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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지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그전에 스님께서는 평화재단에서 2번의 미팅을 가진 후 정토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서울 정토회관에는 동지법회가 스님의 직강으로 이뤄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600여명의 대중들이 찾아왔습니다. 1층 법당은 법회 30분 전부터 빈자리 없이 꽉 차서 자리가 부족했고, 현관 입구에는 신발을 둘 자리가 없어 지하부터 2층 복도까지 신문지를 깔고 신발을 두어야 했습니다. 2층 강당과 3층 소법당에도 대중들이 꽉 드러찼습니다. 동지를 맞이하여 스님의 좋은 말씀을 듣고자 하는 대중들의 열기를 가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대중들에게 24절기 중에 하나인 ‘동지’의 수행적 의미에 대해 쉽게 풀이해 설명해 주면서 대중들이 수행 정진을 발심할 수 있도록 북돋워 주셨습니다.
“오늘은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입니다. 동지라는 전통 명절이 왜 불교 명절이 되었을까요? 수행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동지를 신년으로 쳤어요. 낮의 길이가 가장 짧았다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여서 그렇습니다. 오늘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지지만 오늘부터 당장 따뜻해지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더 추워져요. 동지를 지나서 한 달 만에 찾아오는 게 제일 추운 ‘대한’이지요. 낮의 길이가 제일 짧은 날은 12월 22일인데 제일 춥기는 1월말 2월초가 제일 춥습니다. 그것이 인연과보에 시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일 짧다는 말은 길어지기 시작한다는 말이고 제일 춥다는 말은 앞으로 따뜻해지기 시작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원리를 따져서 봄은 오늘부터 시작된다고 보는 겁니다. 동지가 지났다는 것은 봄은 올 수밖에 없지만 현실에서는 갈수록 더 추워집니다. 동지가 지났지만 실제로는 더 추워지니 현실에서는 따뜻해진다는 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수행과 관련이 있습니다. 오늘 발심해서 기도하면 오늘이 동지날입니다. 그것은 기도입재하면 앞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현실에서 내가 느끼는 건 얼마간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기도하다 그만둡니다. 기도를 시작했지만 현실은 좋아지는 게 아니라 더 나빠져요. 기도했기 때문에 나빠지는 게 아니에요. 그 전에 저지른 과보가 지금 돌아와서 나빠지는 것이지 기도를 해서 나빠지는 게 아니에요. 그러나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기도를 잘못해서 불행이 초래한 줄 잘못하고 대부분 기도룰 그만 두지요.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습니다.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습니다. 원인은 짓지 않고 결과만 바라거나, 원인을 모르니 결과를 원망만 하게 되는데, 지은 인연의 과보를 알면 원망할 일이 없습니다. 원망하는 것은 자기가 빚진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지은 과보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깊은 산속 깊은 바다 속에 숨는다 할지라도. 저축을 안 했는데 은행가서 돈 주세요 하면 안 준다 이 말입니다. 목돈을 얻기 위해서는 저축을 해야 합니다. 오늘 받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받습니다.
인연과보가 일어나는 데는 시차가 있습니다. 어떤 것은 즉시, 어떤 것은 한 달 뒤, 어떤 것은 다음 생에, 때로는 부모가 지은 걸 자식이 받기도 합니다. 이렇게 원인을 짓고 결과가 일어나는 데는 시차가 있습니다. 동지날 이후 이미 따뜻해지는 쪽으로 가지만 추위의 과보가 밀려오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추워집니다. 그래서 수행자에게는 동지가 중요합니다. 입재하면 동지입니다. 비록 과거에 지은 인연의 과보는 받지만 지금부터는 복을 짓기 때문에 언젠가는 복이 돌아옵니다. 이렇듯 백일기도 했다고 갑자기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자기 모습은 알게 돼요. 이건 내 탓이구나. 내 성질이 그래서 그렇구나. 이렇게 자신을 자각하기 때문에 고통을 자신이 이겨 낼 수 있게 됩니다. 천일 쯤 기도하면 춘분이 지나고 꽃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주위로부터 저사람 변하기는 변하네 이런 소리를 듣게 됩니다. 만일을 기도하면 운명이 바뀌어요. 사람 자체도 바뀌지만, 한 세대가 노력하면 세상도 바뀌어요.
이런 수행적 관점을 받아들여서 동지날을 기리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나에게 닥친 재앙들이 물러가라 한다고 내일부터 물러갈까요? 안 갑니다. 앞으로 백일은 따라 다닙니다. 평소에 나타나면 그러려니 하는데 기도를 하고 있는데 나타나니 기도를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기나 싶어서 기도를 그만 두게 됩니다. 그러니 입재하고 백일까지는 절대 멈추면 안돼요. 더 나아가서 꾸준히 3년은 기도해야 남들도 느낄 만큼 변화될 수 있습니다. 3년을 기도하면 이제 끝일까요? 그건 아니에요. 만일은 해야 됩니다. 만일을 하면 인생에 좋은 습관이 붙습니다. 수행을 안 하면 오히려 불편해져요. 하지마라 해도 하게 됩니다.
