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년 1월 27일 법륜스님의 하루(인도JTS 이사회 및 총회)

오늘은 인도에서 방콕으로 출발하는 날입니다. 오전에 인도JTS 이사회와 인도정토회 총회를 하고,
바로 출발하는 일정이라, 현지 스텝들은 행사 준비로 분주하고, 저희들은 짐정리와 출발 준비하느라
바빴습니다.

오전 10시 30분, 이사회와 총회는 수자타아카데미 JTS 홍보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깨끗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이사들과 총회 회원은 현지 인도인들과 한국인 활동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도JTS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정준 법우님이 작년 인도JTS 사업과 올해 계획에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이어서, 발표한 내용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주요 토론내용은 역시 수자타아카데미 운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한국 스텝, 인도인 스텝,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의논했던 수자타아카데미
‘너스리’(4살 유아반) 운영과 초등학교와 중학교 입학생들에 대한 토론이 1차로 진행되면서 많은 의견들과 함께
초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동의를 했습니다. 2013년도 지이바카 병원, 마을 개발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모두 동의를 했습니다.

인도JTS와 인도정토회 사무국장을 김정준 법우님이 겸하고 있었는데, 오늘 인도JTS 사무국장으로
김신아 법우님이 선임되었습니다. 그리고, 5년동안 거의 활동하지 않은 회원들은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스님께서 회의 마지막에 마을개발에 대한 제안을 하셨습니다.

“제가 이번에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혼자는 어렵지만 여럿이 모이면 가능한 일이 있습니다.
나락 타작하는 탈곡기 알아요? 여기는 나락을 두어달 쌓아두었다가 탈곡을 하던데, 그렇게 하면
유실이 많습니다. 어떤 보고에 의하면 30%까지 유실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기 탈곡기는 아직 이 곳에 전기가 안 들어오는 것도 있고, 디젤유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실제 사용하기도
어렵습니다. 디젤유를 사용하지 않고 발로 밟는 탈곡기가 있어요. 이런 것은 개인이 구입이 어려우니까
사용할 마을 사람 10명이 같이 구입을 하면 어때요? 6000루피라 하면, JTS에서 3,000루피를 내고,
10명이 각 300루피씩을 내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흙집에서 관리하면 금방 못 쓰기 때문에
관리는 JTS 창고에서 하고, 필요할 때 돈을 낸 사람들이 사용하는 겁니다.
탈곡기의 경우, 일년 중 잠깐 사용하는 것인데 개인이 구입해서 쓰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그 다음 못자리에 대해서입니다. 6월 중순부터 비가 오는데, 이 곳은 비가 충분히 온 후 모를 심습니다.
그런데 그 때 심으면 모가 조금 자랐을 때 우기가 끝나버려, 물이 충분하지 않은 곳은 제대로
곡식이 되지 않습니다. 농업용수를 위해 지하수를 퍼 올리면 디젤유를 감당할 능력이 안 됩니다.
농사짓는 10명이 공동으로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공동 못자리를 하면 우기가 시작될 때 이미 모가
어느 정도 자라있고, 우기가 끝날 때쯤에는 모가 많이 자라있기 때문에 수확이 훨씬 많아질 수 있습니다.

잔치 때 쓰는 그릇도 학교에 빌리러 오는데, 학교는 그 다음날 바로 쓰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빌려주기가 어렵습니다. 한 마을이 30가구라면 JTS가 6,000루피를 내고, 한 집에서 200루피씩을 내어서
12,000루피로 잔치 때 사용할 그릇을 공동으로 구매해서, 필요할 때 사용하는 안이 있습니다.
돈을 낸 사람은 언제라도 빌려 쓸 수 있습니다. 빌려 쓸 때도 약간의 돈을 내면, 그릇을 보충하거나
낡았을 때 교체도 가능합니다. 건축자재도 공동으로 구매해서 집을 지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공동으로 하면 쉽습니다. JTS도 개인은 빌려주기 어렵지만 공동으로 하면
빌려줄 수 있습니다. 이것을 한국에서는 ‘새마을운동’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정부에서 이 운동을 지원하지만,
여기서는 처음 자리잡을 때까지는 JTS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마을마다 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뭔가 스스로 먼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주택도 공동으로 여러 집을 짓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가 사는 마을을 잘 가꾸어서 모범이 되면 이후에는 정부가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정부에 돈만 달라고 하니까 안 주는 거예요. 뭔가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건도 공동구매하고 생산물도 공동판매하는 등 함께 하면 많은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모범적인 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가히을 시범으로 한 번 해 보세요.
스님이 처음 이 곳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글도 모르고 해서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수자타아카데미가 20년이 되어 마을 청년들이 글을 알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이사들과 회원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어젯밤에 한국인 스텝들과 회의하면서 이런 저런 많은 의견이
나왔었는데, 평소 그런 쪽에 아이디어가 많으셨던 스님께서 오늘 회의에서 바로 제안을 하셨습니다.
한국 마을마다 ‘계’라는 것이 있어서 공동으로 하는 일들이 많듯이, 둥게스와리도 공동으로 하는 일들을
하나씩 시작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회의 참가한 사람들도 의지가 있어 보였습니다.
마을개발 사업을 담당한 최동호 법우님도 아이디어가 많아서 잘 하면 새로운 사업들이 재미있게
전개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농사에 관심이 많거나, 건축에 재능이 있는 분, 공동체 운동이나 마을개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3년 정도 시간을 내어서 이 곳에 와서 자원봉사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
“한국에서 죽네, 사네 하면서 살지 말고, 이런 곳에 와서 딱 30년정도 자원봉사하면서 살겠다 하는 사람 없을까?
정말 의미있게 인생을 살 수 있을텐데. 내가 이 곳에서 살면서 일을 하면 할 일이 정말 많아.”
하며 웃으셨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참가한 분들에게 선물을 주고, 단체 사진까지 찍으니 시간이 12시 20분이 다 되었습니다.
후다닥 서서 끓여놓은 라면 한 그릇 먹고, 바로 차를 타고 가야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가야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밟고, 예정시간보다 15분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바라나시를 경유해서,
지금은 방콕으로 가고 있는 비행기 안입니다. 오후 9시 15분 방콕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비행기 창너머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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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혜

인도에서 이야기한 아이디어를 이렇게 툭 실행하시는 스님의 추진력 감탄하고 갑니다

2013-01-29 15:50:47

고을

인도 성지순례다녀와서 인도가, 법문이, jts소식지가, 이런 글들이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모든 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합니다~

2013-01-28 22:15:41

혜향

인도에서의 새마을운동이 꼭 성공사례로 남기를 바랍니다. 스님의 통찰력과 혜안은 어디서나 반짝반짝하군요!!! 감사합니다._()_

2013-01-28 20: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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