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0월 24일 법륜스님의 하루(대전정토회 가을강좌3)

오늘은 대전정토회 가을강좌가 있는 날입니다.
서울에서 아침 730분 출발해서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젯밤 업무하느라 잠을 주무시지 않으셨습니다. 어젯밤 못 잔 잠을 차에서 보충하셨습니다.

오전 강좌에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매주 즉문즉설 전에 모두(冒頭) 강연을 하고 있는데, 오늘 주제는 희망세상 만들기 5가지 실천 중 세 번째인
내가 우리 사회의 희망이 되어 공정사회 이루겠습니다.’였습니다.
스님께서 공정한 사회에 대해서 한 시간 넘게 강연을 하셨습니다.

사람이 혼자 살지 않고 무리를 지어 모여사는 것은 함께 사는 것이 혼자 사는 것보다
더 큰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 이렇게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함께 하는 무리를 공동체 사회라고 합니다.
공동체 사회는 서로가 공생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동체 안에서도 각각의 구성원간에는
 이익을 다투는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 이 경쟁관계가 지나쳐서 공동체 이익을 훼손하면 공동체가 파괴됩니다.

그러므로 사회구성원간의 경쟁은 사회활력을 넣어주고 개인의 발전을 가져오지만 지나치면
공생관계를 파괴하므로 개인간의 경쟁은 공동의 이익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내여야 합니다
.
그래서 인간은 이런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면서도 공동체 전체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자유로 제한되어야 합니다
.

그래서 인간을 사회적 존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서로 경쟁해야 공동체 이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개인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가?
 
그것은 모든 이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고 경쟁의 룰이 공정하게 적용되고 그럼으로 해서 패자가
깨끗이 승복해야 하며 또한 패자에게도 적절한 보호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

그럼으로 해서 경쟁 가운데서도 공존하고, 공존하면서 경쟁하는 아름다운 사회, 활력있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 지금 우리 사회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불평불만이 많아지고
패자와 약자에 대한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존감과 행복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
그래서 우리는 공정한 사회
, 약자도 보호받는 복지사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사회의 구성, 공동체의 의미, 경쟁 관계와 공생의 관계, 기회의 균등과 룰 집행의 공정성, 패자와 약자를
보호하는 공평한 사회
, 양극화와 경제 민주화, 공정과 복지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 스님께서는 전문가들이 어렵게 이야기하는 경제와 복지와 공정, 공평한 사회,
공동체 등에 대해서 누구라도 알아 들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

앞 강의가 좀 길었는데, 이해하시겠어요?”

.” 사람들이 큰 소리로 대답을 합니다.

이렇게 듣고 나면 신문이나 방송에 자주 나오는 양극화, 경제 민주화, 복지 등이 왜
대선주자간에 논쟁이 되고 있는지를 좀 더 이해하기가 쉬울 거예요
. , 그럼 질문 한 번 해 보세요.”
스님 말씀에 이어 질문자가 일어나 질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오늘 질문 중에서는 한의사 한 분의 고민을 나눠 볼까 합니다.

저는 궁금한 것이 있어서 서울에서 왔습니다. 한의원을 하고 있습니다. 동업을 하다가 정리를 했는데
한의원 건물 주인이 바뀌어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동업자의 빚까지 저에게 넘어 왔습니다.
자리 잡은 것이 아까워서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서 다시 한의원을 차렸습니다.
동업한 것도, 한의원을 다시 차린 것도 후회되고 괴롭습니다. 한의원이 장기적으로 보면 가능성은 많은데
제가 방향을 못 잡고 있습니다
. 법적인 책임 등 상황이 복잡합니다. 병원을 접고 출가를 할까?
그러면 도피성으로 보이지 않을까?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지요?”

첫 번째는 만약 정리가 다 되었다면 우선 문경에서 백일출가를 해서 예비 출가자 생활을 해 보는 거예요.
할만 하다고 생각이 되면 정식 출가를 하면 되고 어려우면 안 하면 됩니다.

두 번째는 백일출가해서 괜찮다고 하면 3년 정도 서울법당이나 대전법당에서 무료 진료를 해 주는 거예요.
결혼 했어요?(안 했습니다.) 잘 됐네요. 무료로 진료해서 3년간 공덕을 쌓아야 합니다.
3
년간 돈 안 받고 진료를 하면 임상이 많겠죠? 돈 받고 할 때는 치료해서 안 나으면 말이 많지만,
돈 안 받고 치료하면 안 나아도 그만입니다. 그런데 나으면 입소문이 퍼집니다. 그러다 한의원을 차리면
환자들이 많이 오겠죠
? 그러면 성공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공덕을 쌓아라고 하는 겁니다.
수행하는 마음으로 하면 됩니다.

인도 수자타아카데미에 가면 병원도 크게 지어놨습니다.
돈 벌 생각만 안하면 내일이라도 당장 원장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별 거예요? 임상을 많이 하다보면,
환자를 많이 접하다 보면 명의가 되는 거예요. 한방뿐만 아니라 외상도 치료하다 보면 양의까지 겸하게 되어
가정의로서 종합의가 될 수 있습니다
.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수행이 깊어지면 환자 데리고 법문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서 자신의 역할이 세상에 쓰임새가 커지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환자를 치료해서
돈을 번다고 생각하지 말고
,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돈이 벌리는 것입니다.”

 

한의원을 그대로 한다면 적자는 안나게 할 수 있겠어요?”

상황이 복잡해서 환자를 제대로 못 보고 있습니다.”

환자는 많이 와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상 유지는 할 수 있어요?”

