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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5시경에 두북에서 문경정토수련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영남권 가을 불교대 특강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는 도중에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수련원에 도착해서 바로 특강수련에 들어갔습니다.
불교대생들이 그동안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지에 미리 작성해서 제출한 것을 스님께서 읽으면서 답을 해주셨습니다.
불교대생들은 이제 불교에 입문해서인지 계율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불살생계를 배웠는데, 일상에서는 알게 모르게 행해지는 살생에 대해 많이 궁금했었나 봅니다. 그 외에도 왜 의식을 하는지, 반야심경을 왜 독송하는지 등 아주 기본적인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제출된 질문지중 모두 18개를 모두 읽고 답을 해주셨습니다. 3시간 30분동안 쉬지 않고 했지만, 모든 질문에 다 답할 수는 없었습니다.\
살생을 하지 말아야 되는데 생활하면서 나도 모르게 살생을 하게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매운탕 집을 운영하면서 물고기를 살생하게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유치원에서 추어탕을 주거나 어탕을 줄 때 직접 손질해야 해서 살생을 하게 되어 절에 가서 1000배도 하고 참회 기도도 하는데 더 좋은 참회방법이 없는지, 인간이 보기 좋게 하기 위하여 정원수를 다듬는 건 좋은 일인지, 오계 중에 술먹지 마라 거짓말 하지마라고 하는데 지키기 어렵지 않을까하는 고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의의 거짓말도 하지 말아야 되는지, 수련장의 몸 마른 부처님은 언제적 부처님이신지, 주문처럼 들리는 반야심경의 뜻을 모르고 낭송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토불교대학에서 여러 가지 의식을 하는데 뜻도 모르고 왜 하는지도 모르고 절도 왜 하는지도 모르는데 이런 것을 줄이고 간략히 하여 학습 시간을 늘리는 게 더 낫지 않은지, 색즉시공의 공과 색의 뜻이 무엇인지, 12연기와 제법무아의 뜻이 어떻게 되는지, 계정혜 삼학이 무엇인지, 죽음이 두려울 때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두려움이 사라지는지, 삼보에 귀의한다 했는데 그 중 승에 대해서 이해가 안가는데 어떤 뜻인지, 사치 하지 말라 가무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아직 젊어서 안하기는 그렇고 하기도 그렇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기독교에서는 믿기만 하면 된다고 선교하는데 불법은 어떻게 전법하는게 좋은지, 태어날 때부터 가진 업식이라는 것이 있는지, 정말 업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는 것인지 등의 사소한 질문부터 그 의미를 묻는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에 대해 스님께서는 하나하나 세세하게 답을 해주셨습니다.
예정된 3시간을 넘어서까지도 답을 했지만, 모든 질문자들의 질문을 다 소화할 수는 없었습니다.
3시간 30분 동안의 특강을 마무리 하면서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불법을 공부하는 목적은 첫째 해탈, 열반입니다. 해탈이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속박 받지 않고 구애 받지 않는 참 자유를 말합니다. 열반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괴로움이 없는 진정한 행복을 말합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져 버리니까 열반이 되면 전생, 내생, 천당, 지옥 어디에도 구애받음이 없는 것입니다.
자유로운 상태로 가기 위해서는 첫째, 마음이 작용하는 이치를 먼저 깨우쳐야 합니다. 둘째, 이치는 아는데 잘 안됩니다. 왜냐하면 습관화가 안되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화 내면 안 좋다는 것을 아는데도 애만 보면 성질이 나고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고칠려면 연습을 해야 합니다. 과제를 가지고 잔소리가 튀어나오려고 하면 ‘내가 업식에 끌렸구나, 안해야지’ 하고 결심을 해야 합니다. 실패를 거듭하다가 자신한테 벌도 주고 하면 고쳐집니다. 이것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난 안돼라고 하면서 주저 앉으면 안됩니다. 꾸준히 연습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하루에 열 번 화냈는데 다섯 번 화를 내면 좋아진 것입니다. 화를 안내는 것이 목표지만 출발 선상에서 보면 잘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출발선상을 되돌아보며 만족할 줄 알고 목표를 보면서 부족한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수행자입니다. 출반점만 보면 안주하게 되고 목표만 보면 절망하게 됩니다. 출발점을 되돌아 보면서 내가 좋아지고 있다는 자긍심과 목표점을 보면서 내가 아직도 멀었다 하는 부족감을 함께 가지고 꾸준히 수행해 나가야 합니다.
