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0월 25일 법륜스님의 하루(이천, 대전 북콘서트)

오늘 오전 강연은 경기도 이천이라 정토회관에서 여유롭게 출발했습니다.
강연장은 마룻바닥에 의자를 깔아놓았는데, 도착하니 깔린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었습니다.
어르신들도 많았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오면서 할머니 한 분은
법륜스님 법문은 이해를 하고 들어야 해. 나는 맨날 불교텔레비젼을 보기 때문에 이해가 잘 돼.
오늘 직접 스님을 만나서 좋았어.”하면서 흡족해 하십니다. 옆에 같이 있던 할머니 두 분도 활짝 웃으시며
재미있었어. 좋았어.”하면서 나가십니다.

 

스님께서 오전 강연에서 모두 강연을 1시간 넘게 하셨습니다.
 
질문하는 사람들의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마지막 질문까지 다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한 분의 사연을 들으면서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일주일 전에 이혼을 했는데 5살, 7, 9살인
세 아이를 남편에게 두고 왔다고 했습니다
. 가난한 고시생과 결혼을 했는데, 결혼후 합격을 해서 지금은
지위가 높아져서 사람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 더 이상 억울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 이혼을 했다고 하는데,
저는 아이 3명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만약에 남자가 고시생이 아니고 판사, 검사였다면 자기랑 결혼했을까요? 인물, 학벌, 나이 다 따져서
자기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 있는 남자가 즉
, 검사, 판사면 자기랑 결혼 했을까요?”

아니요.”

그런 고시생이었으니까 결혼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합격을 하니 판검사의 부인이 되었죠?
그런데 자기 인생에 자기 실력 가지고는 그리 될 수가 없잖아요.
어려운 고시생이라고 돌봐줬더니 그 과보를 받은 거요. 자기가 받을 복은 이미 받았어요.”

저는 솔직히 고시에 떨어지길 바랐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고시에 걸렸잖아요. 그렇게 한 번 판검사와 살아본 건 내 인생에 괜찮잖아요.
그렇게 한 번 살아봤으니까 이제 자기 수준에서 살면 됩니다.
자기가 불쌍한 사람을 봐준 공덕으로 그런 일이 생긴 거예요. 판검사 부인은 원래 자기 복이 아니예요.
아시겠어요? 자기 수준을 알아야 됩니다.

그러니 그 남편을 미워해야 되겠어요? 아니면 그래도 살아봐서 다행이다 해야 되겠어요?
지난 삶을 고맙게 생각해야 됩니다.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당신 만나서 내 분수에 이렇게 살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야 돼요.
그러면 애들 아빠가 좋은 사람이 됩니다. 그러면 애들도 잘 돼요. 또 남편이 괜찮은 사람이다하면 지난 10년을
나도 괜찮은 남자랑 살았기 때문에 나도 괜찮은 여자예요
. 어떤 놈에게 속아서 희생했다 생각하면
자기의 결혼생활
10년이 낭비가 돼요. 그런데 지난 10년 간 그래도 잘 살았다, 이렇게 생각해서 남편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



쥐약을 먹은 거예요. 그러니 다시는 쥐약을 안 먹어야겠죠?
남편을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자기에게도 애들에게도 안 좋아요. 그러니 생각을 크게 바꿔서
내가 어리석어서 분수를 모르고 그래서 당신을 미워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남편에 대한 원한을 해소해야 나도 행복하고 내 아이도 행복해요
. 애들한테는 다 느껴져요.
그러니 항상 남편을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아이가 잘 됩니다. 엄마가 성격이 좀 나빠서 그렇지
아빠는 좋은 사람이다
, 이게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됩니다.
미워하는 마음으로 엄마가 뱃속에서 키웠기 때문에 아이들은 사춘기를 넘어가면 굉장히 잘못될 수 있습니다.

남편은 또 판사나 검사나 하면 애들한테 왕노릇 할 거예요. 그러면 그 사이에 엄청난 갈등이 생길 겁니다.
그 때 자기라도 애를 보호해야 됩니다. 그러니
너희 아빠가 너희들을 정말 사랑한다. 좋은 사람이다.” 이렇게 해야 아이가 삽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렇게 헤어지면 또 다른 쥐약을 먹어요.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애들 보려고 하지말고
애들의 지지를 받으려고 하지 말라는 거예요
. 아빠가 나쁜 사람이라고 얘기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해도 서로를 욕하지 않으면 정서적으로 아이는 안정이 되는데 서로 욕을 하고 그러면
안정이 안 됩니다
. 가능하면 내가 키우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니까 그렇게 기도해보세요.
자기 인생 얼마든지 잘 살 수 있어요. 그러니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후회하지 말고 딱 뉘우치고 살면 돼요.
자식에 연연하면 안 되지만 자식을 위해서 최고로 할 수 있는 건 아빠를 나쁘게 하지 않게 하는 게
 최고의 선물이에요
.”

이혼은 했지만, 이후에 생길지 모르는 아이들의 문제까지 엄마가 안을 수 있도록 스님께서
방향을 잡아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 질문자가 스님 말씀을 잘 받아들여서 자기 인생을 잘 살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

강연을 마치고 책 사인까지 자원봉사자들과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열심히 활동을 했던 자원봉사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 후 바로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오는 길에 차안에서 어제 대전에서 싸준 김치와 함께 김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후 강연은 대전에서 있어서 시간 틈이 2시간 가량 있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스님께서는 평화재단에서
업무를 보셨습니다
. 5시경에 다시 평화재단에서 오후 강연이 있는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가을강좌 때문에 하루 전날 대전정토회에서 잔 적이 있었습니다. 거의 새벽 1시가 될 때까지 대전정토회 청년들이
오늘 있을 새로운 백년 북 콘서트를 준비하느라 회의하고 전단 접어서 정리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
그 후에도 여러 번 행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봤는데, 대전청년모임이 생기고 처음 해보는 사업이라
다들 더 열심히 준비를 한 것 같습니다
.

