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5.22. 동대문구, 서초구 강연

아침 7시에 조찬모임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전 주일대사 최상용 교수님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면서 최근 일본 정치인들의 침략부정, 위안부 모독등 망언분위기에 대해 우려하면서 앞으로의 한일관계, 동아시아 평화정착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다음에는 3층 강당에서 통일의병모임에서 강의를 마친 조민박사님과 한중정상회담, 미중정상회담, 북한의 중국특사 파견등에 따른 한반도 주변의 안보정세와 통일에 미치는 영향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로 제1000차 깨달음의 장이 마치게 됨으로 기념으로 999차, 1000차, 1001차에 참여한 80여명의 수련생에게 줄 기념품 책에 일일이 사인했습니다.
 

오후 3시에는 동대문 구청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동대문 구청에서 진행하는 명사초청 특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동대문구에 사는 주민들 약700여명이 참석해서 구청강당을 꽉 메웠습니다. 오늘 강연은 장애우들도 함께 하고 있었고 다른 강연과 다르게 수화를 통역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강연전에 동대문 구청장님과 만남이 있었습니다. 구청장님과 지역 주민의 참여를 더 이끌어 내고 의식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또,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위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어야 하는지, 유지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현장에서의 장단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유흥렬 구청장님의 인사말에 이어서 스님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질문에 들어갔는데, 아이가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이 엄마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서 고민인 분, 투병중인 어머니와 둘이 사는데 가장으로서 부담을 느낀다는 젊은 청년, 검찰수사관인데 정말 나쁜 사람까지도 받아줘야 하는지 고민인 되는 여성분, 불교의 전법을 위해 불교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들이 일이 잘 안풀려서 고민인 할머니등 다양한 계층의 분들이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었습니다. 

특히 검찰수사관인 여성분은 민원전화를 상담하는 일을 주로 하는데 억울한 피해자가 전화가 오면 감정이입이 되어 친절히 잘 안내가 되는데, 성추행등 나쁜 피의자의 전화상담이 오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전화를 끊고 싶어지는데, 3-4년 후에는 자신이 직접 조사도 해야 하는데 피의자를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질문자의 그러한 감정은 이해가 되나 나쁜 피의자들도 법에 보장된 권리는 보호해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경찰관이 도둑을 쫓다가 다리를 다치면 의사가 고쳐줘요? 안 고쳐줘요? (고쳐줍니다) 그러면 도둑이 도망가다가 다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치료해줘야 합니다.)

깡패가 여자 머리를 때리다가 여자는 머리를 다치고 깡패는 손을 다쳤다면 그 깡패의 손을 치료해줘야 하나요? 나쁜 놈이니까 치료하지 말아야 하나요?(....)

도둑놈이 물건을 훔쳐서 징역 1년을 살아야 하는데, 잘못되어서 징역 10년을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둑도 자신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었다고 항소할 권리가 있어요? 없어요? (있어요) 

의사라면 다친 사람을 이념에 관계없이, 조건없이, 차별없이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의사의 의무라면 법조인은 이세상의 어떤 사람도, 종교가 다르더라도, 신체장애가 있더라도, 동성애자라더라도, 간첩이라고 하더라도 법에 의해 주어진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었다면 그 권리를 찾도록 변호해 줘야 하지 않나요?(예) 

질문자의 지금 감정은 이해는 되지만, 법의 정신에는 맞지 않습니다. 감정으로 할거면 법이 왜 필요합니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하면 되죠. 옛날에는 전쟁이 끝나고 전장을 둘러보면서 아직도 안죽고 있는 적병이 있으면 확인사살을 합니다. 또, 성을 점령하면 그안에 있는 부녀자와 어린아이까지도 다 죽여버립니다. 왜냐면 적들도 옛날에 우리성을 점령했을 때 우리 가족을 다 죽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전쟁을 하더라도 전쟁에 직접 관계가 없는 아녀자나 어린아이는 죽이지 않습니다. 감정으로는 죽이고 싶겠지만, 전쟁에 직접 관계가 없는 사람은 서로 죽이지 말자고 합의를 했습니다.

