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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8시부터 서울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인생수업’을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7시30분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제1부시장, 제2부시장, 정무부시장, 행정국장과 조찬을 함께 하셨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의 주요 현안에 대해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고, 스님께서는 특히 지방 분권의 강화 필요성에 대한 스님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아침 8시가 되자 400여명의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대강당에 모여 북적였습니다. 9시 출근인데 스님의 강연을 듣기 위해 다들 1시간씩 일찍 출근을 한 것입니다. 혹시 강제 동원이 되어 온 사람들이 아닌가 궁금했는데, 행사 담당자는 “모두 자발적으로 신청해서 온 사람들”이라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또 “보통 외부인사 초청 특강을 하면 200명 정도 참석하는데 오늘은 400여명이 참석한 걸 보니 스님의 인기가 대단하다” 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인생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편안하게 물어보세요. 시장님이 이 자리에 계시지만 시정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으면 이야기해 보세요. 제가 미리 시장님에게 양해를 구해 놓았거든요. 저는 아픔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만 답변해 드립니다.” 라고 말씀하시며 손을 들어 질문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같은 직장에서 상하 관계로 일하는 분들이 함께 모여서 그런지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분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스님께서는 “이럴 줄 알고 서면으로 미리 질문을 받았다”고 하시며 미리 제출한 질문 하나씩을 읽어가며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총 6명의 질문에 대한 스님의 대답이 이뤄졌습니다. 자녀에게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은데 어떡하면 좋은지 묻는 분,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아직 없는데 육아로 힘들어하는 주변 분들을 보면서 아이를 갖는 것이 두렵고 부담스럽다는 분, 일과 가정을 어떻게 양립해야 할지 묻는 분, 이제 막 공직에 들어선 새내기 공무원인데 상사에게 꾸중을 들으면 그것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고 마음에 상처로 남아 고민이라는 분, 사전 전화 한 통 없이 불쑥 찾아온 민원인들이 말도 안 되는 억지논리로 고함을 지르며 떼를 쓰고 심지어 행패를 부리기도 해서 화가 난다는 분, 시골에 남겨진 홀어머니 때문에 늘 마음 한 구석이 무겁다는 분 등 다양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두 번째 질문인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고민인 분의 질문에 답하시면서 보육 정책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강조해주셨습니다. 박원순 시장을 비롯 많은 공무원들이 스님의 제안에 큰 박수를 보내며 깊은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아이를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키우려면 3살 때까지는 엄마가 아이를 전적으로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앞으로 갈수록 정신질환이 늘어나게 됩니다. 시청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해주려면 아기는 엄마가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보육정책은 아기를 어디에 맡기면 돈을 지원해 주는 방식입니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엄마와 애기를 분리시키는 정책을 지금 하고 있는 겁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아기는 투표권이 없고 엄마한테 투표권이 있어서 그래요. 이것은 엄마를 위한 정책이지 아기를 위한 정책은 아닙니다. 보육 정책의 목표는 아기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어야 하는 것이지 엄마가 얼마나 편리한가에 있으면 안 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아기는 엄마로부터 사랑받고 싶어 합니다. 할머니로부터 사랑받고 싶어하는 게 아니에요. 태어나서 아기가 가져야 할 자연적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심리가 불안한 아이가 되기 쉬워요.
그래서 첫째, 여성 직원들을 위해서 3년 유급휴가를 줘야 합니다. 그러나 재정이 도저히 없다면 1년 유급, 2년 무급 휴가라도 줘야 합니다. 그것도 어렵다면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그것도 어렵다면 애기를 없고 출근하는 직장 문화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이 건강해야 하잖아요. 만약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아기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일 시간이 되면 젖을 다 먹일 때까지 시민들도 줄을 서서 기다려 줘야 합니다. 왜냐하면 옛날에는 아기가 개인의 아기였는데, 이제는 우리 모두의 아기가 되는 시대가 되어버렸어요. 사회가 돌봐야 한다는 쪽으로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변화가 없이는 아이들의 정신질환이 급격하게 확대되는 문제를 막아낼 재간이 없습니다. 사회적 여건이 그것도 해줄 여유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엄마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기를 키워야 합니다. 여성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아기한테서 뺏어오지 말고 회사나 직장과 싸워서 그 아이를 돌 볼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나가야 합니다. 아이한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됩니다.”
