보면서 이 상태에서 어떤 것이 나의 자유를 위해서, 행복을 위해서, 이익을 위해서 더 나은 길인가 함께 생각해봅시다.”   

스님께서는 또한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서 때로는 작은 손해를 볼 줄 알아야 한다면서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즉문즉설에서도 여느 20대들이 하는 고민들처럼 연애와 진로에 관한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아, 헤어지고 나서 다시 만나자는 전 남자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고민하는 여대생에게 스님께서는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내가 하는 것이며,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시며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만날지 말지의 선택은 상대방에게 맡기라고 하셨다.

연애를 하면 귀찮음이 따라올 수밖에 없어요. 그것은 상대의 요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 , 바다를 좋아할 때는 그것들은 요구가 따로 없어서 내가 가고 싶을 때 가면 되지만, 사람은 내가 만나지 말자 할 때 상대가 만나자 하면 나에겐 귀찮음이 되는 거예요. 항상 귀찮은 게 아니라 이 경우만 귀찮다는 거예요. 내 행동을 속박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동성친구 사귈 때도 똑같이 일어나요. 사귄다 하면 필연적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심리는 돈을 빌리고 돈을 안 갚겠다는 사람처럼 사귀면서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생각하고 상대방 의사를 존중 안 해요. 자기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가 내 삶에 장애가 된다 생각하면 외로움을 감수하고 사람 사귀는 걸 멈춰야 합니다. 그건 자기 선택이지 그 사람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에요. 애인이 있다고 좋은 것도, 없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선택의 문제니까 사귐을 선택하려면 그런 걸 수용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스님께서는 사람 간에는 상대의 자유를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 건 내 자유지만 내가 좋아하니 너도 나를 좋아해라고 요구 하는 건 독재에요. 상대가 나를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는 상대편의 몫이에요.  

요즘 여러분은 사랑이나 우정이 없는 거 같아요. 다 거래에요. ‘내가 이렇게 주니까 너도 그만큼 해라하는 건 사랑이나 우정이 아니라 그냥 상거래에요. 내가 부처님을 좋아하는 건 내 자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안 해주면 에이 기도해도 소용없다.’ 하는 건 거래지 신앙이 아니에요. 여러분은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건 내 자유이지만, 네가 나를 좋아하는 건 네 자유다. 상대가 노예가 아니니 상대의 자유를 존중해줘야 합니다.”   

다음은 진로 문제로 자신은 인문적 소양이 있는데 이공계가 더 넓은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이공계 전공으로 대학을 간 새내기의 질문이 이었습니다. 질문자인 새내기는 막상 대학 수업을 들어가자 자신 없는 수학·과학을 집중적으로 한다는 게 싫고 막막하다며 적성이 안 맞는 것은 노력으로도 극복하기 어려운지 묻는 질문자에게 스님께서는 

  

본인이 선택한 이공계를 계속 노력해서 극복해보는 방법이 있고, 포기하고 다시 문과 쪽으로 대학을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고 말씀하시며 선택은 질문자의 몫이겠지만, 이왕이면 기초적 수학·과학 공부를 노력으로 극복해서 이공계 전공이지만 인문학적 능력을 더한다면 그 분야의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본래 자기가 좋아하는 성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는 것 아니냐는 재질문이 이어졌고, 스님께서는 자신이 선택한 그 분야에서도 교육·강의 등을 통해 질문자의 발표 능력이나 재능을 살릴 기회가 충분히 있습니다. 기초학문수련정도의 수학·과학은 노력으로 극복될 수도 있으니 한 번 해보세요.”라고 격려하며 마무리해주셨습니다.

한편, 감정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대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친한 친구를 용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를 다시 보니 아닌 것 같다며 진정한 용서가 어떤 것인지를 묻는 질문자에게 스님께서는 용서한다는 말은 자기가 잘했고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용서할 것이 없습니다. ‘내가 널 용서하지 못하겠다와 마찬가지로 용서해줄게역시 다 내가 잘했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잘하고 잘못한 게 있는 게 아니에요. 서로 다를 뿐입니다. 진정한 용서는 용서해 줄 게 없을 때 진정한 용서에요. 그러니까 용서해주려고 하지 말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세요. 나하고는 세상 어떤 사람하고도 다릅니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하고는 왜 자꾸 싸울까요? 친구니까 너랑 나랑 생각이 같아야 돼라는 전제를 다는데 다른 게 발견되니까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다른 걸 인정하면 갈등할 게 없어요. 두 번째,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사람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이해가 되면 화는 안 나게 됩니다. 그러면 용서해야 할 게 없어요.”

  스님께서는 즉문즉설을 정리해주시면서 어떤 게 옳고 그르다가 아니라 사물을 이미 일어난 현실에서 선택하라고 하시며,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이것 때문에 저것 못한다 하지 말고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서 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녁식사를 한 뒤 715분부터 한 시간 정도 참가자들의 자유발언 시간이 있고 나서, 스님께서 그것에 대해 코멘트해 주시면서 930분까지 대학생들이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에 대해 4가지로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네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이제 어른이기 때문에 먼저 자립하고 자주적이어야 합니다. 아직도 자립하지 못하면 후원자인 부모님에 대해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보호자가 아니기 때문에 후원자로서 의견 참고만 하고 내가 인생의 주인이 되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둘째, 학생이기 때문에 겸손하게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청년은 패기는 있지만 아직 미숙합니다. 아직 아는 게 별로 없으니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시도해봐야 됩니다.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는 게 좋습니다. 안 된다고 너무 상처 받지 마세요. 미숙하니까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건 당연합니다. 어릴 때 가졌던 그 조그마한 생각으로 난 뭘 잘하고 못한다고 판단하지 말고 해보면서 알아가야 합니다.    

셋째, 학교 다니면서 책만 보는 건 대학생활의 일부입니다.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큰 자산입니다. 술 먹고 어깨동무하는 이런 친구가 아니라 성인과 성인으로 폭넓게 사람과 대화도 하고 어떤 일도 협력해서 같이 해보세요. 즉 대학은 밖에 나가서 직장생활하고 사회생활하는 하나의 연습장으로 동료, 선후배, 교수님과의 관계를 통해 인간관계를 연습하는 곳입니다. 인간관계를 피곤하게 생각하지 말고, 자산으로 남겨야 합니다.  

넷째, 사회의 구성원,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나라와 사회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사회 공공성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 전체 이익이 되면 나에게도 이익이 되므로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건설을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실현방법으로 기본적으로 투표를 해야 합니다. 최선, 차선이 없으면 최악을 막기 위해서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합니다.”라며 대학생으로서 생활할 때 이 4가지를 새기며 패기있게 생활해보도록 조언해주시면서 오늘 강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속리산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마치면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서울로 이동하셨습니다.  

내일은 통일의병 출범식과 JTS 시민학교 수료식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4

0/200

선용

글 잘 보았습니다_()_
그런데 스님의 마지막 결론 '셋째' 중에, '인간관계를 피곤하게 생각하고, 자산으로 남겨야 합니다.'에서 '인간관계를 피곤하게 생각하지 말고 자산으로 남겨야 합니다'가 아닐까요? ^^;

2014-03-17 18:43:30

주디

스님 법문 감사합니다.<br />작성자 이상주님 감사합니다.

2014-03-17 10:42:33

봄선

글 잘 보았습니다...청년들의 마음에 등불이 되어 주셨네요..._()_...

2014-03-17 10:38:58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