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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1시경에 방콕정토법당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마중나온 방콕정토법당 회원님들 덕분에 편안하게 잘 올 수 있었습니다. 법당에 들어서니
대표님과 총무님이 반가이 맞이해 주셨습니다. 방콕 쌀국수가 맛있다며 그 늦은 시간에 준비를 해 놓고 계셔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스님 숙소는 법당에, 저희들은 법당 바로 옆에 방을 구해 주셔서 편안하게 잘 잤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천일기도를 하고, 아침밥도 일찍 먹었습니다. 오전에는 스님을 모시고 불교대학 졸업식과
수계식이 있었습니다.
불대 졸업생은 4명이었고, 수계자는 5명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불대 졸업생과 수계자가 많아서
컨벤션홀을 빌려서 하는데, 이 곳은 4-5명 졸업식과 수계식에 스님을 모시고 해서, 스님께서
“초미니 학급이고, 초미니 졸업식입니다. 그래도 4명 모운다고 엄청 고생했다고 합니다.
지난 1년동안 공부하신다고 수고들 하셨습니다.”하셔서 다같이 웃었습니다. 기독교인이 많은 교민 사회에서
불교대학생 만들기도 어렵고, 졸업시키기도 어렵다며 스님을 모시고 오늘 행사를 하는 방콕총무님은
싱글벙글합니다.
스님께서 조그마한 방콕법당에서 청법삼배를 받으시고 졸업 법문을 먼저 해 주셨습니다.
불교대학을 졸업했으니 이제는 실천을 해야 한다며 대승보살의 가야할 길, 육바라밀에 대해
정리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대승보살이 가야 할 길이 육바라밀입니다. ‘보시’함으로 해서, 누군가에게 베품으로 해서
구걸하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내가 ‘계율’을 바르게 지킴으로 해서, 나쁜 인연을 짓지 않고 좋은 인연을 짓는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우리가 지은 인연과보는 없어지는 법이 없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릴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 나타나든, 내일 나타나든, 10년 후에 나타나든 공덕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아
'인욕'의 힘이 나타나게 됩니다. 수행자는 꾸준히 '정진'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부지런히 정진해라 하셨습니다. 4가지 기본에다가, '선정'을 닦아야 합니다.
항상 자기 마음이 고요히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 '지혜'를 증득해야 합니다.
이 육바라밀을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환경, 복지, 통일 등의
사회 여러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졸업법문 후, 수계식이 이어졌습니다. 총무님까지 총 5명이 수계를 받았습니다.
수계식은 언제 참가해도 감동적입니다. 오늘 수계를 받은 분들도 수계를 받으면서 몇 분이 눈물을 훔쳤습니다.
새로운 법명을 받고 새로 태어났습니다.
“부처님 당시 야사의 부모가 삼보에 귀의하자, 부처님께서 '부처님께 귀의한 재가자는 5계를 지켜야 한다'
하시며 5가지 진리를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신 초기부터 재가 신도가
출현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제가 부처님을 대신해서, 여러분들이 구리가 장자 부부를 대신해서 앉아 있습니다.”
구리가장자가 부처님으로부터 계를 받았던 것처럼, 오늘 스님께 부처님 제자됨을 감사해 하며
5명의 불제자가 계를 받았습니다.
“‘효명여래불’의 이름에다가 마음 심(心)을 붙여서 ‘효명심(曉明心)’입니다. 원래 부처님은 ‘효명여래불’입니다.
‘효명’이라는 것은 ‘새벽 빛’이라는 뜻으로, 새벽에 먼동이 환하게 트는 것을 말합니다.
이 부처님은 항상 어두운 곳에 가서 밝음을 가져오는 부처님입니다. 새벽빛과 같은 사람입니다.
불자님은 이런 불명(佛名)을 받았으니까, 방콕정토회가 잘 되도록 해 놓고, 좀 잘 되면
캄보디아로 이사 가서 전법하고, 자카르타에 가서 전법하고, 방콕 안에서도 다른 곳에 전법해야 됩니다.
항상 대낮이 되면 떠나고, 항상 어두운 곳에 가서 날이 밝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어려운 일을 피하지 말고, ‘어려운 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다.’ 하세요. 일이 잘 되면
다른 사람에게 하라고 넘기고, 나는 더 어려운 일을 하는 것, 이것이 효명여래불의 원(願)입니다.”
