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11.24. 전국대의원 대회 마지막날

오늘도 어제에 이어 계속 전국대의원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모든 회의가 마무리 되고 2시부터 회향식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회향법문에서 지난 3년간 대의원으로 활동해온 분들에게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건네면서 이렇게 격려해 주셨습니다.

“정토행자 만일결사 중 제7차 천일결사에 들어와서 대의원제도가 처음 도입되었고, 지난 3년동안 여러분께서 설립취지대로 잘 해 주셨습니다. 첫해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좀 우와좌왕 했던 해였고, 두 번째 해는 자리를 잡아가던 해였고, 세 번째 해는 원래 설립취지에 맞게 대의원의 역할들을 잘 해주셨습니다. 이번 3년동안은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의 실험기간이었습니다. 실험해보니 우리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문제들도 발생해서 아마 다음 8차 천일결사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반영되어 개선된다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21년 전에 30년 기간동안 우리가 이땅에 정토세상을 만들어 보자고 큰 원을 세우고 만일결사를 출발했습니다. 이제 3분의 2가 지나고 3분의 1이 남았습니다. 30년이라는 세월이 말은 쉽지만, 만일이라는 것은 우리 한 세대의 전 생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전 생애를 바쳐서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세상에서도 보기드문 일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때로는 세상을 거슬러 가면서도 이 길로 달려왔습니다. 처음 원을 세울 때는 뜻은 있었지만은 정말 이게 달성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한 쪽 구석에는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씨는 뿌려졌고, 어렵게 싹이 텄고, 지금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제대로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야 할 과정이 남았습니다.

우리가 씨앗을 심을 때는 많은 목표가 있지만 간추려 보면 2가지입니다. 하나는 불교인으로서 이 땅에 불교를 새롭게 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한번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2600여년 전에 부처님께서 처음 이 법을 설하실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참신함을 주고 희망을 주었겠습니까?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소식이었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었습니다. 또, 부패한 사람들, 관념속에 있던 사람들, 권위주의적인 사람들에게는 날카로운 채찍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의 불교는 우리가 불교인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날카로움도 참신함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원을 세운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고목나무의 늙음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씨앗을 심고 새로운 나무를 키워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작지만 고목나무가 쓰러질 때 그것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우리는 정말 부처님 법대로 하는 바른 불교를 해보자고 시작한 것입니다. 또,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쉬운불교, 삶속에서 작동하는 생활불교를 해보자고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전국 읍면동 단위마다 이런 법을 중심으로 해서 수행하는 단체가 하나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해서 전국 읍면동에 법당을 마련하고, 그것을 중심에 서서 이끌어갈 법사를 양성해 내자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작게는 가족부터 크게는 인류 지구공동체까지, 특히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민족 공동체인데, 이 민족 공동체가 지난 1000년 동안 강대국의 그늘에 묻히고 짓밟히면서 늘 고난을 겪어왔고, 그래서 민족에 대한 자긍심도 없이 약소국가로 살아왔습니다. 특히 근대 100년에 이르러서는 아예 식민지로 전락했고 해방되자마자 분단되어 동족끼리 전쟁까지 치루었고, 그 후유증으로 같은 민족이 서로 원수가 되어서 증오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런 현실에서 과연 개인의 수행만으로 참 행복을 얻을 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나 개인의 자유와 행복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자유와 행복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민족공동체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작은 기여라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고, 둘째 분단이 극복되고 통일이 되어야 하고, 셋째 자주적 통일 민족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 일에 우리가 중요한 마중물이 되어보자고 하는 원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공동체가 민족공동체만 있는 게 아니라 지구공동체, 인류공동체도 있으니까 그 공동체의 과제인 환경문제, 절대빈곤퇴치문제도 함께 해결하자는 것이었지요. 이 환경, 빈곤퇴치,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셋 중에 우리가 좀 더 이번 만일에 집중해야 할 것은 통일문제이고, 다음 만일에는 환경과 빈곤퇴치에 우리가 큰 역할을 해야겠다고 해서 환경, 빈곤퇴치문제도 과제로 삼고 출발을 했습니다.”

이렇게 스님의 법문을 통해 대의원들 모두 처음 만일결사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원을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스님께서는 우리가 세운 만일결사의 원을 가지고 7차 천일결사까지 우리가 진행해 온 일들을 다시 짚어주셨습니다.

“우선 우리 개개인이 자유롭고 행복해야 된다라고 하는 불교의 가르침, 소위 수행이라는 이름으로 상구보리해서 성불하는 길과 우리가 사는 공동체를 아름답게 가꿔 나가는 소위 하화중생하여 정토를 건설하는 두가지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수행을 통한 자기 변화와 사회 실천활동을 통한 사회변화가 우리 정토회 설립 목표이고 방향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그리는 정토의 내용을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이라고 표현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실천활동은 수행,보시,봉사를 골간으로 잡았습니다. 이제 지난 7차까지 오면서 제가 볼 때는 작지만 기본 틀은 갖추어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방향성도 어느정도 정비가 되었고, 끌고 갈 법사단도 준비 되었고, 대중주체도 어느정도 형성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수행을 지도하는 법사와 행정을 담당하는 대중부의 역할분담도 이루어졌고 다시 대중부 가운데 실천운동을 해 나갈 행정담당분들과 그것의 방향을 찾고, 감독 할 대의원의 역할분담도 지난 7차년도에 어느정도 이루어졌습니다.

