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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산, 거제, 통영, 창원정토법당에서 스님 법문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4군데 법회를 할 때는 법문만 마치면 바로 나가야 하고, 밥도 바쁘게 먹고 얼른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마산정토회는 마산 어시장 주변 큰 길가 3층에 있습니다. 스님을 모시고 들어가니 자원봉사자들이
스님을 반가이 맞이했습니다. 30여분 일찍 도착했더니, 스님께서 쉴 수 있도록 방을 따뜻하게 데워놓고
과일과 떡과 차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번 주말에 있을 행사와 이사회 등 점검할 업무가 많아서
계속 서울과 통화하느라 바쁘셨습니다.
법문을 시작할 때는 뒷자리가 좀 비었더니, 꾸준히 사람들이 왔습니다. 어제 법문을 했던 밀양, 김해에서도
활동가들이 와서 참가를 했습니다. 정토회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진하고, 불교대학 다니고,
정토회 자원봉사를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개인적인 문제, 활동을 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질문했습니다.
백일출가를 한 후 지금도 저녁반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 분은 어떤 직장을 다녀야 할지 물으면서
옳다, 그르다는 분별이 많고 현실을 외면하면서 어려울 때 도망치는 업식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물었습니다. 작년에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주간에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분은
시부모님이 계신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해가 뉘엿뉘엿 져야만 집으로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우울증이 오고, 사춘기 아들과의 관계가 힘들 때 정토회를 만나 천일결사와 불교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매일 108배는 하지만 정토회 기도순서대로도 기도하기가 어렵다, 아들이 스마트폰으로 놀 때 지혜롭게
그만 두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스님께 여쭈었습니다.
50중반의 한 여자분은 아직 활동할 에너지가 남았는데 인생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이 에너지를
어디에 써나가야 할지 묻는 분, 올 해 79세라는 할머니는 죽을 때가 다 되었는데 아직 빚이 남아있어
다 못 갚고 갈 때는 어떤 마음으로 가야하는지 물었습니다. 마산은 질문자들이 천일결사자들이 많아
스님께서 길을 안내해 주시면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꾸지람을 하셨는데,
질문자들은 오히려 시원하고 정신이 차려지는 것 같다며 좋아했습니다.
작은 법당이든, 큰 법당이든 질문자 수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가는 법당마다 질문자들이 많아
다 받지 못하고 다음 법당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요즘 가는 법당마다 스님께 감사하다며 꽃다발을 선물합니다. 마산에서도 질문했던 보살님이 나와
스님께 꽃다발을 드렸습니다.
질문이 많아, 다 받지 못하고 저녁에 창원으로 오라고 하고는 바로 거제정토법당으로 출발했습니다.
거제대교를 지나 거제에 들어서자 거제 앞바다가 눈에 시원하게 들어왔습니다. 거제법당도 작지만
아담하게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거제총무님이 긴장된 표정이라 살며시 다가갔더니, 괜히 긴장되고 떨린다며
살며시 웃었습니다. 작은 법당에 사람들이 꽉 찼습니다. 가는 법당마다 법당크기만큼 사람들이 가득 차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 신해행증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올 해는 불교 공부를 해서
자기 행복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첫 질문자는 6년전 불교를 인지한 상태에서 우연히 스님 법문을 듣게 되었는데 불교가 진리의 가르침이라면
알아볼만 하겠다 해서 깨달음의 장도 다녀오고 3년동안 공부를 했는데, 지금은 마음공부 하는 것이
무섭고 두렵다고 했습니다.
다음 분은 처음 왔다고 하면서 질문을 시작하면서부터 말을 잇지 못하고 울어서 무슨 큰 일인가 보다 하며
모두들 조용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아들이 둘이 있는데 작은 아들은 장가를 가고, 박사 과정에 있는 큰 아들이
여자를 사귀는데, 가족들이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계속 사귄다며 너무 힘들다고
울었습니다. 본인은 심각한데, 이야기를 들은 대중들은 다같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이 분은 스님께 심보가 고약하다고 한 말씀 들었는데, 마칠 때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남편과 관계가 안 좋다가 스님 책을 보고, 불교대학에 입학해서 공부하게 되면서 지금은 잘 지내는데,
이제는 남편을 닮은 딸과 갈등이 생긴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분은 딸이 죽음이 두렵다고 이야기한다며
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물었습니다. 스님께서 “딸이 몇 살이예요?” “8살요.” 딸이 8살이라는 말에
사람들이 또 한 번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남편에게 참회기도하면서 엄마가 행복해지면 자연스레 아이도
행복해진다는 말씀에 다같이 마음도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거제는 법회가 2시고, 통영은 법회가 4시라, 법문을 마치자마자 차를 타러 건물 입구로 내려왔습니다.
거제 보살님들이 입구까지 따라 오셔서 새 쑥으로 만든 떡이며, 딸기, 쿠키, 피자까지 싸주셨습니다.
한 아름 선물을 받고 통영법당으로 향했습니다.
통영법당은 정말 작았습니다. 10평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태껏 다닌 법당 중에 제일 작은 법당이었습니다.
그런데도 36명이 참가해서 꽉 채워 앉았습니다.
스님께서 “작은 법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으니 좋으네요.”하고 웃으시며 법문을 시작하셨습니다.
