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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아 하루를 돌아봅니다. 아, 오늘이 일요일이었구나.
요일에 관계없이 스님의 강연이 진행되다 보니, 오늘이 일요일인지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오전에 스님은 부모님 산소 벌초를 했습니다. 꼭 8월 날씨처럼 햇살이 뜨거웠습니다.
스님이 예초기로 풀을 깎아내고, 저희들은 뒤에서 깎인 풀들을 뒷정리했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풀이 무성했는데, 한 두시간만에 주변이 깔끔해졌습니다.
어르신들이 무덤에 계신다면 시원하다 하면서, 흐뭇해 하실 것 같습니다.
예초기로 두어시간 풀을 깎은 스님은
“아이구, 힘들다. 팔이 후덜후덜 떨린다. 예초기가 참 무겁네.” 하십니다.
예초기가 끈으로 된 것이 아니라 쇠날로 되어 있어 더 무거운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영남지역 ‘좋은 이웃의 날’ 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영남지역 새터민들이 오전에 불국사 순례를 하고, 오후 2시에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울산, 창원, 진주, 부산, 대구 등에서 온 새터민을 태운 대형버스가 서라벌문화회관 앞에 섭니다.
초등학생들처럼 이름표를 얌전히 목에 매달고 우루루 회관 안으로 들어서는 새터민들.
새터민 238명, 자원봉사자 95명으로 총 333명이 오늘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새터민들 대상으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즉문즉설하기 전에 노래나 한 곡 먼저 하고 시작해 봅시다.
자, 노래하실 분 한 번 나와 보세요.” 하니까, 여자분 한 분이 얼른 나옵니다.
기분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법륜스님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기쁜 마음으로
오늘 행사에 참가를 했다면서, ‘반갑습니다’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신나게 불렀습니다.
이어서 남자분 한 분도 나와서
“창원에 삽니다. 남한에 오기전에는 평양에 살았었습니다. 남한에 온 지 1년 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을 만난 이 자리를 기억속에, 심장 속에 남겨놓기 위해서 이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하면서 ‘심장 속에 남는 사람’을 불렀습니다.
북한에서 오신 분들은 확실히 노래는 잘 부르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실제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 왔는데,
임수경 의원이 우리를 변절자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우리의 심정을 스님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한 사회 사람으로서 우리를 변절자로 보는 일부 계층에 대해서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질문이 끝나자 박수가 쏟아집니다.
아마 모두들 질문자와 같은 심정들인 것 같습니다.
“부산에 살고 있습니다. 딸을 3살에 데리고 나와 중국에 살다가
한국에는 여섯 살에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딸이 15살인데,
초등학교 1학년부터 여기서 배우고 친구들도 있다보니, 북한에 있는 언니들 상황에 대해
왜 그러나? 하면서 이해를 못합니다. 스님처럼 넓은 세계관 인식을 시키고 싶은데,
스님이 계신 정토수련원에 좀 맡기면 안되겠습니까?”
한국에 들어와 살면서의 환경적인 어려움에서부터 개인적인 어려움까지 스님께 이야기를 합니다.
북한의 현실에 대해서 스님이 워낙 잘 알고 있어서,
지금 살고 있는 한국 사회와 고향인 북한에 대한 균형잡힌 관점으로,
앞으로의 삶에 대한 방향을 잡아 줍니다.
또한 새터민들의 아픈 마음들을 안아주고 헤어려주고 다독거려 주시면서,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세상의 어떤 것도 공짜는 없다시며 불평하고 의지하지 말고 정신차리고 잘 살아서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통일 후 내 고향을 건설할 수 있는 역꾼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애정어린 말씀으로
마무리를 해 주셨습니다. 새터민들이 참 좋아합니다.
“남한에서 생활하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는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알게 되어 시원합니다. 조국통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살겠습니다.”
“남한사회에서 어떤 마음으로 정착해야 되는지를 이해하기 쉽도록 말씀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조국통일이 되어서 고향에서 고향을 꽃피우는 사람이 된다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남한에서 식량지원하는 것 반대했는데, 스님 말씀듣고 너무 명쾌했습니다.”
“스님 법문을 듣는동안은 꼭 통일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남한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겠습니다. 긍정적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스님의 한 말씀, 한 말씀, 스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조금이라도
민족의 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원력으로 보입니다.
새터민들의 기뻐하는 모습들을 보니 한편으론 기쁘고, 또 한편으론 지금의 남북의 현실과
북한의 굶주리는 동포들의 모습이 스님을 통해 그대로 그려져서 가슴이 아픕니다.
새터민과의 즉문즉설을 마치고, 다같이 손을 잡고 ‘나의 살던 고향’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집으로 돌아가는 새터민들 한 명, 한 명 손을 잡아주며 배웅을 하십니다.
새터민들이 차에 다 타자마자, 급히 차를 타고 대구 북콘서트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 북콘서트입니다. 오연호 기자와 앞에 나란히 앉아
‘새로운 100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오연호 기자가 1000년만에 도래한 기회라고 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스님은 우리나라 역사의 뿌리인 환웅 천왕의 신시건국으로 시작된 배달나라, 단군의 조선나라,
부여, 고구려, 발해에 대한 민족의 역사를 이야기하시면서,
우리 민족이 5000년 동안 동북아 중심국가였는데, 발해 멸망 이후 한반도에 갇혀서
대륙의 변방으로 전락한 지 1000년만에 통일 한국의 완성으로
다시 동북아의 중심국가로 일어설 수 있다며, 통일된 한국의 미래에 대해 정리를 해 주십니다.
“통일 한국이 한중일 동북아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할 때 그 중심은 한국이 될 수밖에 없어요.
지금 근대 문명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갔다가 동아시아로 이동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새로운 동아시아시대를 열려면 동북아 공동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동북아시대를 준비하는 것도 우리고, 그 중심이 한국이 될 수밖에 없기에
앞으로 한국은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구려의 영광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천 년만에 오는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그동안 한국이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런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고 안주해 버리면 다시 대륙의 변방으로 전락하여
미중 대륙간 세력 갈등의 분쟁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통일 한국은 북한 개발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질 수 있고,
한 단계 더 나아가 동북아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해서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 평화의 중심,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천년만의 꿈을 다시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능성, 희망을 갖고 우리가 살아간다면 얼마나 의기충만할 수 있겠습니까?
천 년의 희망을 새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정말 가슴이 뜁니다.
통일된 한국, 동북아의 중심, 평화의 중심, 천년만의 기회, 천년의 희망...
기필코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오늘 스님은 새터민들을 만나고, 청년들을 만나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스님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길을 열어주고,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 깨닫는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이 시작됩니다.
오전은 경북 경산이고, 오후는 경북 의성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지난 주, 이번 주에는 경북에 강연이 많이 잡혀 있네요.
내일 또 반가운 얼굴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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