불교대학을 듣는 것은 이치를 아는 것입니다. 듣기만 한다면 그것은 지식에 불가합니다. 알기는 많이 알지만 내 삶에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치도 알아야 되기 때문에 불교대학에서는 자세하게 이치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치만 알아도 해결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은 안됩니다. 이치만 알아서는 해탈에 아무 도움이 안됩니다.
해탈에 이르기 위해서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연습 방법 중에는 첫째 마음 나누기입니다. 마음 나누기 안하려면 뭣 때문에 이렇게 모여서 하겠어요? 인터넷으로 혼자 공부하면 되죠.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것은 불교대학의 한 요소일 뿐입니다. 나누다 보면 배운 이치가 습득이 됩니다. 같은 법문 들어도 각자가 느끼는 것이 서로 다릅니다. 여러 명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사람마다 다 느낌이 다르네' 하면서 서로 다름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떤 때는 내가 얘기 하고도 창피할 때도 있죠. 그러면서 공부가 심화됩니다. 나누기는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연습도 되고 말하기 연습도 됩니다. 말을 하면서 자기 마음을 드러내는 연습이 되는 것입니다. 표현 연습, 들어주기 연습이 되는 것입니다. 남편 얘기를 전에는 못 들어줬는데 이제는 들어주기가 되잖아요. 이게 까르마를 바꿔나가는 과정입니다.
거리모금을 나가면 팜플렛 하나 나눠 주려고 해도 창피하잖아요. 이것은 지적수준이 높을수록 더 못합니다. 내가 나 아닌 것으로 나를 삼고 있구나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봉사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공부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봉사를 하면서 자기 변화가 옵니다. 그래서 그것을 느끼게 하려고 강제적으로라도 연습하게 하는 것입니다. 정토회 다니면서 바뀐 남자들도 많습니다. 이런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이런 종합적인 교육을 하는 곳이 불교대학인 것입니다. 여기 오면 얘기만 듣고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절도 해야지, 예불도 해야지, 이건 문화적으로 안맞는 것입니다. 문화적으로 안맞는 것이 카르마입니다.
불교 공부는 교리에 대한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내가 이럴때 업식이 이렇게 작용을 하는구나를 알고 그에 따른 실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공부인 것입니다. 이렇게 교과 과정 속에 여러 가지 수행과제를 더 넣고 빼고 해서 정교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정토불교대학 과정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어떤 교과과정은 거부 반응이 있지만 한번 해보세요. 거부 반응도 공부거리입니다. 해봤는데도 이건 아니다 하면 건의하세요. 지금은 배우는 과정이라 건의할 것을 뒤로 미루고, 해봤는데도 안되면 마지막에 건의를 해보세요.”
스님께서는 이렇게 불교대학 과정과 불교대학에서 우리가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짚어주시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특강이 끝난 후 점심을 먹고 다시 대전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3시부터 천일을 준비하는 위원들, 중앙사무처장, 정토회 대표 등과 함께 다음 8차 천일결사의 사업과 조직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3시에 시작된 회의는 오후 7시 가까이가 되어서야 마쳤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오랜만에 스님과 천준위 위원들, 그리고 일부 실무자들은 함께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돌아 온 후 스님께서는 대전법당에서 업무를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내일은 대전 강연과 원주 교사 멘토링이 있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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