오온개공이라 했는데, 유주무주고혼이라 하며 영가가 있다고 하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궁금하다는 남자분, 배우자가 정말 고집이 센데 그런 배우자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한 아내가 될 수 있는 지 묻는 분, 사람과의 인연에도 유효기간이 있는 지 묻는 분,
스님도 고민이 있는지 묻는 분 등 통영에서도 이런저런 재미있는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법문을 마치자마자 또 바로 창원으로 이동했습니다. 퇴근 시간과 겹쳐져서 차가 막힐 수 있어서 지체하지 않고
바로 출발했습니다. 통영에서도 충무김밥과 꿀빵을 싸 주셨습니다. 전국으로 다니니까 각 법당들마다
과일이며, 좋은 것들을 스님께 드리고 싶어 보따리 보따라 싸주십니다. 덕분에 저희들이 잘 먹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차가 많이 막히지 않아 일찍 창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창원정토법당도 자그마한 법당이라
따로 방이 없어서, 사무실 한 켠에 파티션을 치고, 스님께서 30분정도 앉아서 업무를 보다가
법회에 들어가셨습니다.
창원법당에도 한 사람도 더 비집고 앉을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앉아서 법문을 들었습니다.
질문이 정말 많았습니다. 밤 10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계속 질문이 있어서, 오늘은 더 이상은 안된다며 자르고 왔습니다. 처음 손들 때는 6명정도 손을 들었는데, 법회가 진행되어 갈수록 질문자는 계속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질문 9개까지 받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질문들도 워낙 구체적인 생활 속의 문제들이라 재미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때리는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지 묻는 초등학교 교사,
부모님이 남긴 땅 때문에 형제간의 우애가 상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땅을 처리하는 것이 좋겠는지
묻는 분, 노인요양원에 투자를 했는데 지금 포기를 해야 할지, 계속 투자를 해야 할지 어려움에 놓여 있다는 분,
잘 때 이가는 아이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지 묻는 분, 고집불통인 남편과 계속 살아야 할지 묻는 분 등
질문도 가지가지였습니다.
25년만에 처음으로 숨겨두었던 남편에 대한 속내를 꺼낸 분은 아마 오늘 오신 분들 중 제일
시원했을 것 같습니다. 그 분 이야기를 옮겨 봅니다.
“스님께서 의식의 지평을 넓히라고 하셨는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서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제 남편이 밉다는 것도 있지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이 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서 그렇다는 것은 아는데요...”
“남편이 하는 한심한 행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거예요? 우리가 수행차원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니까 이야기 한 번 해 보세요.”
“저도 이런 이야기하기가 좀 뭣해서 다른 동네가서 질문할까 하다가 불교대 도반들이 용기를 줘서
질문합니다.
(하하하) 저희 남편은 소위 말하는 마마보이거든요. 제가 정토회 와서 수행하고 조금 변하니까 엄마에게 물어보던 것을 이제는 저에게 다 물어봅니다. 남편이 대기업의 부장이거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봐요. 제일 한심할 때가 언제예요?”
“어느 모임이나 상가집에 갈 때 자기 엄마에게 전화해서 옷 뭐 입고 갈까? 묻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에게 묻습니다.”
“물으면 가르쳐 주면 되잖아요. 이것 입고 가라는데 저것 입고 가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아요? 상가집에 가니까
실례 될까 해서 엄마에게 물어볼 수 있지요. 이야기 들어볼수록 자기가 문제네요. 멀쩡한 남자를
못난 남자 만드네. 그것은 문제가 안돼요.”
“지금도 제가 이해가 안 되고 미운 것이 하나 있거든요. 저는 중매결혼을 했어요. 저하고 결혼하기 전에
서울에 근무하는 여직원과 사겼는데, 서울 여자 깍쟁이라고 엄마가 반대를 했나봐요.
그래서 저와 선을 봐서 결혼을 했는데, 두 사람이 정리가 안 됐었는지, 서울 출장가면 제가 속옷을 챙겨준 것을
그대로 가져와요. 여자는 감으로 알거든요. 한심한 것은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한다고 자기 사랑하는 여자를
못 지켰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가 반대해서 결혼하지 못한 경우가 일반적으로 50%는 돼요. 남편이 엄마 말 들어서 자기랑 결혼했잖아요.
시어머니에게 ‘감사합니다. 그 여자에게서 아들을 뺏어서 나에게 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하세요. 그리고 탁 털어 버리세요.”
“결혼한지 25년 되었는데, 제가 고상해지고 싶어서 오늘 이 이야기 처음 했습니다.”
“감정적으로 기분 나쁜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런 정도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예요.
탁 털어 버리세요. 내가 남편 보고 마마보이라고 하면 자기 자식도 마마보이가 돼요. 제 자식이 엄마에게 하나 하나 다 묻고 이러면 얼마나 귀여운데요?”
“예. 좋아요. 저도 아들 낳고 키우면서 시어머니가 이해되는 면이 커졌어요.”
“남편이 자기 엄마에게 잘 하는 것은 욕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벌 받아요. 그리고 자식 부부가 사이 좋은 것을 질투하는 엄마도 벌 받습니다. ‘우리 남편은 참 효자구나’ 하고 좋게 생각하세요. 남편도 이제 엄마가 늙으니까 마누라에게 물어보는 것이니 가르쳐주면 됩니다. 나이 50이 넘어가면 남자들 기가 꺾여요. 이 때는 잘 다독거려 주면서 잘 하고 있다고 기를 살려 주세요.”
재미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렵게 질문하신 분에게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불교대학 다니고, 천일기도를
하는 사람들이라 자기 문제를 조금씩 알고 있고, 스님의 말씀에 대해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있어
보였습니다.
오늘 정말 열심히 달렸습니다. 각 법당들의 분위기도 다르고, 질문들도 다르고, 사람들도 달라서
한 군데, 한 군데가 다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내일은 진주, 목포, 광주로 갑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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