정토회는 수행만 하니 일반 절과 많이 달랐죠? 그래서 동지 기도를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수행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오늘부터 기도를 하셔야 됩니다. 그동안 살아온 삶도 반성하고, ‘지혜롭게 살겠습니다.’하고 발원도 하고, ‘지은 인연의 과보는 기꺼이 받겠습니다.’ 해보세요. 이런 마음들이 재앙을 쫓아주는 것입니다. 좋은 복을 바란다면 부지런히 복을 짓겠습니다 발원을 해야 하는 겁니다. 추운 날씨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오늘 같은 날 보시를 해야 됩니다. 또 한반도와 동아시아가 평화롭게 나아가도록 함께 손잡길 바라는 그런 마음으로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중들도 스님의 가르침대로 오늘부터 새롭게 입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수행정진 할 것을 다짐하며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법문을 마치고 스님께서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10분간 갖자” 고 제안하셔서, 스님과 대중들 모두 합장하고 관세음보살 염불을 일심으로 불렀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간절히 염원했을 것입니다.
오후에는 시민단체 대표, 활동가들 12명을 초청해서 송년모임을 함께 하였습니다. 동지팥죽을 곁들인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주 관심사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 남북한의 갈등, 남한내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어떤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국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한국내의 사회갈등의 현안들을 어떻게 해결하면서 남북관계가 통일이 될 수 있도록 현명하게 대응하는 것이 다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때이라는 것에 동의 하면서 이후에 어떤식으로 활동을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저녁7시부터는 정토회 방송연극문화예술인 모임인 ‘길벗’ 회원들과 함께하는 송년모임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한 해 동안 방송연극문화예술인을 위한 강연회를 매년 봄가을에 열어왔고 JTS 거리모금도 열심히 해왔던 길벗 회원들 모두의 노고를 진심으로 격려해주셨습니다.
오늘 길벗 송년모임에는 노희경 작가, 이금희 작가, 배우 한지민씨, 배우 박진희씨를 비롯해 김병조씨 부부, 성준기 감독, 방송작가 이성희씨, 김서호씨, 성현미씨, 만화작가 박경숙씨, 강두석씨 송명신씨 부부, 밴드 온더스팟의 리더 신궁씨, 배우 김병주씨, 신인배우 백승조씨, 한숙 길벗 대의원님, 전혜진 길벗 총무님 등 총 18명의 길벗 회원들이 참석하였습니다. 모두들 어제 명동에서 빈곤퇴치 거리모금을 함께 진행했는데 모금액이 무려 1천만원이 넘었다며 다들 기뻐했습니다. 특히 신인배우 백승도씨는 스님 앞에서 아이돌 음악에 맞춰 멋진 댄스를 두 곡 연달아 보여줘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한분 한분의 소개를 다 들으시고 스님께서는 길벗 회원들에게 이렇게 격려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마약하고 자살하는 연예인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줄일 수는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 문제에 도움이 되는 일을 길벗이 해주면 좋겠어요. 권력, 돈, 인기 이 세 가지가 인간의 욕망을 추구하는 건데, 돈 돈 돈 해도 그래도 돈 잃었을 때가 가장 충격을 덜 받는다고 합니다. 돈 잃으면 대부분 다 제 정신이 없는데 그것보다 더 충격이 큰 것이 높은 지위에서 떨어졌을 때입니다. 늘 높은 데 있다가 밑으로 떨어지면 잘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것이 인기가 떨어졌을 때 인 것 같아요. 돈이나 지위는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서 어른이 되어서 얻어지는데, 인기는 대부분 20대 아니면 30대에 얻습니다. 오를 때는 빨리 오르고 떨어질 때는 한꺼번에 너무 빨리 떨어지고 하니까 충격이 큰 것 같습니다. 자기 발견이 없으면 굉장히 힘든 상황이 될 수 있거든요. 오르지 못해서 고통이고, 또 내릴 때 너무 급격히 내려가서 고통이죠. 이런 때일수록 길벗 모임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개인별로 다 상담해주기는 어렵더라도 정기적인 미팅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해서 고통 받는 연예인들에게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싶어요.
두 번째, 저희들이 하는 수행과 사회적인 실천활동 이런 것들이 널리 퍼져나가게 하는 일은 정치권력의 힘을 빌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써서 광고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대부분 자원봉사를 통해 해 나가니까 대중화를 위해서는 작가나 연기자, 언론인 이런 분들의 자원봉사가 굉장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정토회에서는 좀 더 대중화를 위해서 인터넷방송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쌍방 소통이 될 수 있는 방송을 해보려고 하는데 아이디어도 많이 내어주시고 기여도 많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인기와 연관되어 있는 여러분들은 무엇보다 자기 수행이 중요합니다. 작지만 사회실천도 할 수 있는 길을 조금씩 열어나가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길벗의 적극적인 활동을 바랍니다.”
길벗 회원들을 대표해서 노희경 작가님도 “스님께서 이렇게 송년모임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특히 노희경 작가님은 “길벗이 생기고 10년 동안 단 한 번도 법회에 빠진 적이 없어요. 제 인생에서 평생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은 모임 하나가 있다는 건 큰 자부심” 이라며 앞으로도 길벗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다짐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런저런 덕담을 많이 나누어주셨습니다. 송년모임을 마치고 나서는 함께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길벗이 생긴 지 올해로 10주년이 되는 해인데 이를 기념할 수 있는 사진을 스님과 함께 찍을 수 있어 기쁘다며 다들 좋아했습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스님께서는 참석한 한분 한분에게 직접 인생수업 책을 사인해서 선물로 드렸습니다. 배우 한지민씨와 박진희씨도 스님으로부터 책을 선물 받고 무척 좋아했습니다.
내일부터는 정토회 공동체에서 생활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3년에 한번 있는 10일간의 휴가기간입니다. 스님께서는 쉬지 않고 매일 일정이 계속되지만, 실무자가 없으므로 스님의 하루는 당분간 쉬겠습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는 여러 교회를 방문하시기 때문에 희망플래너님이 소식을 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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