졸업식과 수계식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스님과 함께 해외 교포들이 사는 곳에 가면
정말 잘 먹게 됩니다. 스님 오신다고 회원들이 집에서 음식을 정성드려서 하나씩 만들어서 싸오기 때문에
그 어느 유명한 뷔페보다 더 맛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무변심 법사님과 나누기를 했습니다. 참 솔직한 나누기였습니다. 서운했던 것, 감사했던 것,
배움이 있었던 것, 깨침이 있었던 것, 새로운 다짐을 이야기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어느 순간에도 ‘현재 지금 내가 행복한가?’를 기준으로 삼고, 언제나 밖이 아닌 내 안을 먼저 살펴라는
무변심 법사님의 이야기도 참 좋았습니다.
방콕 회원들은 저녁에 있을 공개강연 준비를 위해 4시에 식사를 하고, 4시 30분 강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시내 중앙에 있는 쟈스민호텔 11층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방콕에는 교민이 2만여명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강연장에는 100여명이 모여서 스님 즉문즉설 법회를 들었습니다. 교민 사회라서 솔직하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모두들 참 솔직하게 질문을 했습니다.
남편과 의견이 맞지 않아 매일 다투며 살기 때문에 삶의 희망이 없다는 젊은 여자,
학교 다니기가 싫다는 14살 학생,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데 불안하고 두렵다는 여행객 젊은 남자,
남북 관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묻는 중년 아저씨,
좋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조건에 대해서 묻는 분,
이웃집 아이가 시도때도 없이 울어서 힘들다며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묻는 아저씨 등
질문이 참 많았습니다. 스님께서 가슴에 와닿게 하나 하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학교 다니기 싫다는 14살 아이는 질문하고는 표나게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저는 많은 질문 중 옆집 태국부부 아이가 시도때도 없이 울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물었던 것에 대한
스님의 답변이 기억에 남습니다. 스님께서는 간단하게 말씀해 주셨는데 가장 현실적인 답변이면서,
또한 마음을 이렇게 쓰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옆집에서 아이가 우는 문제가 생겼다하면 제일 좋은 것은 이사를 가는 것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재판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항의하면 싸움이 될 것이고, 법원에 고소하면 승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사가 제일 좋습니다.
이사가기가 어렵고 여기서 살아야 한다면 아이 울음 소리를 개짓는 소리처럼 듣고 사는 수밖에 없어요.
제일 좋은 것은 아이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아이가 시도 때도 없이 운다는 것은
뭔가 아픔이 있기 때문이겠죠? 아이가 뭣 때문에 저렇게 울까? ‘부처님. 저 아이 병이 낫게 해 주세요’ 하고
기도하고 주무시면 됩니다.”
3시간동안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힘들었던 사람들이 스님 말씀을 듣고 인생의 희망을 찾는 모습들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님 가시는 곳마다 스님께서 더 오래 머물기를, 더 자주 와 주시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방콕은 인도갈 때나 미주지역으로 갈 때, 싼 비행기를 타게 되면 경유하게 되는 지역이라 다행히
다른 곳보다는 더 자주 스님을 뵙게 되는 것 같다며 방콕 회원들도 좋아들 하였습니다.
참가한 사람들 단체 사진을 찍고, 스님 책 사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봉사했던 회원들도 다같이 모여서
스님과 한 컷 기념 사진을 남겼습니다.
강연 마무리를 하고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가까이 있는 이태리 음식점으로 가서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었습니다.
늦은 밤에 무슨 음식을 먹냐 하며 들어갔는데, 하하 호호 웃으며 즐겁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방콕 정토행자들을 만나면서, 방콕에도 우리 식구들이 참 열심히들 전법을 하고 있구나 싶어서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스님 공덕으로 가는 곳마다 이렇게 많은 보살핌을 받는구나 싶어서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숙소로 들어와 짐을 챙기고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한국으로 가는 저희는 내일 방콕에서
오전 7시 15분발 비행기라 새벽 4시 30분에 공항으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스님과 필리핀으로 가는 일행은
오전 9시 10분발 비행기입니다.
이번 스님의 필리핀 방문 일정은 민다나오섬에 가서 고등학교 준공식에 참가하시고, 새로 사업할
사업장 답사를 하시고, 마닐라에서 법회를 한 후 토요일 돌아오실 예정입니다. 저희는 한국으로 귀국하기 때문에
스님께서 한국으로 돌아오시면 다시 스님 소식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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