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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인천 강연을 마치고 두북으로 이동해서 오늘 새벽에 두북에 도착했습니다. 10시부터는 두북정토 수련원에서 두북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잔치가 있었습니다. 두북마을 어르신 잔치는 일년에 2번, 봄․가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로 봄에는 어르신들과 함께 사찰순례 나들이를 가게 되고, 가을에는 두북정토 수련원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두북정토 수련원의 오른편에 있는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어서 수련원을 한층 아름답게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두북마을 어르신 잔치는 정토회 대구, 경북지부에서 준비하고 진행해 주었습니다.
10시가 되어가자 미리 오신 분들도 있었지만, 수련원 주변 마을의 어르신들은 지팡이를 짚거나 유모차를 끌고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두북 어르신 약 200여명이 참석하여 예상했던 인원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강당이 조금은 복잡한 가운데, 스님께서는 먼저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한 후 어르신들을 위한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보통 절에 가면 관세음보살을 많이 부르는데, 왜 우리가 관세음보살을 부르는지에 대해 아시냐고 물으면서 관세음보살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옛날에 인도 남쪽 바닷가에 한 장자가 살았는데, 그에게는 7살, 5살난 아들 2명이 있었는데, 갑자기 부인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장자는 두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울 사람을 찾아 가난하지만 착한 여인을 구하여 다시 결혼을 하였습니다. 보통은 결혼하여 자기 아이가 생기게 되면 전처의 자식들을 소홀히 대하기가 쉬운데, 이분은 자기가 낳은 아이보다 더 잘 돌보았습니다.
어느날 장자가 멀리 떠나고 나서 새 부인은 이 모든 행복이 아이들 때문에 생긴 것이라 생각이 되어 아이들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러다 문득 저 아이들이 다 커 버리면 내가 필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또다시 가난한 사람으로 내버려지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이 들면서 다시 옛날 가난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설마 남편이 나를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남편은 나에게는 관심이 없고 아이들에게만 관심이 있는데, 아이들이 크면 모든 재산을 다 저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새 부인은 저 아이들만 없으면 모든 재산이 다 나와 내 아이 것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아이들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하고 며칠 고민한 후에 바다 저멀리 무인도에 버리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직접 노를 저어어 무인도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버리고 돌아왔습니다. 무인도에 버려진 아이들은 엄마를 부르며 찾아도 대답이 없자, 아빠를 불렀으나 아빠도 대답이 없어서 다시 생모를 불렀지만 생모도 답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불러도 아무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5살 동생이 먼저 형 무릎을 베고 죽고 그 후 7살 아이도 죽게 되었는데, 이때 원한에 사무치기보다는 ‘내 양 어머니도, 내 아버지도, 내 어머니도 이렇게 부르고 불러도 답이 없고, 우리가 이렇게 불러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니 결국 아무도 나의 고통을 모른다. 도대체 누가 나의 고통을 알 수 있겠는가? 나 또한 이 세상에서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이런 고통속에서 아우성치며 몸부림 쳐도 우리 눈에 안보이고 안들리면 알 수가 없구나. 나는 죽어서 누구든지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있으면 다 듣고, 다 보고 그들의 고통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원을 세웠습니다. 죽어가는 순간에 원수 갚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내 이름을 부르면 나는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는 원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관세음보살이 된 것입니다.
관은 뭐든지 다 본다는 뜻이고, 세음은 세상의 소리를 다 듣는다는 뜻으로 누구든 간절히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다 보고 다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라며 관세음보살을 왜 부르는지를 이야기 해주면서 어르신들에게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도록 하고 스님께서는 어르신 한분한분 성함을 불러주면서 축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이번에 나온 ‘인생수업’이라는 책이 어르신들께 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었다고 하시면서 어르신들 덕택이라며 오히려 감사드리며 오늘 하루 맘껏 드시고 편히 노시라고 인사드렸습니다.
법문을 마친 후 어르신들은 자원활동가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공양을 맛있게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여러방으로 나뉘어 식사하시는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식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불편한 것은 없으신지 살폈습니다.
오늘 참가하신 분 중에는 스님께서 초등학교 1-2학년때 담임선생님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 이학교의 선생님으로 계셨던 82세의 최숙선생님께서도 함께 참석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사물놀이패가 흥을 돋우며 신나는 놀이마당을 마련했습니다. 두북마을 어르신들은 비록 연세가 들어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도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어깨춤을 추기도 했고, 또 앉아서라도 장단을 맞추기도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장구의 장단에 맞춰서 신나게 노래를 하기도 하면서 하루를 흥겹게 보냈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면서 스님께서는 내년 봄 나들이때는 어디로 갔으면 좋겠는지 어르신들께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놀이패가 어르신들 돌아가시는 걸음이 가볍도록 민요를 부르고, 장구로 흥을 돋우었습니다.
그리고 자원활동가들은 돌아가시는 어르신들에게 작은 선물을 마련하여 손은 비록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볍게 하였습니다.
비록 오늘 하루였지만, 두북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두북마을 어르신 잔치를 모두 끝내고 스님께서는 그동안 빡빡했던 일정 때문에 운동을 하지 못했고, 제대로 걸어보지도 못했다고 하시면서 태화강 상류인 가메들 골짜기를 산책했습니다.
탑골로 가는 가메들 골짜기는 단풍이 산허리 밑으로 내려오고 있으며 길가에 단풍들도 제각각 다른 색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했습니다.
양지바른 곳에는 때아닌 개나리와 철쭉이 피어있기도 했습니다. 봄꽃과 단풍을 한꺼번에 보고 산책길을 마무리 하고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대구, 양산 부산대 병원, 김해 강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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