또 지난 3년 동안 정토회가 있다라고 하는 것을 전국 시군구마다 다니며 강연을 하면서 이제 알 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알렸습니다. 또 팟캐스트와 유투브를 통해서, 책을 통해서, 희망편지 앱을 통해서 대중적 지지기반은 어느 정도 조성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추슬러서 실천적 활동을 하게 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아직 남기는 했지만, 적어도 기초는 마련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 시군구에 법당이 다 만들어지고, 그러면 각 시군구가 책임을 지고 읍면동에 수행모임을 만들어 형편이 안되는 곳은 법회로, 되는 곳은 법당으로 간다면 우리가 세운 원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막연했다가 이제 가능성이 보이고 있고, 잘하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좀 부족하다면 대중을 끌고 갈 중심인력, 정토행자라고 말할 수 있는 이 부분의 교육이 아직 많이 부족하여 정토회가 확대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수도 아니고, 돈도 아니고, 사실은 잘 훈련된 신심있는 주요활동가들입니다. 이런 인력양성이 제대로 안되면 정토회가 커지면 커질수록 오히려 제힘에 눌려서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 정일사 교육을 통해서 겨우겨우 해오고 있지만 8차 천일결사에는 문경수련원의 역할이 초심자를 위한 수련기능이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역할로 전환되어야 하겠습니다. 즉, 정토회의 골간이 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이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연수원, 중앙교육원이 필요한데, 지금은 교육공간 마련도 안되어 있습니다. 이것만 뒷받침이 되어 준다면 정토회 운동이 전국적인 확산도 가능해지고, 법사 양성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두 번째 우리가 넘어야할 큰 과제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평화통일 문제입니다. 그냥 우리가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갖고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주변 정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통일에 불리해져 가고 있습니다. 통일을 하려면 민족사회에 통일을 추진할 강력한 통일주도 세력이 있어야 합니다. 남한 안에서 통일을 주도해서 갈만한 사회집단이 형성되어 주어야 합니다. 통일한국을 달성하려면 그런 구심체가 있어서 그것이 남한 사회의 중심이 되게 하고 북한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어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데 지금 그 구심이 없다보니 통일이 지지부진해서 통일의 구심력보다는 오히려 강대국의 원심력이 우리에게 더 크게 미쳐서 이대로 가면 남한은 안보상의 이유로 한미일군사협력체제에 들어가고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해서 중국의 그늘로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예상됩습니다. 그러므로 남한 안에 통일을 주도해 나갈 구심력 형성이 가장 시급한 큰 과제입니다. 이것을 만들어내야 통일의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7차 천일결사를 마무리 하고 8차 천일결사와 그 이후의 정토회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알려주셨습니다.

“올해가 정토회가 창립이 된지 25주년이 되는 해이고, 인도 수자타 아카데미가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이렇게 씨앗을 틔우고 자라게 한 데에는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의 노고가 많았습니다. 정토활동을 하면서 가정주부로서 남이 못할 일을 해냈고 가족의 저항에 부딪히면서도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우리가 산다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해탈을 할려면 길거리에 핀 풀 한포기처럼 그냥 사는 것이 필요합니다. 밥 한 숟갈 먹고 살면 된다며 딱 놓아 버려야 해탈하지 무엇을 움켜지면 해탈하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대승보살의 원인데, 우리가 정토라고 하는 원을 세우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초지일관 밀고 나가야 원이 성취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라고 하는 것처럼 원을 실현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언젠가는 주위사람들이 감동을 하게 됩니다. 사익을 위한 것이라면 주변의 비난을 받지만, 공익을 위한 것은 처음에는 비난을 받다가도 나중에는 주변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게 됩니다. 간절한 기도는 막판에 가서 기적이 일어나듯이 갑자기 원이 성취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정토세상을 만들겠다는 원으로 개인사, 가정사, 인간의 욕구를 극복하고 여기까지 온 여러분들이 장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거나 지쳐서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힘을 모아서 이 장애를 돌파 해나가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수행적으로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되 대승적으로는 불퇴전의 원력으로 밀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들이 세운 이 원이 반드시 성취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현재 당면한 우리의 문제점도 집어 주시면서 우리가 다함께 다시 나아가자고 격려해주셨습니다.

“7차를 회향하면서 8차의 기초를 마련했는데, 대의원대회에서 논의되는 것을 보면 과거에 연연해서 논의하다보니 계속성의 측면에서는 좋은데, 전환이라는 측면에서는 장애가 되는 것 같습니다. 3개월 동안의 휴식은 준비만 잘되어 진다면 8차년도에 필요한 일종의 역량을 축적하는 기간이 됩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지위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대중이 ‘봉사해주세요.’라고 하면 무슨 봉사라도 하면 되는데 왜 우리가 세운 원을 실천하는 이일을 못하겠어요? 기꺼이 하면 됩니다. 그러나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밀어주는 이런 마음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중생심이 남아있지만 우리가 세운 원을 생각한다면 개인이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으시고 8차에 임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회향기간동안 임시직으로는 업무를 계속 해 나가면서 개인정진을 더 하셔서 내년 봄에 더 힘찬 모습으로 만나도록 합시다.”

 

오늘 전국대의원대회는 3년 동안 수고해 온 대의원들이 대의원의 자격으로 하는 마지막 회의였습니다. 참여한 80여명의 대의원들은 8차 천일결사를 기약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습니다.

내일은 군산, 광주 조선대, 전남대 강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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