시청 직원들 모두가 스님의 보육정책 제안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자, 사회자도 꼭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며 화답했습니다.
스님께서는 혹시 지금 즉석에서 질문하고 싶은 분 있는지를 다시 물으셨고, 두 명이 더 질문을 했습니다. 50대 남성분은 “집사람이 갱년기가 와서 짜증을 많이 내는데 어떻게 하면 집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지?” 물었고, 어떤 분은 공개적으로 질문하기가 곤란했던지 쪽지로 질문을 적어 스님께 전했습니다. 쪽지에는 이렇게 질문이 적혀 있었습니다.
“부지런하시고 열심히 일하시는 시장님 덕분에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 합니다. 특히 시장님이 이런저런 요청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시장님의 요청사항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요?”
시청 직원들이 너무나 공감 가는 내용이여서 그런지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맨 앞줄에 앉아 있어서 답변이 쉽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스님께서는 활짝 웃으시면서 이렇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선거 제도를 갖고 있지 않습니까? 시장님이 시민들을 위해서 일을 많이 해주기를 원해서 시민들이 일 많이 하는 시장님을 뽑은 거잖아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시장님 때문에 못 살겠다 하는 게 아니고 시민들 때문에 못 살겠다 하고 있다는 걸 아셔야 해요. 이게 힘들면 다음에는 시민들에게 별로 열심히 일하지 않는 시장님을 뽑으라고 하면 으시면 돼요. (청중 웃음)
그런데 시민들과 시청 공무원들의 요구가 일치할 수가 없잖아요. 여러분들의 처지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열심히 일해 주는 시장님을 원하고, 여러분들은 똑같은 월급을 받을 바에야 일을 좀 적게 하는 것을 원하고, 각자의 처지가 이해는 돼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시장님 탓을 하지 말고 시민들 탓을 하셔야 돼요. 시민들이 일을 적게 하는 시장을 원하면 여러분들이 시민들 덕을 좀 볼 것이고, 시민들이 일을 많이 하는 시장을 원하면 시민들로부터 월급을 받으니까 거기에 응해서 열심히 일을 해줘야 합니다. 그러니까 시민들의 선택을 존중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시장님은 평생을 이렇게 부지런히 살아오셨기 때문에 그런 시장님의 습관을 쉽게 고치기가 어려울 것 같으니 인정해 주세요.
그런데 시장님은 그렇게 부지런히 살지만 나는 그렇게 못 살겠다 하신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 적당하게 받아들이시고 하는 건 하고 못 하는 건 야단 좀 받으시면 돼요. 그러면 승진 점수가 좀 낮게 나오겠죠. 점수를 좀 낮게 받으시면 돼요. 그러다가 다음 시장님이 오실 때 다시 회복을 하시면 되니까요.
제가 말씀드리는 요지는 시장님 때문에 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타겟이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장을 뽑은 것은 시민들이 원한 것입니다. 또 이런 분이 갖는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면 다음에는 시민들이 또 다른 시장을 뽑겠지요. 그런데 시장을 잘 못 뽑았다 하면 누구 잘못이에요? 시민들 잘못이 되잖아요. 내 마음에 안 든다고 시민들 잘못되었다고 하는 게 되는 겁니다. 시민들이 선택한 걸 우리가 존중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이 잘 못 선택했다고 하는 건 민주주의에 반하는 겁니다. 어떤 상황이든 이런 시장님을 시민들이 선택했다면 이것을 수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장님의 문제로 보지 말고 지금 시민들이 이런 시장님을 원하고 있다 이렇게 받아들이세요. 여러분들은 시민들 덕분에 먹고 살잖아요. 그러니까 남은 기간은 이런 시장님을 모시고 부지런히 일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스님의 답변이 너무나 좋았는지 직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뜨거운 박수를 보내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도 답변에 만족했는지 크게 웃었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시청 직원들이 스님 앞으로 몰려들어 책 사인을 요청했습니다. 몇몇 분들에게 사인을 해주시고 사진 촬영 요청에 몇 차례 응하신 후, 강연장을 빠져 나오셨습니다.