.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한의원을 정리한다고 마음을 먹어 버리고, 백일 출가해서 3년간 복 짓겠다는 마음으로, 이왕 의사니까,
경영에 대해서는 마음을 탁 놔 버리고 한 번 해 보세요. 법원에서 문 닫아라고 하면 그 때 정리하면 되니까
정리할 때까지 병원 일에 집중하면 어떻겠어요
? 내가 병원 문을 닫을까 말까 신경쓰지 말고,
나는 문 닫는 전날까지 환자에게 집중하는 겁니다. 행정, 경영에는 신경쓰지 말고 환자에게만 집중하세요.
오늘 법문 듣고 한의원 문 닫는다고 결정을 했다, 문 닫힐 때 가겠다, 닫힐 때까지는 환자에게 집중을 한다.’
하는 마음으로 하세요. 혹시 병원 문이 닫히더라도 환자가 의사에게 감동을 하면 나중에 문 열면 또 오게 됩니다.

한의원 파산해 봐야 뭐가 큰 문제예요? 파산하면 출가해도 되고, 행자하면서 공짜로 침을 놔 주면
 어디로 가도 환영받겠죠
? 진료만 하면 돈은 저절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것을 빨리 해결하려고 하니까 힘든 거예요.
어리석은 과보구나하고 과보를 달게 받으면 됩니다. 오늘부터 가서 마음을 탁 놓아버리면 길이 열립니다.”

 

오전 강연을 마치고, 스님께서는 공양 후 잠시 휴식을 하셨습니다.
저녁 식사 전에는 30분 가량 시청앞 산책길을 걷다가 들어오셨습니다.
저희는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2시간 가량 시청 주변과 한밭수목원을 걸으며 운동을 했습니다.
단풍과 국화와 억새와 파란 하늘을 도시 한가운데서도 맘껏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녁 강좌에는 항상 주간보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오늘도 법당이 꽉 찼습니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스님께서 한 시간 모두 강연을 하시고 질문을 받았는데,
오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했습니다.

친정 부모가 여행갈 때 용돈주는 것조차 반대하는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이야기하는 결혼 2년차 주부를
시작으로 이제는 신앙을 가지고 싶은데 어떤 종교를 신앙으로 가져야 할 지를 묻는 아주머니
,
자신을 소심한 A형이라고 소개하면서 불교인으로 같이 만나 결혼을 한 아내가 교회에 나가서
기독교를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강제적으로 반대했는데 이후에도 이런 경우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묻는 남자분도 있었습니다
. 30년 군생활을 한 분은 힐링캠프를 통해 스님을 알게 되었고,
스님 말씀을 행동으로 실천해보고 싶어서 가족과 함께 오늘 처음으로 왔다고 자기를 소개하면서,
4
년 후 퇴직했을 때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경찰 시험에 두 번 떨어진 큰 아들에 대한 걱정스러운
아버지의 마음을 스님께 이야기합니다
.

 

그 뒤 15살 여학생이 평소에 대화도 많이 하고 정말 친했던 친오빠를 작년에 잃고,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오빠 생각이 계속 난다며 오빠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면서 오빠 생각을 하면 안 되냐고 스님께 물었습니다
.
스님께서 오빠를 마음으로부터 가볍게 보내줘야 오빠도 무주고혼이 안 되고, 나도 가볍게 살아갈 수 있다고,
이 자리에서 오빠를 보내라고 하면서 잘 가, 오빠. 안녕.”을 해 보라고 했습니다.

목 메는 목소리로 여러번 오빠를 보냈지만, 스님께서 아직 마음에 많이 남아 있다고 다시 시키고, 다시 시켰습니다. 오빠를 보내는 목멘 여학생의 목소리에 강연을 듣던 남자들도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습니다.
마지막에 여학생이 그나마 가벼운 목소리로 잘 가, 오빠. 안녕.” 하자,
대중들이 모두 내 일처럼 기뻐하면서 큰 박수로 격려를 했습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얼굴이 탁 밝아야 돼, 알았지? 집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밝아야 돼. 웃어 봐.”

, 잘 웃어요.”

그래야 억압되어 있는 슬픔이 털어져. 그럼 오늘부터 매일 108배 하면서 오빠를 위해서 기도해 줘. 어떻게?
오빠, 잘가. 안녕.” 이렇게 100일동안 108배 절하세요. 알았지?”

다시 한 번 사람들이 큰 박수로 여학생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님께 질문을 했고, 질문을 한 사람, 스님과 질문자의 문답을 들은 사람들이 삶의 지혜를 얻어서
각 자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 저는 특히 15살 여학생과 그 뒤에 질문한 남자 중학생을 보면서
아직 어린 학생인데도 고민을 스님께 털어놓고 뭔가 길을 찾고자 하는 그 모습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

내일은 경기 이천에서 오전 강연이 있고, 오후에는 대전 카이스트대학교에서
새로운
100년 북콘스트가 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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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고맙습니다.

2012-10-26 19:30:40

혜향

이렇게 친절하게 즉문즉설 내용을 올려주시니 현장에 있는듯 합니다. 질문하신 분들의 공덕으로 법문을 들으며 깨우치는 기쁨이 있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_()_

2012-10-26 11:59:29

각산

사업새로시작하면서 얻은 빚때문에 마음의 짐이 컸었는데 주간 법회에서 한의사분에게 하신 스님 법문 듣고 마음 가벼워졌습니다. 그 법문을 여기서 글로 다시 보니 고맙고 옮겨 적어 힘들때마다 일고 또 읽으며 마음 잡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10-25 16: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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