 

적십자 정신은 설령 적군이라 하더라도 부상을 당해서 공격 능력이 없으면 치료를 해줍니다. 또, 포로로 잡히면 밥도 먹여주고, 잠도 재워주고, 보호해 주다가 전쟁이 끝나면 송환하는 것이 UN의 인권정신입니다.

질문자처럼 생각하면 법이 왜 필요한가요? 감정으로 하게 되면 보복을 하게 되니까 징벌을 하더라도 감정으로 보복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들이 남에게 맞았다고 하더라도 그냥 가서 보복을 하면 안되고 고소를 해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에 의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감정이 앞서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있지요. 그러면 문제가 생깁니다. 보통사람은 감정에 치우치기 쉬운데, 법을 전공한 사람은 감정을 넘어서 법 정신에 의해서 처리해야 합니다.  

질문자는 전혀 법을 모르는 사람 같으니까 법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으면 안되겠으니 아예 사표를 내세요.”라고 스님께서 웃으며 농담을 섞어서 말씀하시자 대중들은 모두 재밌다는 듯이 크게 웃었습니다. 스님은 다시 “당신 같이 감정에 치우치면 법이 왜곡됩니다. 판사의 감정에, 검사의 감정에, 판검사의 신념, 믿음에 따라 왜곡되는 거죠.

아무리 나쁜짓을 해도 법에 정해진 만큼만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입니다. 법에 정해진 것보다 더 과하게 받으면 부당한 것이 되지요.  

윤리나 도덕을 지키는 것은 좋지만, 윤리나 도덕적 판단으로 처벌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지은 죄 만큼 법에 정해진 대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 사람이 성추행범이라고 하더라도 감정으로는 죽여버려야 할지 모르지만, 그 사람을 봐주자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도 법에 정해진 만큼만 처벌을 받아야지 감정으로 해서 그 이상 처벌을 받으면 안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법을 잘 몰라서 3년형 받을 것을 5년형을 받았다면, 당신이 변호사라면 그사람이 3년 받도록 도와줘야 하나요? 도와주지 않아도 되나요?(도와줘야 합니다).



그런데, 살인이나 도둑질, 성폭행등 나쁜짓을 했는데도 법조인에게 돈을 많이 준다고 죄가 있는데도 없다고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런일이 있기 때문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생겨나지요. 이런일이 많아지면 사람들이 법을 안 지키게 됩니다. 높은 사람들은 권력을 이용하고, 돈이 많은 사람들은 돈으로 빠져나가고, 돈 없는 사람만 죄받는다고 생각되니까 아무리 위에서 법질서 확립을 이야기해도 법질서가 제대로 확립이 안되는 것입니다. 법이 만인앞에 공평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법이 공평하게 집행되기 위해서는 법을 잘아는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나쁜짓을 한사람도 변호사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 사람이 자기 한 짓은 10년형을 받아야 하는데, 법에 무지해서 20년형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죄를 없도록 만들어주자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현행법에서 보장된 권리를 갖도록 도와주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반드시 범죄인이라 하더라도 자신에게 불리하면 그 말을 안할 권리, 즉 묵비권이 있는 것입니다.”  

질문자는 그동안 가져던 고민이 해결되었는지 환한 목소리로 크게 “많이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함께 듣고 있던 참석자들도 모두 웃으며 크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동대문 강연을 마치고 바로 서초동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차안에서 고구마 1개 먹고 급체를 했는지, 더 이상 드시지 못하고 가스활명수를 마시고 손을 땄습니다. 

이어서 7시부터 서초구민회관에서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서 준비한 희망강연 ‘방황해도 괜찮아’가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전에 스님께서는 서초구청장님, 서초구청 불자회장님, 그리고 서초구청관계자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강연이 청년들이 중심이다 보니 서초구에 있는 대학이야기, 요즘 젊은 청년들의 상황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서초구청장님은 강연전 인사말씀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때는 법륜스님을 뵙고 조언을 받고 있으며 큰 스승님으로 모시고 있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함께 자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저녁강연에는 청년들이 주체라서 참석자의 대부분이 청년들이긴 하지만, 장소가 대학가가 아니고 일반인이 접근하기가 좋은 곳이다 보니 40대 이상 되신분들의 참석도 꽤 많았습니다. 