오전 11시부터는 정토회관에서 서울정토회 송년법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저녁부에서 주관한 송년법회가 열렸습니다. 스님께서는 송년의 의미에 대해 강조하시며 대중들에게 이렇게 법문해 주셨습니다.
“수행자는 나날이 새날이고 나날이 새해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특정한 날을 정하고 끝을 맺으면서 살까요? 인간이 살기 쉬우라고 이렇게 정했습니다. 나날이 똑같은 날이면 어떤 오류나 실수가 있어도 그걸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해요. 그런데 사람은 빚을 계속 짊어지고 가기 싫잖아요. 세상에서는 범죄 기록도 몇 년마다 한 번씩 털어버리잖아요. 그래서 날짜를 정해놓고 이 날짜를 기해서 지나간 것은 다 털어버리라는 취지입니다. 그러고 나서 처음 하듯이 새로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털어버리는 것은 언제가 가장 좋아요? 죽을 때입니다. 죽을 때 가만히 보세요. 좋아하는 사람이나 미워하는 사람이나 다 잊어버리고 가라고 하지요. 이 세상에서 있었던 일 다 털어버리고 딱 빈 마음으로 저 세상으로 가서 새로 시작하라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들 이사 갈 때도 다 털어버리고 가고 싶죠? 이사를 갈 때나 이것 저것 털어버려지지 그냥은 털어버려지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빚도 가끔씩 청산하잖아요. 이렇게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자 이런 의미가 있어요.
송년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올해 것은 다 털어버리고 내년에는 새로 시작한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올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상처받은 일이든 기쁜 일이든 연말을 보내면서 다 털어버려야 돼요. 그리고 새해에는 새로 시작합니다. 돌아보면 사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많이 있죠. 그러나 다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겁니다.
그런데 다 털어버리고도 빙 둘러보면 다시 주워 갈 것이 있어요. 작년 것 중에서 주워 갈만한 것이 있더라도, 일단 먼저 버리고 나서 다시 주워 가야 합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실 안 주워 가는 게 제일 좋지만, 그래도 우리는 중생이니까 몇 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다 털어버리고 몇 개는 주워 가도 괜찮아요. 이렇게 하라고 송년회를 하는 겁니다. 술 먹으라고 송년회 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친구 지간에 원수 진 사람이 있으면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털어야 되니까 악수를 해야 돼요. 오늘까지만 미워하고 내일부터는 미워하지 말아야 해요. 여러 가지 상처 있는 것도 오늘로 정리해 버리세요. 올해가 뱀띠 해 였으니까 뱀이 허물 벗듯이 다 털어버리고 새해에는 새롭게 시작해 봅시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그 무엇이든 한해를 보내면서 다 놓아버리고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을 합시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때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최소한 3일은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365일 새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습니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마음 자세를 잘 가다듬어서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래서 옛부터 정초기도를 하는 겁니다.
올해 1년을 돌아보면 이런 저런 활동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잘한 게 뭘까요? 첫째, 안 죽고 살아남은 것입니다. 올해 안 죽고 살아남은 사람 손 한번 들어보세요? (모두 손 번쩍 듬) 올해 죽은 사람 수십만명 되겠죠? 거기에 안 낀 것만 해도 굉장한 일을 하셨어요. 둘째, 팔이나 다리가 부러져서 병원 신세 안 진 것만 해도 큰 일 하셨어요. 병원 신세 진 사람은 그런 가운데도 안 죽고 살았다 이렇게 생각하셔야 하고요. 올 한해 교통사고 안 나고 한해를 보냈다, 저는 이것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고가 나도 열두 번 더 날 상황인데 그래도 큰 사고 안 나고 한해를 보냈습니다. 대성공입니다.