오연호 대표님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여태껏 북콘서트는 오연호 대표님이 기본적인 질문을 한 후에
강연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 오늘은 처음부터 오연호 대표님과 강연 참가자 질문을 섞어 가면서 했는데,
분위기는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북콘서트는 희망세상 만들기와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사회문제와 통일에 대해서 젊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질문을 한 사람이 주로 대학생이거나 20대였습니다. 스님은 학생들과의 문답을 통해 통일과 역사의식과
앞으로 통일 한국의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 주셨습니다
.
오늘과 같은 이런 시간들이 참으로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스님께서는 젊은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게 하고
, 현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함으로써 굳건히 땅에 발을 딛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앞으로 다가 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줌으로써 젊은이들이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십니다.
젊은 사람들이 만들어가야 할 세상에 대한 밑그림을 같이 그려 주시는 것 같습니다.
스님의 열정이 대학생들에게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스 박사과정 ○○○입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 지지자층에서도
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시대정신화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 통일이 시대 정신화 되어서 대선 이슈가 되어
공감대를 형성해야 될텐데 어떻게 통일을 시대정신화할 수 있는지요
?

두 번째는 남북통일의 문제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에서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주변 열강을 설득하지 못하면 통일단계까지 가지 못할텐데 어떻게 열강들을 설득해 낼 수 있을까요?”

. 이 시대상황이라는 것은 늘 바뀝니다. 지금부터 오십년 전이라고 한 번 가정해 봅시다.
그 때는 남북간에서는 남한이 우위에 있었어요
? 북한이 우위에 있었어요?”

북한요.”

. 그 당시에는 북한이 컸습니다. 군사력도 세고 경제력도 세고 정치적으로도 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 때는 소위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 우위에 있었어요. 우리는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해야 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어요
. 이랬을 때 우리가 취해야 될 태도는 남북간에는 우리의 체제를 유지하는 입장이고
미국과는 미국의 의도가 뭔지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
강대국과의 관계속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못하고 북한과의 관계에서 전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시대 상황와 지금은 다르다는 겁니다.
지금은 남한이 북한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또 미국이 과거와 같은 미국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대선국면에서도 보셨지만 미국에서 외교는 별로 이슈가 안 됩니다. 전부 국내 이슈예요.
옛날 같으면 대선 캠프에 한국담당관이 누군지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쪽이든 저쪽이든
한반도 담당관이 없어요
.

그만큼 미국이 자기 문제에 빠져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은 40, 50년 전에에 비해서 그 힘이 커졌어요.
아직도 미국이 크고 우리가 적지만 지금은 미국이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런 상태에서 통일문제를 풀려면 한국이 중심이 되어야 해요. 한국이 어떻게 할 것이냐, 즉 남한이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는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통일에 대한 영향이 있고 책임의식이 있는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옛날에는 미국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했는 데 이제는 안 그렇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미국의 국익에 특별히 배치만 안 된다면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 따라갈 겁니다.

중국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한반도에 미국처럼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안 왔습니다.
바로 이 미중의 세력교체기에 권력공백기가 생겼습니다. 거기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딱 입장을 가지면
남북대화도 이끌어갈 수 있고 미중의 협력관계도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
여기에 한국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이냐입니다.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첫째 남남의 통합입니다. 두 번째는 남북의 통합, 세 번째는 미중의 이익 균형 잡기
이 세가지 관계를 동시에 풀어내야 통일문제로 갈 수 있습니다
. 그 키는 남한에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젊은이들의 많은 고민과 질문이 있었는데 다 담지를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내일은 인천 인하대에서 북콘서트가 열립니다. 서울 인근에 계신 분들은 가능하면 시간을 내어서 현장에 와서
질문도 하고
, 젊은이들의 고민도 한 번 들어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내일 오전은 부천에서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이 있습니다.
오후에는 인천 인하대에서 새로운 백년 북 콘서트가 있습니다. 인생이야기도 재미있고, 통일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 내일은 또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사연들을 만나게 되겠네요.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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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래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법당 불대 학생입니다 10월 26일 부천시청 강연 봉사와 인하대 북 콘서트 봉사를 했습니다 사실 통일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살았는데 법륜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저도 통일의 의병이 되어 힘이 된다면 통일이 꿈이 아닌 현실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br />11월1일은 계양문화회관에서 강연이 있으신데 너무 기대됩니다 그날도 봉사자로 법륜스님을 기다리겠습니다_()_

2012-10-29 03:50:31

보광

나홍길님 안녕하세요<br />법륜스님께서 종교 화합에 대해 즉문즉설 한 자료가 있습니다<br />http://youtu.be/nJD0bKrDh4M<br />도움되시기 바랍니다.

2012-10-27 13:56:49

반달

안녕하세요? 이천에서 귀한 스님의 말씀을 들었던 사람입니다.<br />당시 분위기를 글에 잘 담아주셨네요.<br />저 또한 다른 분들이 질문할때 가슴이 먹먹해서 많이 울었습니다.<br />스님의 명쾌한 말씀이 제삼자로서는 가슴에 와닿고 이치에 맞았지만<br />당사자가 그대로 받아들이고 하려면 ....정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듯 해서요.<br />힘을 내서 잘 이겨내시라는 말씀을 저도 드리고 싶어요.<br />강의 마치고 저는 스님 손도 잡아봤습니다.^^<br />따뜻하고 부드러운 온기가 느껴졌지요. <br />그렇게...세상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만드는데 다같이 한걸음씩!!<br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2012-10-27 10: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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