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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강연은 경기도 이천이라 정토회관에서 여유롭게 출발했습니다.
강연장은 마룻바닥에 의자를 깔아놓았는데, 도착하니 깔린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었습니다.
어르신들도 많았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오면서 할머니 한 분은
“법륜스님 법문은 이해를 하고 들어야 해. 나는 맨날 불교텔레비젼을 보기 때문에 이해가 잘 돼.
오늘 직접 스님을 만나서 좋았어.”하면서 흡족해 하십니다. 옆에 같이 있던 할머니 두 분도 활짝 웃으시며
“재미있었어. 좋았어.”하면서 나가십니다.
스님께서 오전 강연에서 모두 강연을 1시간 넘게 하셨습니다.
질문하는 사람들의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마지막 질문까지 다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한 분의 사연을 들으면서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일주일 전에 이혼을 했는데 5살, 7살, 9살인
세 아이를 남편에게 두고 왔다고 했습니다. 가난한 고시생과 결혼을 했는데, 결혼후 합격을 해서 지금은
지위가 높아져서 사람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더 이상 억울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 이혼을 했다고 하는데,
저는 아이 3명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만약에 남자가 고시생이 아니고 판사, 검사였다면 자기랑 결혼했을까요? 인물, 학벌, 나이 다 따져서
자기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 있는 남자가 즉, 검사, 판사면 자기랑 결혼 했을까요?”
“아니요.”
“그런 고시생이었으니까 결혼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합격을 하니 판검사의 부인이 되었죠?
그런데 자기 인생에 자기 실력 가지고는 그리 될 수가 없잖아요.
어려운 고시생이라고 돌봐줬더니 그 과보를 받은 거요. 자기가 받을 복은 이미 받았어요.”
“저는 솔직히 고시에 떨어지길 바랐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고시에 걸렸잖아요. 그렇게 한 번 판검사와 살아본 건 내 인생에 괜찮잖아요.
그렇게 한 번 살아봤으니까 이제 자기 수준에서 살면 됩니다.
자기가 불쌍한 사람을 봐준 공덕으로 그런 일이 생긴 거예요. 판검사 부인은 원래 자기 복이 아니예요.
아시겠어요? 자기 수준을 알아야 됩니다.
그러니 그 남편을 미워해야 되겠어요? 아니면 그래도 살아봐서 다행이다 해야 되겠어요?
지난 삶을 고맙게 생각해야 됩니다.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당신 만나서 내 분수에 이렇게 살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야 돼요.
그러면 애들 아빠가 좋은 사람이 됩니다. 그러면 애들도 잘 돼요. 또 남편이 괜찮은 사람이다하면 지난 10년을
나도 괜찮은 남자랑 살았기 때문에 나도 괜찮은 여자예요. 어떤 놈에게 속아서 희생했다 생각하면
자기의 결혼생활 10년이 낭비가 돼요. 그런데 지난 10년 간 그래도 잘 살았다, 이렇게 생각해서 남편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쥐약을 먹은 거예요. 그러니 다시는 쥐약을 안 먹어야겠죠?
남편을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자기에게도 애들에게도 안 좋아요. 그러니 생각을 크게 바꿔서
“내가 어리석어서 분수를 모르고 그래서 당신을 미워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남편에 대한 원한을 해소해야 나도 행복하고 내 아이도 행복해요. 애들한테는 다 느껴져요.
그러니 항상 남편을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아이가 잘 됩니다. 엄마가 성격이 좀 나빠서 그렇지
아빠는 좋은 사람이다, 이게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됩니다.
미워하는 마음으로 엄마가 뱃속에서 키웠기 때문에 아이들은 사춘기를 넘어가면 굉장히 잘못될 수 있습니다.
남편은 또 판사나 검사나 하면 애들한테 왕노릇 할 거예요. 그러면 그 사이에 엄청난 갈등이 생길 겁니다.
그 때 자기라도 애를 보호해야 됩니다. 그러니
“너희 아빠가 너희들을 정말 사랑한다. 좋은 사람이다.” 이렇게 해야 아이가 삽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렇게 헤어지면 또 다른 쥐약을 먹어요.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애들 보려고 하지말고
애들의 지지를 받으려고 하지 말라는 거예요. 아빠가 나쁜 사람이라고 얘기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해도 서로를 욕하지 않으면 정서적으로 아이는 안정이 되는데 서로 욕을 하고 그러면
안정이 안 됩니다. 가능하면 내가 키우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니까 그렇게 기도해보세요.
자기 인생 얼마든지 잘 살 수 있어요. 그러니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후회하지 말고 딱 뉘우치고 살면 돼요.
자식에 연연하면 안 되지만 자식을 위해서 최고로 할 수 있는 건 아빠를 나쁘게 하지 않게 하는 게
최고의 선물이에요.”