오늘 질문은 주로 젊은 청년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 연애에 대한 고민, 직장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성격에 대한 고민등을 털어놓았습니다. 

30대 초반의 한 여성분은 열심히 살아왔는데, 요즘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길거리 풀같이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삶은 끝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허무함이 찾아온다며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길거리풀이 아무도 안 쳐다본다고 자살하는 거 봤어요? 인생이 풀 같으면 자살할 이유가 없죠. 인생에 의미를 찾으려다 의미가 없으니 죽고 싶은 거죠. 사는 것이 필요해서 살고 필요 없으면 죽나요? 육신의 작용은 그냥 사는 것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거예요. 살고 있는 몸뚱이를 뭐 때문에 죽이려고 해요?

허무함은 정신질환입니다. 질환은 치료를 받아야지, 질환에 따라가면 안됩니다. 병을 내버려두면 죽게 되는 것입니다. 정신질환의 원인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육신의 병에서 오는데,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다던지 해서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치서 일어나거나, 다른 하나는 마음의 상처가 심해서 즉, 의식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생겨나기도 합니다. 

남이 볼때는 내가 평범한 사람인데, 자기 스스로는 자기를 고상하고 비범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거예요. 자아도취라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고상하게 그려진 자아에서 현실에 존재하는 자기를 보면 자기가 마음에 안들어요. 생긴것도, 성격도, 목소리도, 하는 짓도 마음에 안드는거예요. 자기는 고상해서 화도 안내고, 짜증도 안내고, 미워도 안해야 되는데, 현실의 자기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짜증도 내고, 미워하고, 그래서 자기가 못마땅해요. 자아의식이 자기를 못마땅해 하면 자기가 부끄러워져요. 점점 심해지면 하잘 것 없는 자신을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요.

 

자아의식과 현실의 자기 사이에 간격이 너무 많이 벌어지면 이런일이 일어납니다. 우리들 대부분 현실의 자기보다 자신을 더 높게 생각하는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이런 우월의식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현실의 자기가 못마땅해지고 열등의식이 생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자아의식이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으면 현실의 자기가 발전을 해도 자기 목표 설정에 못 미치게 되기 때문에 자기에 대한 불만이 계속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아의식을 버리고 현실에 있는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합니다. 자기의 현존하는 조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노력하면 성장하는게 보여서 자긍심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자기를 끌어 올리는 것이 수행이 아니고, 허상인 자아의식을 버리는 것이 수행입니다.

실재로 우리는 한포기 풀과 다름 없는 존재입니다. 존재는 그냥 있는것이지, 이유가 있어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자꾸 왜 살지?하고 의문을 가지면 답이 없기 때문에 종착역은 자살이 되기가 쉽습니다.  

사는데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는 거예요. 왜 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면 삶이 긍정적으로 변해 갑니다. 괴롭게 사는 것보다는 즐겁게 사는 것이 나으니까요. 수행자는 삶이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우치게 되면 오히려 삶이 자유로워 지는 것입니다. 삶에 대한 환영을 버리는 것이 마음공부입니다.”라고 우리가 수행자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주셨습니다. 왜?가 아니라 어떻게?로 살아야 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 강연 후 사인회를 마치고 평화재단으로 돌아왔습니다. 북한전문가들과 함께 북한특사의 중국파견, 미중정상회담, 한중정상회담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데, 자칫 잘못하면 분단고착화로 갈 위험이 있어 통일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이 좀 더 주도적으로 이 변화의 국면을 통일에 유리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12시가 다되어 정토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경북도청 직원 대상 강연과 포항 강연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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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법륜스님의 말씀을 듣고 인생을 다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고마움을......늘 생각하며 깨어 있도록늘 수행하겠습니다....^^

2013-05-28 08:47:34

^^^^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저도 자꾸 되뇌여 보겠습니다 ..ㅜ

2013-05-25 23:58:38

김홍주

편히 쉴틈은 고사하시고
식사조차도 편히 못하시며
깨우침을 전해주시는 스님께....자신이 부끄럽고 감사드립니다.

2013-05-24 15: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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