넷째, 사람이 살다보면 괴로울 일이 많이 있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올해 이런 일 겪은 사람 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다들 잘 사신 거예요. 그런 일 있더라도 부처님 법 만나서 별 것 아니다 하며 이겨내었다면 그것도 대성공이에요. 오늘 성공한 사람 많네요. 이렇게 몸 건강하고 마음 건강하면 이보다 더한 복은 없습니다. 올해는 아주 축복 받은 해입니다. 그 외에 소소한 것들, 즉 결혼하려다가 못했습니다 이건 더 좋은 사람 만나려고 그런 겁니다. 마음에 안 들어서 헤어졌다 그건 앞으로 더 괴로울 일이 있을 것을 미연에 방지한 거예요. 여러분들이 죽고 싶다고 해도 그거야 말로 지나놓고 보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입니다. 여러분들 나이 들어서 숨 넘어갈 때쯤 돌아보면, 누구하고 결혼했다 이런 게 별로 중요할까요? (청중 웃음) 사실은 지나놓고 보면 다 별거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맨날 목숨을 겁니다. 이런 깨달음은 내년에도 잘 주워서 가야 합니다.
한해를 마무리할 때 이런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 순간순간에는 난리를 피웠는데 지나놓고 보니까 별일 아니구나. 이런 것을 미리 알면 얼마나 살기 좋을까요? 제가 어릴 때 구슬치기해서 구슬 따는 데에 사활을 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 때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다면 집에 갈 때는 구슬을 다시 다 친구들에게 돌려줬겠죠. 지금 잘 한 것이 나중에 돌아보면 잘 한 것이 아니고, 지금 손해 난 것이 나중에 돌아보면 꼭 손해난 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가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그 땐 잘 몰랐는데 돌아보면 잘 보여요. 그게 문제예요. 이런 경험을 몇 번 해보면서 그 노하우를 가지고 지금 바로 그걸 알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수행의 과제가 ‘지금 여기 깨어 있어서 있는 그대로를 보라’입니다.
화내고 짜증 낼 때도 ‘1년이 지난 뒤에도 돌아보면 이 일이 과연 짜증낼 일일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짜증낼 일이 아닐 거예요. 그 순간을 보낼 때는 그렇게 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별일 아니구나, 이것을 한해를 보낼 때마다 몇 번 경험하면 바로 그 순간에 ‘이거 별거 아니다’ 라고 알게 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면 덜 괴로워하고 덜 근심걱정하고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년 이렇게 털어버리는 연습을 해야 진짜 죽을 때 잘 털 수 있어요. 해마다 잘 연습하면 죽을 때도 잘 털고 갈 수가 있습니다. 아무 연습을 안 하면 진짜 털어야 될 때 못 털게 됩니다.
어릴 때 성추행 당했다, 부모가 고등학교까지 밖에 안 시켜줬다, 이런 것들을 상처로 짊어지고 있으면 스스로에게 유익하지 않아요. 그런데 뭣 때문에 그걸 움켜쥐고 있으세요? 움켜쥐면 자기만 손해입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에요. 버려야 해요. 뭐가 좋다고 간직하고 있어요? 털어버려야 된다. 그렇게 자기를 가볍고 편안하게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송년을 맞아서 이렇게 다 털어버리시기를 바랍니다.”
스님께서 송년의 의미에 대해 명쾌하게 말씀해 주시니 대중들도 모두 마음이 기뻐졌습니다. 한해를 돌아보니 상처 입고 힘들었던 일들 많았는데,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지나놓고 보니 별 일 아니었구나’ 하며 털어버릴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그러면서 스님께서는 한해동안 수고해주신 서울정토회 대표님, 총무님, 서울제주 지부장님, 전국 법당의 봉사자 분들, 해외 법당에 계신 분들을 비롯 각각의 소임자들을 한 분 한 분 소개하시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법문이 끝나고 서울정토회에서는 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선물과 꽃다발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 드리는 감사의 편지도 읽고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서울정토회의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영상을 시청하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많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수많은 정토행자들을 영상 속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2부 법회에서는 부서별 장기자랑, 불교대, 경전반 학생들의 재미난 공연들이 펼쳐졌습니다. 오늘 서울정토회는 온통 잔치집 분위기였습니다. 그동안 수고한 도반들을 격려해주며 마음도 함께 훈훈해지는 오늘이었습니다.
내일은 불교계 활동가들과 송년모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