이혼은 했지만, 이후에 생길지 모르는 아이들의 문제까지 엄마가 안을 수 있도록 스님께서
방향을 잡아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질문자가 스님 말씀을 잘 받아들여서 자기 인생을 잘 살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강연을 마치고 책 사인까지 자원봉사자들과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열심히 활동을 했던 자원봉사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 후 바로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오는 길에 차안에서 어제 대전에서 싸준 김치와 함께 김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후 강연은 대전에서 있어서 시간 틈이 2시간 가량 있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스님께서는 평화재단에서
업무를 보셨습니다. 5시경에 다시 평화재단에서 오후 강연이 있는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가을강좌 때문에 하루 전날 대전정토회에서 잔 적이 있었습니다. 거의 새벽 1시가 될 때까지 대전정토회 청년들이
오늘 있을 새로운 백년 북 콘서트를 준비하느라 회의하고 전단 접어서 정리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후에도 여러 번 행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봤는데, 대전청년모임이 생기고 처음 해보는 사업이라
다들 더 열심히 준비를 한 것 같습니다.
오연호 대표님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여태껏 북콘서트는 오연호 대표님이 기본적인 질문을 한 후에
강연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오연호 대표님과 강연 참가자 질문을 섞어 가면서 했는데,
분위기는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북콘서트는 희망세상 만들기와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사회문제와 통일에 대해서 젊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질문을 한 사람이 주로 대학생이거나 20대였습니다. 스님은 학생들과의 문답을 통해 통일과 역사의식과
앞으로 통일 한국의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 주셨습니다.
오늘과 같은 이런 시간들이 참으로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스님께서는 젊은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게 하고, 현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함으로써 굳건히 땅에 발을 딛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앞으로 다가 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줌으로써 젊은이들이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십니다.
젊은 사람들이 만들어가야 할 세상에 대한 밑그림을 같이 그려 주시는 것 같습니다.
스님의 열정이 대학생들에게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스 박사과정 ○○○입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 지지자층에서도
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시대정신화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통일이 시대 정신화 되어서 대선 이슈가 되어
공감대를 형성해야 될텐데 어떻게 통일을 시대정신화할 수 있는지요?
두 번째는 남북통일의 문제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에서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주변 열강을 설득하지 못하면 통일단계까지 가지 못할텐데 어떻게 열강들을 설득해 낼 수 있을까요?”
“녜. 이 시대상황이라는 것은 늘 바뀝니다. 지금부터 오십년 전이라고 한 번 가정해 봅시다.
그 때는 남북간에서는 남한이 우위에 있었어요? 북한이 우위에 있었어요?”
“북한요.”
“예. 그 당시에는 북한이 컸습니다. 군사력도 세고 경제력도 세고 정치적으로도 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 때는 소위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 우위에 있었어요. 우리는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해야 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어요. 이랬을 때 우리가 취해야 될 태도는 남북간에는 우리의 체제를 유지하는 입장이고
미국과는 미국의 의도가 뭔지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강대국과의 관계속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못하고 북한과의 관계에서 전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시대 상황와 지금은 다르다는 겁니다.
지금은 남한이 북한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또 미국이 과거와 같은 미국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대선국면에서도 보셨지만 미국에서 외교는 별로 이슈가 안 됩니다. 전부 국내 이슈예요.
옛날 같으면 대선 캠프에 한국담당관이 누군지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쪽이든 저쪽이든
한반도 담당관이 없어요.
그만큼 미국이 자기 문제에 빠져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은 40년, 50년 전에에 비해서 그 힘이 커졌어요.
아직도 미국이 크고 우리가 적지만 지금은 미국이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런 상태에서 통일문제를 풀려면 한국이 중심이 되어야 해요. 한국이 어떻게 할 것이냐, 즉 남한이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는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통일에 대한 영향이 있고 책임의식이 있는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옛날에는 미국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했는 데 이제는 안 그렇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미국의 국익에 특별히 배치만 안 된다면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 따라갈 겁니다.
중국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한반도에 미국처럼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안 왔습니다.
바로 이 미중의 세력교체기에 권력공백기가 생겼습니다. 거기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딱 입장을 가지면
남북대화도 이끌어갈 수 있고 미중의 협력관계도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이냐입니다.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첫째 남남의 통합입니다. 두 번째는 남북의 통합, 세 번째는 미중의 이익 균형 잡기
이 세가지 관계를 동시에 풀어내야 통일문제로 갈 수 있습니다. 그 키는 남한에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젊은이들의 많은 고민과 질문이 있었는데 다 담지를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내일은 인천 인하대에서 북콘서트가 열립니다. 서울 인근에 계신 분들은 가능하면 시간을 내어서 현장에 와서
질문도 하고, 젊은이들의 고민도 한 번 들어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내일 오전은 부천에서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이 있습니다.
오후에는 인천 인하대에서 새로운 백년 북 콘서트가 있습니다. 인생이야기도 재미있고, 통일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내일은 또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사연들을 만나게 되겠네요.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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